단벌 숙녀 마틸다 칼의 하루
단벌 숙녀 마틸다 칼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녀는 출근 준비를 할 때, 옷 고르는 시간을 빼면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일에 더 집중하게 되며, 스스로를 의식할 필요도 없어진다고 한다.
단벌 숙녀 마틸다가 옷 선택으로 고민하지 않는 것처럼...
(실제로 그녀가 옷을 고르고 입는 시간은 45초라고 한다.)
소유가 적을수록 불만이 줄어든다. 반대로 소유하면 할수록 욕망이 커진다.
심지어는 사방이 물건으로 둘러싸여 숨이 턱턱 막히면서도 더 소유하길 원한다.
때로는 입고 싶은 옷을 입는 것이 아니라,
비싼 옷이 옷장에 걸려 있기에 입어 줘야 하는 일이 누구에게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사도 바울의 가르침, 자족을 생각해 볼 일이다.
자족은 가진 것이 별로 없을지라도, 넉넉히 가진 사람처럼 만족할 수 있는 상태이다.
다 가졌으면서도 만족할 줄 모르는 현대인의 모습이 오버랩 된다.
아무것도 없는 방까지는 아니어도, 무소유까지는 아니어도,
'어설픈' 미니멀리스트 정도는 되고 볼 일이다.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스스로 아름다운 절약을 선택해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자족하며 사는 것은 소소한 기쁨을 위해 잠시 일을 내려놓는 것이다.
숲을 산책하며 명상하는 것이다. 해질 녘 석양을 보며 감사하는 것이다.
가족들과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것이다.
우리가 처한 모든 상황 속에서 순간순간 만족 하는 것이다.
- 심플빈 저, <단순하게 산다는 것>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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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궂을 것이란 예보를 안고 출발한 문학기행 일정은 생각보다 순조로웠습니다
대관령 전망대에서 내려더보는 강릉 시내는 평화롭기 까지 했습니다
겅을초허 김동명 문학관을 둘러볼 때는 가을 햇살로 땀이 날 정도였고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을 둘러볼 때 실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아르떼뮤지엄에서 빛의 향연에 감탄하고 나서니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지요
문학관에서는 우리 일행외의 관람객이 아무도 없었는데 이름난 곳마다 주차장에 빈 자리가 없을 정도였네요
모처럼의 휴일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개천절의 의미를 운운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안덕해변 커피거리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커피숍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붐볐고요
여늬해 문학기행보다 풍족한 가운데 쉼을 얻고 돌아서려는데 저녁 노을이 비끼더군요
백두대간을 다시 넘는 동안 차창밖으로는 빗줄기가 이어졌는데 영주에 도착할 때 쯤에는 웃비가 그쳤으니...
피치 못할 사정으로 불참한 회원이 있어서 준비한 군것질 감이 남아 몫을 나누어 양손이 무거워졌구요
다른 날보다 조금 많이 걸었다고 피곤함이 밀려왔는데 기분은 상쾌한 문학기행이었습니다
앞으로 몇 해나 더 단체행사에 참가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항상 안분지족을 생각하렵니다
그럭저럭 다시 주말입니다
하룻길 천천히 걸으며 자주 웃으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