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량대첩(鳴梁大捷)
명량 (울돌목) 전투에서 크게 이기다는 뜻으로, 죽을 각오로 전투에 임해 큰 성과를 얻는 역사적 본보기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鳴 : 울 명(鳥/3)
梁 : 들보 량(木/7)
大 : 클 대(大/0)
捷 : 이길 첩(扌/8)
출처 : 정유재란(丁酉再亂), 난중일기(亂中日記),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 등
"지금 신(臣)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전선(戰船)이 있사오니(今臣戰船尙有十二)" … 이어서 이순신은 "죽을 힘을 내어 맞아 싸우면 이길 수 있습니다. 지금 만약 수군을 모두 폐(廢)한다면 이는 적들이 다행으로 여기는 바로써, 이로 말미암아 호서(湖西)를 거쳐 한강(漢江)에 다다를 것이니 신(臣)이 두려워하는 바입니다. 비록 전선의 수가 적으나 미천한 신이 아직 죽지 아니하였으니 왜적들이 감히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死力拒戰則猶可爲也 今若全廢舟師 是賊所以爲幸而由 湖右達於漢水 此臣之所恐也 戰船雖寡 微臣不死 則不敢侮我矣)."
필자는 이 문구를 접할 때마다 전율을 느끼는 감동으로 분발이 북받쳐 온 몸이 얼어붙는 듯하다. 자신감이란 이런 것인가?
당시 칠천량(漆川梁)에서의 처참한 대패(大敗)로 조선수군은 궤멸(潰滅)되다시피 했고, 수군이 거의 수장(水葬)된 상황에서 수군체제는 제대로 된 지휘통제 체제와 군의 사기(士氣)는 거의 바닥 상태였기에 궤멸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 참담한 소식을 접한 선조는 어쩔 수 없이 도원수 권율(權慄)의 휘하에서 백의종군(白衣從軍)을 하고 있던 이순신을 삼도수군통제사로 복직시켰다.
사실 선조는 칠천량 해전 이후 대책이 이순신뿐임을 알았지만 이순신의 복직이 내키지 않았다. 칠천량 패전이 보고된 이후 조정에서는 삼도수군통제사 재임명 문제로 떠들썩했지만 결국 적임자는 이순신(李舜臣) 뿐이었다.
하지만 선조는 이순신이 언급되자 대답없이 그 자리를 나가버렸고, 결국 남아있던 대신들이 복직을 결정했다. 나라가 없어질 상황에서도 선조는 이순신을 경계하고 질투하기를 끝내 버리지 못했던 것이다.
선조실록에 따르면 이때 전선(戰船)은 모두 합쳐도 판옥선 13척에 초탐선 32척이 전부다. 이는 명량해전 당시 동원했던 전선만 최소 330척에 이르던 일본군과는 비교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순신의 복직 이후 도망쳤던 수군 병력들이 다시 결집하면서 조선 수군이 빠르게 복원되었고, 점차 진영이 갖추어지는 등 조선의 수군은 다시 일어나고 있었다.
한편 한심했던 조정에서는 배도 없는데 수군을 없애고 육군으로 합치자는 의견까지 나왔고, 선조 또한 이순신을 육전으로 돌리려고 했다.
그런 어수선함 속에서 드디어 일본 수군은 9월이 되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9월 7일에 어린진(魚鱗陳)으로 들어와서 벽파진(碧波津)의 이순신과 대치하는 구도를 만들었다.
난중일기에 따르면 일본군 수뇌부는 이미 이순신에게 배가 13척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조롱하듯 처음에는 배 13척만 보내서 벽파진에 주둔한 조선 수군에게 시비를 걸기도 했다.
14일에는 임준영의 보고가 들어왔는데, 일본군 200여 척 가운데 55척이 어린진에 입항했고 일본군에서 탈출한 포로가 전한 바에 따르면 일본군은 단숨에 이순신의 함대를 격멸시킨 다음 서해를 따라 한강을 타고 올라가려는 대담한 계획까지 세우고 있었다고 했다. 만약 이게 실현되었다면 정유재란은 일본의 승리로 끝났을지도 모른다.
다음 날인 9월 15일, 전투가 임박했음을 안 이순신은 전투 준비를 서둘렀다. 사호집(沙湖集)에 의하면 이순신은 사대부들의 솜이불 백여 채를 걷어다가 물에 담가 적신 뒤 12척 배에 걸었는데 왜군의 조총 탄환은 이것을 뚫지 못했다고 한다.
또한 장기전을 예상해서인지 동아(冬瓜; 겨울수박이라고도 함)를 배에 가득 싣고 군사들이 목이 마를 때마다 먹였더니 갈증이 해소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렇게 조선 수군은 오랫동안 상대의 화력을 견디며 싸울 준비를 했고, 적은 수(數)의 함선으로 '울돌목'을 등지고 싸울 수는 없다고 판단한 이순신은 진영을 '울돌목' 너머 해남의 전라 우수영으로 옮긴 뒤 장수들을 불러 모아 다음과 같이 다짐했다.
병법에 이르기를 죽고자 하면 살고, 살고자 하면 죽는다(必死則生 必生則死)고 했으며, 또한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千)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一夫當逕 足懼千夫)고 했는데 이는 오늘 우리를 두고 이른 말이다. 그대들 뭇 장수들은 살려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 조금이라도 군령을 어긴다면 즉각 군법으로 다스리리라.
일단 이순신의 난중일기 초판본에는 전투 초반에 적선 133척이 아군을 에워쌌다고 되어 있어 최소한 전체 수와는 별개로 전투에 직접적으로 참여한 함선은 133척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고산공실록(高山公實錄)과 명량해전 이후 전투보고서 모리고동문서(毛利高棟文書)에는 명량에 돌입한 배들이 관선, 즉 '세키부네'로 구성된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20세기 초 일본의 연구 결과와 이충무공전서의 기본이 되는 충무공 가승의 기록에서도 일본의 전선 수는 330여 척, 직접 참전한 전선이 133척으로 나온다.
이순신이 각오한 12척의 전선(戰船)! 당시 조선수군이 명량 대첩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장군인 본인조차도 이 전투에서 패해 몰살당할 것을 각오하고 죽음으로써 전투에 나섰던 것이다
유월의 하늘은 유난히 푸르다. 가끔 비구름이 지나며 소나기의 심술도 간간이 이어진다. 호국(護國)의 달을 상기하는 시간이다.
고사성어라기 보다는 역사적 사실을 인식하고, 선조들이 목숨 걸고 지킨 조국 대한민국을 온 국민이 이순신 같은 죽을 각오의 심정으로 사랑하고 지켜야 되지 않겠는가?
◼ 대한민국은 진정한 리더를 갈망하고 있다
몇해전 영화 '명량'의 열기가 뜨거웠다. 유난히도 인재(人災)가 많았던 그때, 비통(悲痛)에 잠긴 대한민국은 '이순신의 리더십'을 갈망했기 때문이다.
리더십의 갈망, 그 시작은 전 국민에게 충격과 침통을 안겨줬던 '세월호' 사건 때문이다. 사건의 전면에서 진두지휘(陣頭指揮) 해야 할 선장과 승객들의 버팀목인 돼 줘야할 선원들은 자신들의 목숨부지에만 열을 올리며 가장 먼저 탈출하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였던 2014년 4월 '세월호'사고. 300여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를 낳았던 가슴 아픈 사건은 '리더 부재 사태'를 너무나 잘 보여준 사건이었다.
사고와 더불어 전문 항해사였던 선장과 체계적 해상교육을 받은 선원들의 부조리한 태도 때문에 대한민국은 분노했다. 만약 그들이 윤리적 가치관으로 상황을 대비해 조금의 희생정신을 더했더라면..., 혹은 각자의 위치에서 지켜야할 의무만 수행했더라도 반드시 달라졌을 결과에 국민들이 더욱 분노한 것이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슬픔과 분노를 이순신 장군에 투영시켜, 영화 '명량 열풍'을 일으켰다. 사실 '여객선 침몰'과 '해상전투'인 '세월호 사건'과 명량대첩(鳴梁大捷)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러나 '리더의 부재'와 '리더의 존재'라는 차이에서 무의식적으로 비교, 평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 일할 '군인'과 민간인 신분의 '선장'이기에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긴 무리지만, '해상'이라는 동일 조건 속에서 두 리더가 보여준 행동의 극명한 차이가 두 사건을 비교하게 만들었다.
영화 '명량'의 성공은 이런 시대적 상황에 맞물려 더욱 빛을 발했다고 할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배를 포기하며 선장으로서의 자질까지 버린 '세월호 선장'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이순신 장군'. 단 13척의 배로 133척 왜구와 맞서 싸운 '이순신'의 행동이 대한민국이 그토록 갈망하던 '희생적 리더십'이기 때문이다.
'리더'의 능력은 위기의 순간 빛을 발하는 법이다. 그리고 우리는 흔히 우스갯소리로 전면에서 진두지휘하는 사람을 리더, 뒤에서 명령만 내리는 사람을 CEO라고 한다. 세월호 사건과 맞물려 휘몰아친 이순신 신드롬은 우리 사회에서 '리더'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계기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로 나타날 것이다"라고 외쳤던 이순신. 두려움이 용기로 바뀔 때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그의 신념은 실제 울돌목에서 압승을 거두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자신의 두려움보다 조국과 백성을 위하는 마음을 우선시 했던 이순신, 그의 리더십이 거둔 승리인 것이다.
훌륭한 리더는 지식, 냉철함, 신뢰, 안목을 골고루 갖춰야 한다. 이순신은 바로 이 4가지 항목을 모두 충족시키는 최고의 리더다.
침체된 경제 그리고 유난히도 사건사고가 많았던 자금의 대한민국. 지금 우리는 어두운 현실에서 구원해줄 진정한 리더를 원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롤 모델로 '이순신'을 그렸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신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는 듬직한 리더, 대한민국은 '이순신'과 같은 진정한 리더를 갈망하고 있다.
▶️ 鳴(울 명)은 ❶회의문자로 鸣(명)은 간자(簡字)이다. 鳥(조)는 새의 모양으로, 나중에 꼬리가 긴 새를 鳥(조), 꼬리가 짧은 새를 새추(隹; 새)部라고 구별하였으나 본디는 같은 자형이 두 가지로 나누어진 것이며 어느 쪽도 뜻에 구별은 없다. 한자의 부수로서는 새에 관한 뜻을 나타낸다. 여기서는 수탉을, 口(구)는 입, 소리로 수탉이 때를 알리는 모양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鳴자는 '울다'나 '(소리를)내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한자를 이해하는 팁 중 하나는 글자 앞에 口(입 구)자가 있으면 대부분이 '소리'와 관련된 뜻이라는 점이다. 鳴자가 그러하다. 鳴자 역시 口자와 鳥(새 조)자가 결합한 것으로 새가 우는 소리를 표현한 것이다. 정확하게는 수탉이 운다는 뜻으로 만들어진 글자가 바로 鳴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鳴자를 보면 口자와 함께 닭 볏이 강조된 수탉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은 수탉이 鳥자로 표현했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기는 어렵다. 그래서 鳴(명)은 ①새가 울다 ②울리다 ③소리를 내다 ④부르다 ⑤말하다, 이야기하다 ⑥이름을 날리다 ⑦놀라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울리어서 진동함을 명동(鳴動), 마음에 느껴 사례함을 명사(鳴謝), 북을 쳐서 울림을 명고(鳴鼓), 산 비둘기를 명구(鳴鳩), 혀를 참을 명설(鳴舌), 종을 쳐서 울림을 명종(鳴鐘), 고운 목소리로 우는 새를 명금(鳴禽), 우는 학을 명학(鳴鶴), 소리가 메아리처럼 울려 퍼짐을 명향(鳴響), 원통하거나 억울한 사정을 하소연하여 나타냄을 명로(鳴露), 코를 곪을 명비(鳴鼻), 큰 소리를 내며 뒤흔든다는 명흔(鳴掀), 갑작스러운 위험이나 두려움 때문에 지르는 외마디 소리를 비명(悲鳴), 남의 생각이나 말에 동감하여 자기도 그와 같이 따르려는 생각을 일으킴을 공명(共鳴), 저절로 소리가 남을 자명(自鳴),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 바다에서 들려 오는 먼 우레와 같은 소리를 해명(海鳴), 땅 속의 변화로 산이 울리는 소리를 산명(山鳴), 때를 알리는 종이 울림을 종명(鐘鳴), 사이렌 등을 불어 울림을 취명(吹鳴), 새가 소리를 합하여 욺으로 여러 가지 악기가 조화되어 울림을 화명(和鳴), 외손뼉은 울릴 수 없다는 뜻으로 혼자서는 어떤 일을 이룰 수 없다는 말 또는 상대 없이는 싸움이 일어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고장난명(孤掌難鳴), 닭의 울음소리를 잘 내는 사람과 개의 흉내를 잘 내는 좀도둑」이라는 뜻으로 천한 재주를 가진 사람도 때로는 요긴하게 쓸모가 있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계명구도(鷄鳴狗盜), 여러 사람이 서로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일 또는 많은 학자들의 활발한 논쟁을 일컫는 말을 백가쟁명(百家爭鳴), 함곡관의 닭 울음소리라는 뜻으로 점잖은 사람이 배울 것이 못되는 천한 기능 또는 그런 기능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을 함곡계명(函谷鷄鳴), 한 번 울면 사람을 놀래킨다는 뜻으로 한 번 시작하면 사람을 놀라게 할 정도의 대사업을 이룩함을 이르는 말을 일명경인(一鳴驚人), 새가 삼 년 간을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뒷날에 큰 일을 하기 위하여 침착하게 때를 기다림을 이르는 말을 불비불명(不飛不鳴), 닭이 울고 개가 짖는다는 뜻으로 인가나 촌락이 잇대어 있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계명구폐(鷄鳴狗吠), 닭 울음소리를 묘하게 잘 흉내 내는 식객을 이르는 말을 계명지객(鷄鳴之客), 새벽닭이 축시 곧 새벽 한 시에서 세 시 사이에 운다는 뜻에서 축시를 일컫는 말을 계명축시(鷄鳴丑時), 닭 울음의 도움이란 뜻으로 어진 아내의 내조를 이르는 말을 계명지조(鷄鳴之助), 종을 울려 식구를 모아 솥을 벌여 놓고 밥을 먹는다는 뜻으로 부유한 생활을 이르는 말을 종명정식(鐘鳴鼎食), 소의 울음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라는 뜻으로 매우 가까운 거리를 이르는 말을 일우명지(一牛鳴地), 태평한 시대에는 나뭇가지가 흔들려 울릴 정도의 큰 바람도 불지 않는다는 뜻으로 세상이 태평함을 이르는 말을 풍불명지(風不鳴枝), 개구리와 매미가 시끄럽게 울어댄다는 뜻으로 서투른 문장이나 쓸데없는 의논을 조롱해 이르는 말을 와명선조(蛙鳴蟬噪) 등에 쓰인다.
▶️ 梁(들보 량/양)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나무 목(木; 나무)部와 삼수변(氵=水,氺; 물)部,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건너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刅(창)으로 이루어졌다. 물 위에 놓는 다리, 전(轉)하여 들보, 또 漁(어)와 통하여 물고기를 잡는 발담(어량: 魚梁)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梁자는 '들보'나 '대들보', '교량'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들보란 두 기둥 사이를 건너지르는 나무다리를 뜻한다. 梁자는 木(나무 목)자와 水(물 수)자, 刅(비롯할 창)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梁자의 금문을 보면 水자에 爿(나뭇조각 장)자만이 그려져 있었다. 爿자가 '널빤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으니 이것은 물 위쪽을 가로지르는 나무다리를 표현한 것이다. 소전에서는 이러한 모습이 梁자로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梁(량)은 ①들보(칸과 칸 사이의 두 기둥을 건너질러는 나무), 대들보(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큰 들보) ②나무다리(나무로 놓은 다리) ③교량(橋梁), 징검다리 ④제방(堤防), 둑 ⑤관골(顴骨: 광대뼈) ⑥양(모자 등에 가로로 둥긋하게 마루가 진 부분) ⑦양주(陽鑄: 주금(鑄金)에서, 겉면에 무늬나 명문(銘文) 따위를 약간 두드러지게 함) ⑧어량(魚梁: 물고기를 잡는 장치) ⑨활 모양 ⑩기장(볏과의 한해살이풀) ⑪왕조(王朝)의 이름 ⑫양(梁)나라 ⑬성(姓)의 하나 ⑭노략질하다 ⑮(다리를)놓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다리 교(橋)이다. 용례로는 강이나 내 등을 사람이나 차량이 건널 수 있게 만든, 비교적 큰 규모의 다리를 교량(橋梁), 등골뼈를 척량(脊梁), 함부로 날뜀을 도량(跳梁), 외나무 다리를 독량(獨梁), 산골짜기를 건너지른 다리를 산량(山梁), 건물의 중심에 세우는 기둥에 앞뒤로 마주 끼어 걸린 들보를 상량(相梁), 어지러이 달림이나 마음대로 날뜀을 육량(陸梁), 둘 이상의 재목을 합쳐서 만든 들보를 합량(合梁), 하천에 놓은 작은 다리를 하량(河梁), 가마가 지날 수 있는 나무다리를 여량(輿梁), 어량을 쳐 놓은 못을 택량(澤梁), 마룻대와 들보 또는 기둥이 될 만한 인물을 동량(棟梁),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라는 뜻으로 집안에 들어온 도둑 또는 도둑을 미화하여 점잖게 부르는 말을 양상군자(梁上君子), 들보 위에 회를 바른다는 뜻으로 여자가 얼굴에 분을 많이 바른 것을 비웃는 말을 양상도회(梁上塗灰), 마룻대와 들보로 쓸 만한 재목이라는 뜻으로 나라의 중임을 맡을 만한 큰 인재라는 말을 동량지재(棟梁之材), 지는 달이 지붕을 비춘다는 뜻으로 벗이나 고인에 대한 생각이 간절함을 이르는 말을 낙월옥량(落月屋梁), 허벅다리를 찌르고 머리털을 대들보에 묶는다는 뜻으로 분발하여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자고현량(刺股懸梁), 머리털을 대들보에 묶고 허벅다리를 찌른다는 뜻으로 분발하여 열심히 공부함을 이르는 말을 현량자고(懸梁刺股), 권세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함을 이르는 말을 도량발호(跳梁跋扈)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捷(빠를 첩/이길 첩, 꽂을 삽)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재방변(扌=手; 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疌(섭, 접, 첩)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음(音)을 빌어 '이기다'의 뜻(勝; 승)에 쓰인다. 그래서 捷(첩, 삽)은 ①빠르다, 날래다 ②이기다, 승리하다 ③이루다, 이루어지다 ④노획물(鹵獲物), 전리품(戰利品) ⑤말을 잘하는 모양 ⑥승전(勝戰), 승리(勝利) ⑦빨리, 속히, 그리고 ⓐ꽂다, 끼우다(삽)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빠를 숙(潚), 빠를 신(迅), 빠를 괄(适), 빠를 속(速), 민첩할 민(敏), 이를 조(早), 베틀 디딜판 섭(疌)이다. 용례로는 지름길 또는 빠른 방법을 첩경(捷徑), 전투 승리에 대한 소식이나 보고를 첩보(捷報), 과거에 급제함을 첩과(捷科), 앞서 한 말을 곧 뒤치어 바꿈을 첩번(捷幡), 썩 민첩하고 재빠름을 첩급(捷給), 지름길로 멀리 돌지 않고 가깝게 질러 통하는 길을 첩로(捷路), 열쌔고 재빠름을 첩리(捷利), 첩보의 글을 첩서(捷書), 민첩하고 빠름을 첩속(捷速), 전쟁에 이겼다는 소식을 첩음(捷音), 재빠르고 약삭빠름을 첩쾌(捷快), 재빠르고 날램을 민첩(敏捷), 간단하고 빠름을 간첩(簡捷), 전투나 경기 등에서 크게 이김을 대첩(大捷), 싸움이나 경쟁 따위를 해서 승리를 얻음을 득첩(得捷), 뜻하지 않은 승리를 기첩(奇捷), 발의 움직임이 몹시 빠르고 날램 또는 몸이 가볍고 재빠름을 교첩(蹻捷), 한 달 안에 싸움에 이김 또는 그러한 보고를 월첩(月捷), 거듭 이김을 일컫는 말을 중첩(重捷), 통쾌하도록 썩 민첩함을 쾌첩(快捷), 움직임이 가뿐하고 날쌤 또는 차림새가 단출하고 홀가분함을 경첩(輕捷), 굳세고 재빠름을 건첩(健捷), 싸움에 이김을 극첩(克捷), 발이 빠른 자가 먼저 얻는다는 뜻으로 행동이 신속한 사람이 가장 먼저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비유하는 말을 첩족선득(捷足先得), 종남산이 지름길이라는 뜻으로 쉽게 벼슬하는 길을 이르는 말을 종남첩경(終南捷經), 하는 일마다 완벽하게 잘 되어 감을 일컫는 말을 백거백첩(百擧百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