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과 향기나는 삶의 표현
2019년 서울 양평동에 있는 하이서울 유스호스텔에서
문학미디어 작가회가 주최한 세미나가 열렸다.
정순남 사무국장님의 진행으로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에 이어
박명순 발행인의 축사와 김민수 경인지회장, 민용태 교수,
유성호 교수의 인사, 축사, 격려사가 이어진다.
여름 수련회 주제는' 문학과 향기나는 삶의 표현 '으로
문학이란 사랑의 이야기로 삶이 어떻게 향기나는 문학이 되고
문학이 어떻게 향기나는 삶이 되는가를 이야기 해 준다.
민용태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자살을 많이하는 나라,
OECD 국가중 자살율 1위로 특히 노년층의 자살이 많으며
30개국 OECD국가 중 경제력 상위 국가이면서도 행복지수가 최하위권이며,
아이 출산율이 제일 낮은 나라, 과외비로 인한 교육비와 물가와 생활비가 높다.
우리 사회의 이런 상황들이 사랑의 부족으로 오는 것으로
다시금 사랑을 생각하게 한다며 이러한 맥락에서
사랑의 미덕을 나열하며
문학은 잃어버린 가슴을 회복하고 찾기위함과
사랑과 행복은 그것을 느끼는 자에게 돌아간다는 문학의 역활을 피력한다.
서울 양평동에 있는 하이서울 유스호스텔
민용태 교수, 사랑의 미덕에 대하여
한양대 국문과 유성호 교수의 사랑의 인문학과 사랑의 시학이 주제이다.
사랑시의 본보기가 될만한 전범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그 내용과 형식이 완벽하게 이루어져 있는 시 가운데 한편인
김소월의 '먼 후일'을 소개한다.
먼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 잊었노라 "
소월 시는 당신과 사랑을 나누기 보다는
오히려 멀리서 당신을 그리는 심리상태를 더욱 사랑한다.
원망과 자책을 숨기고
오직 님에 대한 기다림의 자세만을 단정하게 형상화 한다.
이어서 유성호 교수님의
불가능한 사랑을 낭만적 사랑의 도피행으로 꿈꾸는
백석의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들려준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희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눈 오는 지도 ( 地圖 )
- 윤동주 -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나려,
슬픈것처럼 창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위에 덮힌다.
방안을 돌아다 보아야 아무도 없다.
벽과 천정이 하얗다
방안에까지 눈이 나리는 것일까,
정말 너는 잃어버린 역사처럼 훌훌이 가는 것이냐,
떠나기 전에 일러 둘 말이 있던 것을
편지를 써서도 네가 가는 곳을 몰라
어느 거리, 어느 마을, 어느 하늘 밑,
너는 내 마음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냐,
네 쪼고만 발자욱을 눈이 자꼬 나려 덮어 따라 갈 수도 없다.
눈이 녹으면 남은 발자욱 자리마다 꽃이 피리니
꽃 사이로 발자욱을 찾아 나서면
일년 열두달 하냥 내 마음에는 눈이 나리리라.
윤동주 시인의 ' 눈 오는 지도 '는 고백체로 쓴 서정시로
그 누구보다 진정성있는 언어로 보여준다.
방안에까지 눈이 내리는 듯한 함박눈의 환각속에서 그녀는 떠나고
시인은 " 너는 내 마음 속에만 남아 있는 것"이라고 고백한다
세월이 가면
― 박인환 -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박인환의 유작으로 '세월이 가면'에서
시인은 이름은 잊었지만 사랑하는 대상과 나눈 감각은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아 있는
사랑의 실재성과 허망함을 동시에 보여준다.
작가의 작품 낭독
강심원 최광식 손세현 박수여 곽종례 박재경 이샘 김동빈 김숙려 선생님 등 13편
곽종례 < 살며 살아간다 >
박재경 <봄이다>
박수여 <창문 너머 보름달이>
최광식 <삶의 향기>
김동빈 < 억새풀의 계절 >
김숙려 < 꽃처럼>
대구지부 회원들
충북지부 회원들
여가시간에 대금과 판소리 공연이 있었다.
비가 와도 젖는 자
- 오규원 -
강가에서 그대와 나는 비를 멈출 수 없어
대신 추녀 밑에 멈추었었다
그 후 그 자리에 머물고 싶어
다시 한 번 멈추었었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강은 젖지 않는다.
나를 젖게 해 놓고, 내 안에서
그대 안으로 젖지 않고 옮겨가는
시간은
우리가 떠난 뒤에는
비 사이로 혼자 들판을 가리라
혼자 가리라, 강물은 흘러가면서
이 여름을 언덕 위로 부채질해 보낸다.
날려가다가 언덕 나무에 걸린
여름의 옷 한자락도 잠시만 머문다.
어족은 강을 거슬러올라
하늘이 닿은 지점에서 일단 멈춘다.
나무, 번뇌, 날짐승 이런 이름 속에
얼마 쉰 뒤
스스로 그 이름이 되어 강을 떠난다.
비가 온다, 비가 와도
젖은 자는 다시 젖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다가왔다가 사라져가는 '시간'을
멈출 수 없는 '비'와 젖지않는 '강'으로 은유된다.
비를 멈출 수 없어 추녀 밑에 멈춘 두 사람은 다시 거기 머물고 싶어 한다.
그러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르고 잠시 멈추었다 떠나가는 존재일 뿐이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의 흐름 속에
멈출 수도, 머무를 수도, 젖을 수도 없이
불멸의 기억 속으로 떠나갈 뿐이다.
세미나를 마치고 이튿날 아침 식사 후
강화도 평화통일 전망대와 강화 성당, 조경희 수필문학관으로 향한다
임진강과 한강, 바다가 어우러져 만나는 장소
강화제적봉 평화전망대
대한성공회 강화 성당
강화성당(江華聖堂)은 인천광역시 강화군 있는,
대한제국시대에 세워진 성공회 서울교구 소속의 성당이다.
1896년(고종 33년) 강화에서 처음으로 한국인이 세례를 받은 것을 계기로,
1900년 대한성공회의 초대 주교인
찰스 존 코프(Bishop Charles John Corfe, 한국이름 고요한)가 건립하였다.
경복궁 공사에 참여했던 대궐 목수가 건축을 맡았다
성공회 강화성당은 1900년에 지어진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로
내부공간은 바실리카와 한옥이 절충된 양식이며,
사적 제424호로 지정되었다.
강화도 용흥궁
철종이 왕위에 오르기전 살았다는 용흥궁 앞에서
첫댓글 "사랑과 행복은 그것을 느끼는 자에게 있다."는 서두의 글을 읽습니다. 문학의 향기는 삶의 척박함 속에서도 행복을 줍니다. 양평 세미나에 참석한 회원들의 표정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