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명 결정에 있어 '전문가 의견에 따르자.'라는 박근혜비대위원장의 한마디에서
나는 박정희前대통령의 모습을 보았다.
사람의 마음은 다 거기서 거기다.
대부분 사람들은 '행복', '복지', '미래', '국민' 등 이런 말들이 들어가길 바랬을 것이다.
아마도 박근혜위원장 역시 '행복'이나 '미래'라는 단어에 개인적이 애착이 강했으리라 쉽사리 추측해 볼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명박, 노무현, 김대중 등 자기 잘난 맛에 사는 사람들이었으면 전문가에게 맡기기는 커녕 자신들이 좋아하는 단어들을 당명에 포함시키도록 적잖이 간섭했을 것이다. 실제로 노무현 같은 경우에는 자신이 애용하는 '참여'를 정권의 명칭과 자신이 만든 '(참여의 의미와 동일한)열린우리당'으로 했다.
그런데 박근혜비대위원장은 자신이 애용하던 '행복, 국민, 미래, 신뢰'라는 단어를
박근혜위원장이 마음만 먹었다면 반영시켰을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
여타 비대위원들이 나름 이유를 대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는 자리에서
박근혜위원장은 '(열심히 해서) 이름의 의미를 만들어가는 것. 전문가 의견에 따르다.'라는 한 마디로
새로운 당명에 '새누리당'을 비대위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했다.
'전문가 의견에 따른다.'는 마치 박정희前대통령이 '조국근대화와 민족중흥'의 기치를 걸고
기존의 노회한(현실의 표를 쫓는) 정치인이나 탁상행정 명분에 찌든 고위관료들의 의견이 아닌
조국근대화 현장(적재적소)에 맞는 전문가(테크노크라트; 전문기술관료)들을 중용한 점과 일맥상통하다면 지나칠까..
<전문가 의견에 따르자!>
1. 해당 전문가들은 그 누구보다 새로운 당명 선정에 있어서 다양한 시각과 접근법으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시물레이션을 해봤을 것이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자)
(1) 가장 기초적인 조사 : 2012년1월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록 정당 및 창당준비정당
한나라당, 민주통합당(민주당), 자유선진당(선진당), 미래희망연대, 통합진보당, 창조한국당, 국민행복당, 국제녹색당, 기독사랑실천당(기독당), 기독자유민주당(기민당), 미래연합, 민주통일당(통일당), 사회당, 새희망노인권익연대(노인연대), 영남신당자유평화당(영남신당), 진보신당, 친박연합(친박당), 평화민주당(평민당), 한국기독당, 한국문화예술당 <--이상 20개 등록 정당 // 한국미래당, 대한국당, 새세대희망당, 개혁국민당, 녹색당, 국민정치시대, 새마을당, 민주시민연대, 선진한국당, 제3신당, 21C통일한국회의, 민생경제연대, 국민생각, 경제백성당 <--이상 14개 창당준비위 결성신고 정당
(2) 투표용지에 20여 개 비슷비슷한 이름의 정당들과 섞여 있는 한나라당의 임팩트있는 새이름으로 적당한 것은? 에 대한 고민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여러분들이 직접 A4용지에 투표용지처럼 정당명부를 그려 놓고 기존 20여개 정당 이름들 사이에서 가장 돋보이는(임팩트있는) 정당이름이 무엇일지 한 번 해보면 그나마 투표용지 1번에 쓰인 '새누리당'명 만큼 임팩트있고 차별성 있는 이름을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3) 사람들 생각이 거기서 거기인 것은 위의 사례를 통해 보았듯이 너도 나도 '국민, 한국, 민주, 평화, 통일, 미래, 희망'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무난한 단어로 당명을 만들었다면 지금과 같은 폭발적인 관심(긍정이든 부정이든) 단숨에 이끌어 낼 수 있었을까?
2. '새누리당'의 가치관, 정체성은 현재와 미래의 한국상(像)을 창조하는 것이다.
(1) 새누리당의 국회의원과 당원들은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에 안주해서는 안되고 무엇이든 만들어 내는 창의적이고 생산적인 국회의원과 당원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이미 자유민주주의가 정착된 사회다. 당명에 이미 달성된(이루어진) '민주'나 '자유'는 더이상 지향하거나 만들어 낼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에 '새누리'라는 것은 이미 실현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체적으로 국민이 삶에 필요한 것들을 만들어내야 할 여백을 제공한 것이다. 천성이 게을르거나 현실에 안주하는 국회의원이나 당원들은 '새누리당'이 여간 불편할 수 없을 것이다.
(2) 가령, 당명을 '국민행복당'이라 한다면 소속 국회의원들은 '행복'이라는 고정틀에 얽매이게 된다. 오늘날 처럼 세계 경제 상황에 커다란 영향을 받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경우 어쩔 수 없이 국민들에게 '고통 감내'를 호소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조세 정책 역시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 감세 또는 증세가 될 수 있으며 물가 인상에 따라 공공요금이 불가피하게 인상될 수 있을 것이다. 자칫 당명의 '행복'에 집착하게 된다며 책임감 있는 정책을 구현하는데 주저하게 되며 설사 추진한다 하더라도 일부 국민 고통이 수반될 경우 '국민고통당'이라는 조롱을 받을 것이다.
3. '새누리당'은 성공한 당명이다.
전문가가 괜히 전문가가 아니다.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자.'라는 박근혜위원장은 역시 고수다.
어짜피 정답은 없었다. 그저 무난하거나 파격적이거나 둘 중의 하나였다.
전문가는 파격을 선택했고 지도자는 (누구보다 열심히 연구를 했을)전문가의 선택을 존중했다.
그저 무난한 당명을 선택했더라면 '도대체 한나라당이 뭐가 바뀐 거야.', '지들이 당명을 바꾸든 삶아 먹든 관심없다.'라는 의견들이 주류를 이루었을 것이다. 물론 리얼미터가 정당의 새이름을 두고 친절하게 여론조사를 감행하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단 이틀 만에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이라는 전혀 다른 이름으로 변했다."라는 인식이 대다수 국민들에게 심어졌다. 일반 기업이라면 아마 수 조원을 들여 광고나 홍보를 해야 올릴 수 있는 성과를 단 2일만에 달성한 것이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새누리당'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외치느냐에 따라 브랜드 가치가 결정된다.
과거 럭키금성(골드스타)는 저가 전자제품 이미지 탈출과 초일류 기술 제품 이미지 개선을 위해 LG를 선택했다.
만약, LG가 기술개발을 소홀히 하고 브랜드만 바꿧다면 오늘날 LG는 과거 싸구려 전자제품을 내다 판 골드스타(금성)보다 못한 기업으로 추락했을 것이다.
선경역시 SK로 브랜드를 전환하면서 OK!라는 기업가치를 추구함으로써 OK!가 없는 SK는 상상할 수 없게 되었다.
011에 밀렸던 017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휴대폰 브랜드의 생명인 숫자 대신 'Show'라는 브랜드를 내세워 단번에 011을 위협하게 된다. (곧 이에 긴장한 SK도 011을 버리고 '생각대로 T'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만들게 된다.)
과연 '새누리당'은 어떤 가치로 채울 것인가? 'OK!', 'Show', '생각대로' 처럼..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과 당원이 앞으로 만들어 가고 이루어야 할 구체적인 목표이다.
이래 저래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당원들은 게으르거나 안주하기는 다 틀렸다.
앞으로 부지런하고 열심히 국민에 와닿는 정책 개발에 몰두하는 국회의원과 당원만이 새누리당에 남게 된 것 같다.
첫댓글 정말 잘 지은 이름입니다.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자..는 박근혜비상대책위원장님의 최종 결정도 탁월했다 싶고요.
윗글 대단히 훌륭하고 공감합니다..^^ 자꾸 들으니까 정말 바로바로 전달이 잘 됩니다.."새누리당"은 성공작 맞습니다.
정치인들보다는 전문가가 훨씬 낫습니다. 그것도 현장 전문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