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한 미래
“금융위기 취약한 한국 3년 후 제2 외환위기 온다”
‘2030 대담한 미래’ 펴낸 미래학자 최윤식
“금융위기에 취약한 대한민국은 2016~2018년에 제2의 외환위기를 겪고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으로 간다.”
미래학자 최윤식(42)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이 충격적인 보고서를 내놨다. 8월 5일자로 발행한 ‘2030 대담한 미래’(지식노마드)라는 책에서다. 최윤식씨는 ‘잃어버린 10년’이 이미 시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책에서 ‘한국 대표기업 삼성의 몰락이 5년 안에 시작될 수 있다’ ‘중국은 40년 안에 미국을 따라잡기 어렵다. 어쩌면 영원히 G1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쇠락할 수도 있다’ ‘2014~2015 경제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시작될 미국의 반격에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 ‘엔저라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 든 아베노믹스의 일본은 시간을 늦출 뿐 IMF 구제금융을 피할 수 없다’는 식의 ‘대담한’ 주장을 한다.
“삼성이 몰락하다니?” “중국이 쇠락을 해?” “일본이 구제금융을 신청해?” 이런 말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허튼소리로 치부해버렸을 것이다. 같은 말이라도 누가 했느냐에 따라 무게가 다르다. 최윤식 소장은 미래학자이면서 지금까지 ‘예측’의 적중률이 높아 경청하지 않을 수 없다. 그는 미래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미국 휴스턴대 미래학부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세계적 미래학자인 피터 C. 비숍을 사사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30여명의 연구원과 함께 한국과 아시아를 주제로 10년 이상 연구하고 있다. 그의 저서는 중국과 일본, 대만에서 번역됐으며, ‘2030년 부의 미래지도’는 출간 직후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2030 대담한 미래’는 그가 2008년 ‘한국판 잃어버린 10년’과 ‘미·중 패권전쟁’이라는 미래 시나리오를 발표한 이후 5년 동안의 변화를 분석, 연구한 결과를 집약한 것이다. 그는 5년 전에 ‘한국판 잃어버린 10년’이 다가오고 있다고 예측했다. 지난 7월 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그는 “5년 전보다 사태가 더 심각해졌다”고 단언했다. “최악은 사람들이 서서히 몰락해 가는 상황에 적응한 나머지 이제 위기감조차 잘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5년 전에 ‘잃어버린 10년’의 예측을 발표했을 때 많은 사람이 “황당하다” “너무 부정적으로만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그의 ‘예언’은 적중했다. 지금 미래 위기를 불러올 10가지 핵심 요인에 대한 걱정이 거의 매일 신문과 방송에 나오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 후로도 그는 한국의 위기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추가적 경고를 해왔다. 그는 △30대 그룹이 2020년 이후에는 현재의 주력사업 대부분을 전환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30대 그룹 중 절반은 탈락한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의 금융위기가 20년 내에 4~5번 추가로 발생할 것이며, 이르면 3~4년 이내에 첫 번째 위기가 다시 발생할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럽의 위기를 조심해야 한다 △현재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한국 부동산 버블 붕괴의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대수술을 해야 하는데, 미국과 유럽의 위기로 인해서 실기할 가능성이 크다 △2015년경이 되면 언론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이슈는 베이비붐 세대의 몰락이 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의 미래예측은 아직 시점이 도래하지 않은 것들을 제외하곤 모두 적중했다.
그는 주간조선과 만나 현재 대한민국은 리더의 위기, 시스템의 위기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치·경제·사회 등의 영역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미래의 위기와 기회의 가능성만을 만들어낼 뿐입니다. 그 가능성을 실제적 위기 또는 기회로 바꾸는 주체는 사람, 그중에서도 리더입니다. 미래학에서 항상 퓨처스(Futures)라는 복수명사를 쓰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정확히 말해서 상황이 미래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리더의 의사결정이 미래를 만듭니다. 그래서 미래를 수준 높게 통찰하는 능력을 가진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어떨까? 그는 회의적이다. “기업과 국가의 리더 그룹이 미래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과 통찰력의 부족으로 위기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가 봉착 중인 시스템 위기도 문제다. “현재 한국의 국가와 기업, 개인의 시스템은 2만달러용입니다. 현재 시스템에는 10가지의 한계가 있습니다. 다시 성장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앞으로 5년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어요.”
10가지 한계 중 8가지는 만국 공통이다. △기존 산업의 성장 한계 △종신고용 붕괴 △저출산 △고령화 △재정적자 위기 △경제성장률 저하 △부동산 거품 붕괴 △정부의 뒤늦은 정책이다. 여기에 한국만의 특수한 한계로 다음 2개가 추가된다. △분열과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자본의 취약 △통일 문제.
그는 “가장 큰 문제는 우리에게 시간이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10년 내에 우리가 직면하게 될 시스템의 문제들은 이처럼 단지 우리만의 특수한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와 선진국 사이에는 다른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EU(유럽연합)는 덩치가 크고, 미국은 기축통화를 가지고 있고, 일본은 자국 내 소화능력이 있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문제가 생겨도 외환위기를 겪지 않고 국가신용도도 크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은 이런 장점이 없다. 비슷한 문제가 발생해도 위기를 미루거나 세계를 상대로 협박할 수도 없다. “결국 과거 IMF(국제통화기금) 구제금융 신청 당시처럼 우리 기업의 구조조정과 경제 긴축, 우량자산의 헐값 매각, 막대한 금융비용, 국민의 희생을 요구하는 금융자본의 압박에 굴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이러한 비극적인 미래가 오지 않도록 미리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은 5년밖에 남아 있지 않다. 이미 5년을 허비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대해 비관적이다. “다가오는 위기에 무덤덤한 한국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위기에 준하는 큰 위기나 GDP(국내총생산)의 -5%가 넘는 극심한 경기후퇴를 겪고 나서야 위기의 본질을 깨닫고 생존을 위한 필사적 개혁에 필요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그는 위기를 겪고서야 정치권이나 기업, 국민이 진지하게 포괄적이고 근본적인 구조개혁을 받아들이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때까지는 국민 스스로 살길을 찾아야 합니다.”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대비해야 할 것은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이다. “현재 불거지고 있는 시스템적 문제를 그대로 내버려둔 채, 포퓰리즘 때문에 구조조정을 미루고 개인·기업·정부의 부채를 늘려가면서 부동산 가격 정상화를 계속 늦춤으로써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는 시나리오가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한순간에 모든 문제가 터지게 됩니다. 더는 버틸 수 없는 상황에 몰린 부동산 거품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급격하게 환율을 밀어올리게 되면 제2의 외환위기를 피할 수 없습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최악에 한국은 되살아날 수 있는 마지막 동력까지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제일 답답한 사람이 ‘우리나라가 IMF사태도 잘 극복했고 2008년의 글로벌 경제위기도 가장 먼저 극복했는데 위기는 무슨 위기냐?’고 반문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겪은 IMF 외환위기는 기업과 은행의 부실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그 부실이 개인과 국가에 전가된 것일 뿐입니다. 만약 외환위기를 ‘극복’한 이후 부채의 증가분을 앞설 정도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면 제2의 외환위기 가능성은 낮아집니다. 하지만 이렇게 선순환의 사이클로 복귀한 나라는 드뭅니다.”
그는 “첫 번째 외환위기 때는 기업과 은행의 부채가 주요 원인이지만 제2의 위기 때는 가계부채 증가와 정부의 재정적자 및 총부채의 위기로 그 성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외국에서 들어온 투기자본들은 이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외국 자본이 우리를 보는 시각은 ‘아직 외환위기가 재발하지 않은 나라’입니다. 그래서 신용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지 않는 것입니다. 만약 20년 동안 외환위기가 재발하지 않으면 그때는 이 족쇄를 풀어줄지도 모릅니다.”
그는 모든 악재가 연쇄적으로 맞물리면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질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버블의 급격한 붕괴, 정부부채의 증가, 가계부채의 증가, 무역수지 흑자 폭의 감소, 기존 산업의 성장 한계로 말미암은 잠재성장률 급락과 종신고용 붕괴, 저출산·고령화 후폭풍, 정부의 뒤늦은 정책 등이 한꺼번에 몰리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에 더해 미국의 출구전략과 기준금리 인상을 한국의 기업과 개인이 이겨내지 못한다면? 이번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붙이려고 하는 경제민주화가 실패하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이 한국 경제를 침몰시키는 양대 뇌관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개인과 정부가 모두 수수방관하거나 통제하지 못하는 가계부채 문제가 제2의 외환위기 발발이라는 무서운 시나리오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될 것입니다. 2013년 기준으로 한국의 가계부채는 1150조원을 넘어섰습니다. 이 정도 규모면 이미 통제의 범위를 넘어섰습니다. 가계부채가 이렇게 늘어난 이유는 무리하게 소비를 늘리고, 빚을 내서 부동산을 사고, 정부가 잘못되거나 뒤늦은 정책을 펴고, 인위적인 고환율 정책으로 가계의 지출 부담이 더 커졌기 때문입니다.”
그는 위기의 결정타는 부동산 버블 붕괴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의 부동산 가격은 5~7년 정도 더 하락하면서 정상가격으로 회귀하게 될 것입니다.” 뭐가 정상가격일까. “부동산 투기가 활발할 때 30평(100㎡)짜리 아파트가 5억~10억원에 팔렸다면 대략 2억~2억5000만원 정도에 팔리는 것이 정상가격입니다.” 부동산이 지금보다 최저 5분의 2, 최고 5분의 1로 폭락한다는 의미다.
그의 우울한 경고는 대한민국 전체만이 아니다. 국민들이 위안으로 삼는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현실적으로 삼성전자=삼성그룹이니 곧 삼성그룹의 미래가 어둡다는 뜻이다.
그는 창사 이래 최고의 성과를 낸 삼성이 실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고 경고했다. 설마 하는 사람들에게 최 소장은 노키아와 소니의 사례를 거론한다. 휴대전화의 절대강자였던 노키아의 몰락은 IT업계에 큰 충격을 안겨줬다. 단 한 번의 방심과 혁신의 실패로 노키아는 5년 만에 주가가 20분의 1토막이 났다. 일본의 소니도 마찬가지였다. 소니의 최전성기였던 1996년 32달러였던 주가는 2000년에 150달러를 넘었다. 하지만 옛 영광에 자만하다가 혁신의 속도에서 후발주자였던 한국의 공세에 밀리고, 컴퓨터와 휴대전화 분야에서는 애플에 밀리면서 현재는 본사까지 매각해야 할 신세로 추락했다. 그는 삼성전자에도 노키아에 일어났던 일이 똑같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삼성의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길게 잡아도 2020년 이후에는 절대로 지금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이건희 회장대에서 그룹의 운명을 걸고 미래형 산업으로의 전환을 끝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가 삼성전자의 앞날을 시사하는 사건으로 든 것이 JP모건 리포트 건이다. 지난 6월 7일 외국계 증권사인 JP모건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갤럭시 S4의 판매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 보고서를 내놨다. 주가는 즉각 요동쳤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단 하루 동안 6.18% 폭락했다. JP모건의 한 마디에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15조2000억원이 증발했다. 삼성전자의 성장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그리 굳건하지 않음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그는 “이대로 가면 삼성전자의 위기 혹은 정상에서의 몰락이 이르면 3년 늦어도 5년 후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으로 노키아와 애플의 반격이 시작되고,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의 배신이 드러나고, 아마존이 스마트폰으로 시장을 확장하고, 중국 스마트폰이 가격이 아닌 ‘혁신’을 무기로 거센 추격을 해올 것입니다. 그러면 삼성의 장점들이 와해되면서 ‘멜트다운(meltdown)’ 현상이 발생할 것입니다. 애플은 혁신성을 잃더라도 독자 운영체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 힘을 잃는 속도도 느릴 것입니다. 하지만 삼성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진영 안에서의 1등이라는 약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한 번 소비자들의 마음을 잃는 순간, 안드로이드 진영의 다른 회사로 소비자들을 급속하게 빼앗기며 추락할 수 있습니다.”
그는 한국 정부도 삼성 이후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핀란드 GDP의 30%를 담당하던 노키아가 무너지자 핀란드 정부와 대학, 기업은 힘을 합쳐 노키아에 모여 있던 기술과 인재를 수백 개의 벤처로 되살려 냈다. ‘앵그리버드’의 신화는 그렇게 탄생했다. 그는 노키아가 무너져도 핀란드 경제가 건재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면서 정부가 핀란드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것을 권한다.
그는 “유일한 해법은 미리 파악하고 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연구와 예측기법을 통해 다가오는 위기와 위협을 예측하고, 이대로 간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지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신라 말 장보고와 같은 대담한 미래 구상이라고 강조했다. “눈앞의 위기를 수습하는 것을 넘어 아시아·태평양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세계질서 재편기의 조정자가 될 수 있다면, 우리는 세계강국으로 도약할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20년, 미래 변화를 만드는 7가지 힘
미래변화를 만드는 힘 1. Fantasy
미래 변화를 만드는 첫 번째 힘은 ‘Fantasy’다. 상식을 뛰어넘는 환상을 현실로 만드는 환상적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판타지‘가 현실이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된다.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구현할 수 있는 가상세계를 판타지 속에서 실제화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다. 이런 믿음은 판타지를 더욱 갈망하게 하는 순환작용을 만들어 낸다.
앞으로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깨어져 하나의 공간에 존재하는 수준을 넘어 가상과 현실을 구별하는 것이 의미없는 시대가 된다. 눈앞에 펼쳐진 시간이 현재인지 과거인지 미래인지, 눈앞에 펼져진 공간이 진짜(Real)인지 환상(Fantasy)인지, 함께 있는 사람이 ’판타지‘속에 있는 사람인지 실제로 내 앞에 있는 사람인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가 된다. 실제의 나와 가상의 내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 먹는 음식이 실제 땅에서 재배된 것인지 기계나 실험실에서 만들어진 것인지 구별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
’Fantasy‘의 역 트랜드는 ’Real’이다. 진짜를 뛰어넘는 판타지에 대한 갈망과 부정할 수 없는 수준의 확실한 진짜에 대한 갈망이 앞으로 20년간의 미래의 이슈다.
미래변화를 만드는 힘 2. United
미래변화를 주도하는 두 번째 힘은 ‘United’다. 서로 다른 무엇이 연결되거나 섞이는 것이 ‘United’다. 산업혁명과 함께 인류는 엄청난 발전을 경험했다. 그런데 일의 분리(분업)를 통한 전문화는 기계 동력을 통한 근력의 자동화(기계화)만큼 산업혁명의 핵심적 요소였다. 인류는 쪼개고 나누고 전문화하는 것으로 지난 20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냈다. 그런데 전문화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키는 것이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지식의 융합, 기술의 융합, 산업의 융합, 문화의 융합이 진행되고 있다. 도시의 융합, 가상과 현실 공간의 융합, 민족의 융합도 시도되고 있다. 융합은 한계 돌파의 도구이자 새로운 창조의 출발점이고 인류 문명 발전의 도구이자 변증법적 진화의 핵심 구조다.
‘United’의 역트랜드는 ‘분리(Separate)’가 아니라 ‘고유(固有, Character)’다. ‘융합을 통해 상향평준화’된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United‘를 시도하는 추세와 모든 것이 흔들어 섞이는 상황에서 자기만의 독특함.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 부각하려는 갈망이 앞으로 20년간의 미래의 이슈다.
미래변화를 만드는 힘 3. Technology revolution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3번째 힘은 ‘Technology revolution’이다. 앞으로 20년 우리는 지난 수 천년의 기술발전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의 비선형적이며 퀀텀적 기술 도약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쪼개고 나누는 전문화 시대에는 선형적이고 산술급수적인 발전이 주를 이룬다.
결합과 융합을 통해 새로운 하나로 재탄생시키는 ‘United’ 과정을 통해 새로운 창조와 발전의 길을 여는 시대에는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어지면서 혁명적이고 기하급수적인 발전이 종종 나타난다. 앞으로 2~30년은 이런 수준의 기술혁명이 종종 나타나는 시대이다.
‘Technology revolution’의 역 트렌드는 ‘탈기술 운동’이다. 이제까지의 기준을 뛰어넘는 ‘기술혁명’ 추세를 피부로 느끼면 느낄수록 러다이트 운동과 같이 탈기술 운동이 거세질 것이다. 이 둘 간의 갈등이 앞으로 20년간의 미래의 이슈다.
미래변화를 만드는 힘 4. Uncertainty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4번째 힘은 ‘Uncertainty’이다. 앞으로 20년 동안 역사상 유례없는 최고의 불확실성(Uncertainty) 시대를 지나가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은 예측하지 못한 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다.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은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과 일어날 가능성이 비슷한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의사결정이 어렵다. 급격한 기술 발달과 글로벌 경쟁의 가속화는 기업에 기존 산업과 안주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그런데 새로운 산업으로 사업을 바꾸자니 문제가 있다.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인적 구조를 급격하게 바꾸는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아직 새로운 산업의 규모가 기존 산업에서 벌어들였던 만큼 벌 수 없는 상황이다. 할 수도 없고 안할 수도 없는, 빨리 들어가자니 돈이 되지 않고 늦게 들어가자니 선두를 빼앗길 것 같은 상황이다. 그래서 의사결정이 힘들어진다.
‘Uncertainty’의 역 트렌드는 ‘확실성(certainty)’이 아니라 ‘무관심(Apathy)’이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포기하고, 변화에 무관심해지는 역반응을 보일 것이다. 이 둘 간의 갈등과 유혹이 앞으로 20년간의 미래의 이슈다.
미래변화를 만드는 힘 5. Risk
미래 변화를 주도하는 5번째 힘은 ‘Risk’이다.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백은 현대사회를 ‘위험사회’로 규정한다. 산업혁명과 과학기술 발전이 현대인에게 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요로운 물질문명을 선물했지만, 동시에 과거에는 접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게 했다.
‘위험’이 일상화된 사회는 근대화의 딜레마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경제성장, 기술발전을 이루었다. 당연히 근대화에 대한 반성과 성찰이 턱없이 부족하다. 설상가상으로 인터넷과 통신기술, 미디어의 발달로 한국에서 발생하는 ‘위헌’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위험이 매일 다가온다. 지구 반대편 미지의 시골 마을에서 벌어진 충격적 사건이 빛의 속도로 전해진다. 위험에 대한 노출이 일상화되고 있다
‘위험(Risk)’의 역 트렌드는 ‘안전(Safety)’이 아니라 위험사회 극복을 포기하고 도피하는 것이다. 위험이 일상화되면 위험에서 도피하려는 역 트렌드가 발생한다. 이 둘 간의 긴장이 앞으로 20년간의 미래의 이슈다.
미래 변화를 만드는 힘 6. Ethic
미래변화를 주도하는 6번째 힘은 ‘윤리(Ethic)’이다. ‘Ethic’은 안전과 더불어 위험사회를 극복하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위험이 증가하는 근본적 이유를 비윤리적 행위, 비정상적 상황, 부패와 부정에서 찾기 때문이다. 앞으로 윤리적 상처를 입은 기업은 소비자의 냉정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가치(Value)가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만들었듯 앞으로는 ‘윤리’가 제품과 서비스의 부가가치를 만들 것이다.
소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사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산다.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사는 것은 질 낮은 가치를 사는 것을 의미한다. 곧 자신을 부끄러운 수준의 비윤리적 그룹에 몰아넣는 것을 의미한다.
‘Ethic’의 역 트렌드는 ‘치밀한 위장(Subtle tact)’이다. 위험사회는 더 많은 사기, 더 치밀한 꾀, 더 교활한 위장이라는 역 트렌드를 낳는다.
미래 변화를 만드는 힘 7. Spasm
미래변화를 주도하는 7번째 힘은 ‘Spasm(경련)’이다. 앞으로 20년에 걸쳐 우리는 그 폭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위기가 중첩되고 불확실성은 갈수록 커지는 시기를 살게 될 것이다. 빚에 의한 성장이라는 ‘돈의 잘못된 사용방식’이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한 금융위기는 언제라도 반복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급격한 기술발달과 세계화로 시간과 공간이 빠르게 압축되는 시대이기 때문에 그 주기는 점점 단축될 것이다. 금융위기와 신기술 거품 때문에 앞으로 20년 이내 최소 다섯 번의 전 세계적인 경제 혼란이 올 것이다.
이 과정에서 세계 경제는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을 것이다. 그리고 사회, 문화, 환경, 제도 등 모든 영역에서 새롭게 파생되는 변화로 인해 마치 경련이 일 듯 요동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복잡하고 심한 경련적 진폭 현상들은 필연적으로 국가나 기업내부에서도 극심한 갈등과 마찰을 양산할 것이다.
‘Spasm(경련)’의 역 트렌드는 ‘통제(Control)’다. 경련이 일어나면 혼란, 파괴, 해체가 일어난다. 동시에 통제가 일어난다. 이해하기 힘든 통제 방식이 나타난다.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 근본적인 수술을 하기 보다는 더욱 강력한 힘을 사용해서 통제를 시도하는 세력이 나온다. 그래서 경련기에 독재와 쿠데타, 테러가 더 많이 일어난다. 이 둘 간의 긴장이 앞으로 20년간의 미래의 이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