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5년 8월 27일, 고베를 근거지로 하는 일본 최대 야쿠자 조직 '야마구치구미(山口組)'의 권력승계 의식이 열렸다. 서열이 재정비된 중간 보스들이 총집결했다. 1989년부터 조직을 이끌어온 5대 조장(組長) 와타나베 요시노리가 물러나고, 쓰카사 시노부가 6대 조장으로 취임했다. 5대 조장은 6대 조장에게 권력이양 문서와 함께 긴 칼을 물려줬다.
#2. 2010년 10월 10일, 한반도 북쪽을 근거지로 하는 폭력 조직 '김일성파(金日成派)'의 권력승계 의식이 열렸다. 1980년부터 조직을 이끌어온 2대 두목 김정일에 이어 3대 두목 김정은이 등극했다. 새로 매겨진 서열에 따라 주석단이 자리 잡았다. 이날 군 열병식에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이 처음 선보였다.
요즘 많은 사람이 북한을 왕조(王朝) 국가라고 부른다. 지구 상에서 오래전 자취를 감췄던 '3대 세습'이 재연되는 걸 보면서 하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비유는 우리 옛 왕조를 욕보이는 일이다. 조선시대 임금들은 하늘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사랑했다. 기근(飢饉)이 심했던 조선 초 임금들은 백성의 굶주림을 걱정하고 가슴 아파했다.
김정은 승계의 테마는 오직 하나 선군(先軍)이었다. 무엇보다 폭력을 앞세우겠다는 말이다. 김정은 승계는 대장 칭호를 부여하는 것으로 시동이 걸렸다. 바로 다음날 유엔 주재 북한 대사는 "핵을 더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김정은의 첫 공식 활동은 미사일 부대 방문이었다. 김정은의 공식 등극행사는 군 열병이었고, 이 자리에서 북한의 야심작인 무수단 미사일이 처음 공개됐다. 그것은 폭력에 의한, 폭력을 위한, 폭력의 승계 과정이었다
야쿠자를 '조직화된 폭력으로 이욕(利慾)을 추구하는 집단'이라고 정의했다. 이것만큼 북의 김씨 체제를 적확하게 설명해 주는 말도 없을 것이다.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세상을 뜨기 나흘 전 마지막 편지에서 "김정일은 나라를 도둑질한 최악의 도적놈"이라고 불렀다. 그러면서 "김정일은 도적의 지위를 3대째 물려주기 위해 철부지에게 대장 감투를 씌워 놓고 만세를 부르라고 인민들을 우롱하며 민족을 망신시키며 인민들을 무시하고 있다"고 썼다.
'그깟 놈' 김정은이 공식 등극하는 날 아침, 눈을 감았던 모양이다.
김씨 패밀리는 북한이라는 국가의 지도부가 아니다
'김씨 조직'에 대한 명확한 인식으로부터 우리의 대북정책은 다시 출발점을 찾아야 할지 모르겠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10/12/2010101202040.html?Dep1=news&Dep2=headline1&Dep3=h1_04
첫댓글 인질범을 상식이라고 주장하는 이가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