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5반창회-친구들, 아직 목소리가 젊다. <250327>
sd16 3학년5반 반창회가 3월27일 종로3가역 대륙에서 열렸고 15명이 참석했다. 홀수 달 2목(이번엔 변칙 4목)마다 가지는 정기모임으로서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연배 같은 꿈같은 청년시대와 우려 깊은 노년시대를 함께 하는 친구들이니, 나누는 화제들과 정경이 이전 모임에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홍배(반장) 동수 하영 희종 논구 용익 성범 창훈 춘형 재근 명수 선기 상철 춘근 동배 (15명: 안쪽부터 좌석 순)
그럼에도 시간이 흐르며 시종 떠들썩하다. 가는귀가 먹고 더러는 보청기 신세의 웃픈 현실이니 그렇다지만, 주문한 류산슬 탕수육 마파두부의 요리와 짜장면 식사와 막걸리 소주가 다 동이 나고서도 자리를 뜨지 않고 1시간 이상 더 왁자지껄 대화를 이어간다. 성량으로 보아 목소리는 아직도 참 젊다
자리는 본채에서 복도 하나 건너 밖 별채여서 우리만의 공간이었다. 항일독립운동시절 선배들이 회동하던 그 옛날 상하이의 그런 중국집 분위기다.
그럼에도 높은 목청들이 복도 건너 본채의 다른 손님들에게도 퍼져나가는 모양이다. 지배인이 슬그머니 유리문밖에 나타나 들여다보며 이젠 안 가주나 하고 눈치를 보더니 단념하고 문을 닫아버린다.
양식 있는 친구 몇몇의 여러 번 채근 끝에 그 질긴 궁둥이를 일으켜 밖으로 나가 단체촬영을 하고서도 웅기중기 서서 10분 정도를 더 끌고 작별한다.
이날 이렇게 좌중이 특히 활기찼던 이유 중의 하나는 재작년 7월 샌프란시스코로 갔다가 반갑게 귀국한 조동배가 출석했기 때문이다. 내가 작년 한 해 동안 그만두었던 모임 후기를 다시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홍배 반장이 어려운 시국 나라걱정 중에도 친구들은 건강을 다지자고 건배하며 오찬이 시작됐고, 10분 정도 지각한 동배가 나타나자 너도나도 일어나 오랜만의 악수를 나누느라 좌중은 유세장을 방불한다.
미국 가는 환송 모임을 가진 2023년 6월9일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년 9개월 만이니 세월이 유수다. 화제의 중심은 동배로 옮겨진다. 미국 생활 근황이 알려지고, 최근 라오스 외국인학교 선생인 딸네에 묵었다 다녀오며 라오스에 대한 소감도 소개된다. 공산권인줄만 알았는데 사회의 모습과 주민생활들이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여서 뜻밖이라 하자, 친구들의 궁금증이 더해져 인접 태국 및 베트남과 비교되는 생활수준과 국민소득 등에 대한 토론들이 이어진다, 먹고 마시면서도 배운다.^^
동배는 자리를 돌며 이 친구 저 친구와 러브 샷이라도 하듯 막걸리로 수작(酬酌)을 나누니, 좌중의 주흥은 그래서 더 도도해진다.
더욱이 미국에 들어갔다가 미국 살이를 접고 다시 한국살이를 하려고 9월에 귀국한단다. 홍배의 전임 반장으로서도 평소의 인품으로서도 친화력이 좋으니 모두가 즐겁게 환영하니 우리 일육삼오반의 분위기는 여전히 화기애애하게 흘러갈 것이다. 누군가 귀국해서 다시 반장을 하라며 능청을 떤다. 현임 홍배 반장이 계신데 감히 역린을 건들이다니. 내가 나서서, 돌아와도 홍배가 반장자리 안 내놓을 거다. 하고 너스레로 사태를 수습^^한다. 그래서 또 한 번 자리가 왁자지껄 하게 된다.
모임에서는 최근의 나라 걱정 문제도 거론될 것이었지만, 요즘은 여러 카톡방을 통해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이심전심 공감하니 화제의 중심으로는 삼지 않았고, 일상적인 친구들의 건강에 관한 것들로 채워진다.
좀 심도 있는 시국담은 몇몇 친구들이 카페에서의 뒤풀이로 가졌으면 됐지 않았나 싶다.
이제는 후기 쓰는 것도 귀가 어두워지고 목소리들이 왕왕거려 구석구석에서 무슨 이야기들을 나누는지 취재하기도 어려워 대충 들리는 것만 옮겼으니 양해바라네요.
일육 삼모 반우(班友)들 다음에 또 만나요 총총
♧♧
여~오랜만이네 수인사를 나누고 앉아 아~늦어서 미안 이러저러 해서.1 3
아~그려, 그려 반가우니 됐네. 그래 그 동안 어떻게? 2 4
우리 친구들 건강하신가? 잘들 익어가고 계신가? 5 6 7
한 곳에 모이니 보기가 좋네. 8
어차피 오늘은 동배가~~! 이래 저래 분위기도 띄우고 9~14
치아가 좀 거시기 해도 참 밝고 좋다. 이 노동(老童)들, 16
동영상으로 한 컷
전체 차려~엇! 17
쫑! 촬영 끝났는데도 왜 안 가시고~ 요즘 애들 말로 ‘미련들 개 쩌네! ^^ ’
보기들이 좋으니 셔터도 자꾸 누르게 되네. 18~21
♣♬♬♣
첫댓글 명수의 후기는
여전히 파노라마 보는듯
실감이 나는구나
9월에 다시 귀국한다는 동배와
건강한모습의 친구들과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 보냈습니다
앞으로도 건강관리 잘들 하시게나
명수 최최최고닷!!!
난 네가 왜 육사를 갔는지 이해가 안 간다..
글쟁이 재능이 넘 너무 아깝다...♥
명수의 탁월한 글과 편집솜씨 최고👍
동배가 귀국 환영 모임이라 그런지 참 많이도 모였군
5반 단결심이 대단해. 9월에 영구 귀국해 한국 살이한다니 앞으로 자주 볼 수 있겠네. 귀국 축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