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가를 가다..
오랜 만에..지하철을 타고..
내리던 플랫폼부터..
어째 뭔가 어수선했다..
아니 어수선했던 것은..내 마음이리라..
낯설은 용산역의 모습..
하지만..
아직은 분노하지 않았었다..
승강장에서 올라와..
개찰구를 본다..
으아으아~ 이 무엇인가..
그 넓은 바닥에 펼쳐진 번쩍번쩍 대리석..
높다란 천장..
깨끗한 유리벽에..
화려한 조명..
입을 다물지 못했다..
아..서울역도 새로 지은 역사에서 타야 한다고 하더니만..
용산역도 바뀌었군..
한글이름 짓는다는 거..
웃는 영어로 지어놨지만..
(ktx라니..-_-)
그래도 고속철도가 좋은가?..
아니..
그러한 생각은 오래 가지 못했다..
그래..
난 눈을 다시 뜨고 보게 되었다..
잘라 말하건데..
그곳은 죽은 공간이다..
값비싼 건축자재에..
깨끗하게 시설을 갖추어 놨으나..
그것은 단지 돈발림에 지나지 않았다..
몇십 년 된..낡은 건물을 볼 때..
이 건물은 어찌 이리 엉터리인가..
생각을 했었는데..
바로 그러한 건물들의 신축 당시의 모습이 이러했을 것 같다..
"천덕스럽다"는 단어는..
바로 이런 때 쓰이는 말이구나..
마음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
단지 화려할 뿐..
그 어떤..
세련도..
조화도..
깊이도..
그 곳에서는 찾을 수가 없었다..
나는..
공간은 이해하지 못하고..
미술도 멀리 있으며..
건축은 아예 문외한이다..
하지만..
이 하나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 구조물은..
절대 건축이 아니다..
분노를 이기지 못하여..
씩씩거리며 용산역을 돌아다녔다..
흥분에..담배를 세 대째..연이어 물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담배를 끊고 싶어졌다..
내가 열심히 담배를 피우며 냈던 세금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었다..
첫댓글 화내면 몸에 해롭고...담배도 몸에 해롭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