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 정권의 붕괴에서 삼별초의 난까지
최씨 정권이 붕괴됐다. 하지만 김준, 임연, 임유무로 이어지는 무인정권은 그 후로도 10여 년 동안 계속된다. 이들은 정권을 장악하고 유지하기 위해, 개경으로 환도한다는 출륙환도를 거부했다. 하지만 몽골에서는 항복의 징표로 출륙한도를 끈질기게 요구했고, 국왕은 이를 통해 왕정복고를 실현하려 했다
이들 세력 간의 갈등 속에는 왕정복고의 비극이 잉태되어 있었다. 출륙환도를 통해 무인정권의 억압에서 벗어났지만, 몽골에 복속되는 또 다른 굴레를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출륙환도에 저항하기 위해 무인정권이 국왕 원종을 폐위시키기에 으르자 원종은 더욱더 몽골에 의지하게 된다. 원종이 몽골의 군대를 이끌고 환국하는 도중에 임연은 갑작스레 죽음을 맞이한다. 이로 인해 무인정권은 그 힘을 잃고 막을 내리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삼별초의 군인들이 개경환도에 저항하며 강화도에서 반기를 들었다. 예기치 못한 뜻밖의 사태였다. 이것이 ‘삼별초의 난’이라고 부르는 역사적 사건의 시발점이다.
삼별초의 군인들은 왜 개경환도에 저항하며 반기를 들었을까? 원에 복속되기를 거부하는 몸짓이었을까. 아니면 무인정권을 지탱했던 군대에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했던 것인가? 삼별초의 난은 이후 대몽항쟁으로 이어지면서, 현재까지는 그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문제에 결부되어 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