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많이도 찍었죠? 암벽팀의 장쾌한 사진들 속에 잘 나와있듯 지난 일요일은 하이킹 하기에도 아주 좋았던 날이었습니다. 시산제 이후 열번도 넘게 하이킹을 따라 다녔는데 아마 가장 오랫동안 걸었던 날이 아니었나 싶군요. 모든 멤버들이 각각의 개성대로 움직였지만 그게 전체적으로도 awkward 하지 않았던 기분 좋은 산행이었습니다.
80년대 5공화국 시절의 민추협과 관련된 얘기부터, 이른바 British Invasion 이라고 부르는 60년대 초반의 비틀즈 미국 상륙 작전에 관한 것, 특히 검은 선그래스에 사진찍는 내 모습을 담으신 분이 이 날 점심 때 반주를 한 잔 드신 후 그간의 음악과 뮤지컬에 대한 뜨거운 열정을 과감하게 드러내시며, 모든 사람의 경탄을 자아내게 하시는 열변을 토하셨는데, 마치 영화 브루스 브러더스의 주인공처럼 카리스마와 코믹함이 묘하게 조합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저도 이 날 요세미티 계곡의 장엄한 암벽 - El Capitan, Half Dome - 사진이 들어간 타월 겸 스카프를 어떤 분으로 부터 선물받았는데, 캘리포니아는 제겐 또다른 조국이나 고향처럼 여겨져서 더욱 뭉클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전 아직 신참이고 또 한 참 어린 녀석이지만 여기선 어느 조직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다양함과 진지함, 해박함, 그리고 낭만주의를 느끼게 됩니다. 낙엽을 밟으며 묵묵히 걸어가는 로맨티시스트들의 산악 행렬이 사진으로 확인하는 <우리>입니다. ***
-- 정회원으로 가입 시켜주신 인사로 여러 장의 사진과 몇 마디 글을 남겼는데 귀엽게 보아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태어날 무렵 군에서 제대를 하신 분이 이번 뉴욕 마라톤에서 완주를 한 그 청년이니까 뭐... 전 어리광을 한 참 부려도 될 나이가 아닐까요^^ - 일요일이 기다려지는 목요일 밤에 올립니다.
첫댓글 남목씨, 쬐그만 전화기로 이렇게 많은 사진을 찍었군요. 글도 잘쓰고, 어린 사람이 재주꾼 입니다. 잘 봤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