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서 3, 4세기 주거지 발견
부산 기장 지역에서 처음으로 3~4세기대 생활상을 복원하는 데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되는 대규모 주거지가 발견됐다. 3~ 4세기는 기장 지역이 신라에 본격 편입(5세기)되기 전의 독자적인 생활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시기이다.
경남문화재연구원(이하 경문연)은 부산 기장군 기장읍 청강·대라리 부산~울산 고속도로 건설구간에 소재한 유적지를 발굴, 수백기로 추정되는 집단 주거유적과 수혈지 등을 찾아냈다. 경문연은 이곳의 주거지가 최소 100기는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에 발견된 주거지는 지난 4월 발굴조사를 끝낸 인근(남쪽) 3~ 4세기 무덤군(Ⅰ지구)의 피장자들이 살던 곳. 주거지 유적은 2개의 소구릉이 있어 남쪽구릉을 Ⅱ-1지구, 북쪽구릉에서 평탄부까지 Ⅱ-2지구로 구분된다. Ⅱ-2지구는 시굴조사를 한 상태이며 이곳에 주거지가 집중 배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문연은 현재 15기의 주거지를 조사 중이다. 주거지 형태는 낙동강 이동 지역의 특징인 방형(方形)으로, 규모가 직경 6~ 7m에 이르는 것도 발견됐다. 또 통형기대(筒 形器臺)와 고배(高杯)편 등도 나왔다. 특히 발굴이 상당히 진행된 1호 주거지에는 탄화된 서까래가 드러나 있으며 바닥을 다진 흔적과 출입시설, 온돌시설, 아궁이 시설 등이 발견됐다.
주거지 3-1호에는 벽체를 따라 온돌을 설치한 점토 연도(煙道)가 뚜렷이 확인됐다. 기원 전후 시기인 경남 사천 늑도유적과 기장 지역과 시기가 거의 비슷한 경남 진주 평거동 유적에서 온돌시설이 발견된 바 있으나 남부지방에 이처럼 온돌시설이 확인된 곳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 밖에 Ⅱ-2지구가 시작되는 급경사면에는 토기 등을 만들던 공방이나 저장고로 추정되는 수혈유구도 다수 발견됐다.
경문연 관계자는 "주거지 안의 부뚜막, 온돌, 주생활공간 등의 내부시설 복원을 통해 당시의 생활상을 그려낼 수 있다"며 "이 유적은 향후 3~ 4세기 기장지역민들의 일상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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