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회 등이 담합해 아파트값(호가)을 실거래가보다 부풀린 서울 관악구 신림11동 대우푸르지오와 고양 행신1동 효성,부천 상동 라이프 등 수도권 58개 아파트 단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건설교통부는 지난 11일 개설한 집값담합신고센터를 통해 신고받은 110여건의 담합 지역 가운데 96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58개 단지에서 담합 행위 사실을 확인했다고 21일 밝혔다.
담합 행위를 확인한 단지는 △서울이 동작구 사당5동 GS자이 등 13곳 △인천은 부평구 부개동 삼부한신 1곳 △경기도는 부천 중동 대림,고양 화정 신안 등 44곳이다.
◆ 버블 세븐은 한 곳도 없어
이번 조사 결과 공교롭게도 서울 강남권 등 '버블 세븐' 지역은 적발 단지가 한 곳도 없었다.
신도시도 분당 평촌 일산 산본은 한 곳도 없었고 중동신도시 24곳과 인근 상동지구 9곳만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고양에서도 화정·행신지구 6곳만이 적발됐을 뿐 일산신도시는 한 군데도 없었다.
건교부는 버블 세븐 등 인기 지역은 이미 집값이 급등해버린 상태여서 부녀회 등이 굳이 집값을 담합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택업계 관계자는 "강남권 등 집값 급등 지역에서도 지난 2~3년간 다양한 방법으로 아파트값 담합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뒤늦은 조사로 거래도 별로 없는 비인기 지역만 무더기로 적발돼 정책 효과도 없이 집주인과 세입자,중개업소 간 갈등만 부추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 읍소형에서 강압형까지
경기도 수원 천천동 일성아파트는 아파트발전위원회 명의로 '매매가격이 3억원 이상에 형성됐으니 절대 3억원 이하로는 거래하지 않도록 부탁한다'며 '급매를 원할 경우 아파트발전위원회로 연락해 달라'는 벽보를 붙였다가 적발됐다.
건교부 확인 결과 이 아파트 실거래가는 2억~2억2000만원으로 호가가 최고 1억원까지 부풀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 행신1동 화성아파트의 경우 △교통·교육·환경 등 좋은 점 홍보하기 △부동산에 내놓은 공매물 없애기 △평당 1500만원 이상으로 내놓은 매물이 많다는 등의 내용의 전단지를 엘리베이터에 부착해 놓았다.
전단지에는 이 아파트 39평형이 6억원,50평형은 7억5000만원 이상이라는 가격이 예시됐지만 실거래가는 39평형이 2억7000만~3억2000만원,50평형은 3억7000만~5억원에 불과해 호
가와 2억~3억원 이상 차이가 났다.
실거래가(37평형)가 2억7000만~3억4000만원인 서울 관악구 봉천동 보라매삼성의 경우 "관악구 최우수 아파트로 선정됐는데도 주변 시세보다 터무니없는 값에 거래되고 있다"며 "평당 하한가를 1300만원(4억8100만원)으로 형성했으니 이 가격 아래로는 절대 팔지 말라"는 내용을 내걸었다.
영등포구 신길2차 우성아파트(32평형 실거래가 2억8700만~3억5000만원)는 "반상회를 통해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결의했다"며 "32평형 4억8000만원,27평형 4억500만원으로 부동산 중개업소에 의뢰하라"는 내용을 게시판에 붙였다가 발각됐다.
◆ 어떤 제재 받나
아파트값 담합 단지는 우선 해당 아파트의 실거래가 내역이 건교부 홈페이지(www.moct.go.kr)에 모두 공개된다.
또 조사 결과가 국민은행 한국감정원 부동산114 부동산서브 닥터아파트 스피드뱅크 등 시세조사 기관에 통보돼 한 달(4주)간 시세정보 제공이 중단된다.
그 대신 이들 단지의 시세란에는 "당분간 시세정보 게재를 유보합니다"라고 표기돼 일반인들이 해당 아파트가 담합 지역임을 알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박상우 건교부 토지기획관은 "추가 신고 접수 지역은 다음 주 중 실태조사를 거쳐 담합을 확인하면 실거래가를 공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료원:한국경제 2006. 7.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