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론
II. 정신 분열증의 역사
가. 정신 분열증 개념의 변천
나. 정신 분열증에 대한 각 견해
III. 정신 분열증의 임상적 증상
가. 정동의 장애
나. 사고의 장애
다. 지각의 장애
라. 의욕 및 행동 장애
마. 의식 장애
IV. 정신 분열증의 유형
가. 단순형
나. 혼란형
다. 긴장형
라. 망상형
마. 기타 혼합 또는 비정형
1. 정신 분열성 정동형
2. 잠재형과 경계형
3. 기타
V. 정신 분열증의 원인
가. 생물학적 원인
1. 유전
2. 생화학적 및 생리학적 원인
3. 생리 해부학적 원인
나. 심리학적, 사회문화적 원인
1. 심리학적 원인
2. 모자관계
3. 가족간의 상호관계와 의사소통의 장애
4. 사회문화적 원인
VI. 정신 분열증의 진단
가. 슈나이더의 진단기준
나. DSM Ⅲ 의 진단기준
VII. 정신 분열증의 치료
가. 약물 요법
1. 약의 선택
2. 용량 및 용법
나. 전기 충격 요법 및 기타 생물학적 치료
다. 정신 요법
1. 개인 정신요법
2. 집단 정신요법 및 가족요법
라. 환경 요법
Ⅰ. 서론
우리나라의 경우, 정신 병원의 입원환자 비율을 살펴보면 정신 분열증이 42.7%로 가장 많으며 그 다음이 신경증적 장애로서 22.3%이다. 이렇듯, 환자의 수가 가장 많은 정신 질환이 정신 분열증이지만 그 치료가 가장 어렵기 때문에 정신 의학의 지체나 발전은 정신 분열증의 치료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우리가 보통 ‘미쳤다’라고 인식하는 질환인 정신분열증에 대해서 살펴보고 무엇이 이렇게 정신에 심각한 붕괴를 가져오는지, 또한 그 진단과 치료등에 대해 알아 보기로 한다.
Ⅱ. 정신 분열증의 역사
정신 분열증은 주요 정신병의 하나로서 뇌의 기질적 장애로 인한 의식혼탁의 징조 없이 사고, 정동, 감각, 의욕, 운동성 행동등 인격의 각 측면에서의 특이한 와해를 일으키는 병이다. 그 나타나는 증상은 다양하며 그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 설이 있으며, 이것이 단일 원인에 의한 단일 질환인지 여러 가지 원인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증후군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A. 정신 분열증 개념의 변천
기원전 1400년 경의 인도의 성가 Ayuveda에 우리가 현재 정신 분열증이라고 부르는 것과 비슷한 증상의 기록이 있다고 전하며, 고대 중국의 의서에 狂‧邪崇과 같이 정신 분열증의 여러 증상과 비슷한 병증이 기술되고 있다. 기원 1세기경 고대 그리스의 의사 아레테우스는 바보스럽고 멍하고 깊은 생각에 사로잡히는 병의 증상은 興奮性 狂症 (mania)과는 다른 성질의 것임을 시사한 일이 있으며 소라누스는 기원 2세기경 환자가 자신을 참새‧닭‧土器‧신령‧연설가‧배우‧낟알 및 우주의 중심 또는 갓난아기로 보는 妄想을 기술하였다. 물론 이것을 현재의 정신 분열증과 동류의 것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어쨌든 고대 그리스에서는 이들에 대한 치료 가운데 현대적인 관점에서 보아도 수긍될 만한 인도적이고 비교적 과학적인 치료가 발견된다.
그런데 중세에 들어와 서양에서는 정신 장애자는 다른 신체 장애자와 함께 마귀에 씌운 사람으로 간주되어 화형을 당하는 등 곤욕을 치르었고 17세기 중엽부터는 부랑자‧거지와 함께 국가의 수용소에 수용되다가 피넬등이 19세기 초 정신병원을 개혁하자 비로소 인도적인 처우를 받게 된 것은 모두 아는 사실이고 이 정신병자 가운데 아마 정신 분열증 환자가 많이 있었으리라 추측된다.
19세기 초의 프랑스 학계에서는 오늘날의 정신 분열증의 존재를 잘 알고 있었던 듯하나 아직 하나의 독립된 질환으로 기술되지는 못했고 단편적인 증상이 소개되었을 뿐이었다. 환각(hallucination)의 개념을 정립한 에스퀴롤은 오늘날의 妄想型 精神 分裂症 (paranoid schizophrenia)에 해당되는 편집광(monomania)을 기술했고 1852년 라세규는 피해망상을 다른 증상에서 분리하였으며 1764년 포겔이 처음 사용한 망상증(paranoid)이라는 용어는 19세기 초 하인로드등을 거쳐 1868년 샌더에 의해서 오늘날의 개념에 가깝게 설명되었다. 1856년 모렐은 처음으로 조기치매라는 용어를 써서 본래 활발하고 머리 좋던 소년이 점차 말이 없고 자기만의 세계로 움츠러드는 경우를 소개하였다. 그런데 치매란 당시 후천적이고 가역적인 결함을 말하는 개념이었다. 또한 1869년 칼바움이 긴장증(katatonia)을, 1871년 그의 제자 헥커가 破瓜症(hebephrenia)을 기술하는 등 오늘날의 정신 분열증의 亞型들이 단편적으로 소개되었다.
B. 정신 분열증에 대한 각 견해
정신 분열증이란 개념이 최초로 정립된 것은 유럽의 정신과 의사인 Emil Kraepelin과 Eugen Bleulev에 의해서였다. 1898년 크레펠린은 지금까지 단편적으로 알려져 온 몇 가지 증상군이 사실은 단일질환의 여러 亞型임을 주장하여 이를 통틀어 조기치매라 불렀으며 그 특징은 외적인 원인적 요인이 발견되지 않고 청소년기에 발병하며 무엇보다 궁극적으로 인격의 황폐화가 온다는 데 있다고 하였다. 크레펠린의 분류는 종래의 증상 중심의 분류를 넘어서서 특히 병의 경과와 예후에 따른 분류에 그 특징이 있는데 그는 內因性 精神病 가운데서 인격의 황폐화로 끝나는 조기치매를 황폐화를 초래하지 않는 躁鬱 精神病(manic depressive psychosis)과 구별하였던 것이다. 크레펠린은 조기 치매의 원인에서 환경적인 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전혀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유전, 중추신경의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기질적 장애를 그 원인으로 더욱 중요시 하였다. 조기 치매에 관한 크레펠린의 所說은 그가 치매의 예후를 너무 강조한 점과 이병의 내면적‧심리적 의미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고 이 병을 단위질환으로 본 점 등에서 다른 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고 크레펠린 자신도 후기에 조기치매 환자의 13%에서는 황폐화에 이르지 않은 채 병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있다.
1911년 블로일러는 조기치매라 불리는 병은 반드시 바보가 되는 불치의 병이 아니고 회복될 수 있는 병이라고 주장하면서, 이 병의 특징은 그 예후보다도 인격의 통합이 와해되고 관념연합이 이완 및 해체되는 분열현상에 있다고 지적하여 이 병을 정신 분열증 (schizophrenia)이라 부를 것을 제안하였다. 그는 정신 분열증을 하나의 단일질환으로 보지 않고 여러개의 장애가 합친 증후군 (syndrome)이라고 보았으며 크레펠린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그 범위를 넓혔으며 증세가 심하지 않아 입원가료를 받지 않는 잠재성 정신 분열증이 많이 있음을 지적하였다. 블로일러는 한편으로는 크레펠린의 기술적 체계적인 임상분류방법을 응용하여 그의 개념을 확대‧수정하였고, 다른 한편으로는 프로이드의 역동적인 관점에 영향을 받아 정신 분열증의 심리적 이해를 시도하기도 하였다. 그는 크레펠린과는 달리 증상의 단계를 구별하여 모든 정신 분열증에서 반드시 발견되는 기초증상과 정신 분열증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으며 다른 질환에서도 볼 수 있는 부수적 증상을 들었으며 아직 알 수 없는 신체적인 병적 과정과 직접 관련되는 1차적 증상과 그 1차적 증상과 심리적 요인이 결합하여 생기는 2차적 증상을 구별하였다.
블로일러는 정신 분열증의 원인에 대하여는 상당히 兩價的인 견해를 가지고 있어, 한편으로는 기질적 장애를 가진 병이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심리적 요소가 환자의 병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치료진과 환자와의 관계를 중요시 했고 정신 치료의 필요성을 지적하였다. 그는 또한 봐이간트, 디엠에 의하여 이미 부분적으로 그 이름과 개념이 제시된 단순형을 종전의 파과형(hebephrenic type), 긴장형(catatonic type), 그리고 망상형(paranoid type)에 추가하여 이 네가지를 정신 분열증의 亞型으로 삼았다. 정신 분열증에서 증상의 구조를 살피기 위하여 그 단계를 나눈 블로일러의 생각은 베르제와 그룰레, 그리고 슈나이더에 의해 계승되었다.
프로이드는 정신 분열증에서는 自己愛的 退行이 너무 심하여 치료자와 轉移關係를 형성할 수 없어 정신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하였다. 또한 정신 분열증의 증상이 꿈과 비슷하며 그 속에 원발과정사고(primary process thinking)가 나타난다고 하였다.
융은 증상과 환자의 過去歷과의 관계를 강조하는 한편 환자의 체험 내용에 나타난 신화적 요소, 종교적 표상이 어느 인간에나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집단적 무의식의 구성요소인 원형, 또는 자율적 콤플렉스들에서 나오며 정신 분열증환자는 정상인이 꿈에서 경험하는 것을 깨어 있는 상태에서 행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는 정신 분열증의 원인적 요인을 정신과 신체 양면의 상호작용으로 보고 아직 알 수 없는 요인, 강력한 정서적 충격, 2차적인 신진대사장애로 인한 뇌의 중독물 형성, 콤플렉스 복합체의 자기붕괴등 여러 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발병하는 것으로 보았고 현재로서는 원인론보다 조건론을 생각하는 것이 옳다고 하였다.
A. Meyer는 병력이외에 생활사를 중시, 정신 분열증은 병이기보다 적응 불안의 결과로 생기는 습관의 와해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대하여 잘못 반응하게 된 것이라 하여 이 병을 「精神 分裂性 反應」이라 명명하였다.
그룰레는 심리적 요해가 불가능한 증상을 원발성 증상이라 하고 여기에는 思考障碍‧眞性幻覺‧原發性 妄想과 의욕의 장애를 들었는데, 이것은 더 이상 현상학적으로 해석할 수 없고 대뇌과정의 변화로써 설명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슈나이더는 정신 분열증이 어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신체적 과정을 지닌 병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신체적 과정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이상 병적 과정과 같은 가설적 개념은 실제 임상진단에서는 이용하지 말고 순전히 임상적 기술적 방법에 따라 정신병리현상으로 진단할 것을 주장하였다. 정신 분열증의 이러한 정신병리학적인 진단에 있어서 임상 경험상 분열증에서 중요시되는 증상을 1급증상이라 하였고, 정신 분열증 진단상 그리 큰 의미가 없지만 이 병에서 나타나는 그 밖의 증상을 2급증상이라 했는데 1급증상과 2급증상의 구별은 블로일러의 원발성증상, 2차성 증상과 같은 구분과 비슷하나 슈나이더는 자신의 1급증상이 결코 블로일러가 말하는 기초장애의 증후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감별 진단상 중요한 증상일 뿐이라 하였다.
랑펠트는 반응성 정신 분열증, 또는 정신 분열형 정신병과 조기치매의 부활인 과정성 정신 분열증을 구별하였는데 전자는 정신 분열증적인 성격의 소유자가 아닌 사람으로, 사회적응도 잘 되다가 감정적으로 상처를 입히는 외부적 사건에 반응하여 발병한 것이며 후자는 외부적인 외상없이 생기고 황폐화에 이르는 병이다.
홋흐와 폴라틴은 가신경증성 정신 분열증(pseudoneurotic schizophrenia)을 정신 분열증의 유형으로 제창하였다. 또한 레온 하르트는 정신 분열증에서 비전형적 정신 분열증후군(atypical schizophrenic syndromes)을 유리하여 독립된 질환으로 삼고자 하였다. 이와 같이 정신 분열증 개념은 다시금 진성 정신 분열증과 그밖의 비전형으로 갈라지면서 블로일러에 의해서 잠재성 정신 분열증이라 명명되었고 홋흐와 폴라틴이 가신경증성 정신 분열증이라 했던 것들에 해당되는 경계성 정신 분열증(borderline schizophrenia)의 연구로 발전하였는데 그 가운데에서 컨버그의 경계선 인격(borderline personality)에 관한 所說을 들 수 있다.
한편 파블로프는 1920년 정신 분열증에 대한 행동주의적인 접근을 시도하였는데 그는 정신 분열증을 유전이나 생후의 손상으로 쇠약해진 신경계가 과도한 자극을 받음으로써 생기는 전반적인 억제 내지 만성적 최면상태로 보았다. 행동주의 학파에서 현재 통용되는 설은 정신 분열증이 초기경험의 보강유형의 장애 때문에 일어난 학습된 비순응성 반응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다. 보강체험을 변화시킬 목적의 행동 요법이 제창되고 있다.
그리고 정신 분열증의 현상학적 실존 분석적 연구가 독일을 중심으로 일어났는데 빈스방거는 상세한 증례 분석을 통하여 환자의 세계내 존재의 양식을 규명하여 역동적 신체적 요인의 탐색보다 환자의 현재의 살아 있는 체험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며, 선입견 없이 환자의 체험에 대한 현상학적 분석을 주장하였다.
그런데 정신 분열증이란 것이 과연 존재하는가 하는 새로운 의문이 이른바 반정신의학(antipsychiatry)운동의 기수인 사스, 랭등에 의하여 제기되었다. 시스는 기질적인 요인이 밝혀지지 않은 정신 질환은 정신과 의사에 의하여 만들어진 신화에 불과하다고 하였다. 정신 분열증 역시 그에 의하면 하나의 질환이라고 할 수 잇고 정신과 진단은 때로 인권을 박탈하는 행위일 수 있음을 강조하였다. 랭 역시 정신 분열증은 때로 파괴적인 가족이나 병든 사회의 쇠사슬로부터의 바람직한 해방이라고까지 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들의 주장은 객관적으로 엄연히 존재하는 증상군을 무시하는 일방적인 주장이지만 정신 분열증 진단이 남용되던 시대에 대한 경고이며 진단명에 가려진 인간을 회복하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할 것이다.
Ⅲ. 정신 분열증의 임상적 증상
정신 분열증의 주요특징은, 인격의 와해와 외부현실로부터의 후퇴라 할수 있다. 인격의 와해는 정신의 모든 기능에서 일어나지만, 그 정도와 그 침해하는 기능의 선택은 실로 다양하다. 블로일러 E. (Bleuer)는 정신 분열증의 기본적 장애를 찾는 가운데 무엇보다도 사고의 분열(splitting of thought)을 가장 근원적인 것이라 보았고 이것은 연상의 解弛로 나타나며 그 밖에 의지력의 약화, 감정적인 경직과 둔화, 양가감정을 원발성장애로 보고 망상. 착각. 긴장성성장은 2차적 또는 보조증상으로 보았다. 오늘날 연상해이, 양가감정, 감정의 부조화와 함께 블로일러의 4A 의 하나로 알려진 자폐성은 이 두 무리 중간쯤의 중요성을 지닌 것이었다. 블로일러는 환자가 내부적 현실과 외부적 현실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데 정신 분열증의 특징이 있다고 했다. 정신 분열증은 외부와 내부로부터 어려움에 부닥친 한 사람의 전인격의 반응이다. 그 나타내는 증상은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의식적 무의식적 노력의 결과이며, 잊어버린 외부및 내부현실과의 관계를 환자 나름대로 재구성하려는 시도이다.
A. 정동의 장애
정신 분열증에서의 정동장애의 특징은, 감정 표현의 깊이가 결여되어 있다는 점 이며 부적합한 감정표현이다. 이와같은 감정장애는 병의 증세가 가족의 눈에 띄기 훨씬 전부터 있으며, 특별한 외부적인 사건이나 개인적인 증상이 이런 증세에 선행하는 수도 있고 없는 수도 있다. 환자는 점차 무엇을 다양하게 느끼고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을 잃으며, 결국 정서의 불화를 보이면서 모든 일에 관심을 잃는다. 자신의 얼굴, 옷차림, 식사, 불편, 주변의 사건, 미래, 친족의 죽음에 무관심하며 이에 대하여 전혀 감정반응을 표시하지 않아 감정부지의 인상을 준다. 감정표현의 불조화는 주로 기분과 생각사이가 유리되어 일치하지 않는 경우인데, 가까운 친지의 죽음을 말하면서 킬킬거리고 웃는 경우 것같은 것이다. 바보스런 미소 , 킬킬댐등이 관찰된다. 이와 같은 정서의 단절, 감정의 깊이의 결여는 건강인에게 거북한 느낌을 주어 환자와 서로 공감하여 정서적인 연결을 할 수없게 되고, 환자의 부자연스러운 감정표현 때문에 환자의 기분이 대담자에게 전달되지 않게 된다. 즉 정서의 연결점이 없다. 이 점이 우울증이나 조증같은 정동장애환자의 정서상태와 다른 점이다.
무감정, 정동적인 둔화란 환자의 상태를 밖에서 보는 평가이고 그렇다고 해서 실제로 환자의 감정이 완전히 빈곤해져서 없어진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 심층심리학적 정신병리의 입장이다. 환자의 감정은, 단지 밖의 현실에서부터 내부의 무의식의 여러 콤플렉스로 물러서 있기 때문에, 의식에 쓸수 있는 감정적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것이라 설명된다. 무의식의 콤플렉스가 의식에 소용되는 에너지를 모두 흡수해 들였다고 할 수있다. 횐자의 심각한 자폐성 사고가 이른바 관심과 무감각 상태와 함께 일어나는 경우를 보는 것은 이를 암시하며, 멍창해 보이는 환자가 갑자기 극열한 감정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아도 이를 짐작할 수있다. 정신 분열증에서는 정동의 퇴보화가 아니라 정동의 전이가 문제된다는 의견은 타당한 말이나 정서둔화가 너무나 오래 지속되어 감정이 과연 어느 환자에나 한결같이 무의식에 집중되어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또한 정서표현의 부조화는, 의식에서는 그렇게 보이나 감정은 무의식의 여러 콤플렉스에 결부되어 있으므로 , 무의식과의 관련성에서 보면 어느 정도 그 부적합한 표현의 뜻을 추구해 볼 여지도 있다. 또한 환자의 무관심은 위협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을 방어하려는 수단이라고 보는 견해도 일리 있는 말이다.
정상적으로 감정적 자극을 받은 사람에서 볼수있는 우려. 불안. 고양된 기운 , 분노를 나타내는 수가 있고 감정적 연결이 가능한 경우도 상당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하며, 오늘날 전형적인 무감동상태나 쾌감을 못 느끼는 상태보다는 무의식에서의 자극에 좌우되는 데서 오는 감정의 불연속성이 더 많이 관찰된다. 물론 이 경우에도 자세히 보면 감정의 깊이나 초점이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다. 소외감, 신체나 주관적인 느낌에 사로 잡히는 경우도 많은데 정신 분열증에서는 이것이 다른 경우보다 더 심각하여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심한 공포감으로 발전되거나 괴이한 관념내용과 결부되어 왜곡된 신체상을 산출하게 된다.
간혹 급성 정신 분열증 초기에 발견되는, 세상이 이상하게 달라졌다는 느낌이나 세계타락감은 환자 자신의 인격의 와해를 상징적으로 세계에 투사하고 있는 경우로서 각종 다른 영역의 장애와 함께 세계와 자기가 하나가 되었다는 고양된 기분, 깊은 종교적 감정 , 세계와 자신의 몰락에 대한 심각한 공포감 을 유발하여 끝없는 흥분상태에 빠지는 경우가 있다.
정동장애와 결부하여 언급해야 할 것은 주의력의 장애인데, 관심이 자신 속에 쏠려 있어 밖을 향한 주의가 축소된다. 주의력의 결여가 지능장애로 오해되는 수가 있고, 묻는 말에 되는 대로 엉뚱한 대답을 하는 것은 반드시 묻는 말을 이해할 능력이 없는 때문이 아니라 , 그 보다 주체의 관념에 더 사로잡혀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주의력은 장애를 입지만 수동적인 주의력은 침해를 받지 않아 비록 긴장성 혼수처럼 전혀 주위의 자극에 반응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무엇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B. 사고의 장애
정신 분열증환자는 자기 자신의 논리와 법칙에 따라서 생각한다. 그의 사고과정 즉 연상은 통상적인 논리적 연결을 잃거나 토막토막으로 단절된다. 이와 같은 연상작용의 해이가 심해지면 환자의 말은 뒤죽박죽 이되어 말하고자 하는 논리적 목표가 무엇인지 알 수 없게 되며 게다가 기이한 표현이 섞일때 그 언어는 더욱 난이한 것이 된다.
한 32세의 남자 환자는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는데 본래 의도하던 생각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여러 생각 때문에 어떻게 그 연상과정이 해이를 일으키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부모님전 상서
햇빛을 등지고 글월로 안녕 소식을 전합니다. 시간의 흐름이 늦은것 같군요 이뭄은 내몸이 아니요 바로 여러분들의 노예입니다. 존경하는 어머님!감사합니다. 1969년 2월2일 먼지가 뭉쳐서 떨어졌어. 즉, 부활이 됏지! 맛있게 라면을 먹다. 인내로 이성을 가져라. 노력 MP환자. -발산은 능력을 가져야. 완전무결. 실패하라! 재 출발.
2월은 왔다.
물론 이환자의 횡설수설 가운데서 환자가 인내와 노력으로 샐패를 이겨내고 재출발을 하여 새사람이 되려는 그의 의도를 읽을 수있다.
정신 분열증 환자의 난해한 언어표현속에서 뜻을 발견할 수있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과 언어표현이 난해하다고 모두 정신 분열증의 증후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사고의 통합이 결여되어 있음을 환자가 알게될때 횐자는 자기의 생각을 누가 갑자기 빼앗아 갔다고 설명한다. 생각의 흐름이 막히는 경우는 다른 상태에서도 볼 수있는 현상이나 연상작용이 무의식적인 괴로운 내용을 자극할 때 일어난다. 여러 생각들이 걷잡을 수 없이 지나가는 경우도 있다. 환자는 누가 생각을 자기의 머리 속에 집어 넣는다던지, 혹은 생각이 빠져나가 남에게 널리퍼져 신문‧라디오‧텔레비젼에 보도된다고 호소하며 이것은 관계망상으로 발전된다. 작어증, 단어나 문장의 공허한 반복, 언어표현을 기묘하게 꾸미거나 지나치게 지적인 인상을 주려는 문장 구성도 정신 분열증에서 발견되는 증상이다. 이러한 언어속에서는 무감각의 내용의 응축을 볼 수도 있다. 정신 분열증 초기에 간혹 조증에서 보는 사고의 비약이나 강박적 사고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음을 유의할 점이다.
정신 분열증의 사고는 무의식에 형성되는 감정적 색채가 강한 콤플렉스들에 의하여 주로 지배될뿐 아니라, 이것과 아직 단편적으로 남아 있는 자아기능과의 합동작업의 결과이다. 그것은 상당히 꿈의 사고형태와 비슷하며 정신 분열증환자의 신비적 예술적 사고를 학자에 따라 다르게 규정짓기도 하는데 모두 무의식이 지닌 그 특유의 원초적 유형을 지적하는 말이다. 폰 도바루스는 정신 분열증환자는 정상인이 주격을 중심으로 사고하는데 반하여 술어가 같으면 같은 것으로 간주하여서 “성모마리아는 처녀다.” “나는 처녀다.” “고로 나는 성모마리아다.”식의 논법을 전개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원시인의 사고형태에서도 볼 수있는 특징이다. 골드슈타인은 이런 인식능력의 장애를 추상적으로 생각하는 능력의 감소와, 특수한 예를 일반화하는 능력의 감소를 수반한 구체적 사고의 경향을 나타내는 것이라 하였다. 카메른은 사고의 과도포합성을 분열증적 사고의 특징의 하나로 제시하였는 바, 지엽 말단적인 자료들까지를 포괄하는 사고경향이 그것이다. 페인은 사고의 과도포합성이 정상적인 사고과정에 존재하는 들어오는 자극에 대한 여과과정의 장애때문에 비본질적인 것을 제외시키지 못하고 멀리 떨어진 관념들이나 사람들이 보통 무시하는 감각자극까지를 모두 사고 체계에 포함시킨다고 하였다.
망상은 오늘날 피해망상이 제일 심하다. 그 내용의 색채는 시대나 문화에 따라 다를수 있으나 그 핵심과 구조, 감정적 강도에는 변함이 없다. 슈나이더는 밖의 어떤 힘에 의해서 조종되고 영향을 받는다는 망상관념을 1급증상의 하나로 들고 있다. 조종하는 방법에 대하여 환자들은 텔레파시에 의해서 전파, 최면술, 레이더, 광선등 갖가지의 설명을 한다. 이런 증상은 자아기능의 간섭, 자아와 비자아 간의 경계실패라는 특징을 보여 준다. 관계망상을 비롯한 피해망상은 흔히 과대망상적인 관념이나 느낌을 동시에 포함하는 경우가 있다. 환자는 자기가 특수한 사람이기 때문에 남이 자기를 보호하기 위하여 미행하고 있다고 믿는다. 세계추락의 환상에 결부된 망상도 나타난다. 신체적, 성적인 망상도 적지 않다. 망상내용은 때로 기이하고 넌센스처럼 보이지만, 환자의 무의식 속의 내용들이 외계로 투사되고 그것에 의하여 자아가 결정되어 그러한 망상을 이룬다고 볼 때 상징적으로 환자의 무의식적인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현상이다. 또한 이 내용에는, 그것이 비록 현대적으로 각색되어 있다하더라도 인류의 보편적인 심성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 적지않게 발견된다. 물론 망상내용에는 억압된 개인적인 욕구의 표현이 있고 망상은 환자의 인생의 상황을 주관적으로 재구성하고 각종 감정적 문제를 처리하는데 이바지하고 있다는 의견도 어느 경우에는 타당한 것이다. 정신 분열증 특유의 망상의 형태와 관련하여 첨가할 증상은, 슈나이더가 1급증상에 포함시킨 망상지각이다. 이것은 그가 2급증상에 포함시킨 망상표현과 즉, 갑자기 떠오른 망상적인 생각과 달리 2분절로 구분되는 현상인데, 첫째는 정상적인 지각과정이고 둘째는 이에 대한 이해불가능한 망상적 해석을 가하는 과정이다. 망상지각을 정신 분열증의 주 증상으로 중요시되는 것은, 망상착상이 진정한 의미의 종교적 계시처럼 비정신병자의 착상과 구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정신 분열증의 초기에 환자들은 자신의 망상관념에 완전히 사로잡히지 않아, 그의 피해망상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의문을 품고 당황하는 떄가 있다. 병이 진행함에 따라 망상에 대한 믿음도 굳어지고 때로는 체계화된다.
사례
29세의 남자환자는 다른 사람들이 기침을 하여 자기를 괴롭히고 있다는 피해망상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는 글자 그대로 가상적 혹은 실제적인 기침소리에 괴로와 하고 있었고, 이것을 병적인 증상으로 보는 사람들에게 심한 적개심을 품고, 정신감정을 한 정신과의사와 망상에 입각한 기물파괴로 일시 수감되었던 교도소 직원을 상대로 고소하면서 다음과 같은 탄원서를 썼다.
존경하옵는 검찰총장님,
저로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너무나 괴로운 일로 탄원하옵니다. 저는 4년 전부터 어디이건 제가 있는 곳이면 제 주위에 잇는 여러사람들로 부터 가래침뱉는소리, 기침소리들 이외의 여러 종류의 소리로 자극을 받아왔습니다. 저는 그러한 자극으로 살 의욕마저 잃을 정도의 심한피해를 입고 있지만 제게 자극을 주려는의도가 무엇인지, 이런 일을 주도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며 그들은 자기들의 고의적 행위는 부정하고만 있읍니다. 4년에 걸친 이러한 자극은 제게 너무나 괴롭고 고통스러워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고 있으며 생명을 가진 인간으로 살아 있을 수도 없을 것같습니다. 부디 저의 탄원을 들어주시어 악랄하고 잔인하고 조직적이고 계획적이라는 점 외엔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는 일들의 행위를 밝혀주시고 고소장도 처리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이 환자에서는 연상과정의 장애나 부적합한 정동을 볼 수없다. 다만 기침소리에 대한 망상지각, 망상관념 혹은 경우에 따라서 환청이 있음을 짐작할 수있고 환자는 완전히 자신이 망상적 비판에서 현실을 해석하고 이에 따라 절망하고 항의하고 자기를 지키기위해 남을 공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피해지각뒤에는 심한 열등의식과자책및 좌절감 이 엿보인다. 환자는 이를 외부에 투사하여 마치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괴롭히고 있다고 해석한다.
C. 지각의 장애
환자의 망상적 지분, 망상관념, 그 밖의 요인으로 말미암아 환자는 세계를 다양하게 왜곡하며 지각한다. 어떤대상, 인물의 크기, 명암, 소리의 강도가 이상하게 커지거나 작아지고 또한 뚜렷했다가 흐려지는 각종 지각이 일어날 수 잇다. 착각으로서는 환청이 제일 심하나 환상도 결코 드믈지 않다. 환청은 주로 말소리 로서, 슈나이더는 다른사람들이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는 소리, 자기의 행동에 일일이 간섭하는 소리를 특히 정신 분열증의 1급증상으로 삼고 나머지증상은 2급증상에 포함시켰다. 환청의 내용은 대개 불쾌한 내용이어서 감히 입밖에 담지 못할 욕설, 비웃는 내용들이 흔하나 충고, 위로 , 권유등의 내용도 있고, 환자는 처음에 이러한 환청에 당황하고 공포에 질리게 되나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종속망상으로 피해망상, 또는 종교적 망상을 발전시키고, 이런 망상은 또한 환각에서 그 자료를 얻는다. 만성정신 분열증에서는 환각의 내용이 덜 부정적이고 환자도 환각에 무관심해진다고 하나, 대채로 환자는 환각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며, 두려우면서도 여기에 호기심을 가지고 매달리며, 그것이 자신의 내부의 생각이나 희구라는 점을 전혀 생각지 않고 밖에서 누군가가 보내는 소리거나 실제로 이웃집 사람이나 아는 사람이 들려준 말이라고 믿으면서, 환청과 말을 주고받거나 울거나 화를내고 혹은 환청의 명령대로 자신의 몸을 해치거나 다른 사람에게 가해를 한다. 중얼거림, 바보스런웃음 갑작스런 공격이 있을때는 이 환청의 영향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환각은 환자의 마음이 외계로 투사된 것이다. 죄책감, 욕망, 도덕심, 증오감, 사랑 , 공포감, 영웅심, 등 모든 감정 콤플렉스가 환각의 내용이 될수있다. 환자는 그와의 관계를 외부세계대신 환각세계에 몰두하며, 환각은 이런 새로운 적응양식을 매개하는 수단이 된다. 정신 분열증환자의 특유한 환각과 비슷한 체험은, 사고환청으로서 생각하고 있는것이 큰소리로 머릿속에서 혹은 밖에서 들리는 체험이다. 이것은 슈나이더에서 1급증상의 하나로 간주되어 있다.
정신 분열증에서는 환청‧환시이외에도 환취, 환미가 드물게 나타나는데 피해적, 신체적 망상이나 그 밖의 성적인 망상과 결부되며, 단독으로 나타나기보다 망상과 함께 나타나고 그 내용이 기이하다. 신경증적 장애에서도 볼 수있는 가성환각이 나타나는 수도있고, 알고 있는 환경을 전혀 낯설게 느끼는 미시감, 본 일이 없는 장소를 언젠가 본일이 있는것으로 보는 가시감등 환경에 대한 이상한 감각적 느낌도 나타나는 수가 있다.
D. 의욕및 행동장애
환자가 나타내는 이상한 행동은 전술한 모든 정신기능의 장애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며, 또한 의욕의 장애과 관련하여 나타나게 된다. 블로일러가 정신 분열증의 4기본증상의 하나로 간주한 양가성은 서로 대립되는 정서가 대립되는 사고가 하나의 대상에서 동시에 느껴지거나 똑같은 가치를 지닌 개념이 되어 버리는 경우와, 음식을 먹고자 하는 마음과 먹지 않고자 하는 의지가 동시에 있는 의지의 양가성이 있어 반드시 의욕장애의 부문에 국한되는 개념은 아니다. 본래 이런 대립된 양극적인 관념이나 무의식의 근원적인 양가성에 뿌리박고 있는것이라 생각되고, 정상인의 의식생활에서는 대상의 하나가 억제되어 행동에 방향성을 갖추는데 비해서, 정신 분열증에서는 그 정도가 심각하여 양극 사이에서 어느 하나를 취하거나 어떤 종합된 결단을 못내리고 서로 모순된 행동상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난다. 한손으로 어머니의 뺨을 쓰다듬고 별안간 다른 한손으로 다른 쪽 뺨을 치는 따위가 한 예이다. 슬레이터가 양가성은 의지의 약화 때문이다 한 것은 일리 있는 말이다. 대부분의 정신 분열증환자가 의지의 약화에 시달리고 있다. 무엇을 하고자 하기는 하나 어떤 결단을 못내리고 멍청한 채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거나 공부를 한다고 책을 펴놓고 한페이지도 넘기지 않거나 한 글자도 쓰지 않은 채 허공을 응시하고 있는 경우가 있거니와 자폐적 사고때문인 경우가 많다. 관심의 결여, 행동상의 후퇴를 말하는 무의증도 이에 속한다.
의지와 의욕이 약화된것과는 반대로 그것이 고집스러우리만큼 강하고 굽히지 않는 것도 정신 분열증의 의욕장애의 특징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거부증이다. 거부증은 반드시 그의 행동의 전체를 언제나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대상인물에 따라 선택적으로 일어나는 수도 있다. 의지의 억제가 사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생길 수 있어 환자가 무엇을 하고자 할때 이를 막는 반대되는 행동이 일어난다. 환자는 자기의 의지가 자유롭지 못하다고 느끼고 다른 힘이 자기의 행동에 영향을 주고 침해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신장성 혼수에서는 일체주위의 자극에 반응하지 않으며 동통에 대해서도 무감각한 듯이 보인다, 거부증과는 반대로 병적으로 진전된 pathological suggestibility 을 볼 수있다. 검사자에게 자동적으로 순종하여 앵무새처럼 묻는 말을 그대로 반복하는 망의 메아리, 행동을 흉내내는 반향행동과 함께 waxy flexibility은 그 극단적인 증상의 하나이다 이런 파안시적 행동은 현실과의 접촉에서 오는 괴로움을 경감시키려는 노력의 표현이라고 본다.
행동장애의 또 하나의 특징은 mannerism 으로서 이는 자세 언어, 걸음걸이, 필적, 그림, 옷차림 등 여러 부문에서 일어나 상당시간 거북스럽고 이상한 자세를 하고 서 있는 환자도 있고 입술을 삐죽이 내밀고 씰룩거리는 것, 얼굴 찡그림, 입속에 바람을 넣어 불리는 행위 등 여러가지가 있다. 상동적 행동으로는 똑같은 동작을 계속 되풀이하거나 같은질문, 같은 대답, 같은 구절의 되풀이를 계속한다. 이러한 정신분열증의 행동장애는 바보스럽고 괴이하게 보이고 이를 신경학적 견지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도 있으나, 다른 한편 이것은 그들나름의 사고전달방식이라고도 할 수있으며 다른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상징적 의미가 숨겨진 것이라 불 수도 있다.
장기치료로 말미암아 오늘날 대소변을 가리지 않는 식물성생활을 영위하는 심한 행동의 황폐화는 만성병동에서나 볼 수있고 상기한 여러 행동장애들 가운데 현재 쉽게 볼 수 없는 장애들도 많다. 정신 분열증은 약 1%에서 자해행동을 하며 19%에서 자살을 기도하고 이 중 2~3%가 성공한다. catatonia 이나 망상증에서 난폭한 행위가 있으나 자살은 드물다. 자살은 발병 초, 극성정신 분열증에서 잘 일어난다.
E. 의식장애
정신 분열증에서는 의식장애가 없거나 적은 것이 사실이다. 급성기의 신장성흥분기에서는 disorientation 가 있는 듯이 보이고, 이 기간의 사건에 대하여 회상을 못하는 경우도 있고 망상적 사고에 의하여 과거의 생활사를 왜곡하는 기억의 retrospective falsificsation 로 말미암아 망상추상이 생기는 수도있다. 그러나대개는 指南力. 記憶力이 보존되어 있고 단지 환자의 무관심 때문에 주의력 부족이나 되는대로 대답하거나 옳은 대답을 회피하여 평가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시간감각은 여러가지로 침해를 입고 있는것같다. 정신 분열증환자는 인격통합의 결여 때문에 바보처럼 보이고 학교성적이 떨어지곤 하지만, 환자는 결코 근본적인 지능 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Ⅳ. 정신 분열증의 유형
크레펠린(Kraepelin)이 현재의 혼란형, 긴장형과 망상형으로 나누고 그 후 블로일러(E. Bleuler)가 단순형을 추가시켰다. 이 4가지 형이 정신 분열증의 전형적 증후군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 4가지 증상은 병의 시초부터 나타날 수도 있으나 급성기가 어느 정도 지나야 뚜렷해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한 가지 유형만 나타날 수오 있고 여러 가지가 혼합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A. 단순형 ( symple type: 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DSM-Ⅲ )
정동표현이 깊지 못하고 무감각하고 멍청하며 의욕과 관심이 결여된 것이 특징이다. 병은 눈에 띄지 않게 시작되어 진행된다. 다양한 증상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얼핏 보아서는 정신 분열증의 진단을 붙이기 어렵다. 망상이나 환각, 긴장증의 증상은 대체로 없으며 혹시 있다 해도 일시적이다. 발병초기에는 가족이나 친구들 또는 사회생활에서 일상적으로 지켜야 할 관습이나 의무를 아무 이유없이 무시해버리는데, 예를 들어 오전 내내 잠자리에 누워 일어나지 않거나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지 않고 항상 혼자서 한다든가, 별 이유없이학교를 안 간다거나 직장을 결근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막연하고 괴상한 신체증상을 많이 호소하며 대인관계를 점점 기피하고 학력이나 경력에 어울리지 않는 쉽고 힘 안드는 직책을 취하고, 이성과 접촉해도 깊이 사귀지 못한다. 혼자서 판단을 내리지 못하며 주위에서 도와 주지 않으면 무위도식자‧부랑자‧좀도둑‧창녀와 같은 최하류층에 전락하여 살게 된다. 유사종교단체의 추종자, 범죄조직의 하수인들 가운데서 단순형 환자를 볼 수 있고 아무 감정없이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를 본다. 대개 사춘기 이후에 전에는 공부도 잘하고 활발하던 사람이 점차 게을러지면서 병이 진행하여 성격이 황폐화되는데 성격장애와 구별되는 특징은 이 경우에는 보다 일찍 나타나고 성격의 황폐화까지는 이르지 않은 채 같은 성격유형이 지속된다는 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단순형의 분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DSM-Ⅲ에서는 이것이 정신 분열증이 아니라 성격장애쪽으로 분류되고 있다.
症 例
24세된 미혼여성이 아버지에게 용돈을 달라고 행패를 부린 뒤에 입원하게 되었다. 그녀는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는 특별한 이상이 없었으나 점차 이유없이 학교 가기를 싫어하고 멍청해지고 성적이 떨어지면서 가끔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점차 게을러지고 공부를 한다고 학원에 나갔지만 결석하는 일이 잦았고 결국 대입 예비고사에 실패했다. 그 후 부모가 회사에 취직시켰으나 계산이 틀리고 업무에 관심이 없어서 그만두고 그 이후 몇 군데 더 취직했지만 자주 지각하고 동료와 어울리지 못하여 3개월 이상 다니지 못했다. 작년부터는 유사종교단체에 가입하여 철야기도까지 다니면서 종종 집에 안들어 오고 교회에서 자기도 하고 목사를 따랐다. 최근에 와서는 남자들이 자기를 보면 감탄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아침에는 늦게 일어나고 세수도 하지 않고 밥도 잘 먹지 않았으며 가족들이 간섭을 하면 심한 짜증을 냈다. 가끔 부모에게 용돈을 달라고 조르고 안 주면 어머니의 옷을 찢어 버리고 아버지의 따귀를 때리며 친척집을 방문하여 돈을 구걸하곤 하여 입원하게 되었다. 입원 당시 환청과 환시는 없었으나 사고는 간헐적이고 비논리적으며 도덕적 판단력과 병식은 결여되어 있었다.
B. 혼란형(disorganized type), 파과형(hebeprenic type)
심하게 지리멸렬된 사고와 정동의 부조화가 주병상이며 성격의 황폐화가 심하게 오는 것이 특징이다. 초기 청소년기에 서서히 발병한다. 그러나 때로 亞急性발병을 하기도 한다. 발병초에는 주의집중이 잘 안된다고 하며 학교성적이 떨어지는데 환자는 이와 같은 원인을 과로나 신체장애라고 하며 학교를 바꾸거나 ‘호르몬’에 이상이 있나 검사해 보기를 원한다. 주로 대중잡지에서 읽은 지식을 토대로, 예컨대 수은이나 월경이 미치는 나쁜 영향이나 암, 결핵, 정신병과 같은 심한 질환이 아닌가 하는 등의 건강에 대한 걱정들을 한다. 건강염려성 파과증이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사춘기에서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는 모든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증상의 근원이 될 수 있다. 사고는 산만하고 꿈꾸듯하며 사이비 철학이나 과학에 관심이 많고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한다고 괴이한 이론을 펴나 뜻을 종잡을 수가 없다.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고 생활이 무질서하고 가치관도 상실되어 감정과 본능이 행동을 지배하여 급격한 성적인 흥분상태에서 심한 수음을 하거나 아무에게나 기대서 성적인 욕망을 거침없이 발한다.
망상은 그 내용이 빨리 변하고 단편적이고 일시적이며 괴상한 것이 특징이다. 환자는 머리에 누가 생각을 집어 넣는다거나, 빼앗아 간다거나 널리 퍼진다는 등의 호소를 하지만 미세한 피동망상이 심하게 있다 하더라도 환자의 사고가 와해되고 두서가 없기 때문에 알기가 어렵다. 많은 환자들에서 오랫동안 환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도 있으나 병이 진행되면 거의 다 나타난다. 대개 사고장애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나타나며 만성이 되면 사랑, 돈벌이, 그 밖의 성공을 알려주거나 약속하는 즐겁고 아첨하는 목소리에 완전히 몰두하게 된다. 가끔 우울하게 보이는 경우도 있으나 전형적인 예에서는 바보스럽게 기분이 좋아져 있는 것을 더 많이 보며 주위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웃음을 터뜨리는 것이 이 병의 특징 중의 하나이다.
초기에는 정동반응이 아주 부적절하고 예측할 수 없으며 화를 내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원색적 정동을 보이지만 나중에는 마음이 빈 것처럼 조용해지기도 한다. 행동은 의욕을 잃고 꿈속에 빠져 있는 것 같고 위축되고 자폐적이며 매너리즘이나 얼굴 찡그림을 가끔 본다. 말기에 가면 대소변을 가리지 않고 무질서하게 먹으며 개인위생을 돌보지 않아 지저분하며 어린애 같은 심한 퇴행증상을 보인다. 블로일러(M. Bleuler)는, 파과형은 오늘날 그 개념이 많이 달라져 망상형, 단순형, 긴장형에 특징적이 아닌 모든 증상을 모은 것 같고, 대개 사춘기 직후 발병하기는 하지만 발병연령과는 관계가 없다고 하였다.
症 例
24세된 미혼 여자환자가 창자가 똘똘 뭉쳐 명치 끝에 매달려 배가 아프다는 등의 ‘헛소리’를 하여 입원을 하게 되었다. 이 환자는 중학교 졸업 때쯤 해서 몸이 피로하다고 스스로 N병원 신경내과를 방문라여 한 달 정도 치료받다 그만둔 일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부터는 “선생님은 나만 쳐다본다” “친구들이 날 따돌린다” 등의 말을 하면서 학교를 가기 싫어하고 빈혈과 소화불량 병세를 호소하며 병원에 가서 링게르를 맞기를 원했다. 고등학교 졸업 때쯤해서 증상이 더욱 심해져 주위에서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것만 봐도 자기 이야기를 한다고 시비를 걸었으며 대문 밖에서 누군가가 자기 욕을 한다고 뛰어나가기도 했다. 가끔 환시도 경험했다고 했다. 2년 전부터는 기분이 좋아서 들떠 있는 때도 있었고 변소가 지저분하다고 방에 대소변을 보았다. 1년 전부터는 집안 식구들이 약을 올린다며 자주 때리고 식사를 할 때는 한없이 하고 안 할 때는 전혀 하지 않으며 혼자서 쓸데없이 바보처럼 킬킬거리며 웃고 소리지르고 중얼중얼하기도 했다. 입원 당시 “아버지한테 매맞을 때 처녀막이 없어졌다.” “애기를 입에서 토할 것 같다.”는 헛소리를 했다. 입원 후에도 한동안 다른 환자와 자주 싸우고 ‘괴상한 소리’와 ‘괴상한 짓’을 계속하고 있다.
C. 긴장형(catatonic type)
긴장형의 특징적인 양상은 심한 정신운동의 장애라고 할 수 있다. 혼미상태와 흥분상태가 교대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한 번에 어느 한 가지 상태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혼미상태가 대부분이고 흥분과 혼미 양쪽 다 있는 경우는 30%, 주로 흥분만 있는 경우는 25%이다. 가장 흔히 발병하는 연령은 15-25세이다.
가장 흔한 긴장증상은 혼미로 일시적인 운동의 중단에서부터 굳은 자세로 꼼짝하지 않는 것까지 그 정도가 다양하다. 처음에는 어떤 활동이 짧은 시간 멈추기 때문에 환자가 멍청한 것처럼 보이다가 곧 전반적인 부동상태가 되어 전혀 자극에 반응이 없는 상태가 된다. 이 동안에 여러가지 긴장증상이 나타난다. 그 가운데 하나가 거절증이다. 이는 식사를 거부하거나 대소변을 옷에 싸거나 세수, 옷 갈아입기, 자리에서 일어나기 등을 완강히 회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강직도 나타나는데 정신 분열증에서는 강직이 수일 동안 지속되는 경우는 적다. 어떤 환자의 경우 질문자가 물을 때는 입을 봉하고 있다가 돌아서서 가려고 하면 대답하는 예도 있고 침대에서 위험하고 불편한 위치에 누워 있어서 바로 뉘려고 하면 완강히 거절하며 똑같은 위치를 고수하는 예도 있다. 이런 자세를 취하는 병세는 일반적으로 상당히 진행된 환자에서 보지만 그 전에도 가볍게 나타나는 수가 있다.
자동복종증(automatic obedience)이 거절증과 같이 오거나 교대로 오기도 하며 납굴증, 반향언어, 반향동작도 보인다. 자세의 상동증을 보이고 환자에서 나중에 물어보면 십자가에 예수가 못 박히는 것을 상징하고 있었다는 등 그 나름의 의미가 있다. 운동에 있어서의 상동증은 대단히 다양하여 단순한 운동에서부터 상징적 성격을 띤 복잡한 運動亢進까지 모두 가능하다. 어떤 환자에서는 추체외로성震顫과 비슷한 주둥이를 만드는 증상이나 머리나 팔을 규칙적으로 흔들거나 아무것이든 꽉 잡는 등의 운동증상을 본다. 얼굴을 찌푸리거나 남의 행동이나 얼굴표정을 흉내내기도 한다. 긴장성 혼미시의 부동자세는 심한 양가감정에 대한 해결책으로 수행되는 경우가 있다. 상동증은 앞으로 일어날 전반적인 운동항진을 미리 경고하는 징조일 수 있지만 전반적인 운동성흥분 뒤에 남는 증세인 경우가 더 흔하다. 운동항진은 혼미에 앞서거나 뒤따르기도 한다. 환자는 쉬지 않고 안절부절하며 흥분해 있고, 심한 경우 전혀 수면을 취하지 않는데 이 때 환자가 식사까지 거부하면 사망하게 된다.
일반적으로 긴장증상, 혼미와 흥분 모두 유체외로 운동장애처럼 수면중에는 사라진다. 과거에 급성섬망이라 하던 급격한 난폭한 흥분발작이 전혀 예고없이 일어나는 수도 있다. 이것은 때로 신체적인 불쾌감을 잠깐 겪은 뒤에 나타나는 수도 있는데 이 때의 발작은 간질성광란을 제외하고는 정신질환의 어떤 상태보다도 그 정도가 심하다. 소리지르고 때리고 물어 뜯고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파괴하며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누구와도 싸우고 밤낮없이 돌아다닌다. 이런 환자를 말로 달래기란 불가능하다. 다량의 정온제를 투여하여 비로소 물을 마시게 하거나 약간의 음식을 먹도록 설득할 수 있을 만큼 진정된다. 이런 발작은 환각이나 망상에 그 원인이 있는 수도 있다. 암송증. 조어증 및 말비빔과 같은 언어장애도 보인다.
症 例
30 세된 여자 환자가 죽은 듯이 누워서 들것에 실려 입원하게 되었다. 입원하기 10일 전부터 24시간 잠을 거의 안 자고 잔다고 해도 한두 시간 정도 잤다. 집 근처의 교회에 가서 소리내어 찬송가를 부르고 밥도 먹지 않고 기도하고 밤새워 박수를 치면서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며 날뛰었다. “남편이 천국에 가야 한다” “× 새끼” “× 같은 년” 등 욕을 하면서 잡히는 대로 옷을 찢고 때려 부수어 버렸다. 입원하기 3일 전부터는 의식을 잃은 듯 눈에 초점이 없고 죽은 듯이 누워 있고 전혀 먹지도 않아 입원하게 되었다. 입원 당시 아주 말라 있었고 탈수증상이 심하였다. 의식이 없는 것 같아서 뇌파를 포함한 신경학적 검사를 했으나 이상소견은 없었다. 입원 직후 옷과 침대가 다 젖을 정도로 오줌을 쌌다. 그러다 4시간 후부터는 옷을 찢고 혼자서 “× 같은 년들”하며 중얼거리고 손에 잡히는 것은 무엇이든 찢어버리며, 주는 음식은 간호원 얼굴에 뱉어 버리고 침대 위에 눕히면 침대 밑으로 들어가 눕는다. 가끔 남편 이름을 들먹이면서 “그 새끼 날 죽일려고 한다” “오빠 나 살려줘” 하고 지껄였다. 투약은 chlorpromazine 50mg씩 하루 4회 이상 주사를 맞고 입원 1주일 후부터 약간씩 먹기 시작했다. 2주 후부터는 “그 동안 내가 실수가 많았다”고 말하며 “귀에서 소리가 많이 들려서 그랬다”고 하며 부끄러워 했다. 입원 1개월 후 퇴원하여 집에서 통원치료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D. 망상형(paranoid type)
정신 분열증의 기본증상을 가졌으면서 특히 망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아형이다. 망상은 주로 관계망상 그 밖의 각종 피해망상이 흔하나 과대망상도 드물지 않고 건강염려성 망상, 각종 우려망상, 애정망상도 보인다. 망상은 환각 특히 공격적인 내용의 환청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는 망상적인 기분에 사로잡힌 환자가 자신의 이상한 체험을 설명하려는 시도로 간주되기도 한다.
투사(projection)의 기제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형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개 현실적인 상황과 관련성이 없는 엉뚱한 근거에서 관계망상이나 그 밖의 피해망상을 발전시키지만, 때로는 그럴싸한 동기를 발견할 수도 있어 전문가가 아닌 가족들은 그것이 망상이라고 판단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망상형정신 분열증의 망상내용은 망상증에서처럼 체계화되어 있지 않고 합리성이 결여되어 있으나 자신의 망상관념을 숨기거나 망상내용을 건전한 인격에서 격리하는 능력을 가진 경우도 있고 감정의 부조화가 적기 때문에 제법 인간적인 따뜻한 감정도 표현할 수 있는 측면이 보존되어 있는 수가 많다. 망상형을 정신 분열증이 아닌 망상정신병에 분류하는 시도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망상형에서도 마찰, 환각, 피동경험 그 밖의 정신병 특유의 인격의 통합상실의 증상을 보이게 되므로 정신 분열증의 진단을 내리는데 그리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망상형 정신 분열증과 망상증이 별개의 병인가, 정신 분열증에 망상형의 아형을 꼭 둘 필요가 있는가 하는 문제는 좀더 검토를 요하는 과제이다.
Slater는 왜 다른 형과는 달리 유독 망상을 주증상으로 하는 아형(subgroup)이 정신분열환자 가운데서 많이 발견되는가 하는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은 망상형이 지능도 높고 인격의 발전이 상당히 진행되어, 이른바 체질적 저항력을 지닌 중년, 또는 그 이후에 발병하는 사실로 미루어 발병연령과 관계되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고 있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병의 경과가 만성화하고 인격의 파괴가 다른 형보다 적은 것이라고도 추측된다. 피해망상이 교육받은 현대인에서 특히 많다는 횡문화 정신 의학적 연구결과도 이에 관련지을 수 있을 것이다.
망상형환자의 병전성격이 의심이 많고 화를 내고 냉담하고 남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설도 있으나, 망상형에서는 망상적 성격이나 정신분열성 성격의 소유자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하는 보고도 있으며, 성격의 변화는 원인이기보다 병의 결과일 것 이라는 주장이 있다.
망상형은 갑자기 공격을 해대거나 사람을 피하고 의심하며, 때로는 법적인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세상이 깜짝 놀랄 발명을 했다고 느끼면서, 그 비밀이 새어나갈까 하여 경계하며, 괴상하고 비합리적인 세계구제의 망상에 사로잡히거나 자기를 사랑하는 연인이 하늘에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생각에 황홀해지기도 한다. 모두 환자의 망상. 감정장애. 지각장애 등 내적인 변화를 토대로 표출되는 행동이다.
발병은 서서히 진행되는 수도 있고, 급격하게 발현되기도 하나 만성적인 경과를 취하게 된다.
症 例
37세된 작은 전자회사의 과장인 남자환자는, 3년 전부터 부인과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 도중 갑자기 누가 엿듣지 않나 걱정을 하면서, 부인에게 조용히 이야기하라고 주의를 주었다. 회사는 정상 출근하였지만, 항상 표정이 밝지 못하고 무언가 걱정하고 있었으며 긴장되어 있었다. 2년 전에 직장에서 정규 인사가 있었는데, 회사의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몇 사람이 좀 늦게 발령이 나게 되었다. 여기에 환자가 속하게 되었는데 그날부터 “사장이 나를 무시했다”면서 수일간 울고는 “누가 나를 미행한다” “라디오에서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길 가는데 사람들이 나에 관해 수군거린다” 등의 말을 하면서, 밤에는 손전등을 들고 집 주위를 수색하고 불안해 하며 잠을 자지 않았다. 이 때문에 모 대학병원에 2 개월 입원했다가 증상이 소실되어 다시 직장에 복직하였다. 전과 같지는 않았지만 계속 근무하다가 입원하기 3개월 전부터 “집에 누가 독가스를 넣는 것 같다”면서 걱정하고 미모의 부인을 밖에 나가지 못하게 하다가 어쩔 수 없어 시장에 내보내면서도 갔다 오면 밖에서 딴 남자와 정을 통하지 않았나 하여 철저한 몸수색을 하고 “기관에서 도청장치를 했다” “나를 죽이려고 한다” 등의 말을 하며 심하게 공포에 질리고 식사에 혹시 독이 들었나 의심하며 먹기를 거부하고 여기저기 구명운동을 하면서 국외로 망명하기를 원했다. 입원 후 자신은 자신을 해치려고 하는 어떤 기관에 의하여 입원하게 되었다고 하며 의사에게 논리정연하게 자신이 병들지 않았음을 주장했다. 처음에는 의사도 “그 조직”에서 보낸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입원 후 한동안 말을 잘 하지도 않았으나 치료를 받은 뒤부터 식사도 할 수 있고 의사와의 대화가 가능하였다. 약 2개월 후는 자기 스스로 내가 병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주위를 의식하는 듯한 태도는 약간 남아 있었지만 입원 당시와 비교하면 많이 ‘정상화’되어 퇴원하였다.
E. 기타 혼합 또는 비정형 ( mixed or atypical type )
1. 정신 분열성 정동형
1933년 kasanin이 처음으로 이 용어를 사용한 이후 많은 임상가들은 망상, 환각 및 사고장애가 있으면서 동시에 기분이 앙양되었거나 우울한 환자, 다시 말하면 정신 분열증의 증상과 정동장애의 증상이 혼합된 환자에게 이 진단을 붙이는 경향이 있다. Procci(1976)는 이들이 예후가 양호하며 갑자기 시작하고 증상의 소실이 빨리 있으며 대개 병전상태로 회복되고, lithium에 어느 정도 반응하며 가족 중에는 일반보다 정신 분열증의 발병률은 높지 않으나 정동장애의 발생빈도는 높다고 한다. Leonard는 이와 같은 환자를 순환성 정신병이라고 명명하고, 이는 정동장애도 정신 분열증도 아닌 독자적인 내인성 정신병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운동성 정신병, 혼동성 정신병, 불안-긴장성 정신병의 3가지 유형으로 나누었으나 증상이 서로 겹치는 부분이 많아 뚜렷이 구분되지는 않는다. 문제는 정신 분열증의 경과 중 정동장애증상이 예외적이 아니라 거의 대부분에서 나타나며, 이와 반대로 조울증의 경과 중 Schineider의 1급 증상을 20-50%에서 볼 수 있으므로 아직까지 분열성 정감형 정신 분열증이 정신 분열증이나 정동장애의 한 변형인지, 아니면 독자적인 질병학적 단위인지, 정신 분열증과 정동장애간의 연속선상에 속하는 것인지 혹은 정신 분열증과 정동장애 가족 사이의 유전적 혼합인지 확실치 않다.
2. 잠재형과 경계형
망상. 환각 또는 괴상한 행동을 보이지 않고 보인다해도 극히 드물게 나타나는 경우로서, 상당 기간을 두고 보면 정신 분열증 비슷한 증상이나 성격상의 장애가 보이는 경우를 말한다. 공식분류의 ICD-9에서는 정신 분열증 잠재형으로, DSM-Ⅲ에서는 인격장애에 소속시키고 있다. 일찌기 블로일러는 전형적 증상은 없지만 흥분을 잘하고, 좀 괴상하며 변덕이 심하고 위축되어 있어서 가벼운 형태의 정신 분열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환자를 잠재형이라고 했다. 학자에 따라서는 필요 이상으로 정신 분열증의 개념을 확대했다고 비판했으나, 그가 갖고 있던 개념은 현재까지 남아서 후일 假신경증적 정신 분열증(Hoch, 1949), 경계선상태(Knight, 1953), 유사정신병질성 정신 분열증(Dunaif, 1955), 정신 분열증적 성격(Bleuler, 1941), 퇴행정신 분열증(Zieboorg, 1941)과 같은 많은 진단명이 만들어졌다.
이렇듯 이름은 서로 다르나, 의미하는 바는 서로 비슷하다. 이들 환자의 행동이나 증상이 얼핏 보기엔 정신 분열증 같지는 않으나 전형적인 정신 분열증 증상의 형성에 관여하는 것과 같은 요인에 의하여 증상이 발생했다는 점이 共通點이다. 전형적인 假神經症的 精神分裂病은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에 발병하고 妄想的 思考는 없으나 많은 신경증적 증상을 보인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무엇에나 不安과 恐怖를 느끼는 이른바 汎不安과 汎恐怖이다.
그 밖에 性問題에 있어서의 광범위한 混沌, 갖가지 神經症的 症狀 및 심한 多價感情 등이 있으며 때때로 뚜렷한 정신병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境界線’이라는 용어는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기 때문에 한마디로 그 의미를 말하기는 어렵다. Knight는 境界線狀態, Kernberg는 境界線人格構成, Grinker는 境界線症候群이라고 했다. Gunderson과 Singer는 여러 사람이 제시한 개념을 합성하여 境界線上患者에 대한 진단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였다.
① 情緖面에서 忿怒․憂鬱․不安 및 無感動症이 있고, ② 행동에서는 社會的으로 잘 해 나가다 피상적이며 衝動조절이 잘 안되고 性的인 問題가 있으며, ③ 스트레스와 관련하여 단기간의 정신병의 에피소드가 있으나 일시적이며 완전히 회복되지만, ④ 이 때 관계사고나 피조정사고와 같은 망상이 있을 때도 있고 意識障碍를 보이기도 하며, ⑤ 心理檢査上 知能檢査와 같은 構成的인 檢査에서는 정상반응이나 Rorschach 검사 같은 投射檢査에서는 사고의 迂廻性과 같은 사고감정의 장애를 보이나, 일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실 판단 능력을 대개 보존하며, ⑥ 대인관계에 있어서 피상적이고 일시적인 것이 특징이지만 친절한 사람에게는 심한 依存性을 보인다.
3. 基 他
精神薄弱患者에서 가끔 非典刑的인 정신 분열증의 양상을 볼 수 있는데 가장 특징적인 것은 思考內容의 貧困이다. 그 밖에 유치하고 허튼 짓을 하거나 原始的이고 단조로운 심한 幻覺을 보이거나 常同症的 健康念慮症을 보이는데, 精神薄弱에 精神分裂病이 덧붙었다고 하여 移植精神分裂病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형태로는, 환자가 주위환경과의 모든 관계를 상실하고 마치 꿈꾸는 사람처럼 행동하면서 多重畵面幻覺을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夢幻狀態라고 한다.
그 밖에 妄想, 幻覺, 頭尾一貫性의 喪失, 聯想의 解弛 및 심한 行動障碍와 같은 精神病的 症狀을 갖고 있고 정신 분열증의 진단기준에 맞기는 하나 典型的 類型으로 분류할 수 없는 경우가 특히 만성환자에서 많은데, 이를 ‘未分化型’이라고 하여 과거에 精神分裂病을 앓았던 사람이 현재에는 뚜렷한 증상은 없으나 아직 감정이 무디거나 부적절하며, 사회적으로 萎縮되어 있고 행동이 약간 괴상하고 대화에 장애가 있는 등 병의 증후를 계속 보이는 경우는 殘滓型 이라고 부른다.
Ⅴ. 정신 분열증의 원인
정신 분열증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연구가 많이 진행중이나, 아직 한마디로 이것이 원인이라고 말할수 있는 것이 없다.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정신 분열증을 발병케하는 하는 것으로 추측되며, 원인보다도 발병에 기인하는 여러 조건을 살펴보는 조건론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학자도 있다. 이제 주로 생물학적, 심리학적, 사회적인 방향에서 이를 분석하고자 한다.
A. 생물학적 원인
1. 유전
정신 분열증의 유전적 측면에 관한 연구는 친족간의 발병율조사, 쌍생아연구, 양자연구가 있다.
첫째의 경우, 정신 분열증환자의 가족에서 정신 분열증의 발병빈도가 일반인구의 발병빈도보다 높다는 사실을 제시해 주고 있는데, 슬레이터는 환자와의 혈연관계가 가까울수록 발병 기대율이 높아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혈연관계가 없는 배우자와 이복형제에서도 일반인구에서의 발병 기대율보다 높고 서로 5년 이상 떨어져 생활한 1란성 쌍생아에서 함께있던 1란성 쌍생아보다 기대율이 적은 것등은 이 병의 환경적 요인을 암시하고 있다.
두번째 쌍생아연구에서는 1란성쌍생아에서의 일치율이 2란성 쌍생아의 일치율보다 높게 나온다. 물론 환경적 요인을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 비판을 받고 있으나, 정신 분열증의 유전성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세번째로 정신 분열증의 유전성을 보다 객관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환경적 요인을 제거한 입양아연구 혹은 양자연구가 있다.
케티(1975) 등은 양자의 양부모 및 양가족과 혈연관계를 가진 친족에서의 정신병환 발병율과 그 병의 유형을 조사하였다. 그들은 각종 정신 분열증으로 입원된 일이 있는 33명의 양자와 그 혈친가족과 양가족, 이에 상응하는 대조군, 양자의 혈친친족 또는 양가족군 등 4군에서 진단 및 면접평가상의 주관적 편견을 제거한 조건에서 면밀히 조사하였는데, 정신 분열증 양자의 혈친친족에서 유전적으로 환자와 관계없는 가족군보다 높은 정신 분열증의 발병율을 보였다. 급성정신 분열증의 경우는 환자의 혈연친족에서 2. 9%, 기타군의 0. 6%, 잠재성정신 분열증은 기타군에서 1. 2%에 대하여 혈연친족에서 3. 5%, 그리고 불확실한 정신 분열증에서는 기타군 2%에 대한 혈연친족에서 7. 5%의 결과를 얻었다. 대략 정신 분열증환자와 유전적으로 관련되는 사람의 13. 9%에서 이상의 여러 정신 분열증의 진단을 받았고, 환자의 양가족에서는 2. 7%에 불과하였다. 이들의 연구는 정신 분열증의 전달에 유전적 요인이 간여함을 지지하고 있다.
케디는 이러한 연구결과들에 비추어 정신 분열증에서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역활을 한다는 것은 사실이나, 1란성 쌍생아에서도 50%의 불일치를 보이는 것으로 보아 환경적 요인의 작용을 배제할 수 없는데, 아마도 그것은 초기 모자관계, 가족간의 상호관계, 사회적 영향, 또는 출생 중 외상, 아이의 식이, 성격, 기타 임신중의 여러 가지 영향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상의 연구 결과들은 정신 분열증이 단일병환이라는 결과를 유도하는 것은 아니라고 케디는 말하고, 정신 분열증과 비슷한 증세로 시작하는 많은 병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정신 분열증은 복합적인 원인과 상이한 유전적 전달방법을 가진 증후군일 가능성도 있으며, 서로 상이한 장애로 구성되면서도 결국 같은 방향으로 귀착되는 병이라는 것이 장차 밝혀지게 될지 모른다 하였다.
요컨데 정신 분열증의 병인으로 유전적 요인이 관여한다는 것은 사실이나 그것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모르고 있고 그것 만으로는 병인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으며 환경적 요인 또한 이에 못지 않게 관여하나 그것만으로도 병인의 설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 유전학자들의 견해다.
2. 생화학적 및 생리학적 원인
1) 도파민(dopamine) 가설
향정신병약물이 도파민 receptor의 작용을 하리라는 추측을 증명할만한 연구가 보고 되었다. 또한 amphetamine, methylphenidate, L-dopa를 회복기 정신분열환자에게 투여하여 증세가 악화됨이 발견되었다. amphetamine의 과량투여로 인한 정신병은 거의 망상형정신 분열증과 구별하기 어렵거니와, 이는 도파민의 그 뇌중 recepter에서의 활성화에 의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파민receptor를 차단하는 약물이 amphetamine 정신병의 증상을 완하하고, 정신 분열증의 특징적인 증산에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아 정신 분열증의 병인에서 dopamine synapses의 활성과다가 결정적인 역활을 하는 것이 아니가 하는 가설을 내놓게 된 것이다.
2) 에너지대사
뇌의대사와 관련하여, 스트레스와 대응하여 반응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이용하는 능력이 정신 분열증에서 결핍되어 있으며 이는 embden-meyerhof scheme에서의 대사결함때문이라는 보고가 있다. 또한 정신 분열증 환자에서 hypergly-caemia을 일으키는 요소가 있어 아마도 인슐린 antagonist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되고 있다.
3) 신경뇌분비 요인
정신 분열증이 사춘기에 많이 발병하며 갱년기에 다시 한 번 더 높은 발병률을 보이고 비록 그 숫자는 작지만 2차성징의 발달이 늦은 환자가 있기때문에 내분비기관의 이상이 정신 분열증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여서 그에 대한 연구가 있었다.
블로일러는 내분비선과 정신 분열증과의 관계를 면밀히 검토한 후 정신 분열증과 이미 알려진 내분비 기능은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러나 정신 분열증에서는 통상적인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 다른 내분비장애가 관여하고 있을 가능성은 지적되고 있다.
3. 생리 해부학적 원인
슬레이터는 조직병리학적으로 정신 분열증환자에서 뇌의 어떤 이상이 발견된 것은 사실이나 나타난 소견이 비특이적이고 너무 미세하여 정신 분열증과 어떤 관련을 짓기는 어렵지만 정신 분열증환자에서 자건신경계의 증상과 수면장애가 있는 것으로 보아 이와같은 기능의 中樞인 diencephalon에 어떤 빙변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C-T scan으로 과거에 腦側室의 확장이 있다는 야코비의 주장이 만성정신 분열증환자에게서 확인되는 등 정신 분열증환자의 뇌에 이상이 없다는 일반적인 생각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신 분열증환자의 頭皮腦波소견은 알파운동이 낮다는 등의 비특이적인 소견이 대부분이나 급성정신 분열증환자에서 REM 수면박탈 후 정상인에서 볼 수 없는 REM rebound가 없다고 하며, auditory evoked response 의 amplitudes가 정상보다 낮고 크게 다양하여 저상과 달리 P3 파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이밖에도 우발적 부정적 변동은 정상과 차이가 있다고 한다.
에케는 정신 분열증환자에서 뇌의 정보진행의 장애가 있음을 지적, 감각차원의 subsystem들의 통합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B. 심리학적, 사회문화적 원인
1. 심리학적 원인
환자의 정신내부의 갈등과 정신 분열증의 장애와의 관계를 정신분석의 입장에서 여러사람들이 언급하였다. 프로이드는 그의 성적퇴행에 관한 학설로 정신 분열증환자 슈레버의 망상적 장애를 설명하였다. 프로이드는 슈레버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서 그의 아버지에 대한 어릴적의 아직 잘 통합되지 못한 동성애적 애착장애로 퇴행을 하였으며 받아들이기 힘든 동성애의 위협을 잘 처리하기 위하여 이 충동을 무의식적으로 부정하였으며 이를 망상적인 사고체계에서 다른사람에게 투사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클라인은 정상적인 유아가 첫 6개월에 자기가 의지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느낄 불안, 분노, 불만과 분열, 內攻, 投射의 방어기재를 이용한 심리적 갈등은 성인의 성인의 망상적 분열성시기와 견줄 만 하다고 보았으며, 하르트만은 정신 분열증의 병적증상을 심한갈등, 과도하게 조절불가능한 공격성과 관련지워 이것들이 자아기능의 자율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지각장애, 논리적사고의 瓦解, 대인관계의 장애를 일으킨다고 보았다. 이 공격성은 특히 의존적 성격의 사람들에게서, 이별의 위협 또는 얻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힘들어질 때 폭발하며 이와같은 공격성과 그로 말미암은 결과는 정신 분열증에서뿐 아니라 다른 정신병, 경계장애에서도 결정적인 요소를 이룬다고 보았다.
정신 분열증환자에서의 자아기능의 약화는 대부분의 학자가 공통으로 주장하는 것으로 벨라크등은 그 기능을 세분하여 각 기능의 장애및 예후와 관련지어 관찰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견해들은 분열증의 정신병리를 설명하는 데는 어느정도 타당할지 모르나 그 원인을 밝히기에는 부족한 것같다.
2. 母子關係
설리반은 정신 분열증이 정신내부의 갈등보다도 인간관계의 깊은 障碍를 바탕으로 일어난다고 주장하였고 정신 분열증환자는 유아기에 어머니의 불안을 물려받은 경우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 하나로 어머니의 우울증으로 모성적 양육과정에 결함이 생긴다는 보고가 있다.
정신 분열증환자의 母性의 성격에 대하여는 여러가지 설명이 있는데, 어떤 이들은 그들이 공격적이며 거절적 지배적이고 보장감이 결여되어 있다고했고 또는 공연히 법석대고 과잉보호하며 어린이와의 symbiotic relationship을 영속시키려 하거나 또는 순교자같은 역할로 아이를 구속하고 그가 그의 증오감을 직접 표시하는 것을 막는 어머니라는 견해가 있다.
성인 정신 분열증환자의 소아기특징에 관한 연구는 이들이 지나치게 어머니에게 매달려 떨어지지 않으려 하는 무리, 외롭고 책에 골몰하고 공상을 즐기는 무리, 부끄러움을 모르고 버릇이 전혀 없는 무리, 지나치게 순종적이고 무엇이나 확실히 하는 무리등 다양한 성격을 가졌음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들은 모두 타인과의 관계에서나 自己統率기능에서 偏奇를 보이고 공상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성장초기의 모성적 양육의 결원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보기위하여 養家庭에서 자라난 아이들을 관찰한 베레즈와 오버즈는 상당수에서 몇 가지 성격장애의 증후를 보이기는 했으나 극소수가 정신 분열증이 되었음을 지적하였다. 모자관계의 장애가 어린이의 성격발전의 장애를 가져올 수도 있으나 이것이 반드시 정신 분열증으로 발전한다는 확증은 아직 없다.
3. 가족간의 상호관계와 의사소통의 장애
어머니나 아버지와 아이와의 관계뿐 아니라 가족 전쳬의 상호관계, 특히 의사소통의 장애가 분열증의 성인으로 중요하다는 설인데, 리쯔Lidz는 가족의 불합리성이 직접 아이들에게 관찰을 토대로 두가지 형태의 가족 상호관계를 제시하였다. Marital skew으로써 가족의 감정생활이 한쪽 배우자에 의해서 지배되어 있는 경우인데, 지배적이고 증오에 찬 부인과 수동적이고 수동적인 남편으로 구성된 결혼관계이거나, 폭군적이고 자기애적인 남편과 겁이 많고 유순한 부인으로 구성되다. 어느 경우에나 약한 쪽이 다른 배우자의 증오감을 그쪽에서 좋아하는 아이에게 옮기는 역활을 한다. Maritar schismd에서는 두 배우자가 모두 서로 실망하여 서로 고립된 생활을 하며 아이에게만 의지하려고 하므로 가족이 두 패로 갈라지게 되고 아이는 자기가 편을 들지 않는 다른 쪽 부모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요컨데 부모간의 숨겨진 불만, 억압된 부정적 감정 등이 아이의 독립된 성장을 막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와인(Lyman wynne)등은 ‘가성상호유통’이라는 개념을 재시하여 가족성원들이 서로 돕고 상대방에 맞추려고 하여 겉으로는 의사소통이 잘되는 것처럼 보이나 사실은 개인개인의 독립된 개성의 발전을 두려워하고 이를 막기 때문에 아이의 정상적인 발전을 질식시키는 사실을 설명하였다. 이들은 가족이라는 큰 테두리를 유지하기 위하여 좁고 위축된 역활을 가족성원에게 강요하여 피상적인 공존을 유지하려는데 문제가 있다. 와인등은 또한 이러한 가족관계의 병적인 측면이 내면화 되면 경험의 단절과 fragmentation of experience, 주체성의 identify diffusion, 감각과 의사소통의 자애를 유도한다고 하였고, 가족성원과의 부적합한 소외 또는 밀착은 결과적으로 개체에게 방향상실감을 안겨주고, 정신분열의 연사의 해이에서 볼 수 있는 조각난, 불분명한 형태의 사고특징은 바로 이런 가족관계의 장애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았다. 리쯔 역시 정신 분열증적 사고의 특징이 이 병의 중요한 바탕을 이루고 있다고 보고 화자는 부모의 egocentric overinclusiveness에 맞추기 위하여 그와같은 사고특징을 발전시킨다고 하였다.
일찌기 베이트슨등은 `이중구속’이라는 형태의 가족과계를 연구하였거니와 아이에게 내려지는 말과 행동이 모순된 의사전달 방법이 되풀이 될때 아이는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마비, 분노, 불안, 절망에 잠기게 되며 분명한 의사소통, 사회적인 분별능력을 발전시키지 못하게 된다. 정신 분열증환자는 소아기에 이런 상황에 반복적으로 노출된다고 하였다. 그러나 ‘이중구속’의 의사전달은 반드시 정신 분열증환자의 가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보이는 가족에서도 발견되므로 그것이 정신 분열증환자의 가족에 특유한 것인지는 의문이고, 와인 역시 ‘이중구속’을 회피 할 수 없게 될 때깊은 불안을 조성할 수는 있지만 오히려 그 개체의 창조적 열정을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이것이 정신 분열증에 기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리쯔, 와인과 마찬가지로 잭슨 또한, 환자는 가족의 비합리적 행동을 직접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환자는 그 자신의 욕구체게 안에서, 주위에서 주어진 영향을 선택적으로 취하게 되므로 괴상한 행동을 직접 배워서 정신병이 되는 것이 아니고 내면적 심리에 있는 그 개인 특유의 조절체게가 중요한 역활을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타당한 말이다.
가족연구는 점차 면밀한 계획 아래 대조군을 설정하고, 보다 객관적인 평가방법으로 의사전달의 각종 측면을 더욱 명확하게 추구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거니와, 정신 분열증의 사고장애가 반드시 병적인 것이 아니라 건강인의 무의식속에 선천적으로 내재하며유아, 소년기나 종교, 예술창조 과정에 표현되고 신화적 사고, 원시적 심성, 융이 말하는 집단적 무의식과 그 구성요소인 원형의 표출이라고 본다면 이것을 후천적으로 획득되고 학습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행동장애라고 보기에는 그 설명근거에 무리가 있다. 무엇이 어떤 개체로 하여금 누구에게나 내재하는 비합리적 사고에 일방적으로 지배받게 하여 외부적 현실과 내적 현실의 구별을 불가능 하게 하는 이른바 anomi, mystification, fragmantated style of transmission만으로는 그해답을 구하기 어렵고 그 밖의 여러가지 복합적인 조건이 함께 고려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4. 사회문화적 원인
주로 사회계층이나 주거지와 정신 분열증의 나환율 또는 발생빈도와의 관계에 관한 것들이다. 여러 사람들이 정신 분열증이 도시의 빈민가에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또한 홀링스헤드와 레드니히, 미쉴러와 스코치, 그리고 코운은 다 같이 정신 분열증의 발생빈도가 가장 낮은 사회 경제 계층에서 가장 높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블로일러 역시 도시의 빈민가에서 정신 분열증의 발생빈도가 높음을 발결하고 이것이 이 병의 원인 이기보다 결과라고 보았고, 페리스는 사회전 고립과 사회적 통합의 결여가 이 병의 중요한 원인적 요소라고 보는 등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특수한 가족관계, 위생상태의 불량, 경제적 박탈, 불충분한 교육, 범죄위생 등 가족 및 사회기능의 장애를 중요한 원인적인 스트레스로 들기도하나, 빈민가에서도 건강한 아기가 정신 분열증에 걸리지 않고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이렇게 단정할 수도 없다. 정신 분열증이 되는 사람은 그런 지역으로 이동해 간다는 설도 있으나 코운은 이에 반론을 제기하였고 미쉴러와 스코치 또한 사회이동이나 이민, 더 나아가 문화적인 차이, 문화변동과 정신 분열증의 발생빈도 사이의 상관관계를 발견하지 못했다.
랭, 사스, 사랄라등 ‘반정신의학운동’에 관련된 학자들은 사회가 정신 분열증을 만들어 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고, 주립정신병원의 정신과의사들이 환자를 만성화 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있어, 사회 환경이 정신 분열증의 원인적 요인과의 관계보다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다.
잘 조정된 疫學硏究에서, 정신 분열증이 어느 사회에서나 같은 발생빈도를 보인다는 보고가 있으나, 도시화, 공업화, 이민 같은 문화적응과정 , 경제적 변동과 위기라는 문화변동이 이 병의 직접 원인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 모르나, 이 병의 소인을 가진 사람에게 발병을 재촉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말즈버그는 미국 내의 인종과 종교집단에 따라 정신 분열증의 발생빈도가 다르다는 보고를 1950년대까지의 그의 역학연구에서 밝혔고 오데가드를 위시한 많은 사람들이 1960년대초까지의 연구에서, 한 문화권에서 다른 문화권으로 이동하는 것이 정신 분열증의 발생빈도에 큰 역활을 할 수 있음을 제시 하였고, 말즈벅그등은 미국 뉴욕주에 새로 이민 온 사람에서 이 병의 발병율이 높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레이톤도 급격한 사회변동이 사회적 불균형을 초래하고 가난 문화적 혼란, 가족의 싸움, 지리멸멸한 의사전달의 구성을 이루어 개인의 소외를 초래하고, 정신질환에 걸릴 나약성을 증가시킨다고 보았다.
머피는 정신 분열증의 발병빈도, 경과, 치료효과에 미치는 문화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여 가족관계의 연구에서 주장된 정보처리과정의 결함은 그대로 적용되며 이런 결손이 한 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어 집단성원에 부담을 주고 있는 사회에서는 정신 분열증의 발생빈도가 많을 수 있다는 가설을, 프랑스계 캐나다 도시여성에서 정신 분열증의 높은 이환빈도를 보인다는 사실과 모순된 이중사고가 관습화된 남쪽 아일랜드의 농촌이 보다 문화적으로 혼합된 북쪽 아일랜드나 북아메리카 이민보다 월등하게 높은 빈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들어 제시하고 있다. 또한 환자의 약물에 대한 반응의 문화적 차이로 미루어 보아, 문화는 뇌의 생리적 기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지적하고 문화에 대한 연구가 정신의학자들의 문화적 요소에 대한 무지함으로 제대로 실시되고 있지 못함을 지적하였다.
문화적 요인의 보다 철저한 연구가 정신 분열증에 기여하는 다른 측면의 요인을 밝히는데 중요한 것은 사실이나 시회의 이중사고에 대한 그의 가설은 인간의 합리적 사고를 정상적인 과정으로 본 서구 啓蒙主義의 전제에 입각한 것이므로 동양과 같이 비합리적 사고를 전통으로 삼는 문화권에서는 오히려 이런 사회관습에서 소외되고 합리적 사고를 강요할 때 부담을 줄 수 있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생가되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이 있다.
어쨌든 큰 문화권뿐 아니라 지방문화, 병원이라는 소집단의 문화에 이르기까지 한국에서의 문화정신의학의 연구도 앞으로 더욱 활발해져야 할 것이며 여기에는 사회계층의 평가, 진단기준의 엄정, 보다철저한 병례발견 등 정신 분열증의 사회문화적 요인을 밝히는데 필수적인 조사방법상의 개선이 무엇 보다도 요망된다.
Ⅵ. 정신 분열증의 진단
정신 분열증이란 진단은 증세나 증후에 의해 내려지는 것이 보통이다. 신경증환자도 정신 분열증의 특징 중 하나나 둘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여럿이 병후군(comstellation of related systems) 을 이룰 때에 정신 분열증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이제 ‘슈나이더’와 ‘DSM Ⅲ’의 진단기준을 제시하겠다.
A. 슈나이더의 진단기준
이미 여러번 거론된 슈나이더의 1급 증상은 조울증과 구별되는 정신 분열증 특유의 증상이고, 2급 증상은 정신 분열증에도 볼 수 있고 다른 ㅇ애에서도 볼 수 있는 증상인데, 최근 슈나이더의 관점이 많이 진단기준에 내포되고 있다 한다. 다음이 바로 그에 대한 열거이다.
1) 1급 증상 first rank symptoms
思考反響 thought echo, Gedankenlautwerden
또는 思考化聲
특이한 幻聲 hallucinetory voice (phoneme)
身體적 被動體驗 experience of somatic passivity
思考剝奪 thought depriviation 과 기타 被動思考, 예컨데 思考揷入
thought insertion
思考廣報 thought broadcasting, 思考漏出 thought leakage
妄想知覺 delusional perception
感情, 衝動, 意志上의 被動, 被造作, 被影響體驗 'be-forced'
'be-made' 'be-influenced' infeeling, drive, volition.
1급 증상의 특이한 幻聲이란 ㄱ) 둘이상의 소리가 서로 말을 주고 받는 소리, ㄴ) 환자가 무슨 행동을 할때 이에 간섭하고 논평하는 소리를 말하며, 그 밖의 각종 환각은 2급 증상에 포함시키고 있다.
2) 2급 증상 second rank symptoms
기타 知覺障碍들, 妄想着想 delusional invasion or inspiration (Wahneinfall), 절망, 우울 및 상쾌기분, 情緖的 貧因 emotional poverty 및 기타체험 등으로 구별된다.
슈나이더는 1급증상이 존재하면서 신체질환이 발견되지 않으면 임상적으로 정신분열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1급 증상들은 알코올 정신병, 간질성 몽롱상태, 빈혈성 또는 그밖의 症候性 정신병(symptomic psychoses), 그리고 여러가지 뇌의 기질성 변화과정에서도 볼 수 있고, 그 밖의 다른 정신 분열증의 1급 증상이 인식될 수 있겠으나, 개념적으로나 증상을 구별하는데 그리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제한 하였다고 했다. 1습 증상의 공통점을 찾기란 어렵지만, 그중 어떤것들, 즉 피동, 피영향 체험에 속하는 증상들은 自我-環境境界(ego-enviroment barrier)의 투과, 자아의 윤곽상실 등 한마디로 자아장애로 요약된다. 1급 증상이 모두 나오지 않으면 2급 증상을 참고로 진단을 내려야 하는 때가 있음은 물론이다.
B. DSM Ⅲ 의 진단기준
DSM Ⅲ 에서는 정신분열성 장애(schizophrenic disorder)라는 병명 아래 45세 이전의 발병, 최소한 6개월의 발병기간을 진단의 전제조건으로 삼고, 2주 이상 6개월 이내의 기간의 정신분열성장애는 정신분열양장애(schizophreniform disorder)로, 같은 증상이 2주 이내에 경과를 가졌을 때 비전형적 정신병으로, 그 경과가 2주 이내이되 사회심리학적 부담에 의하여 유발될 떄단기반응성 정신병으로 간주하여 정신 분열증과 다른 정신병의 범주에 분류하고 있다. 병적성격으로 흔히 기재되었던 의심이 많고, 내성적이고, 위축되고, 괴팍한 성격은 두드러진 정신병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이상 망상형, 分裂樣, 분열유형 또는 변계선 인격장애의 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진단기준
1) 질병기간 중 다음 중 최소한 하나가 있을떄
괴상한 망상들 : 예, 조종망상, 사고광보, 사고주입, 또는 사고후퇴
신체적, 과대망상적, 종교적, 위세적 망상, 또는 피해, 또는 질투의 내용이 아닌 기타 망상들.
피해 또는 질투의 내용의 망상이 어떤 형이든 환각을 수반하여 일어날때
환청이 그 개인의 생각이나 행동을 지속적으로 논평하거나 두 개이상의 목소리가 서로 말을 주고 받을 경우.
간헐적인 환청이 하나 또는 둘 이상의 단어로 구성되면서 우울이나 아양된 기분과 관계가 없을 때.
지리멸렬, 현저한 연상의 해리, 현저한 비논리적 사고, 또는 언어내용의 현저한 빈곤이 최소한 다음 중에서 한가지와 함께 나타날 때,
(1) 둔화되거나 부적합한 정동
(2) 망상과 지각
(3) 긴장성 또는 기타 심하게 해체된 행동
2) 작업, 사회관계, 자신의 보살핌에서, 과거의 기능수준이상으로 약화된 경우
3) 최소한 6 개월 이상 지속적인 病症
4) 주요 조성증후군이 있다면 어떤 정신증적 증상 뒤에 발생하거나 1)의 정신병증상이 나타나는 기간에 비해서 짧은 기간동안 있는 경우
5) 병의 前驅期 또는 활성기의 발병연령이 45세 이전일 것.
6) 기질적 정신장애와 정신지체에 의한 병이 아닌 경우
1)의 증상 가운데서 1, 2는 슈나이더의 1급증상, 6은 블로일러의 기초증상에 해당되는 것이다. 발병연령을 45세 이전으로 못 박은 것은 너무 인위적이고 발병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잡은 것은 필요한 조건이기는 하지만, 병의 경과란 병의 조기발견, 조기치료로 많이 변하고 있기 때문에 실지로 응용하기가 어려운 진단기준이라고 할 것이다. 3의 증사은 환각을 수반하지 않는 체계적 망상을 가진 망상장애와 구별할 수 있는 증상이고, 5의 증상역시 감정을 수반하지 않은 환청이라는 뜻에서 정신분열적인 증상이라고 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와 유사한 일과성의 가성환가가과 구별하기 어렵고, 이것만으로 정신분열장애를 진단하기에는 충분하지 못하다. 그러므로 1)의 증후가운데서 하나만 있어도 정신 분열증이라고 부르는데는 약간 무리가 있고, 최소한 둘 내지 셋 이상으로 잡는 것이 옳을 것 같다.
정신 분열증의 진단은 각각의 감별진단을 통해서 더욱 명확해 질 수가 있다. 다음에 여러 다른 장애와의 감별법을 제시해 본다.
1) 기질적 정신장애
정신증상과 함께 지남력 상실, 기억장애 등 의식장애의 징조가 뚜렷이 보이면 기질적 정신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전신분열증 환자는 급성긴장증을 제외하면 대게 명료한 의식상태에 있으므로, 인내성 있게 정신과적 진찰을 자세히 하면 의식장애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면밀한 정신학적 진찰, 각 질환에 합당한 각종 임상검사가 감별진단상 긴요하며 때로는 기질성 여부를 가려내는 심리조사도 유익하다. 감염, 약물이나 독물에 노출 또는 이를 복용한 역사, 가족 내의 유전질환 유무, 개인력과 병력의 자세한 청취가 감별진단 상 중요한 역활을 한다는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
그러나 뇌의 전두엽의 병변시에는 무감동, 감정의 동요, 충동성이 나타나서, 실어증이나 乳頭水腫 같은 신체증상이 관찰되기까지는 감별이 어려운 떄가 있다. 또한 癎疾性朦朧狀態에서는 사고장애와언어장애 분만 아니라 상동증, 혼미, 무동작상태 등 긴장증에서 볼 수 있는 운동증상이 있어 감별이 어렵지만, 의식장애와 의사소통 능력 유무와 뇌파 EEG 소견으로 감별된다. 만성적인 간질환자에서 정신 분열증 망상형과 구별되기어려운 경우가 있는데, 대게 병력과 뇌파로 구별되나 정신 분열증이 공존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약물중독, 특히 amphetamine이나 pencyclidine(PCP)에 의한 경우는 그 증상이 정신 분열증과 비슷하므로, 자세한 병력이나 소를 통한 약물검출을 하지 않고는 감별이 어려울 떄도 있다. 또한 급성 알코올性幻覺症의 경우 비난하거나 지시하는 형태에 있어서 감별을 요하기도 하나, 이들은 음주를 중단한지 대게 48시간이내에 나타나고 정정상적인 감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 정신 분열증과 다르고, 만성알코올성환각증은 알코올 정신병이기보다 정신 분열증으로 간주되고 있다.
2) 청소년기 행동
청소년기에는 곧잘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사고에 빠지며 기분이 잘 변하고 수줍고 내성적이며 많은 시간을 공상에 사로 잡히는 경우가 있어 정신 분열증의 초기증세처럼 오인될 때도 있다. 사고와 정서장애에 정신 분열증적인 것이 있는지 잘 진찰해 보면 청소년의 정상행동과 감별이 가능하다. 구미에서는 현대문명에 반항하는 이른바 반문화 운동에 참여하는 청소년이나 성인이 있고 정신병질자, 또는 정신 분열증 환자도 있으므로 주의 깊은 관찰과 자세한 생활사를 검토하여 진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사종교단체의 광신적인 신도로서 사회와 유리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을 이에 비겨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3) 정신증적 장애
정신 분열증의 초기에는 흔히 히스테리성 장애나 강박장애, 건강염려증이 나타나고, 이들 신경증적 증상이 정신 분열증을 덮고 있는 경우가 있어 그렇지 않은 신경증적 장애와 구별하기 어렵다. 더우기 공포증이나 강박장애가 심해지면 체계화된 망상에 비길 만큼 강한 편견이 생기므로 그 감별이 쉽지 않다. 히스테리성 장애에서는 더욱 급격히 심리적인 동기에 의해서 나타나고 정신 분열증의 혼미에서는 히스테리적 해리성 혼미에서 볼 수 있는 당황, 공포, 앙양된 기분 등 여러가지 정동표현을 볼 수 없고, 히스테리성 장애에서는 정신 분열증에 비하여 보다 이해하기 쉬운 내용의 상징적인 표현을 그의 언동을 통하여 하고 남의 주목을 끌려는 노력을 볼 수 있다.
강박장애에서는 정신 분열증보다 더욱 강박관념을 이기려는 저항이 강하고 더욱 심한 긴장을 느끼거나 정신 분열증에서는 강박관념의 반추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 또한 정신 분열증환자의 건강염려증상은 그 증상을 극화하려는 경향이 적다고 하여 이를 감별점으로 제시하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어 쉽지 않다. 어쨌든 신경증적 장애에서는 아무리 증상이 심하다 할지라도 자신의 증상이 공연한 것임을 알고 이를 고치려는 노력이 있다. 그러나 히스테리성 증상이나 강박증상 등이 심하게 나타날 때는 변계선상 정신 분열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4) 정동장애
슈나이더의 1급증상은 무엇보다도 정신 분열증을 조울병과 구별하기 위한 것이었다. 감정적색조가 강한 정신 분열증에서는 조울병과의 구별이 그리 쉬운것만은 아니고 병력을 통해서 병의 경과에 대해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신 분열증에서의 정동의 부조화적 의사소통의 곤란, 공감불가능한 대인관계, 활동성 항진이 사고장애를 바탕으로 일어난다는 점, 기피한 내용등은 정동장애에서의 공감 가능한 대인관계, 정서소통 바꾸어 말해서 정서의 전황성의 보존, 활동성은 일차적으로 앙양, 또는 억압된 정서장애를 바탕으로 일어난다는점과, 감정에 어울리는 덜 기괴한 명상내용이 대조가 되어 감별진단에 도움이 된다. 감정장애의 주기성 여부도 알아 볼 필요가 있다. 긴장성 혼미와 혼동되기 쉬우나 표정에 감정이 나타나는 것으로 긴장성 혼미와는 구별되어야 한다.
가장 힘든 것은 분열 정동장애와 정신 분열증의 감별이다. DSM Ⅲ 에서 이것을 별개의 질환으로 나누었으나 그 진단기준이 확실하지 않으며, 정신 분열증과 정신장애의 감별진단이 어려우면 여기에 포함시키도록 권장하고 있다. 정신 분열증의 전형적인 사고장애와 환각이 있으면 강한 감정의 아양, 또는 억울을 보일떄 이 진단을 내리는 것이 타당하리라고 본다.
5) 인격장애
특히 DSM Ⅲ에 의한 정신분열 유형, 변계선상, 정신분열樣, 망상형 성격장애에서 일시적인 정신병 증상을 나타내는 수가 있는데, 수시간 또는 수일 내에 없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이것이 청소년기에 보이는 분열증의 전구기와 구별하기 어렵다. 성격장애에서는 인격의 통합이 오랫동안 비교적 와해됨이 없이 유지된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 종래의 단순형이 DSM Ⅲ에서 정신분열형 인격장애에 해당됨은 주의를 요한다.
6) 인위적 장애
교도소나 군대에서 가끔 정신 분열증의 흉내를 내는 수가 있다. 관찰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될 때 흉내를 내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7) 정신지체
환자가 기묘한 언동을 하고 되는데로 대답하므로 정신지체의 오해를 받을 수 있다. 인내성있게 주의깊게 관찰해보면 계산능력, 기억력이 잘 보존되어 있음을 알 수있다. 그러나 정신지체가 정신 분열증과 합병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 이를 Propfschizophrenie 라고 한다.
8) 망상장애
이 병에서는 환각, 그리고 지리멸렬, 연상해이가 없고, 망상이 정신분열에서 보는 것처럼 기괴한 내용은 아니다.
임상심리 역시 진단과정을 돕는 한 수단이 된다. 정신 분열증의 심리검사상의 특징을 보면 우선 웩슬러 지능검사 같은 검사에서 각 소검사간의 점수분포가 고르지 못하고, 어느 한 소검사의 극단적인 저하나 상승이 특징적이며 특히 어휘문제의 반응에서 비논리적이거나 비현실적인 내용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로샤 검사에서는 contamination이 가장 특징적으로 정신분열적 사고를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고, 괴이한 언어반응들이 환자의 기능적 사고를 반영하는 것으로 간주된다. 불량한 형태반응 및 인간동작 반응과 극단적으로 잔인하고 충동적인 색체반응도 정신 분열증 환자에게서 볼 수있는 전형적인 반응형태이다. 그밖에 MMPI, TAT, H-T-P 및 연상검사등도 진단에 도움을 준다.
최신 진단 예)
아래 실례들은 청량리 정신병원 심리검사실 노 혜영 선생님께서 제공해 주신 것들로서 진단카아드를 거의 변형 없이 실습니다.
철도직 공부원, 50대의 중년남성
증상: “ 어떤 가족 5명이 나를 괴롭힌다.
그들은 나를 중상모략하고, 수사과에 고발하려 한다. ”
* 평소 꼼꼼하고 마음이 여리며 obsessive rumination 경향
* 4년전 교수 연구실에서 persecutory delusion 이 있어서 이
( 피해망상 )
후 고려병원 N. P med. (항정신성 약물치료) for 2 years
* Dx. : SPR irregular
(진단명) (정신 분열증) (불규칙적)
* 고려병원에서 입원을 권유했으나, 직장떄문에 포기하고 med. Tx.
그럭저럭 직장생활하며 지내다 가끔씩 상기
* Sx. aggravate 되기도 함
(증상) (악화)
* past N. P Hx. (t) :
(히스토리)
93년 5 월 중순경 상계동 Local N. P Clinic 에서 med. for
10 days 받고 그곳에서 정확한 검진을 위해 transfer
대구출생
국민학교 입학할 무렵 부모님이 이혼
학교생활을 무난히 했으며, 성적이 좋아 장학생이었음
국비 하사관 복무
대학시절에는 보수적이었으며, 융통성이 없고 여린 성격으로 타협을 못하는 편이었음
Ⅶ. 정신 분열증의 치료
정신 분열증은 그 원인적 요인이 복합적이니만큼, 그 치료도 복합적이며 총체적이어야 한다. 주로 약물치료‧정신치료‧환경치료 그 밖의 각종 사회치료 등을 다각도로 결합하여 치료해야 한다. 치료 대상이 정신 분열증이 아니라 정신 분열증을 앓는 한 인간이란 점을 생각한다면, 그 인간의 생물학적 측면 뿐 아니라 그의 성격, 그를 둘러싸고 있는 가족과 사회환경의 영향 등을 치료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것이다.
A.. 약물요법
약물요법은 무엇보다도 핵심적인 치료이다. 약물치료의 원칙은 抗精神病藥物의 부작용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약물의 작용 효과를 어떻게 최대한으로 올리느냐 하는 데 있고, 한 가지 공식보다는 환자 개인에 맞추는 것이 필요하다.
1. 약의 선택
phenothiazines, butyrophenones, thioxanthenes 등 항정신병약물의 약효는 그 자체로는 정신 분열증치료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이다. 다만 환자에 따라 잘 듣는 약이 있고 잘 안 듣는 약이 있을 수 있다. 과거에 환자에게 잘 듣던 약이 있으면 그것을 다시 쓰는 것이 원칙이나 이것을 모를 때는 경험에 따라 여러 가지를 시도해 본다. 어느 약이 잘 들을 것이라는 예측을 미리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약의 선택은 그 副作用‧毒性을 감안하여 실시한다. 혹은 안절부절하고 호전적인 환자에게는 chlorpromazine이나 thioridazine 같은 진정형(sedative type) 약물을, 1차적 망상을 동반한 위축되고 처진 환자에게는 力價 potency가 높고 기민성이 적은 fluphenazine이나 thiothizene (navane), haloperidol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 약을 복용하기 싫어하거나 약을 실지로 복용하는지 믿기 어려울 때는 보다 장기간 약효가 지속되는 fluphenazine enanthate (10-14일간 유효)나 fluphenazine decanoate (14-21일간 유효)의 근육주사를 이용한다. 최근 penfluridol(주 1회 투여)과 같은 經口投與製劑도 소개되고 있다.
약물을 이것저것 倂用한다고 해서 하나를 택하는 것보다 더 좋을 것이라는 증거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병용은 오히려 어느 약에 의해서 효과가 있는지를 알 수 없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妄想型患者에서의 기대불안 (anticipatory anxiety)에는 抗不安劑를 겸용해서 효과적이라는 견해(Klein et al. , 1980)가 있다.
공포성을 지니고 있는 妄想型患者에서 소외감. 불안. 우울을 호소할 때 抗憂鬱劑 (antidepressant)를 병용하여 효과적인 때도 있으나, 때로 妄想精神病 증세를 악화시키고 혈압을 올린다고 하여 손익을 가려 쓰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다(Prusoff, 1979. Klein et al. , 1980).
lithium carbonate는 오늘날 정신 분열증과는 별개의 병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分裂情動障碍 (schizoaffective disorder)에서 항정신병약물로 치료 성과가 없을 때 시도해볼 만하고 그 자체가 항정신병 효과가 있다고도 하나 정신 분열증환자는 lithium으로 인한 중추신경계 독성에 약하므로 같이 쓰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고, 분열감정장애에서는 먼저 筋肉注射時에 局所刺戟과 坐位性低血壓이 적은 haloperidol, fluphenazine의 근육주사를 택한다.
노인환자에서는 좌위성저혈압으로 쓰러져 골절 등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가능한 한 용량을 낮추고 thioridazine 소량을 시도해 볼 수 있지만 장기 다량 사용으로 그 특유의 독성이 나타나므로 1일 經口 600mg 또는 800mg 이하를 써야 한다.
perphenazine은 chlorpromazine보다 皮膚의 光線過敏性 (photosensitivity)이 적으므로 햇빛에 노출되는 사람에 유용하다. 하나 그 항정신병효과가 그리 강하지 못하다는 인상이어서 급성기에는 부적합할 것이다. 위축되고 무감동, 우울한 환자에게 trifluoperazine (stelazine)을 권하기도 하나 추체외로증상이 심하다.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chlorpromazine이며 haloperidol, fluphenazine이 강력히 추천되고 있다 (Klein et al. , 1980).
2. 용량 및 용법
약물의 용량이나 용법에서 어느 환자에게나 모두 적용될 수 있는 일정한 공식은 없다. 어떤 용량에서는 반응이 없던 환자가 그보다 낮거나 높은 용량에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경우가 있다.
B. 전기충격요법 및 기타 생물학적 치료
항정신병약물이 도입된 후 정신 분열증 환자의 치료에 있어서 충격요법이 차지하는 치료 역할에 대해서 논란이 많지만 아직도 상당히 이용되고 있다. 急性精神分裂病 특히 망상형. 긴장형 및 정서적인 증상이 많은 환자에서는 항정신병약물에 비길 만한 치료효과가 있다. 만성환자에서는, 약물에 반응하지 않는 어떤 환자에서 전기충격요법으로 효과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대개는 약물과 마찬가지로 큰 효과가 없다. 항정신병약물(phenothiazine)과 병합 사용으로 전기충격요법의 치료효과를 증가시킬지도 모르나, 神經生理學的 副作用도 증가시키므로 조심하여 사용해야 할 것이다. 병합칠로 인한 위험부담에 대해서는 의견이 구구하나 전기충격요법이 끝난 후에는 곧 유지용량의 약물치료가 필요하다(Weiner, 1979). 치료에 저항을 보이는 환자에서 전기충격치료를 할 때 장기간 지속되는 무감동. 혼란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인격장애를 지닌 분열증환자에게서 볼 수 있다(Klein, 1980).
그 밖에 신체치료(other somatic treatment)로 인슐린 昏睡療法 insulin coma therapy(ICT)과 精神外科術(psychosurgery)이 있으나, 前者는 현재 별로 사용되지 않으며 후자는 특수한 경우에 쓰일 뿐이다.
C. 정신요법
1. 개인정신요법
정신 분열증의 정신치료에서는 학파간의 이론적 차이가 크게 문제되지 않고, 치료자는 어떤 수단으로든지 환자를 환상의 세계에서 현실사회로 데려와야 할 공동의 과제를 안고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하여 치료자는 신화의 세계에 사로잡혀 있는 환자를 현재의 인간적 차원으로 연결시켜 주는 매개자이며, 使者 (ambassador of reality)의 역할을 수행한다.
물론 과제는 같지만, 치료적 접근방법에는 사람마다 또는 학파마다 다소의 차이가 있다. 환자 속에 남아있는 건강한 자아기능을 최대한 살려 현실과 연결시키려는 支持療法 (supportive therapy), 환자의 무의식적인 성적 갈등의 소재를 밝히고 대담하게 이를 해석하여 깨닫게 해주는 직접분석 direct analysis(J. Rosen), 환자의 무의식 속의 창조적 기능을 가능한 한 촉진시켜 분열된 정신을 통일하게 하려는 분석심리학적 시도(Jung), 환자와의 현재의 ‘만남’( Begegnung, encounter)을 중시하고 환자의 이른바 병든 세계의 가치를 받아 들이는 現存在分析 Daseinsanalyse(L. Binswanger), token economy, 적극적 또는 소극적 촉진 (positive and negative reinforcement) 등을 이용하는 행동심리학적 접근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나 여러 해에 걸친 끊임없는 인내와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환자의 고통을 공감하며 그를 도우려는 의학적 사랑(Binswanger)이 요청되며, 치료자들은 실제로 이상의 여러 방법을 모두 융통성 있게 구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약물치료나 물리치료는 결코 정신치료와 대립 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 분열증의 총체적 치료의 하나로 서로를 보완하는 유기적인 관계를 가진다.
셈라드는 환자가 정신적으로 혼란상태에 빠졌을 때만 약을 쓰고 될 수 있으면 환자의 자유로운 경험을 약을 많이 줌으로써 박탈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하여 다량의 약물투여를 강조하는 정신과의사와 견해를 달리하고 있지만, 이런 원칙을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고 다만 치료자는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었을 때 치료자의 문제나 환경적 요인의 영향도 아울러 생각하고 약물의 다량투여가 치료자의 불안과 회의를 과잉보상하거나 성급하게 환자를 치료하려는 미숙한 영웅심과 명예욕을 충족시키거나 환자에 대한 부정적 또는 때로 긍정적인 逆轉移 (negative or positive countertransference)의 표현이 아닌가를 반성할 줄 아는 여유를 가져야 할 것이다.
정신 분열증환자에 대한 통찰치료(insight therapy)에서는 환자를 긴 의자에 눕혀 자유연상을 시키는 정통정신분석(orthodox psychoanalysis)이나 보통 주 2~3회의 60분 면담을 하는 분석심리학적 분석방법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는 않고, 각종 지지적 기법 (supportive technique), 정신과의 다른 치료와 겸용하며, 만나는 시간. 장소 모두 그때그때의 환자의 상태에 따라 융통성 있게 바꾸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환자의 兩價感情 때문에 한편으로는 치료자와 가까이 하고 싶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치료자와의 밀착을 두려워 하고 있는 경우에는 짧게 자주 만나는 것이 좋고 너무 친절하지도 너무 냉담하지도 않고 중립적인 편안한 태도를 견지하고, 말도 단순‧명료하게 하고 복잡하고 추상적인 설득으로 인지능력이 제약된 환자를 혼란에 빠뜨리지 않도록 한다. 치료자는 환자의 면담시간뿐 아니라 환자를 만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그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의 감정반응이 직접간접으로 환자의 치료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치료자는 환자가 그의 성장기에 겪어보지 못한 것을 보충해 주는 건강한 補助自我(auxilliary ego)의 역할을 하고 그 역할을 수행하면서 환자가 과거의 부모와의 비뚤어진 관계를 치료자에게 투사하는 否定的 轉移(negative transference)를 감수하며 이의 처리를 도와 주어야 한다. 환자는 건강한 치료자 속으로 들어가 그와 일체가 되고 그의 건강한 부분을 닮고, 치료자는 환자의 갈등 속으로 들어가 그의 복잡한 상징언어의 뜻을 파악하고 그와 함께 그의 모든 성장의 책임을 나누어 가질 때, 환자는 혼돈의 세계에서 빠져나와 사회현실로 발을 내디딜 수 있게 된다. 이 신뢰의 관계를 이루어 나감에 있어, 치료자는 솔직하고 허심탄회하여야 한다. 자신의 실수도 인정할 수 있고 환자 속에 있는 잘못된 생각에 대한 자기의 견해도 명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의 병적인 판단이나 행동을 고치고자 할 것이 아니라 우선 환자의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기본 태도를 견지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때로는 환자의 미숙한 부분을 강하게 지적하는 것이 효과적일 때가 있다.
꿈의 해석은 금기(contraindication)처럼 여겨지고 있으나 入院加療中인 환자로서 꿈의 해석상의 경험이 많은 노련한 분석가라면 시도할 수 있고 그것이 환자의 내면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초보자들은 꿈이 망상의 재료를 제공하여 증상의 악화를 가져올 계기가 되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
幻覺과 妄想內容에 대하여는 논평없이 현실적인 화제로 돌려 병적인 내용을 둘러싸서(encapsulate) 의식에 나오지 못하게 하거나 강력한 억제(suppression), 또는 치료자는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환자에게 보여 주는 방법, 또는 환각이란 환자가 거기에 관심을 기울이기 때문임을 실증시키고 환자 스스로 이를 조절할 수 있음을 가르쳐 환자도 자기 병을 고치는 데 참여시키는 등 여러 방법이 있고, 드물게 환각에 적극적으로 주의를 기울이게 하는 적극적 환상 active imagination (Jung)을 시도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것은 상당한 위험을 각오한 경험 있는 치료자에 의해서 실시되어야 한다. 의심이 많은 환자에게는 망상내용보다는 신체의 괴로움, 신체기능의 정상여부, 예컨대 식욕‧수면‧소화 등에 관해 묻고 이에 대한 적절한 설명과 조치를 취해 주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急性期患者를 정신치료하기는 힘들지만 치료자의 침착하고 안정되고 성의 있는 태도가 환자의 불안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수가 있다. 緊張性昏迷에 있는 환자라 할지라도 주위의 반응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는 만큼 인내성 있게 환자와 함께 그의 고통을 나누는 태도로 임해야 하며, 침묵이 말보다 관계형성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혹은 치료자가 식사를 조심스럽게 떠먹여 본다든가 하여 누군가가 자기를 돕고자 한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투약과 부작용의 처리도 정신치료의 견지에서 다루고 환자의 약에 대한 감정반응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急性期를 지나 회복기에 들어서 환자의 자아가 강화되기 시작하면 强迫性‧健康念慮性‧神經衰弱性症候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환자는 실패하지 않을 까 하는 두려움으로, 이를 모면하기 위하여 신경증상을 과장하게 되고 치료자는 인내력을 잃고 환자를 채찍질하게 되나 이는 잘못이다. 환자의 실수를 치료자가 함께 나눈다는 것을 알리고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고자 하는 환자의 필요성을 존중해야 한다. 또한 급성기 후에 憂鬱期가 오는 수가 있다. 겨우 자아의 힘을 되찾은 환자는 사회회복의 가능성을 포기하면서 치료시간을 줄였으면 좋겠다고 하거나, 치료를 중단하고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게 된다. 자살의 생각이나 충동도 생긴다. 抗憂鬱劑를 줄 수도 있으나 환자가 슬픔을 경험하는 것을 약으로 박탈하는 결과가 된다는 것도 잘 생각해서 결정할 필요가 있다.
한 치료자가 처음부터 장기간 치료하는 것이 좋겠으나, 급성기에는 한 명 또는 그 이상의 보조치료자를 두어 환자에 대한 치료적 역할을 나누어 치료를 실시하기도 한다. 간혹 치료를 종결하겠다는 환자의 말을 곧이듣고 치료가 잘 되어 좋아진 상태라고 오해하는 수가 있으나, 그보다는 환자가 치료자에게 너무 의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 데서 생기는 불안 때문에 오는 반응이며 사실은 離別不安 (separation anxiety)을 겪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치료를 해 나가는데 있어 치료자가 환자의 발병에 끼친 각종 社會文化的‧心理的 背景을 이해하고, 환자가 겪고 있는 意識的‧無意識的 갈등의 근원을 파악해야 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런 과정이 진단을 붙이기 위하여 캐묻는 태도가 아니고 참여적 관찰(participant observation)의 치료적 태도로 실시되어야 한다.
2. 집단정신요법 및 가족요법
집단정신요법은 개인정신치료와 병용하거나 단독으로 하여 집단생활이 결핍된 정신 분열증환자에게 유익하다. 퇴원 뒤의 환자군의 정기적인 집단치료로 재발을 현저히 막을 수 있었다는 보고가 있다. 집단치료자의 역할이 특히 치료성과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가족치료 family therapy는 가족관계의 장애가 분열증의 원인이나 재발의 결정적인 요인이라 볼 때 매우 중요한 치료이다.
한국의 경우는 퇴원한 환자는 대개 가정으로 복귀하므로 가족 중 특히 환자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사람들의 감정적 문제를 처리해 주거나, 가족 중에서 건강한 사람을 치료진의 일원으로 참여시키며, 또한 가족 전체의 역동적 관계를 가족치료 시간에 스스로 경험하고 깨닫는 것을 도움으로써 환자의 退院後治療 after care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D. 환경요법
정신 분열증환자를 주립정신병원처럼 큰 병원에서 수용. 치료하지 않고, 가족적인 분위기를 갖춘 작은 병원에서 건강한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하며 치료하는 방법은 유럽의 몇 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실시되어 왔는데, 그것이 英. 美에서 제창된 치료공동체 therapeutic community의 前身이었다.
치료공동체로서의 정신병원은 병원시설이 일반가정과 같고 많은 치료진 즉 의사‧간호원‧작업치료사를 비롯하여 병원에 관계하는 모든 건강한 사람들이 모두 치료진의 일원으로 일체가 되어 환자와 치료적인 접촉을 자주 갖게 되고, 환자는 대부분의 경우 능동적으로 치료에 참여하도록 격려되고 큰 병원의 公式(routine)보다도 개인개인의 환자에 적절한 치료적 접근을 한다는 점에서 무척 이상적인 정신병원의 형태이다. 정신 분열증 환자가 건강인과 접촉할 기회가 적은 대규모 병원에서 현실로부터 퇴행하여 사회복귀능력이 저해받는 경우가 있는데 반해서 사회와의 관계를 유지한 채 병적인 가족관계를 교정하는데 환경요법은 크게 유익한 치료방법이다. 치료진의 환자와의 관계, 치료진 상호간, 환자 상호간의 관계를 치료적인 입장에서 자주 검토하여 문제점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특징이며 각종 정신치료와 다양한 작업요법이 실시되거니와, 환자는 치료받는 자 (recipient)일 뿐 아니라 치료참여자(participant)이며 그의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고 사회적 능력의 촉진뿐 아니라 한 인간으로서의 권위를 인정받는다는 점에서, 환자를 보는 精神科醫의 자세와 이념이 새롭게 강조된 것이 치료공동체운동의 특징이다.
낮病院(day hospital)‧밤病院(night hospital)‧中間舍(half way house)등이 따로 있는 경우도 있고 한 병원에 있는 수도 있는데, 환자의 急性症狀이 사라진 뒤에 사회로 돌아가기 전의 중간매개체로서의 치료에 응용되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