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최소한의 필요한 물건만 꺼내 놓고 짐을 꾸렸기에
아침엔 그다지 분주하지 않다
12시 55분 비행기이지만 좀 서둘러 공항으로 간다
체크인 때문인데 요즘 개인 체크인을 하다 보니 관광 도중 12시간 전에 딱 맞추어 하긴 불가하다
그래서 한국의 딸들에게 부탁하니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 55분에 해야 한다
그래서 딸들은 스스로
"엄마는 공주님, 우린, 체크인 머슴"
이라 놀린다
그런데 가운데 콕 박힌 자리만 앞 뒤로 남아서 딸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가운데 자리도 불편한데 나란히 앉지도 못하고 앞뒤로 앉아야 할 지경이다
가이드가 서둘러 공항에 간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웹체크인이 열렸을 때 빈 좌석이 없게 표시되지만 사실 공항에서 융통성을 발휘할 좌석이 있다고 한다
창구가 막 열리는 시간에 도착했기에 좀 빠르게 창구 앞에 갈 수 있었다
나는 남편과 나의 여권을 내밀며 유창한 영어로 말한다
"투게더"
(유창하쥬?)
꽃미남의 미국인 청년이 투게더?~~ 하면서 열심히 마우스를 움직인다
거기에 한마디 더 유창하게
"아웃 사이드"
(아주 유창하쥬?)
꽃미남 청년이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더 열심히 마우스 클릭클릭!
그러더니 내가 좋아하는 가운데 통로라인의 사이드자리를 나란히 만들어 준다
나는 너무 좋아라 하며 또 유창하게 말한다
"땡큐땡큐"
이 세 마디 영어로 나는 원하는 좌석을 얻어낸 개선장군처럼 좋아라 하며 날아갈 듯 발걸음이 가볍다
공항에서의 시간이 이제 와르르 쏟아진다
이제 여유 있게 걸으며 면세점 구경하면서 게이트로 향하면 된다
빠뜨린 선물도 더 사고 커피도 사 마시며 여유를 부렸다
공항에서의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난다
엄마 아빠 환영한다며 꽃을 사러 간다는 짠딸의 말에
큰딸이 이렇게 말했답니다
"와!! 너는 낭만 머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