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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변호사] 02
씬1. 영화관 내 이태리식당
이애리 : 앞으론, 내 변호사와 얘기해 주세요.
그녀의 뒤로 다가서는 남자,
한민국 : !!??
변 혁 : 변 혁입니다. 잘 해 봅시다. (손 내밀면)
한민국 : !!! (그 손 무안하게 만든다)
변 혁 : (손 거두고)
한민국 : 잘 해보긴 뭘 잘해봐?! 변호사인 당신이랑 대체 뭘 잘해봐-?
(일어서 가려다 빈정댄다) 이 눔이 변호사야? 변호사역의 배우야? 왜케 잘 생겼어?!
아무리 그래도 꿈쩍않는 이애리, 변 혁.
한민국 : (갑자기 휘청 다리가 후들거린다) !!!! (씨!!)
씬2. 동-카운터
식식 성질 못이기고 걸어나오던 한민국, 습관처럼 카운터 앞에 선다.
한민국 : 얼마요?
그 뒤로 변 혁, 이애리 걸어나오고.
카운터 : 천 억입니다.
한민국 : (카드 내밀다 놀래) 어,얼마?!!!
변혁,이애리 : (표정)
한민국 : 천,처,천 억?
카운터 : (계산대모니터 찍힌 숫자 가리킨다) 구 천원이라구요.
한민국 : (확인한다. 9000원이다.)
변 혁, 이애리, 먼저 나가려는데.
한민국 : (식겁한 가슴 쓸어내리고) 9천원?! 9천원이 어디야?! 나 물 한잔두 안마셨어 왜이래?!
(들으라는 듯) 그래, 계산 제대로 해야지 이제! 니돈 내돈 정확히 가려봐야지!! 하! (어림없다) 피같은 내 돈!!
툭, 두사람을 밀치고 나가버린다.
이애리, 변 혁 남아서..
씬3. 동-지하 주차장
안그래도 번쩍이는 한민국의 차를 반짝반짝 윤나게 광내주고 있는 오류동.
옆 차에 묻은 얼룩을 본다. 이애리의 차다.
씬4. 영화관 복도
한민국, 한손엔 지갑들고, 한손엔 카드 든채 식식 걸어온다.
한민국 : 이혼이 무슨 재테크 수단이야? 재산 분할?! 하!!
카드, 지갑속에 구겨넣다가 삐죽 나와있는 사진 다시 꺼내본다. 한민국과 이애리 (옆 우이경) 결혼식 사진.
신부인 이애리모습 한동안 노려보다가 자신과 이애리 사이를 북 찢어 둘로 가른뒤, 주저없이 휙 뒤로 날려버린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이애리, (우이경) 사진.
저만치 청소아줌마, 그런 한민국의 행태를 봤다.
작정하고 청소도구 무기마냥 들고 한민국 쫓아가는데
성큼성큼 걸어가던 한민국의 발걸음이 멈춘다. 돌아와 사진 집어든다.
멈칫하는 청소아줌마.
이제 한민국의 시선은 우이경에게로 가있다. 한민국의 뇌가 빠르게 돌아간다.
# 큼지막한 꽃바구니 옆에 놓고 카드 쓰고있는 이애리.
이애리 : (기쁘다) 같이 가볼래요? 이경이 변호사 개업했는데!!
한민국 : (시큰둥) 내가 뭐하러?
의미심장해진 한민국 표정.
이애리와 우이경의 사이를 반으로 짝 찢어 역시 아까처럼 뒤로 주저없이 휙 날려버린다.
옳다구나 기다린 청소아줌마.
청소아줌마 : (버럭) 이봐!!!
청소아줌마E : 여기가 당신건물이야?! 공공장소야! 죽어라 청소하는거 안보여? 청소하는 사람 따로, 버리는 사람 따로 있어?
엇따 겁 없이 쓰레길 버려 버리길?! (꿈쩍않고 걸어가는 한민국) 야 여기가 니 건물이냐고--?!!!
한민국 : (그나마 우이경의 사진 아래도 더 찢어 휙 뒤로 날린다. 얼굴만 남는다. 악동같은 미소)
아줌마 맘에 들어. 일 잘하고 있어 아주.
씬5. 동-지하주차장
오류동, 아주 잠시 망설이다가, 누가 올까 둘러보며 박박 얼른, 얼룩을 지우고 있다.
그 차로 이애리, 변 혁 다가온다.
이애리와 마주치는 오류동의 시선. 나쁜짓 하다 들킨 사람모냥 당황해 한다.
이애리 : (빤히 오류동 본다)
오류동 : .. (둘러댄다) 직업병입니다, 죄송합니다.
이애리 : 건강 조심하세요. 오국이 태어나면 연락하구요.
오류동 : ! 예 사모님. (고개 숙인다)
이애리, 얼룩이 지워진 자신의 차에 오른다. 변 혁도 오른다. 출발해 가고.
오류동, 멀어지는 이애리의 차를 지켜보고 섰는데, 저만치 한민국이 식식거리며 오고있다.
씬6. 복도 510호앞
‘510호’ 크게 찍힌 클로즈업.
한민국 멈춰선다. 오류동도 뒤에 선다.
한민국 : (의 결연한 표정위로)
오류동E : 아무리 그래도,.이,건 좀.
한민국 : 눌러.
오류동 : (일그러진다) 반칙입니다. 공정하지 않다고요.
한민국 : 눌러.
오류동 : 어떻게 전부인의 친구한테 변호살 해달랄 수 있습니까?
한민국 : (변함없이 단호한 표정)
오류동 : (쩝. 마지못해 누르는 초인종!)
씬7. 510호현관께
현관 문 확 열리고,
고개숙여 ‘추리닝’에 자신의 ‘뱃지’ 만지작 돋보이게 하고있는 우이경 보인다.
우이경 : (헉!!)
한민국 : ! (우이경 가슴에 시선 고정)
우이경 : (한민국의 시선 느낀다. 이쒸!! 양 손으로 가슴 가린다)
한민국 : (손 치우고, 우이경 가슴께로 아예 코를 박는다) 당신, 변호사야?
우이경 : (에..?)
한민국 : (양쪽 관자에 붙어있는 티침도 확인한다)
우이경 : (코닿을 듯 가까운 한민국의 얼굴) !
한민국 : 아 변호사냐니까 당신?!?
우이경 : (침을 꿀떡) 저, 애리 벼,변호사 아닙니다.
한민국 : (건 아는바고) 그럼 누구 변호사야 지금??
우이경 : 예?
한민국 : 누구 변호사냐니까?
우이경 : (곧죽어도) 건 의뢰인 보호 차원에서 비밀입
한민국 : (뚝 짜르고) 내 변호사 해.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내 변호사 해. 대~ 한민국 변호사. (씨익)
우이경 : 이봐요! (웃는다. 조곤조곤) 나, 저, 아니 나! ..애리 친구거든요? 잊으셨어요? 이애리 친구라구요 나!
애리 친구더러, 지금 그게 할 소립니까?!
한민국 : 그러니까.
우이경 : 그러니까?! (점점)
씬8. 에스테틱
침대에 누워있는 이애리 표정.
여직원, 이애리 얼굴위로 능숙하게 마사지 중이다. 밖에서 들리는 약간의 소동.
에스테틱사장E : 사모님, 이러시면 안됩니다.
직원2E : 잠시후면 끝나니까
벌컥 열리면서 쩌렁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고경희의 뒤로 서있는 양복(수하) 몇.
고경희 : 야- 내가 내 며느리 보겠다는데, 시어머니더러 며느리 깨날동안에 기다리라 이거야 지금?
여직원, 마사지 하다 놀래 일어난다.
꿈쩍않고 누워있는 이애리. 얼굴이 반지르하다.
고경희, 이애리 머리맡으로 와 선다.
고경희 : (옆에 서있는 여직원에게, 고갯짓) 좀 나가있어.
여직원 : (주춤하다 양복들에 반끌려 나가고)
달랑 둘 남은 마사지실. 긴장이 감돈다.
고경희 : (조용히 며느리를 본다) ..
이애리 : (눈 한번 뜨지 않은채, 자는 듯 평온하게 누워있다)
고경희 : (내용과 달리 나즉이. 더 무섭다) ..새대가리니 너?
이애리 : (반응없다)
고경희 : (나즉이) ..어디 내아들 등을 쳐?!
이애리 : (더욱 반지르해보인다. 반응없다)
고경희 : ..니깟게.
이애리 : (눈 한번 안 뜨고. 아주 크게 하품) ...
고경희 : !!!
씬9. 510호안
한민국 : 이애리 친구니까, 그러니까, 내 변호사 해 당신이.
입 쩍 벌리고 서있는 우이경.
오류동, 모습 보이면서 현관문 맨아래 달린 걸쇠 바닥에 고정시킨다. 장정처럼 버티고 선다.
우이경을 살짝 밀치고 몇 발자국 들어서는 한민국.
동시에, 한민국의 시선으로 들어오는 거실 건조대 모습,
변 혁의 옷가지들 버젓이 걸려있고, 남자 속옷, 우이경 속옷, 사이좋게 주르륵 걸려있다.
우이경 : (기가 막힌다) 나더러 친굴 배신하라 소립니까 지금? 제가 왜 친구를 배신해야 합니까? 배신 같은거 안합니다 저?!
한민국 : 먼저 배신한 건 이애리 아닌가?
우이경 : !
한민국 : 올 봄에 당신이 변호사 개업했단 얘길 이애리 그여자가 직접 했어 나한테!
당신이 변호산 줄 알면서도, 다른 변호사를 선임한 건, 바로 당신 친구라고 이 아줌마야!
우이경 : (쩝)
씬10. 우이경아파트 입구.
변 혁, 들어온다.
부동산아줌마 : 색시한테 다운계약서 9억까지 얘기했는데,
변 혁 : (뭔 소린가?)
부동산아줌마 : (속 터진다. 5층으로 시선 찌릿) 말 안합디까 또??
씬11. 510호
우이경, 굴하지 않고 한민국 앞으로 나선다.
우이경 : 돈도 많으면서 이혼할 때 여자한테 한 몫 좀 떼주면 어때서, 온나라가 떠들썩하게, 뭡니까 이게? 창피하지도 않아요?
한민국 : 한 몫?
우이경 : 한때 사랑했던 여자한테 나같으믄 안됬고 미안해서 간이라도 빼주겠네. (변 혁 빗대서) 대한민국 남자들은 하나같이들,
한민국 : 한 몫 얼마?
우이경 : 뭐, 한 (에잇! 크게 부른다) 9억쯤?
한민국 : (본다)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좋소. 9억? 준다. 9억 줘.
우이경 : (놀래) 정말요?
한민국 : 이걸로 그럼 얘기 끝. 당신은 이제 내일부로 아니, 지금 이순간부터 이 한민국의 변호사고
이애리와의 재산분할 금액은 무슨 일이 있어도 9억으로 합의해온다. OK?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본다)
우이경 : 자,잠깐만요.
한민국 : OK한걸로 알고 그럼. (처음 기세대로 식식 나가고)
우이경 : 이봐요.
오류동, 걸쇠 풀어 제자리에 놔준다. 목례하고 따라 나간다.
닫히는 문. 남은 우이경.
우이경 : (한동안 그러고 섰다가, 문득 돌아오는 정신) ! 아니 변호사한테 와서 저러고 협박하고 윽박지를거면
뭐하러 변호사는 찾어?! 그냥 법정에서 판사앞에서 큰소리 땅땅 칠 일이지!? (점점 커지는 언성)
저러니 마누라가 이혼에, 재산분할에 이 난리를 치지-. 나같으믄 6분도 못 살것고만은!!!
아니, 저런 사람하고 6년씩이나 어떻게 살았대 애리는?!?!! (식식)
순간 다시 벌컥 열리는 현관문.
우이경, 놀래 철푸덕.
‘한민국’ 서있다. 문 뒤에서 다 듣고있었던 표정. 굳어있다.
한민국 : 수임료 얘길 빼먹고 간 거 같아서.
우이경 : ! (주저 앉은채)
한민국 : 방금 한 말은 의뢰인에 대한 무례항목으로 수임료에서 10% 제할거고. (오류동에게) 적어놔.
우이경 : (못 참겠다. 벌떡 일어난다) 이봐요- 누가 당신 변호사 한 답니까? 안합니다. 못합니다 나.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그래요 애리한테 먼저 배신당했다 칩시다. 배신 할 만 했으니 배신두 했겠지 걔가!
이혼하고 먹고살자니 초짜인 내가 불안두 했겠죠- 나 사시 붙었다고, 연수원 생활할 때, 우리 풍신여상 교장 선생님이,
몇 번을 도시락 싸가지고 찾아오셔서는, 너는 우리 풍신여상의 자랑이다, 여상 나와 그 흔한 대학도 안 나오고
사법고시 패스한 졸업생은 대한민국에 너 하나 뿐이다. 그래 너하고 애리는 우리 풍신여상의 자랑이고 자부심이니까
항상 몸가짐 바로 하고, 후배들 보기에 부끄러운 짓 하덜말고, 어려운 사람 도와주고 베풀면서 살어라.
누가 니 뒤통수 치거든, 웃으면서 앞통수도 내밀어라 그러셨는데, 어떻게..어떻게 내가 애리의 뒤통수를
맞받아 칠 수가 있습니까 (식식!!)..안 합니다! 못합니다 저!! (식식!!)
한민국 : (뚫어지게 본다)
우이경 : (굴하지 않고 식식!!)
한민국 : (싸늘한 미소)
우이경 : (결연하다)
한민국, 조용히 돌아선다.
오류동, 조용히 걸쇠 풀고 목례한다. 닫히는 문.
씬12. 동-아파트 5층 계단참
내려오다 멈춰서는 한민국. 한민국 뒤에 따라 멈춰서는 오류동.
오류동 : (슬쩍 뒤돌아 본다. 우이경이 맘에 든다. 미소가 인다)
한민국 : 웃지마라 내 뒤에서.
오류동 : 예. (웃음기 거둔다) 다행이지 뭡니까요 모양새 이상할 뻔 했
한민국 : (OL) 토달지 말고.
오류동 : 예. (벅벅, 멋쩍어 머리숱 벅벅)
뒤통수에 눈 달린 한민국.
한민국 : 머리 빠진다. 고만 긁어.
오류동 : (멈춘다)
한민국 : (생각에 잠긴다. 휙 다시 510호 현관쪽 돌아본다)
씬13. 동-입구 현관께
변 혁, 우이경의 동 입구로 걸어들온다.
부동산아줌마E : 색시한테 다운계약서 9억까지 얘기했는데?
변 혁 : 그럼, (빙긋) 내가 덤빈다고 이집서 쉽게 나가지는 않겠네. (잘됬다)
이때 변혁의 핸드폰 벨 울린다. 모르는 번호다. 전화 받는다.
한민국F : (다짜고짜) 제대로 한번 만납시다 변호사 양반.
변 혁 : (한민국이군!)
(*통화중, 한층 한층 내려오는 한민국과 한층 한층 올라가는 변 혁 보인다)
변 혁 : 대표님께서도 얼른 대리인을 구하셔야 편하실텐데요. 직접 저를 보시게요?
한민국 : 잘 해 보자면서요?
마침내, 2.5층 쯤에 올라서는 변 혁.
씬14. 동-2.5층 계단참
2.5층 쯤에 내려서는 한민국.
핸드폰 귀에 댄채 마주보고 선 두사람. 잠시 정적. 서로에게서 시선떼지 못하고 서있다. !!
핸드폰 귀에 댄채 천천히 서로의 위치 바꿔가며
변 혁 : 그야 물론입니다만,. 여기는
한민국 : 변호사님이야말로 여긴
변 혁 : 제 집입니다 여기가.
한민국 : (아..) 이번 사건으로 수임료 톡톡히 받으셔야 겠습니다. (둘러보는 시늉) 이런 누추한데서 벗어나실려면.
변 혁 : (여유있다) 전 여기가 좋은데요.
한민국 : (계단 난간 쓰윽 문질러 보인다. 잔뜩 묻어나는 먼지. 오만상 찡그린다)
변 혁 : (먼지 본다) 최곱니다 여기가. 이만한 데가 LA서도 없었습니다 제겐.
한민국 : 여기서 살거야?
오류동, 변혁 : ! 예. (동시에)
변 혁 뒤에 서있던 오류동, 얼른 방향 바꿔 한민국쪽으로 서고.
대답한 변 혁, 멋쩍어 진다.
변 혁 : 다음번엔 양측 변호사가 같이 만나는게 좋겠습니다.
한민국 : 건 내가 정합니다.
변 혁 : 아, 편하실대로.
한민국 : 가자.
변 혁 : 그럼.
각자의 방향으로 올라가고 내려가면서 멀어지는 두사람.
변 혁, 꼿꼿하게 올라가고
한민국의 표정, 편치않다.
씬15. 510호안.
우이경, 화장실서 어푸어푸 세수하다가 문 소리 듣고,
우이경 : (설마, 한민국) 또?
놀래 물도 안 닦고 헐레벌떡 나간다.
내 집 마냥 들어오는 변 혁.
변 혁 : 넌 내가 그렇게 좋냐? 씻다말고 뛰쳐나오게?
우이경 : (물 뚝뚝 흘려가며 선다)
변 혁 : (건조대서 수건 집어 얼굴 닦아준다) 나 없이 어떻게 살았누?
우이경 : (가만 하는양 대로 둔다, 콧김만 세진다)
변 혁 : 하까? 저녁밥?
우이경 : (수건 뒤집어 쓴채) 아 나가라니까---!!?!!
변 혁 : (빤히 보다, 수건위로 뽀뽀 쪽)
우이경 : (수건 확 내리고, 인상 확 구긴다) 나 그 옛날의 우이경 아니거든? 나! (가슴 탁탁 쳐준다) 나-
변 혁 : (얼굴만 본다)
우이경 : (가슴을 더 쑥 변혁 앞으로 내민다) 나-!!
변 혁 : (그제사 보는 변호사 뱃지) 뭐야 왜 내꺼 달고있어? 내가 이것두 놔두고 떠났었나?
우이경 : (미친다) 이것두 내꺼! 이 집두 내꺼!!
변 혁 : (표정.)
우이경 : 이집두 내꺼! 이것두 내 꺼!!
변 혁 : (믿기지 않는다) !! (설마, 뱃지) 이것두?!
씬16. 경찰서 앞
우석호(50대), 형사에게 끌려 경찰차에서 내린다. 건방지게 끌려가면서 침 탁 바닥으로 뱉는다.
우석호 : 아,.(짜증) 나 증말!! 변호사 불러 달라구요 변호사.
형사 : 입 다물어 이양반아. 쪽팔리지도 않어요? 변호사는 무슨 얼어죽을?!
이때 득달같이 우석호에게 달려들어 핸드백으로 패대기를 쳐주는 50대여자.
피해자여성 : 야 이놈아. 너는 딸두 없냐? 천하에 이,이,이,막되먹은 놈!! 어디 딸같은 애 얼굴을!
(형사, 말리는 시늉만) 당신 내가 합의 절대 안 해줘! 평생 감빵서 썩게 만들어 내가!! (씩씩)
우석호 : (맞으면서도) 우쒸 변호사 붙여달라니까요!! 밥 시킬때 매번 중국집 지겨우니까 짱개말고 설렁탕 시켜주고요!!!!
배달 마치고, 배달가방 흔들며 나오던 짱개, 이 말을 듣는다. 에이씨. 우석호 얼굴, 도장 찍듯 본다.
씬17. 510호안. 거실/ 서재
표정없는 변 혁 얼굴. 동작그만 이더니 서둘러 서재로 들어간다.
꽂혀있는 법전들, 참고서들, 급하게 펼쳐보는데
앞장에 변 혁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쓱쓱 지워놓고는, 죄다 우이경이라는 새이름을 써넣었다.
서랍에서 27기 수료장 꺼내 당당하게 내미는 우이경. ‘27기 연수원 졸업’ 우이경 맞다.
간만에 뿌듯한 우이경 표정.
잠시 표정 관리 안되는 변 혁. 그 둘의 얼굴위로 핸드폰벨이 울린다.
우이경 : 나 이제 변 변이랑은 끝낼래. 3000씩 똑같이 내서, 모자란 8000천은 당신이름으로 융자얻어 놓고,
당신 한푼도 안 내고 미국으로 도망갔잖아. 연수원 합격하고 내 이름으로 융자받아서 그 8000만원 간신히 갚았어.
여기 봐. (8000만원 빚 낸 우이경 통장) 8000만원 내 빚 보이지? 이 걸로 이집 내가 지킨거라구.
그러니까 당연히 내집이지 이집은. (계속 울리니까 받는다. 보도않고) 잠시만요. (손으로 막고 마저) 그러니까
집주인 행세 고만하고 나가줘 빨리.
변 혁 : 이경아.
우이경 : (OL) 아 3000만원 본전 생각나신다고?
변 혁 : 우이경.
우이경 : (OL) 건 2년 동거하다 말없이 사라진 배신죄에 대한 최소한의 위자료.
누구처럼 결혼도 아니고, 제대로 산것도 아니지만 미친척하고 몇억쯤 부르까 나두?
(안되겠다. 핸드폰에) 죄송합니다 나중에 걸어주세요. (끄고)
변 혁 : 우 변.
우이경 : (OL) 너무 싼가?
변 혁 : (빤히 본다)
우이경 : 그래 너무 싸다 3000만원은. 내가 당신 떠,.나구 (갑자기 핑 도는 눈물) 얼마나 많은 시간을.. 당신 때문에,
나를 미워하고, 나를 원망하고, 나를 증오하면서 살았는데, . 건 산게 아니야. (눈물이 그렁해진다)
여기 남아서 당신 기다린거 아니야. 착각하지마. 6년동안 여기서 죽었었어. 죽어있었어 나.
당신 침대 하나, 책 한권 못 버리면서, 라면 한젓가락두 이 목구멍으로 안 넘어가더라. 당신이 좋아했으니까.
당신이 아끼던 것들이니까. 하루 갖다 버리구, 하루 다시 주워오고, 하루 패대기두 쳐봤다가,
다음날 새것처럼 고쳐놔야 견디겠더라. 고대로 그 자리에 놓여있다구 당신책, 당신 침대, 당신 집 아니야.
당신 여자 아니야. 봤지? 이제 그 법전은 내 손때가 더 묻은 내꺼구. 어지간히 원망하고 미워했던 내 인생두 내꺼야 이제.
당신 여자가 아니라 그냥 나일뿐이야. 이제 간신히. 그니까 제발,. 나가줘.
변 혁 : ... !
우이경 : 사랑? (비웃는다) 당신보다 멋진 변호사 될꺼야. 당신보다 성공할거야 나. (밖으로 나가고)
변 혁 : (남아서) ..
씬18. 동-옥상 (석양)
우이경, 난간에 기대 등만 보인다. 멀리 한강변으로 노을진 하늘.
아까 울리던 전화가 다시 울린다. 받는 우이경.
우이경 : (눈물 훔친다) 여보세요. .. (떨리는) 어,디라구요?
씬19. 대한자산운용 빌딩 전경 (저녁무렵)
저녁 불빛이 하나 둘 들어오는 시각.
여의도의 퇴근길 전경. 우르르 건물에서 쏟아져 나오는 양복쟁이들, 사람들.
빌딩 저만치 보도변에 이동간이트럭카페 서있다.
건물 주변엔 파파라치를 비롯한 몇 명의 기자들, 혹여라도 한민국을 만날 수 있을까 숨어있는 분위기.
숨긴 카메라 들만 가끔씩 석양에 번뜩인다.
간이트럭 카페, 야구모자 쓴 주인, 등을 보이고 통화중인 남자에게 커피 건낸다.
받아들고 돌아서는 남자, 배수진이다.
배수진 : (통화중) 어때 그쪽은? (눈한쪽이 올라간다) 에스테틱에서?
카메라F : 우연인지, 작정하고 온 건지는 모르겠는데요. 그 시어머니 유명하잖습니까? 남자들도 벌벌 기게 만든다는!
인서트 # 에스테틱 로비
앞서 걸어나오는 고경희, 여유있는 이애리.
잠깐 멈춰서던 애리가 갑자기 훌륭한 머리스타일을 마구 볼썽사납게 헝클고, 잘 되있는 메이크업도 망가뜨린다.
수행원들 양쪽으로 로비현관 열어주자, 숨어있던 기자들, 파리떼같이 플래시 터뜨려 대는데,
이애리의 몰골이며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다.
기자들, 아우성에 돌아보는 고경희. 기가 막힌다.
물 만난듯 신나게 터지는 플래시들, 카메라들. 그위로
배수진E : 그간 가엾은 이애리 어쩌고 살았는지 뵌다. 뵈.
배수진 : (커피 홀짝) 욕봐 김기자. (끊고) 몇시쯤 퇴근 하냐 한사장은?
야구모자 : (열심히 커피 만든다) 거야 사장님맘이지, 달리 사장이야?
배수진 : (어쭈) 말 놓자 이거야?
야구모자 : 여의도에 나보다 더 많은 시간 일하는 사람은 한사장뿐야.
배수진 : 너 몇시간 일하는데?
야구모자 : 24시간.
배수진 : 미친눔.
야구모자 : 미친눔 맞어 나.
배수진 : (빤히 보다가,.) 너 내 뿌락지 할래?
씬20. 대한운용 빌딩 (저녁)
한민국, 창가에 서서 여의도 전경을 내려다 보고있다.
창문에 비친 한민국의 얼굴,
우이경E : 어떻게, 어떻게 내가 애리의 뒤통수를 맞받아 칠 수가 있습니까? (식식) 안 합니다! 못 합니다 저!! (식식)
한민국, 책상으로 돌아온다. 인터폰 누른다.
한민국 : 먼저 가라.
오류동F : 혼자 괜찮으시겠습니까?
한민국 : 응. (인터폰 끄고)
씬21. 지하 주차장 입구. 도로 (저녁)
빠져나오는 한민국의 차. 한민국 차의 번호판 클로즈 업 되면서 몇 몇 기자들의 눈 번뜩인다.
우르르 차 쪽으로 몰려가는 기자들. 파파라치들.
이동카페에 있던 배수진도 카메라 챙기고 달려간다.
시커먼 썬팅의 세단, 운전자 보이는데 오류동이고. 뒷좌석엔 누군가 타고있다.
들러붙는 기자들, 다가서던 배수진, 직감으로 뒷좌석 한민국이 아님을 느낀다. 휙 뒤돌아 보는데,
씬22. 동-후문 출구 (저녁)
로 빠져 나오는 한민국. 잽싸게 택시 잡아타고 출발해 간다. 짜식들이 말야.. 샐쭉 올라가는 한쪽 입꼬리.
한민국 : (해냈다) 방배동으로 갑시다.
씬23. 방배동 한민국 집 앞 (저녁)
한민국의 택시, 집앞으로 다와가는데 집앞에도 진 치고 있는 기자 몇 시야에 들어온다.
한민국 : 집까지?!
택시, 집앞에 서려다 되려 더 속도내 무섭게 빠져 나간다.
놀래 피하는 기자들.
씬24. 도로, 택시 안 (저녁)
백미러, 기사 얼굴 보인다.
기사 : 손님, 이제 어디로 갈까요?
한민국 : (짜증 제대로)
기사 : (한민국 얼굴 뚫어지게 보더니) 근데 손님 혹시?
한민국 : (말 뚝 짜르고) 시저스 호텔로 갑시다.
기사 : (백미러로 자꾸 힐끗거린다)
한민국 : (무지 신경쓰이는 기사의 시선)
씬25. 씨저스호텔 전경 (저녁)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택시.
득달같이 내려 성큼 들어가는 한민국.
씬26. 동-로비 컨시어지 데스크 (저녁)
컨시어지 : (눈치본다) 지금 스윗트룸 밖에는 남아있지 않습니다.
한민국 : 괜찮아.
컨시어지 : (꾸벅) 죄송합니다.
한민국 : 혼자 먹을꺼니까 식사 알아서 올려주고.
컨시어지 : 예.
한민국 : (문득) 혹시 거기, 내가 한번이라도 묵었던 방인가?
컨시어지 : (난처하다) ..대표님 허니문때 (얼버무린다)
한민국 : ! 허 그렇구만. (배짱) 뭐 어때? 어때서? (여유 보인다) 죄졌어? 다음 결혼식도 이 호텔서 할거야 나.
써비스 좋드만 여기.
씬27. 동-스윗트 룸 앞 (저녁)
룸써비스맨, 스윗트룸 앞에 멈춰서고. 문 열고 들어가라는 포즈.
한민국 : (들어가려다,) !
룸써비스맨 : ?
한민국 : (팁 넣어준다) 고만 가봐.
룸써비스맨 : 예. (물러가면서 문 닫아주려 한다)
룸써비스맨의 문 닫아주는 배려로 할 수 없이 들어서게 된 룸.
한민국, 막상 한 발자국도 편히 띨 수가 없다.
플래시백
# 침대에 걸터앉아 귀걸이를 떼고는, 환하게 웃어보이는 이애리 모습.
한발자국 거실쪽으로.
플래시백
# 이애리가 다가와 다정하게 한민국의 목을 감는다.
컥, 안되겠다 아무래도. (지금은) 이애리가 자신의 목을 조르는 느낌이다.
문 열고 나가는 한민국.
닫히는 문. 텅 비는 방.
씬28. 도로. 이애리 차 안 (저녁)
여전히 머리, 몰골 산발인 이애리. 전화 누른다.
신호 가는 소리. (받는다)
이애리 : 전혀 없는 일, 오늘 제가 만든것도 아니고. 빚 갚았습니다 어머니. (끊는다)
씬29. 고경희 집 거실 (저녁)
핸드폰 끊는다. 폭풍속의 고요.
핸드폰 던져 도자기를 박살내는 고경희. 놀래 짖어대는 개.
그래도 분이 안풀린다.
씬30. 보도 (저녁)
한민국, 터벅터벅 걷는다.
가판대에서 청년들이 스포츠지 사는데, 1면에 실린 자신과 이애리의 이혼전쟁 헤드라인 봐가며 낄낄댄다. 청년들 가고.
한민국, 지나치려다 가판대로 간다. 티비 보느라 시선도 안주는 가판대주인.
신문들 죄다 1면이 울긋불긋 자신과 이애리 기사다.
한민국 : (버럭) 이 신문들 몽땅 얼마요??
가판대주인 : (그제사 고개 돌린다)
한민국 : (식식) 내가 다 살꺼니까 더 이상 팔지말아요.
가판대 : 예?! ..에. (좋아한다)
씬31. 편의점 (저녁)
이애리 산발한 모습 천장에 걸린 tv 화면으로 나온다.
한민국의 예전 모습 자료도 함께 나온다.
계산원알바, 고개 돌리고 보고있는데
한민국 : 저기 밖에 있는 신문쪼가리들 몽땅 다 하고, 이거 (젓가락까지 올려논 물 부은 컵 라면 내민다)
계산알바 : !? (한민국 보다, 뒤돌아 tv속 보다, 보다, 보다 한다)
한민국 : 쟤 나두 재수없어.
계산알바 : 이애리가 어때서요? 얼마 이뿐데!!
한민국 : 말고 옆에 놈.
계산알바 : (아) 한민국?
한민국 : (입 다문다)
계산알바 : 나뿐쉐끼죠 뭐, 똘아이래요. 이애리가 왕창 돈이나 뜯어냈으면 좋겠어요. 이애린 좋은일도 많이 하니까. 저런 쉐낀,
한민국 : (말 자른다) 나 뿔은 라면 싫어하니까, 빨리 계산해.
편의점 내, 통유리 앞 스툴에 앉아 익기 기다리는 한민국.
한민국 : (뚜껑열고 라면 먹기 시작한다. 혼자, 후르륵 열심히 먹다가) 빨리 변호사를 구해야
이런 귀찮은 일들 다 떠맡겨 버릴텐데.... (핸드폰 꺼내 본다)
그런 한민국의 뒤로 진열대 너머 배수진 보인다.
씬32. 경찰서 앞 (저녁)
헐레벌떡 택시에서 내리는 우이경. 속상해 죽겠다..
씬33. 경찰서 안 (저녁)
저만치 형사 앞에 건방지게 앉은 우석호 보인다.
다가가는 우이경.
형사 : 가족입니까?
우이경 : (딴데 보고) 아뇨.
우석호 : (싱글) 가족은 무슨. 변호사요.
형사 : (우이경의 추리닝 본다) 변호사 같지 않은데?
그런 우이경 뒤로 입구 배달통 들고 들어오는 짱개.
우석호 : 변호사 맞다니까요. 내 변호사.
우이경 : (식식 이를 앙다문다)
형사 : 변호사세요?
이때, 우석호 째려주고 턱 짜장면 내려놓는 짱개.
짱개 : (반색) 어 변호사님-?
형사 : (우이경 본다. 그제사 들어오는 변호사뱃지) !
우석호 : 아 (승질 버럭) 증말 나 짜장면 지겹다니까 이제!!
씬34. 경찰서 안 일각 (저녁)
우석호, 짜장면 우적우적 먹고있는 위로
형사, 우이경에게 경황 설명해준다.
형사E : 어디 국적도 불명인 싸구려 레이져기계를 들여다가 시골 노인네들, 아줌마들 야매로 기미 점 빼주고!
이번에 여고생 주근깨까지 빼준다고 불법으로 시술했다가 그 여고생 얼굴이 엉망이 됬수!! 그 부모가 지금,
형사 : 애 시집도 못가게 평생을 망쳐놨다고 난립니다. 시술받은 동네 여자들까지 다 들고 일어날 판이니까
어디 괜찮은 성형외과 데리고 가서 제 얼굴 돌아오게 해주고 잘 합의 보는 수 밖에 없어요.
우이경 : 그건 피해자들 얘기구요. 아버지 얘기두 들어봐야는 거 아닌가요?
우석호 : (옳다구나 먹다말고) 아 나두 그 기계 속아서 산거라니까 그러네 형사양반?! 왜 내말은 안 믿어줘?!
이경아 (붙잡는다) 나야 말루 억울허다! 기계값 갚는다고 시술해 받은 돈 거기다 다 갔다바쳤어.
챙긴거 한 푼 없어 아직?! 무죄야! 죄없다 나는?!
우이경 : 믿어요. 의뢰인이 무죄라고 하면 믿어요 전.
우석호 : 아줌마들 점이랑 기미랑은 정말 없어졌다니까?
우이경 : 믿습니다.
우석호 : (점점 신이나서) 얼굴 젊어지고 깨끗해지니까 살 맛 난다고 아줌마들이 얼마나 고마워했는데!
우이경 : 믿는다고요!
우석호 : 나한테 상 줘야 되 그 아줌마들!!
우이경 : 제 얼굴에도 그 기계로 똑같이 여기 점이랑, 기미랑 시술해주시겠어요? 믿는다니까요.
우석호 : (멈칫) 건,쫌..
우이경 : 나두 피부미인 되고 싶어요. (간절한 눈빛) 해줘요.
우석호 : 안되 그건! 큰 일 날 소리!!!
우이경 : (표정 바뀐다. 그럴줄 알았다)
우석호 : !
형사 : (일어선다) 수천 각오하셔야 될 겁니다.
우이경 : (서서히 차오르는 분노) 저 그런 돈 없습니다.
우석호 : ..이,이이경아.
우이경 : (형사에게만) 차라리 그냥 감옥에서 몇 년 운동하시면서 쉬시라고 전해주세요.
형사 : 변호사님?
우이경 : 그게 이 사회와, 한 가정과, 또 그 농촌 지역주민들께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에요.
제가 판사는 아니지만 3,4년 나오겠네요. 전과기록까지 보태면 거기서 환갑잔치 하셔얍니다.
우석호 : 아 나두 억울하다니까?!
우이경 : 그 여고생만큼 억울하세요? 순박한 촌 피해자 아줌마들보다 억울하세요 아버지가??
우석호 : (표정)
우이경 : (울컥해 버럭) 적어도 아버지 얼굴은 멀쩡하잖어-!!! 더 이상 아버지 줄 돈 한푼두 없으니까,
차라리 피해자들 앞에서 내 얼굴도 그렇게 만들어버리지 왜!!
우석호 : (표정)
우이경 : (나와 버린다)
씬35. 경찰서 앞 (밤)
울컥해 나오는 우이경 뒤를 쭐레쭐레 후진 오토바이 끌고 따라오는 짱개.
짱개E : 타세요.
우이경 : (식식 걷기만)
짱개 : 타세요 변호사님.
우이경 : (멈춰선다)
짱개 : 모셔다 드릴께요 제가. 차는 꼬물이지만,. 헤.
우이경 : (시선 피한다) 배달 해야 되잖어.
짱개 : (얼른 타시라는, 뒷자리 톡톡)
우이경 : 업무태만인데 이럼,. (미소)
짱개 : (좋아서, 소매로 뒷자리 슥슥 닦아준다)
우이경 : (보다가) 꼬량주 남은거 없냐?
짱개 : (씨익) 있지 왜 없어요? (꺼내 내밀면)
우이경 : (병 째, 사실 얼마 남지도 않은 상태지만. 마지막 방울방울까지 알뜰히 마신다)
짱개 : (쩝. 입맛만 다시고 본다)
우이경 : (척 앞자리에 올라탄다) 타.
짱개 : (엥?) 거기 아닌데?
우이경 : 내가 너 데려다주께.
짱개 : (꿈뻑꿈뻑)
씬36. 시내. 한강다리 (밤)
드라이브 하는 짱개, 우이경의 몽따주.
번잡한 시내 도로를 지나 한강 다리 진입한다. 다리위 여유로운 편이다.
짱개 : (어?) 변호사님, 집으로 안가고 어디가요?
강너머 별 빛처럼 내려앉은 빌딩 숲의 불빛들 눈에 들온다.
한강의 야경은 역시 끝내준다.
우이경 : 아.. 좋다.. 코에 강바람이라도 쐬고 들어가얄 것 아니냐.
짱개 : 이힝. 그런가? (헤벌쭉 해지는데)
우이경 : (씨) 다 덤벼!! (부릉부릉 요리조리 핸들 흔들어대더니, 급기야 속도도 더 내기 시작한다) 다 주겄어 오늘!!
짱개 : 벼,변호사님- (놀래 꽉 우이경을 붙잡고) 변호사님--!?!!
우이경 : 왜 임마-?
짱개 : 헬맷도 안 쓰구, 속도 위반에 이러시면 짭새한테 걸려요!!
우이경 : 거야 말로 내 바라는 바다. 건들지마. 법이구 나발이구 나 오늘 막 살거니까.
짱개 : 에?!! 이러다 죽는다구요--?!!!
우이경 : 것두 괘안치!! (나름 눈 매서워진다)
짱개 : (헉, 우리 변호사님 미쳤나부다!!!)
아니나다를까. 뒤에서 들려오는 경찰 싸이렌소리.
경찰E : 야 이 시키들아!! 거기 안세워!!!!
우이경 : 오호. 제때들 와 주시고. (속도 더 낸다) 속도 얼마 안되는구마는! 참 빡빡하시네들!! 빡빡하셔!!
너는 내가 지켜주께! 걱정마-!!
짱개 : (겁 먹었다) 어,어어엉엉 엄마.. 변호사님..
우이경 눈가에 눈물이 날린다. 눈물 훔친다. 우이경, 요란뻑쩍한 싸이렌 위로 실컷 웃는다.
씬37. **경찰서 (밤)
책상 앞에 최대한 쪼그리고 앉은 우이경, 짱개.
경찰, 답답한 듯 왔다갔다 성미 급하다.
책상위에 얌전히 놓인 우이경 주민등록증, 핸드폰.
경찰 : 낼 모레 서른에! 밤중에 겁도없이! 폭주족에요? 뒤늦은 사춘기야?!
음주에, 어린 남자애까지 달고 추리닝 바람에 지금 한강다리서!?
우이경 : (쥐구멍이라도 찾고싶다)
경찰 : 아 얼른 부모님한테, 가족한테 전화하라니까?
우이경 : 다음부터는 절대 이런 일 없
경찰 : (0L) 다음부터고, 지금부터고 전화하시라니까?
우이경 : (기어들어가는 소리) 어,머닌 돌아가셨고.
경찰 : 아버진?
우이경 : (더듬) 바,바쁘십니다 지금.
짱개 : (울먹울먹 말도 못하고 앉아잇다)
경찰 : 그래서 죽어도 아버지한텐 전화 못하겄다?
책상위에 올려논 우이경의 핸드폰 진동으로 울린다.
경찰 : 전화 받어요-
우이경 : (찔끔 보더니, 변혁이다) 안 받아도 되요.
더 이상 안울리는 핸드폰.
경찰 : (찌질한 똥개 본다) 아 나또 이생활 7년에, 여자가 앞이고 남자가 뒤에 탄 폭주족은 첨봤다야. 사내자식이 울기는 뚝!!!
짱개 : (그렁한 눈, 뚝)
다시 울리는 핸드폰.
경찰 : (버럭) 아 받어요 전화-
우이경 : (기어들어가는 목소리) 괜,찮습니다. (무조건 끄려고 하면)
경찰 : (뺏어든다) 아 줘봐. 바뿌신 아버님인지 또 알어요? (받는다) 여보세요. ...여기 영등포 경찰섭니다!! ...
우이경 : (표정, 일그러진다. 쪽팔려 죽는다. 쥐구멍 찾고있는데)
경찰 : (핸드폰 건낸다) 바꾸래요-
우이경 : ..네? 아니, (뭐 꼭 안 받어도 되는데)
할 수 없이 받아든다. 돌아선다.
우이경 : (시큰해진다) ,.변 똥..
씬38. 편의점/ **경찰서 안 (밤)
한민국 : (변 똥? 뭔 소린가? 아무튼 다짜고짜) 사람 죽였어?
우이경 : 어? (일단 절레절레) 아니.
한민국 : 당신 다쳤어?
우이경 : 아니-
한민국 : 됬어 그럼. 별 일 아냐. 걱정말고 있어. 갈테니까.
우이경 : (고맙다) 으,응. 고마워.. (끊어지는 전화)
씬39. **경찰서 안 (밤)
근데 좀 이상하다 목소리.
우이경, 핸드폰 번호 확인하는데, 변 혁은 이전 전화고, 모르는 번호다.
우이경 : 근데 이사람 누구에요 형사님?
경찰 : 누군지도 모르고 통화했수?
우이경 : (누구지?)
경찰 : 당신 의뢰인이라든데?
우이경 : 의,의뢰..? (알겄다. 으..더 쪽팔린다!)
씬40. 편의점 밖 (밤)
성큼성큼 나오는 한민국. 택시 잡으려는데 잘 안 잡힌다.
배수진, 슬그머니 세워논 자기차로 가서 미행준비 하려는데 턱, 뒤에서 올려지는 손.
한민국 : 형씨. 취재도 좋지만,
배수진 : (놀래 돌아본다)
한민국 : 신세 한번 집시다.
배수진 : !!?!! (표정관리 안된다) 저,저 아세요?
씬41. 배수진 차 안 (밤)
한민국 : 아 그럼 그렇게 내 뒤를 밟는데, 내가 형씨 얼굴을 몰라?
배수진 : (어설피 웃어보인다) 인사가 늦었습니다.
한민국 : (0L) 예에 배수진 기자님.
배수진 : (점점!)
한민국 : 저 영등포 경찰서 앞에 좀 세워주십쇼.
배수진 : (뭐라 묻기도 전에)
한민국 : 이유는 묻지 마시고요.
배수진 : (표정)
한민국 : 내가 그랬잖습니까? 신세한번 지자고.
배수진 : (조심스레) 그 말씀은?
한민국 : 나중에 배기자님한테만 특종 한 건 드리지.
배수진 : (본다)
한민국 : (굳은 표정) 싫소?
배수진 : (머리 굴린다)
한민국 : (손잡이 잡는다) 싫으시면 내리고.
배수진 : 아 아닙니다. 어디요?
달리는 배수진의 차.
씬42. **경찰서 안 일각 (밤)
고개 묻고 머리 싸매고 앉은 우이경.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화나기도 하고. 미치겠다.
씬43. **경찰서 건물 입구 (밤)
멈춰서는 배수진의 차.
한민국 내리고. 문 탁 닫는다.
배수진, 쩝. 내리지도 못하고 앉아있다.
한민국 : 특종 내고 싶으시면, 오늘은 여기까지. 사실 여긴 별 일도 아니에요. 들오시든지?
배수진 : (고민하다) 에 그럼..(눈 인사하고 차 돌린다)
배수진의 차 가는 것 보고, 안으로 들어가는 한민국.
씬44. **경찰서 안 일각 (밤)
짱개 안보이고, 혼자 쪼그려 불쌍하게 앉은 우이경.
한민국 : (옆에 앉는다)
우이경 : (본다) !
한민국 : (퉁명) 그 변호사 뱃지나 좀 떼고 있든지.
우이경 : (확 떨어져 앉는다)
한민국 : 나갑시다. 얘기 잘 됬으니까.
우이경 : (본다)
한민국 : 나 내 변호사가 경찰서나 들락거리고 그러는거 별루야. 기자한테 빚까지 졌어 당신때매.
우이경 : 누가 당신 변호사 한 답니까?
한민국 : 나야 매번 울긋불긋 1면에 오르내리는게 일이지만 당신 변호사 경력에 오늘 상황 도움안되.
우이경 : (곧 죽어도) 그니까 당신 변호사 아니면 상관 없는 일이잖어요?
한민국 : (버럭대는 우이경 몰골본다. 가관이다) 참,.
우이경 : (무릎 확 나온 추리닝에, 아까 눈물로 눈화장도 좀 번지고, 머리도 한강 바람에 그닥..)
한민국 : 내일 점심이나 먹읍시다. (일어선다)
우이경 : (올려본다)
한민국 : 12시 반. (간다)
우이경 : (식식)
씬45. **경찰서 마당, 밖 골목 (밤)
건물 현관에서 우이경, 짱개 나오고, 경찰과 인사 나눈 한민국 나온다.
배수진 : (몰래 벽에 붙어서서) 누구야 저 여잔 또? (한민국 무리 다가오자 헉, 더 착 붙는다)
짱개 : 변호사님 남편은 언제 와요?
우이경 : (한민국 본다) 지,방에 있어.
짱개 : 이럴땐 좀 옆에 계셔야 하는데.
우이경 : ,.그,러게. (어설푼 미소)
한민국 : (도 들었다)
우이경 : (쪼금 고맙긴 하다) 저기,.
한민국 : 내 편 합시다. 고만 퉁기고.
우이경 : 투, 퉁기고?
한민국 : 가는 곳 마다 감옥이야 이애리 때매. 온나라가 다 죄인취급이라고 나를! 빨리 어떻게 좀 해 보쇼.
우이경 : 하. (기가 찬다)
한민국 : 내일 봅시다. (먼저 가버린다)
우이경 : !
한민국 : (성큼 성큼 꼿꼿하게 걸어가는 뒷모습)
우이경 : (남아서 그런 한민국의 뒷모습을 보고 서있다. 혼자 가는 그의 뒷모습이 왠지 짠하다)
한민국E : 가는 곳 마다 감옥이야 이애리때매. 온나라가 다 죄인취급이라고 나를!
한민국 : (가다 그냥 한번 돌아본다)
종종 걸음으로 가는 우이경 뒷모습.
한민국 표정 변화 없다. 돌아 다시 걸어가는 그의 뒷모습.
씬46. 510호 샤워부스 (밤)
변 혁, 샤워중이고.
들어오는 현관 문소리 들린다. 샤워기 멈추고.
변 혁 : 왔어-?
대꾸없다. 침실 문 탁 닫히는 소리만.
변 혁 표정에서.
씬47. 이애리 빌라 안 (밤)
이어폰 끼고 몸만들기에 땀흘리는 이애리 모습. 혼자 안간힘을 쓰는 듯한 인상이다.
씬48. 대한운용 빌딩 전경 (다음날)
대한운용의 빌딩 유리가 화창한 햇살에 눈부시게 반짝인다.
유연하게 굴러가는 인라인 스케이트. 야구모자, 양손 그득 커피 들고 건물 안으로.
씬49. 동-건물 안
로비. 간단한 눈인사 만으로 유유히 통과해 들어가는 야구모자.
야구모자의 바쁜 배달로 보여지는 대한 증권과 대한운용의 일하는 모습 몽따주.
일하는 직원들 누구도 그에게 신경쓰지 않는다.
일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인라인을 타고 리듬감있게, 주문한 사람에게 정확히 배달해 놓고 가는 야구모자.
마지막 꼭대기층. 한민국의 대표룸. 열려있다.
통화중인 한민국의 목소리 들려온다.
야구모자, 소리없이 들어가 책상 한켠에 커피 내려놓는다.
한민국 : (영어) 출시하자마자 중국 비중을 줄일 수는 없어. 홍콩은 그대로 유지하고 일단, 중국은 당국의 규제 동향을
좀더 지켜봐. 3분기는 저가로 매입할 종목들을 좀더 알아보구. (버럭) 남들?! 남들 눈치 보지마!
우리가 언제 남들 따라 했어?! 풀리쳐 놈들은 지들이 독자적으로 뭐 할 생각은 않고 매번 일본 꽁무니 쫓아다니잖아.
그 짝 날래?! 풀리쳐로 옮기든지 그럼 너두!?
야구모자 나가려는데,
한민국 : 잠깐.
야구모자 : (멈춰선다) !
한민국 : (수화기 가리고) 밖에 기자들 없디?
야구모자 : (잠깐 긴장했다 태연하게) 안 보입니다.
한민국 : 한명두?
야구모자 : 예.
한민국 : 그럴 리가? 누구 또 유명인 이혼했냐 오늘?
야구모자 : 배우 원 비가 결혼합니다 오늘.
한민국 : (씨익) 거 갔구만 죄다. (다시 통화한다)
야구모자 : (돌아 나오는 뒤로)
한민국E : (들으라고) 맛있다 오늘 커피-
씬50. 대보로펌 전경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변 혁. 첫 출근이다.
씬51. 대보로펌 안
자동문 열리고 들어서는 변 혁.
벌써 프론트데스크의 비서(최대표에게 연락처 건내던, 섹시한)눈이 휘둥그래진다.
비서 : (어머) 변 변호사님! (반가워한다)
변 혁 : 더 예뻐졌네 미스한.
비서 : (프론트서 돌아나오며) 대표님 기다리세요.
비서 앞서고, 변 혁, 어깨 쭉 펴고 뒤따른다.
여전하다. 각 룸의 변호사들 유리너머로 견제어린 시선, 비서들, 칸막이 너머로 살짝 반가운 손짓, 신호들 보내고.
파트너룸의 오영탁, 떨떠름하지만 반가운 척 손들어 준다.
오영탁 파트너룸의 바로 옆, 잘 꾸며진 또 하나의 파트너룸 보인다.
그 앞에 멈춰서는 변 혁. 방 앞에 붙여진 명패 보인다. ‘Partner 변 혁.’ 이라고 써있다. 기분 괜찮다.
씬52. 동-대표변호사 룸
최대표와 마주 앉은 변 혁.
최대표 : 법조계서도 그렇지만, 한민국이 자산업계쪽에서도 왕따인 모양이야. 혼자 뭐 잘 나가니까 시샘반 질투반이긴 하지만.
본 적 없지 한번도?
변 혁 : 만났습니다.
최대표 : 벌써?
변 혁 : (표정) 예.
최대표 : 팀 꾸려줄까 아니면 직접 꾸릴래? 애들 알잖아.
변 혁 : 혼자 하겠습니다.
최대표 : ! (의외다) 왜?
변 혁 : 금방 끝내겠습니다.
최대표 : (그렇다치고) 저쪽은 대리인을 아직 못 구한 모양이지?
변 혁 : 구하겠죠. 곧. 돈 있는데, 대한민국에 한민국 변호사할 사람이 없겠습니까?
최대표 : 거 참 기대되네. (재밌다는 듯) 누가 할까?
변 혁 : (표정)
씬53. 우이경 사무실
옥희 사무장, 파리채로 앉아있는 파리 잡는다.
법전에 고개 쳐박고있는 우이경의 책상위도 주저없이 척 척 파리 잡는다고 때려잡는 시늉. 우이경도 때려잡을 시늉.
우이경, 꿈쩍않고 앉아있다.
옥희 사무장, 속 터진다.
벌떡 일어나 말도 없이 식식 나가는 우이경.
씬54. 은행창구
창구직원, 우이경에게 상담중이다.
창구직원 : 지난번 8000만원두 고대론데, 대출 추가는 힘듭니다.
우이경 : 제가 이제 막 변호사를 개업해서,. 처음엔 다들 그렇대요.
한 3000만원만 더 어뜨케,. (간절하다) 당장 꼭 필요해서 그래요.
창구직원 : (생각하더니) 사시는 아파트 본인꺼세요?
우이경 : ! ..아,파트요?!
씬55. 2층짜리 건물 전경
후줄근한 건물 전경 안으로 들어오는 번쩍 한민국의 차.
한민국, 먼저 내리고, 오류동, 종이 가방 들고 내린다.
한민국, 건물 꼬라지 보고는.. 안으로.
씬56. 동- 복도
우이경, 축 쳐져 걸어가고있는 뒷모습.
한민국 : 변호사님.
우이경 : (걷기만)
한민국 : 아줌마-
우이경 : (듣던 목소리! 멈춰선다. 시계본다. 시계, 정확히 12시 반 가리킨다)
한민국 : 아가씨-
우이경 : (돌아본다)
한민국 : 아줌마 맞네. (한심하단 표정. 우이경 추월해 가며) 아가씨란 말은 그저 좋아서.
우이경 : (씨..)
씬57. 우이경 사무실
사무실로 들어서는 한민국. 뒤에 장정처럼 버티고 서는 오류동.
옥희 사무장, 못 알아본다.
옥희 : 누구..?
뒤이어 들어오는 우이경. 변호사 석에 앉는다. 법전 덮고 자기할 일만 한다.
옥희 : ?!?! 변호사님 찾아오신 분들 아네요?
한민국 : 풍신여상의 자랑이랑 도시락 먹으러 왔습니다.
옥희 : 에?! .,푸,풍신?!
한민국 : (오류동에게 종이 가방 앗아든다. 우이경 책상위에 올려놓는다)
대통령도 내리 상고서 나오는 마당에 우변호사님도 대성하실겁니다. 제 사건 맡은 이후부터.
우이경 : (컴퓨터만 들여다본다)
한민국 : 나는 여기서 점심 때우면 되지만, 저 친군 끼니 거르면 안되서요. 사무장님 같이 나가서 식사좀.
옥희 : 에? ,.예. (오류동에 반 끌려 나간다)
덜렁 남은 두사람. 팽팽한 신경전.
한민국, 종이 가방서 도시락 꺼내 내민다.
한민국 : 열어봐요.
우이경 : (시선 안준다) 배 안고파요.
한민국 : 먹을만 할거요.
우이경 : !!( 그제사 보는데, 그 옛날 교장 선생님이 싸오시던 것 같은 커다란 양철 도시락!)
한민국 : 맛있을 텐데?
씬58. 동-복도
오류동에게 반 끌려가며.
옥희 : (빈정 상한다) 어디서 본 것도 같고, 누구에요 저분? 누군데 사무장을 나가라 마라.
오류동 : (0L) 변호사님 의뢰인입니다.
옥희 : ! (화색) 뭐 드시까?
씬59. 영화관 양귀비홀
변 혁 : 이 서류의 존재를 한민국이 알고 있습니까?
이애리와 변 혁, 스크린 향한채 나란히 앉아있다.
변 혁의 테이블 위엔 서류봉투 놓여있다.
이애리 : 글쎄요. (웃는다) 아마 기억 못할거에요. 결혼에 관해서는 잊어버리는 게 일인 사람이니까.
변 혁 : 그래두 이건 중요한 법적 증거물이 될텐데,.
이애리 : 돈 문제 외에는 그 사람 머릿속에 일주일 이상 남아있는 거 없습니다. 그런 사람이에요.
변 혁 : 그렇담 이 서류는 보류해 뒀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써먹기로 하고.
(여유있다) 내일쯤 언론에 재산분할 액수를 흘릴까 싶은데요?
이애리 : (본다) !
변 혁 : 사자사냥은 여론몰이부터 하는게 유리하지 않겠습니까?
이애리 : (긴장되는 듯) 전 무비박스가 제께 되는거 외엔 더 바라는거 없습니다.
씬60. 우이경 사무실
투박하게 빛나는 양철 도시락.
우이경, 뚫어지게 시선 주다가 마침내 입 연다.
우이경 : 먼저 친구인 애리를 만나 보겠어요.
한민국 : (표정)
우이경 : 애리가 허락해 준다면, 그래도 좋다고 하면,
한민국 : 하면?
우이경 : 다시 생각해 보겠습니다.
팽팽하게 노려보는 한민국, 우이경.
한민국 : 좋소.
우이경 : !? (엥? 허락해 줄 리가 없지않은가)
한민국 : 훌륭한 생각이야. (일어선다)
우이경 : (뭔 꿍심이지? 일어선다)
한민국 : (가려다,) 아 도시락 맛있게 먹어요.
우이경 : 배 안고프다니까요-
한민국 : 당신 얼굴에 써 있어. 나 지금 무-지 배고프다고. (나가려다, 책상위에 우이경 명함 한 장 집어든다.) 그럼. (나간다)
우이경 : (남아서) !!
씬61. 동-복도
식사 마치고 오는 옥희사무장, 나가는 한민국 본다. 얼굴에 생기가 돈다.
씬62.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노려보던 양철 도시락 들어 쓰레기통에 휙 던져버릴까 하다.
우이경 : 음식이 무슨 죄냐?.. (자리로 가 뚜껑 여는데)
돈뭉치가 그득, 한웅큼 들어있다. 것도 십만원짜리로.
우이경 : 힛-----(일단 좋아서) 이,이게 다 얼마야? (싶다가)
한민국E : 당신 얼굴에 써 있어. 나 지금 무-지 배고프다고.
우이경 : (콧바람 쒹쒹!) 하 우꼈어 한민국.
불이나케 들어오는 옥희 사무장. 우이경 손에 든 양철 도시락 본다.
우이경 : 그래 당신! 평소에 돈으로 요해 깔고 돈으로 이불해 덮는 모양인데! (식식) 그래서 돈이면 다 되는 줄 아나본데!?!
씬63. 한민국 차 앞
한민국 : 돈이면 되지. 그럼. 안되는게 어딨어? (올려본다)
씬64. 우이경 사무실
우이경 : (휙 도시락 던질기세) !!
옥희 : (잽싸게 빼앗아 부둥켜 안는다)
우이경 : (창가 쪽으로) 우이경 고롷게 봤다 이거지 지금??
씬65. 한민국, 차에 오른다.
한민국 : 별수 있어 지가?
씬66. 우이경 사무실, 건물 전경
우이경 : (창문 열고 내려다보며 버둥댄다. 말리는 옥희) 윤봉길 의사야?! 지가?!
이깟 돈폭탄 투척하고 가면 내가 지 수족이라도 되줄줄 알았나부지?!?
씬67. 출발해 가는 한민국 차
한민국 : 풍신여상 어쩌구? 교장 선생님 어쩌구? 다 쇼야. 뻥이야. 원하는 건 돈이라고. 돈에는 장사 없다니까.
더구나, (자신있다) 변호사아냐? (우이경 명함 들어 확인한다),. 명함 꼬라지 하고는,. (못마땅)
옥희E : (결연하다) 월세부터 냅시다.
씬68. 우이경 사무실
옥희 : (벌써 돈세고 있다)
우이경 : (확 나꿔채 품에 안는다. 건드리면 터질 기세) !!
옥희 : 맡자구요. 무조건 맡아야 되. 6개월만에 제발로 처음 들온 소송에요. 이건 우리 일생일대의 기회라고요?!
기간 내내 언론에 오르내릴꺼고, 제대로 변호사 홍보될테고, 이후론 돈 많은 사람들 의뢰껀수도 확실히 늘어날꺼야!
(제발..) 변호사님-..
우이경, 표정 복잡해진다.
옥희 : (진심이다) 일하고 싶지 않어요?
우이경 : !
옥희 : 공부만 4년에, 연수원 2년에, 개업하고도 반년을 기다렸어. 재판다운 재판 한번도 못 해 봤잖아요?
법정에, 서보고 싶지 않어요?
우이경 : (..흔들리는 시선)
옥희 : 이경씨, 변호사야! 변호사가 변호사 다워야지 뭐가 두려운데?
우이경 : (돈 도시락 더 꼭 품에 안는다) 나 아니어두 되는 의뢰인에요.
옥희 : 아버지가 부탁해도 거절할거에요 그렇게?
우이경 : !
옥희 : 나 아니어두 되는 의뢰인은 없어요. 의뢰인은 평등해.
우이경 : !!
씬69. 2층건물 앞
건물 입구를 빠져나와 식 식 걷는 우이경. 핸드폰 꺼내 번호 누른다.
우이경 : 제발 받아라 쫌., 제발!
신호 가다가, 끊어질 듯 가다가,. 마침내 툭 받는 소리.
이애리F : 네.,
우이경 : !!
씬70. 호텔 식당
변 혁 : (식사중이다) 누구에요?
이애리 : (통화 다했다. 핸드폰 닫는다) 변호사요.
변 혁 : (본다) !
이애리 : (웃어보인다) 아니, 친구에요.
변 혁 : (지긋이 본다) 농담두 해요? 농담두 하구.
이애리 : (본다)
변 혁 : (웃어보인다) 우리 좀 편해진 겁니까?
이애리 : (표정)
씬71. 버스 정류장. 도로. 버스안
우이경, 오는 버스에 서둘러 올라탄다.
오토바이 타고오던 짱개, 버스에 오르는 우이경 발견한다.
짱개 : 어? 변호사님-- 똥개 데리고 왔는데, 변호사니임--
출발해 가는 버스.
짱개, 뒷자리에 똥개 태우고 있다. 헬멧쓴 젊은 남자.
버스 따라가는 짱개의 오토바이.
짱개, 우이경이 앉은 좌석 창 옆으로 다가가 “변호사니임--” 하지만 우이경, 생각에 빠져있다.
젊은 남자, 잠시 헬멧 벗고 버스 안에 우이경 얼굴 보려는데 이동카페 야구모자다. 그위로.
짱개E : 아 변호사님! 똥개 데리고 왔다니까요-?
씬72. 풍신 여상 전경. 운동장
뛸듯이 안으로 들어오는 우이경. 수업중인듯 넓은 운동장 텅 비어있다.
우이경, 서둘러 등나무 아래로 가는데
이애리, 먼저 와 앉아있다.
이애리 : (환하게 웃어준다) 오랜만이네.
우이경 : (헉 헉 조금 숨이 차다)
이애리 : 마셔. (차가와 보이는 생수병 건낸다)
우이경 : 너 또?
이애리 : 마셔어.
우이경 : (뚜껑 열어 마시는데,. 물이다. 땀 닦고 씨익 그제사 보이는 미소) 어 시원하다-
(꿀꺽 한번 더 마시면서) 니가 고등학교때부터 여기다 쏘주 넣가꼬 다녔잖아. 괜히 그래 내가? 후 덥다 더워.
이애리 : (앞 만 보고) 그러게 뭐하러 그렇게 뛰어와?
우이경 : (이애리 앞으로 확 다가앉는다. 주위 둘러본다. 아무도 없다) 야!
이애리 : 없어 아무도. (여유있다. 둘러본다) 여기 좋다 언제 와두.
우이경 : (더 바싹 다가앉는다) 야!
이애리 : ?
우이경 : 니 남편 한민국이,아,아니 니 ‘전’남편 대한민국이!!!
이애리 : (표정 바뀐다)
우이경 : 나더러 자기 변호사 해달래?
씬73. 도로, 차안
뒷좌석 한민국 타고있고.
운전해 가고있는 오류동. 옆꾸리쪽에 통증이 오는지, 얼굴을 찡그린다.
한민국 : (그 모습 봤다) 차 세워.
오류동 : (찡그린채) 예?
차 세워지고. 내리는 한민국, 오류동도 얼결에 내린다.
한민국, 운전석에 자기가 탄다. 시동 걸고. 출발 하려다
한민국 : 안 타 빨리-?
오류동 : (어리둥절) ,. 예? 예- (얼른 돌아 한민국 옆자리 타려는데)
한민국 : 아 귀찮어 귀찮어. 뒤에 타.
오류동 : ! (뒤에 탄다)
한민국 : (다시 출발해 가고) 뭐래 병원서?
오류동 : 괜찮답니다.
한민국 : (승질) 괜찮긴, 맨날 괜찮대지?! 너는 너무 참아서 죽을꺼고. 나는 빵- 폭발해 죽을꺼다.
오류동 : (몰래 푸식)
한민국 : 너 맘껏 부려먹을꺼야! 그러니까 건강 챙겨!
오류동 : (본다)
한민국 : 아퍼 관두면 나만 손해지. 내 비위를 누가 맞추냐?
오류동 : (안됬다) 왜 그러세요?
한민국 : (식식 운전해 간다)
씬74. 학교 등나무 아래
우이경 : (속 터진다) 말이 되니? 그게??
이애리 : (굳어있다)
우이경 : 제 정신 아니고야 어떻게 니 친구인 나한테 변호살 해달래? 것두 널 상대루??
이애리 : (미동 없고) 그래서?
우이경 : 그래서? 그래서고 뭐고.
이애리 : (OL) 하지 그래?
우이경 : (잘 못 들었나?) 어?
이애리 : 해달라는데.
우이경 : (당황)
이애리 : (일어선다) 상관없어 나는.
우이경 : (일어선다) 나한테 화났어? 내가 뭐 잘못했니? 왜그래 나한테?
이애리 : 미안한 건 나지. 잘못한 것두 나고.
우이경 : (본다)
이애리 : 너한테 변호사 해달라고 했어야 하는데, 나 비겁했잖어. 너한테.
우이경 : !!
이애리 : (어렵게 웃어보인다. 돌아선다)
우이경 : 나 니편 해준다니까?
이애리E : 선생님께 인사 드리고 가자. (먼저 걸어간다)
우이경, 그 자리에 우두커니 남아있다.
우이경 : (남아서. 들릴듯 말듯),. 너 나 지금 무시하는거지?! (초라해진다) ..그런거지?!
씬75. 서초동 법원 계단
오영탁, 최대표 계단 내려오는 중.
오영탁 : 혼자요?
최대표 : 응. 혼자 해보겠다네?
오영탁 : 뭐 다른 꿍심 있는거 아닐까요 변 변?
최대표 : (뭔 소린가?)
오영탁 : (가까이 와 속닥인다. 진지하다) 이쁘잖아요 의뢰인이.
최대표 : (정색) 업계 불문율이야! 의뢰인하고 변호사하고는 애정금지 몰라!? 더구나 이혼재산분할 소송에서?
다 이긴 재판두 진다고! (한심하다) 다 자네 같은주 알지?! (툭 밀어버린다)
오영탁 : 어,엄마어마엄마야! (굴러 떨어질뻔, 내려오며 간신히 중심잡는다) !! (씨. 불똥이 왜 나한테?!)
씬76. 우이경 아파트 전경 (저녁)
씬77. 동-510호화장실 (저녁)
화장실 문 열어논채 철푸덕 앉아 빨래판에 뻘건 고무장갑 끼고 손빨래 하고있는 우이경.
현관문 열리고, 변 혁 들어오는 소리 들린다.
계속 빨래에 화풀이 중인 우이경.
변 혁, 열린 화장실 문으로 빨래중인 우이경 본다.
변 혁, 화장실 안으로 들어와 우이경 앞에 쪼그려 앉는다.
우이경 : (없는 사람 취급)
변 혁 : 독한 것.
우이경 : (빨래만)
변 혁 : (싫지않다) 나두 세 번씩이나 떨어진 사시를 한번에 붙어?
우이경 : (식식. 빨래만)
변 혁 : (우이경 눈높이로 서류 내민다) 내 집 맞지?
우이경 : (본다. 등기서류. 변 혁으로 된거 맞다) 그깟 서류?
변 혁 : 그깟 서류? 그게 변호사가 할 말이냐 지금? (서류 한 장 더 내민다)
우이경 : (보도 않고, 거품 뭍은 손으로) 치워. (치우면)
변 혁 : (다시 들이민다) 봐.
우이경 : (안 본다)
변 혁 : 보라니까?
우이경 : (마지못해 보다가) ! (고무장갑 낀 손으로 확 나꿔챈다)
소유권이전 등기서식, 아파트를 ‘변혁, 우이경’ 공동명의로 바꾼다는 내용.
변 혁 : 구청가서 공동명의로 바꾸자. 바꾼다. 니 말 맞어. 이집 내집 아니고, 우리집이야. 됬지 이제?
나 여기서 살아두 되지 이제?
우이경 : 우리집? 이게 왜 우리집이야 내집이지?!
변 혁 : (꿈쩍않는다)
우이경 : 소송 할거야 이집에 대한 소유권.
변 혁 : (코 닿을듯 가까이 다가온다) 한번 해 보자고?
우이경 : (더 들이민다) 한번 해보자고.
변 혁 : (자신있다. 우이경 앞머리 넘겨준다) 너 나 못 이겨.
우이경 : (후- 입바람으로 앞머리 헝큰다) 향후 머리카락 하나라도 건드려 봐?
변 혁 : (귀엽다 그녀가. 웃으며 본다)
우이경 : (식식)
씬78. 동-서재 (밤)
이불 펴는 우이경. 불쌍한 자세로 모로 눕는다.
씬79. 동-침실 (밤)
침대 차지하고 대자로 누은 변 혁. 피식. 생각할 수록 웃음이 난다.
변 혁 : 거참 신통하네. 어떻게 변호사가 됬지? (옆에 액자 들어 우이경 얼굴에 뽀뽀 마구) 어이구 장하다! 장해 우이경!! 입뻐!!
씬80. 동-서재 (밤)
반면, 우이경 표정은 점점 서글퍼 진다.
잠도 안오고, 일어나 가방 뒤지는 우이경. 양철 돈도시락 꺼낸다. 망설이다 꺼내, 침 발라가며 센다. 빳빳한 새 수표들..
침발라 세가며, 고개 든다. 아버지도 떠오르고.
퉤. 침발라 세가며 고개 든다. 한민국도 떠오르고.
퉤. 침발라 세가며 고개 든다. 친구 애리도 떠오른다. 으.. 미치겠다. 퉤. 다 셌다.
베개로 얼굴 묻고, 고함, 소리 묻힌다.
우이경 : 으으으으으.. (세상에?!) 천만원이잖어. 천.만.원!!!
씬81. 여의도 이동카페 안 (새벽)
신문 1면 화면 가득 메운다. “이애리 재산분할액 공개. 최고가 경신!! 한민국 상대로 1000억대 요구!!”
조용히 신문 내리는 야구모자.
미명의 여의도. 쥐죽은 듯 고요하다.
씬82. 대한운용 빌딩 전경 (아침)
하나, 둘 씩 카메라 장비들, 생방송 차량까지..움직임이 시끄럽지 않고, 조용하다. 폭풍속의 고요..
씬83. 동-거실. 식탁 (아침)
젖은머리 수건으로 싸맨 우이경, 식탁위 간단한 아침 먹는다.
변 혁 : 나두 도시락 싸줘.
우이경 : 내 꺼 아냐.
변 혁 : 누구껀데 그럼?
우이경 : 돌려줄꺼야. (양철도시락 보인다)
변 혁 : (뭔 소린가?)
우이경 : 아무리 궁해도,. 아니쥐 이건!
씬84. 대한자산운용 빌딩
스윽. 화면안으로 들어오는 우이경 전신.
군데군데 보이는 기자들. 위풍당당한 빌딩의 위용까지.
약간 움츠러들지만 우이경, 양철도시락 꼬옥 품에 안은채 입구로 들어간다.
씬85. 동-25층 앨리베이터. 사장실 밖.
25층 숫자 멈추면서. 문 열린다. 내리는 우이경. 두리번, 비서데스크로 가 서는데,
우이경 : 저기, 사,장님 좀 뵐 수 있으까요?
비서 : 약속이 되 있으십니까?
우이경 : 아뇨.
비서 : 지금 외근중이십니다. (그러면서, 우이경 품에 도시락을 힐끔거린다)
우이경 : (그 시선 느끼고)
비서 : 뭐 전하실 말씀이나, 물건이라도?
우이경 : (망설인다. 돌아선다) ..어쩌지? 그냥 맡기고 가기엔 성이 안 풀리는데.
그때, 사장실 가까이로 오류동 모습 보인다.
우이경 : 어?! (아는 사람)
하는데, 푹 고꾸라지는 오류동, 비서도 봤다.
비서 : 오기사님- (달려가고) 오기사님-!!
그 소리에 사장실, 없다던 한민국이 셔츠차림으로 벌컥 열고 나온다.
우이경 : 헉. (없다드니?!!)
순식간에 직원들 모여들고, 우왕좌왕 시끄럽다.
한민국 : 이봐- 정신차려!! 내 말 들려?? (양쪽 볼따구니 마구 때려대지만)
오류동 : (꿈쩍않고, 기절해있다)
본부장 : 119 불러. 이대리 119 연락해 빨랑-
한민국 : 오류동 업혀 나한테.
본부장 : 예?
한민국 : (들쳐 업어가며) 119보다 내가 빨라. 병원 코앞이잖어.
본부장 : 그치만, (난처하다) 금방 옵니다. 119 불렀어-? 곧 옵니다 대표님.
한민국 : (이미 업었다. 달리기 시작하고)
덩달아 뛰는 본부장, 비서, 직원, 몇.
걱정도 되고, 얼결에 무리 따라가는 우이경.
모두, 앨리베이터 앞, 멈춰선다.
이대리 : (체구 무지하게 건장하다) 제가 업겠습니다 대표님.
한민국 : (헉 헉 숨가쁘다) 얘 병은 내가 알아! 내가 업어! 내가 간다!
앨리베이터 문 열리고, 올라 타려는 순간. 툭 떨어지는 오류동의 신발 한짝.
한민국, 서둘러 올라타고.
우이경, 밖에 걱정스레 도시락 안고 서있다.
본부장 : (안절부절, 밖에서) 지금 밖에 기자들 수백명이 몰려와서 난립니다. 대표님 인터뷰 하겠다고 저러는데,
119 금방 옵니다 대표님. 내리십쇼. 지금 나가시면 봉변 당하기 딱입니다 대표님!
한민국 : (업고 낑낑. OL) 야 이시키들아!! 파리시키들 무서워서 친구를 버리냐??! 미친눔들!!!
우이경 : (어쩔줄 모르고 서잇는데)
한민국 : 뭐해 신발 들고 안 타고-?
우이경 : (자신에게 버럭대는 한민국 본다) 에? 에- (얼른 신발 주워들고 올라탄다)
한민국 : 문 닫어 빨랑!!
우이경 : (잽싸게) 예.
닫히는 앨리베이터.
씬86. 동-앨리베이터 안
오류동의 축 늘어진 무게가 한민국을 내리 누른다.
낑낑 땀이 비오듯 쏟아지는 한민국.
우이경, 한민국이 다시 보인다. 숨도 못쉬고 옆에 서있는데,.
띵. 20층에서 급한 것도 모르고 열리는 앨리베이터. 영문 모르고 타려는 직원들.
한민국 : 타지마- 타지마 늬들!!! 문 닫어!!
직원들, 놀래 웅성웅성, 우이경이 급히 눌러대는 클로즈로 사라진다.
한민국 : (식식) 쓰러질때까지 아프다 소리도 못하는 천치미련반푼어치!
또 띵 소리.
한민국 : (고개도 못 들고) 아-- 진짜!! 자리에서 진득이 일들이나 할것이지 비상구 뒀다 뭐하냐 이럴때 안 쓰구 앙!!!
벙찐 직원들. 열리자마자 득달같이 닫히는 문.
한민국 : (중얼중얼) 오한이,오민이,오국이는 오류동이 지키고. 오류동은 한민국이 지킨다. 정신차려. 기운내-
우이경 : ,.괜,찮아요? (급히 달려나오느라 슬리퍼 차림이던 한민국은 그나마 슬리퍼 한짝도 어디 잃어버린듯,
한쪽은 양말 바람이다.)
한민국 : 119 오는 소리 들려?
우이경 : 여기서요? (들릴 리가 있나?)
한민국 : 아 들리냐고??
우이경 : (귀를 문에 갖다댄다) 삐뽀 삐뽀 삐뽀 오고있어요.
한민국 : (버럭) 장난해 지금?!
우이경 : (버럭) 나두 걱정되니까 그러죠!! 분명 오고 있는데 우리 귀에 안들리는 것 뿐이잖어요!!
(식식) 오 다왔어요. 다왔어. 다왔어. (띵. 문 열리고,)
씬87. 동-로비
주저없이 로비를 가로지르는 한민국. 그 뒤로 로비 직원들까지 수십명 주르륵 뒤따른다.
밖에서 119 오는 소리 희미하게 들리기 시작한다.
돌아가는 입구 회전문에 몸을 싣는 한민국, 우이경도 함께 돌아간다.
순간, 정적.
씬88. 빌딩 현관
불꽃놀이 하듯 한꺼번에 터지는 플래시들.
눈이 부셔 눈을 뜰 수 없을 만큼의 수많은 불빛들이 한민국을 향한다.
아무 소리도 안들리다가
누군가 : 저거 다 쑈야. 한민국이 쑈하고 있는 거라고-!!!
우이경 : !! (너무 하지 않은가?)
이에 봇물 터지듯, 갑자기 기자들 시장판처럼 달겨들면서 수많은 음성이 한꺼번에 터진다.
와중에 우이경의 품에 있던 양철 도시락 떨어지고, 수표들 마구 짓밟힌다.
우이경, 눈이 뒤집힌다. 아수라장인 속에
기자E : (펑) 이애리와는 대체 왜 이혼하신겁니까?
기자2E : (펑) 이애리측의 재산분할 소송액을 예상하셨습니까?
배수진E : 1000억입니다. 주실 의향이 있는겁니까?
수십개의 계단참을 가득 메운 기자들, 도저히 한발짝도 못 나갈 상황.
질문에도 아랑곳 않고 기자들을 뚫어보려던 한민국, 멈칫한다.
기자들 숲에서 수표에, 한민국, 오류동에 눈이 버얼겋던 우이경도 심장이 철렁한다. 힉-. 처,천억?
엄청난 소란에 순간, 등뒤에 업혀있던 오류동이 홀린듯 깨어난다.
황송한 듯 한민국의 등에서 내려오는 오류동.
한민국 : 괘, 괜찮냐?
오류동 : (멍하다)
한민국 : (버럭) 괜찮어?
오류동 : (간신히) 예..
한민국 : (더 버럭) 정말 괜찮은거야?
오류동 : (것보다 지금 상황이 더 걱정인) 예.
오류동, 확인하고 그제사 돌아서는 한민국. 기자들에 완전히 둘러싸여 오도가도 못할 상태.
몰골 말이 아니다. 땀 범벅에 넥타이며, 머리, 셔츠 모두 헝클어진 상태.
슬리퍼도 없는 한짝은 양말 바람. 배수진과 정면으로 눈이 마주친다.
배수진 : 상대는 천억에 해당하는 무비박스의 양도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민국 : 바,방금 얼마라고 하셨습니까?
배수진 : 천 억이요. 아 천 일억입니다 참. (헤헤헤. 기자들 모두)
한민국 : (낯빛이 노래진다. 표정관리 안된다)
우이경 : (그런 한민국 본다)
한민국 : (우이경 본다. 바닥에 짓밟히는 수표들도 시야에 들온다)
우이경 : (표정)
한민국 : (표정, 더 허물어진다. 짓밟히는 수표들에 시선떼지 못한다)
우이경 : (이,건 아닌데) !!
한민국 : (버벅) 그,럴 리가..그건, 그러면.. 그,
물어뜯을 듯, 다시 터지는 질문들.
“이혼은 누가 먼저 하자고 한 겁니까?”“스캔들과 그간 루머들은 모두 사실입니까?”“이애리씨한테 한말씀 해주십쇼”
“왜 하필 무비박스를 요구하는 겁니까?”“파탄의 책임이 본인한테 있는만큼 재산분할 소송도 불리하지 않겠습니까?”.,.,
다친 짐승처럼 몰려 서있는 한민국 위로.
한민국E : 가는 곳 마다 감옥이야 이애리때매. 온나라가 다 죄인취급이라고 나를!
우이경 : (중얼) 여기요.. (소리 묻힌다. 안되겠다) 여기요. 여깁니다- 여러분!
갑작스런 여자 목소리, 기자들의 시선, 우이경에게 쏠린다.
배수진 : (본다. 시큰둥 했다가 다시본다) ! (경찰서의 그 여자다!!)
우이경 : 앞으로 한민국 사장에 관한 인터뷰는 제가 합니다.
한민국 : !! (돌아본다)
변 혁 : (대보에서 tv보다) !
이애리 : (‘호텔방’에서 tv보다) !
우이경 : (한민국 앞으로 나선다) 질문은 그의 변호사인 제게, 던져 주십시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