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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르코-마리-투스 질환(Charcot-Marie-Tooth disease)에 대한 연구
김상범 / 동서신의학병원 교수, 신경과
사람의 신경계는 크게 뇌와 척수로 구성된 중추신경계와 뇌신경과 척수신경 및 말초신경으로 구성된 말초신경계로 구분된다.
말초신경을 침범하는 질환은 유전적 원인이나 출생 시의 대사적 요인으로 발생하는 선천적 질환과 출생 이후의 면역이상 또는 각종 내과적 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후천적 질환으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샤르코-마리-투스 질환(Charcot-Marie-Tooth disease, CMT)으로 불리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은 이 중 선천적 질환에 속한다.
유전성 말초신경병은 손상되는 말초신경의 종류에 따라
유전운동감각신경병(Hereditary Motor and Sensory Neuropathy, HMSN),
유전운동신경병(Hereditary Motor Neuropathy, HMN),
그리고 유전감각신경병(Hereditary Sensory Neuropathy, HSN)의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그 중 CMT로 더 잘 알려진
유전운동감각신경병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CMT는 1886년에 프랑스 의사 샤르코(Charcot)와 그의 제자 마리(Marie)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고, 비슷한 시기에 영국 의사 투스(Tooth)에 의해서도 보고되었다. 그 후 이들의 이름을 따라 CMT로 불리기 시작했다.
CMT는 임상적 및 신경전도검사상 운동신경과 감각신경에 이상이 있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을 통칭하며, 발병빈도는 2,500명 중 1명으로 희귀질환 중 가장 흔하다.
과거에는 보행실조, 심부건반사 소실,
발모양 변형, 발 처짐,
발과 종아리의 근육위축, 감각장애 등의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상염색체 우성유전 질환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현재는 단일 질환이라기보다는 유사한 임상양상을 보이는 여러 질환들이 모인 질환군으로 생각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의 진단과 분류
유전운동감각신경병에는 상염색체 우성유전과 열성유전, X염색체 관련 유전방식이 모두 존재한다.
대부분의 CMT는 상염색체 우성유전을 하는데, 신경전도검사에서 신경을 구성하는 축삭(axon)과 수초(myelin) 중 수초가 주로 손상되는 수초탈락신경병 소견을 보이면서 상염색체 우성유전을 하면 CMT1형이라 하고,
축삭병변이 주가 되면서 우성유전되면 CMT2형으로 분류한다.
CMT3형으로 불렸던 데제린-소타스(Dejerine-Sottas) 질환은
CMT1형 중 일찍 증상이 시작되고 그 정도가 심한 아형으로 생각되어
현재 CMT3형으로 명명되지는 않는다.
형태 |
특징 |
유전형태 |
원인 유전자 |
CMT1 |
수초탈락 |
상염색체 우성유전 |
PMP22, MPZ 등 |
CMT1 |
수초탈락 |
상염색체 우성유전 |
PMP22, MPZ 등 |
CMT2 |
축삭손상 |
상염색체 우성유전 |
KIF1B, MFN2 |
CMT4 |
수초탈락 |
상염색체 열성유전 |
GDAP1, MTMR 등 |
CMTX |
축삭손상수초탈락 |
X염색체 유전 |
GJB1 |
그 외에 상염색체 열성유전되며 수초탈락병변을 보이는 신경병을 CMT4형,
X염색체 관련 유전을 보이며 축삭손상과 수초탈락병변이 혼재하는 CMTX,
그 외 유전압박편향신경병(Hereditary Neuropathy with liability to Pressure Palsy, HNPP),
말초신경손상에 추가로 동반되는 다른 부위의 신경계 손상 여부에 따라
유전운동감각신경병(HMSN) 5형, 6형 등으로 분류한다.
유전양상 및 신경전도검사 소견에 따른 분류는 1970년대 전후에 이루어졌으나, 원인 유전자가 처음 밝혀진 것은 CMT가 처음 보고된 지 105년이 경과한 1991년이었다.
이 역시 CMT가 처음 기술된 상황과 유사하게 룹스키(Lupski)와 레메케(Raeymaekers)가 각각 이끄는 두 연구진에 의해 독립적으로 보고되었는데,
CMT 중 50-70%의 가장 높은 빈도를 보이는 CMT1A의 원인이 염색체 17번에 위치하는 PMP22 유전자의 중복임이 알려졌다.
PMP22 단백은 치밀수초(compact myelin)의 구성분으로 슈반세포(Schwann cell)의 신경수초화(myelination)와 신경세포의 성장 및 분화의 조절에 관련되는데, 이 유전자가 중복되면 mRNA의 양이 늘어나면서 구조적으로 불안정한 수초가 생성된다.
이후 MPZ(말초신경 수초단백의 구성분 중 50% 이상을 차지하며 정상수초의 구조와 기능에 필수적인 P0 단백의 유전자)가 CMT1형의 또 다른 원인 유전자임이 밝혀져 CMT1B로 명명되었다.
X염색체에 관련해 유전되는 CMTX의 원인 유전자는
GJB1으로 밝혀졌다.
코넥신(Connexin) 32 (GJB1) 단백은
신경수초의 간극결합(gap junction)을 구성하는 단백질로,
돌연변이가 발생한 경우 다양한 신경병 양상을 보인다.
1993년에는 CMT1A의 원인이 되는 17번 염색체의 PMP22 유전자가
결실(deletion)되면 HNPP가 발생한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HNPP는 PMP22 유전자가 결실되어 CMT1A와는 반대로
mRNA의 발현량이 감소되고 신경수초의 구조적 완결성이 손상되어 외부의 물리적 압박 및 외상에 비대칭적으로
일시적인 근력약화와 마비가 발생한다.
축삭형 신경병인 CMT2형의 원인 유전자는 CMT1형의 첫 원인유전자가
밝혀진 뒤 10년이 지난 2001년에 KIF1B(신경세포 미세소관(microtubule)에서 시냅스 소포(synaptic vesicle) 전구체를 수송하는 단백질)로 알려졌고,
2004년에는 CMT2형 가운데 30% 정도는 미토푸신 2(mitofusin 2, MFN2) 유전자에 의한 것으로 밝혀졌다.
MFN2는 미토콘드리아의 외막에 위치하며 미토콘드리아의 융합을 조절하는데, 이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미토콘드리아의 움직임에 장애가 생기고, 이로 인해 말초신경계 축삭 네트워크 및 수송기능이 손상되어 축삭형 신경병이 발생한다.
이렇듯 100년 이상 진척이 없던 유전성 말초신경병의 원인이 최근 십 수 년
사이에 분자유전학의 발달로 속속 밝혀졌다.
현재까지 40개 이상의 유전자 돌연변이가 알려졌으며, 이는 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단백의 이상을 파악함으로써 희귀난치질환으로만 생각되었던 CMT의
치료에 초석이 되고 있다.
한국인에서의 샤르코-마리-투스 질환
CMT의 임상양상
(a)손 근육 위축(CMT1A)
(b)오그린 휜발증(CMTX)
(c)평발(CMT2A)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최병옥 등이 유전학적으로 확진된 CMT1A를 최초로 보고한 이래 한국인 CMT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임상 및 신경전도검사상 유전성 말초신경병으로 진단된 환자 400여 가계를 대상으로 임상적, 전기진단학적, 유전학적, 병리적, 신경영상학적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대상 환자가계 중 42%가 수초탈락신경병 소견을 보였고 ,
27%는 축삭형 신경병, 23%는 HNPP,
그리고 5% 정도는 X 염색체 관련 신경병이 차지하였다.
이들을 대상으로 원인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47%는 PMP22 중복/결실, MPZ, EGR2, NEFL, MFN2, GDAP, GJB1, HSP27 등이 확인되었고,
유전자가 밝혀진 환자 중 CMT1형은 47%, HNPP는 32%, CMT2형은 9%, CMTX는 11%의 빈도를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과반수가 넘는 환자들은 유전자가 밝혀지지 않아
한국인 CMT 환자의 원인유전자 연구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유전자 연관분석 등을 통한 새로운 유전자 규명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의 하지 근육 영상
유전성 말초신경병으로 신경손상이 발생하면 그 기전이 신경수초탈락이든 축삭손상이든 결과적으로는 축삭이 손상되어 근력이 감소하고 근육이 위축되어 CMT 환자들에게 큰 장애가 되는 운동마비가 발생한다. 근육 MRI를 이용하면 근육신호 강도의 변화를 측정하여 근육병이나 신경축삭 손상이 있는 경우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근육의 부종과 지방침윤 및 근위축의 정도와 분포를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과거에는 유전성 말초신경병 환자는 수초탈락 CMT1형이나 축삭형 CMT2형 같이 축삭이 손상되는 원인만 다를 뿐 결과적으로 발생하는 근육손상 및 그 분포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하였으나, 2004년 프라이스(Price) 등이 CMT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원위부근육 CT를 촬영한 연구를 통해 정강이근육이 주로 손상되는 P형(Peroneal, 비골)과 종아리근육 손상이 주가 되는 T형(Tibial, 경골)으로 분류됐다.
또한 길이 의존적 신경병(length-dependent neuropathy, 말초신경병 유형 중 길이가 긴 신경일수록 짧은 신경에 비해 손상이 잘 일어나며, 신경 원위부부터 손상이 발생하는 유형)으로 잘 알려진 CMT에서는 그 특징에 부합되지 않는 T형이 존재함이 알려졌다.
그러나 이 연구는 유전학적으로 확진된 CMT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그 유형도 분류되지 않았다.
2006년 갈라르도(Gallardo) 등은 CMT1A 환자들은 대상으로
하지 원위부근육 MRI를 시행하여 정강이 근육이 주로 손상되는 길이 의존적 신경병 이론에 부합되는 P형만이 관찰됨을 보고하였고,
2008년 정기화 등은 CMT1A와 CMT2A 환자들의 하지 원위부근육 MRI 연구 결과 수초탈락신경병인 CMT1A는 정강이근육이 주로 손상되는 P형,
축삭형 신경병인 CMT2A는 종아리근육의 손상이 심한 T형이 관찰됨을
발견하여, 축삭손상으로 인해 근육이 변성되는 병태생리에 CMT1A와 CMT2A 간의 차이가 있음을 발표하였다.
또한 저자 등은 그 후속연구로 시행한 하지 근위부근육 MRI로부터,
신경의 길이가 좌골신경보다 상대적으로 짧은 대퇴신경의 신경지배를 받는
허벅지 전면구획의 근육변성이 축삭형 신경병인 CMT2A에서 두드러지고,
수초탈락 신경병인 CMT1A에서는 신경의 길이가 더 긴 좌골신경의 신경지배를 받는 허벅지 후면구획의 근육이 주로 손상이 된 소견이 관찰되어,
하지 원위부와 유사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발견은 수초탈락 CMT1 보다 장애 정도가 심한 축삭형 CMT2의 병태생리가 축삭손상으로 인한 길이 의존적 신경병에 의해 근육이 손상되는 것 외에 돌연변이 유전자의 발현과 관련되어 다른 기전을 시사한다고 생각되며,
특히 미토콘드리아와 관련된 MFN2 단백의 기능 이상과 관련하여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수초탈락 CMT1A에서 정강이 근육손상(C)과 허벅지 후면구획 근육손상(B)
축삭형 CMT2A에서 종아리 근육손상(C)과 허벅지 전면구획 근육손상(B)
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의 치료 및 과제
과거에는 유전성 말초신경병의 치료에는 물리치료나 보조기 착용, 운동 등의 보존적 요법이 주로 사용됐으나, 원인 유전자가 밝혀지고 이상이 발생하는 분자생물학적 과정 및 그 단백질이 알려짐에 따라 여러 실험적 치료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2003년과 2004년,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CMT1A 형질전환 쥐를 대상으로 사용한 프로제스테론 길항제인 오나프리스톤과 비타민C의 효과가 유의한 것으로 보고되었고, 2005년에는 「신경학」(Neurology)에 신경영양인자-3(neurotrophin-3)을 CMT1A 환자에게 사용한 결과 증상의 개선됨이 발표되는 등 향후 CMT 환자를 대상으로 더욱 활발한 치료제 시도가 지속될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코엔자임(coenzyme) Q10,
커큐민(curcumin) 등의 약제가 임상 및 임상전 시험 중이며,
원인 유전자의 발현과 관련해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s, ASO),
데옥시리보자임(deoxyribozyme, DNAzymes) 등을 사용하여
이들 돌연변이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 병의 발생 및 진행을 억제하고자 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또한 그 결과로 생성된 이상 단백(cytoplasmic aggregates of mutant or misfolded protein)을 목표로 하는 치료도 연구 중이다.
그러나 유전자 맞춤 개별 치료의 비용을 고려하면 환자 개개인에게 드는 부담과 그 효과를 생각할 때 아직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러한 치료 시도가 늘어날수록 객관적으로 치료 성과를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신경병 척도가 요구되며, 치료성과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기 위해 여러 환자군과 대조군이 망라된 임상시험 디자인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착상 전 유전자 진단(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 PGD)을 통한 CMT 가계에서의 유전병 대물림 차단은 근래 많이 논의되고 있으나 윤리적, 사회적, 심리적, 경제적 고려 사항이 많다.
또한 아직 CMT의 임상적 양상이 전부 파악된 것이 아닌 시점에, 궁극적으로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신경병만을 선별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
***추가 : 네이쳐 메디신에 2004년 4월호에 실린 논문
샤르코-마리-투스의 증상
이 질환은 수명의 단축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일상생활에 심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의 가장 특징적인 현상으로는
발등이 올라오고
엄지발가락이 망치처럼 되며
발목을 위로 올리는 것에 장애가 있는 발 모양의 변형이 있다.
이 질환은 팔과 다리의 운동 신경 및 감각 신경이 손상되어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다리의 힘이 빠져 보행이 힘들어지고, 쉽게 넘어지며
주로 발과 다리 모양의 변형이 발생하게 된다.
근육의 살이 빠지고 발 처짐이나 감각이 무디어지는 등의 이상 증상이 나타난다. 심한 경우에는 발 모양의 기형으로 인하여 척추가 휘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서서히 진행하면서
양손의 살이 빠지게 되어 힘도 약해지며 글씨를 쓰는 등의
손으로 하는 작업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심한 경우에는 안면근육의 약화, 청력감소, 뇌병변도 발생할 수 있다.
치료
샤르코-마리-투스 질환을 가진 환자를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아직은 없지만 유전자 이상이 발견된 경우에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이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유전자 치료, 신경손상을 중단시킬 수 있는 약물의
개발, 유전자 발현량 조절 약제 등 전세계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 중에 있다.
"네이쳐 메디슨(Nature Medicine)"이란 의학 전문지에서는 유전자 발현량 조절 약제를 복용한 쥐의 실험에서 증상의 뚜렷한 호전 및 신경섬유가 재생되었다는 보고가 있었고, "미국 신경과학회지(Neurology)"에서는 신경성장촉진인자를 사용하여 신경재생 및 임상증상의 호전이 보고된 바 있다.
① 물리치료 : 근력강화 및 지구력 향상
② 보조기 : 발 보조기와 특수 신발
③ 손 기능 보조 : 깁스, 특별한 운동, 보조기구
④ 발 수술 (정형외과)
⑤ 산전 진단 및 유전자의 대물림 차단 가능
: 착상전 유전자 진단(PGD, preimplantation genetic diagnosis)
⑥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⑦ 신경 손상을 방지하는 약물을 사용
ⅰ) Neurotrophin-3 (NT-3)
ⅱ) Ciliary neurotrophic factor (CNF)
ⅲ) Glial-derived growth neurotrophic factor (GDNF)
⑧ 프로제스테론 길항제(progesterone receptor antagonist)인
오나프리스톤(onapristone)을 사용하면 CMT1A형의 원인인
PMP22 유전자의 과다 발현(overexpression)을 줄일 수 있다.
⑨ 비타민 C인 아스코르빈산(ascorbic acid)을 사용한 경우 PMP22 유전자의
과다 발현을 줄일 수 있었고, CMT 쥐의 형태학적인 변형을 호전시켰다.
----- 질병이 있으면... 올바른 치료법도 있습니다 !!!
건강을 회복시켜주는 것은 병원이나 의사의 일이 아닙니다.
자기 스스로 간절히 찾고자 하면 보일 것입니다.
우선 무엇이 문제인지 그 원인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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