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한 우리 얼굴에 웃음을/ 오태동(파비아노)
<미소한 그대가 희망>이란 책을 읽었습니다.
대림과 성탄을 거쳐 새봄을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쓰신
한민택신부님의 강론집(1924. 10월, 생활성서사 출판)입니다.
제목의 ‘미소’에 끌려 책을 펼쳤습니다.
저 나름으로는 따뜻한 ‘미소’를 연상했는데 글 쓰신 분의 ‘미소’는
가난한 우리의 존재를 ‘미소(微小)한 우리’로 표현한 것 같습니다.
‘미소’는 한자로 몇 가지 다른 뜻으로도 사용하고 있지요.
미소(微小)는 작다는 뜻으로, 또 다른 미소(微少)는 적다는 뜻으로,
제가 바라는 미소(微笑)는 빙그레 웃는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정말 웃기 힘든 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나라 안의 정치적 갈등이 불안하기 그지없습니다.
무엇이 정의이며, 진실이며, 용기인지 누구와 얘기 나누기도 어려운 때입니다.
심한 외로움으로 혹시 강론집 어디 한 구석에서 웃음의 ‘미소’가 나올까하여
숨겨진 보물을 찾는 탐험가처럼 책을 파헤치다보니 드디어 발견을 했습니다.
하잘 것 없이 ‘미소’한 우리에게 다가오신 아기예수의 ‘미소’입니다.
가난한 사람으로 오신 아기예수는 사랑을 겸손으로 보여주었습니다.
겸손에는 따뜻함이 깃들어있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습니다.
희망이 있어 우리는 가장 ‘미소’한 존재지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미소한 우리가 희망>은 그렇게 이름이 지어진 것으로 봤습니다.
가던 길을 멈추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서 만나게 되는 희망,
그 희망의 기쁨으로 우리는 웃을 수 있다고 하십니다.
신부님은 결론처럼 아기예수의 맑고 온화한 ‘미소’가 우리 마음, 우리 얼굴에 ‘미소’를 가져
다주는 희망의 메시지라고 전합니다.
아직 꽃을 피우기엔 안심이 안 되지만 봄이 왔습니다.
따뜻함으로 눈이 녹고 강물이 풀리고 들판엔 초록이 솟아납니다.
미소한 우리의 일상에서 작은 웃음을 지켜주는 자연이 살아있어 고맙습니다.
봄의 ‘미소’를 전해주신 신부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2025. 3. 12.)
첫댓글 좋은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