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난지도 분수공원
이곳에서 모여 친구들을 기다렸다. 눈앞에는 분수가 솟구치고 가을 낙엽이 뒹군다. 정담을 나누고 디지털 카메라에 대하여 배웠다. 우리 나이에 조금은 낯선 사진기이기에 모두들 설명을 잘 들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꼭 학창시절 그대로다.
* 서울 난지천 공원
벗들이 다 모여 공원을 산책했다. 여기는 그 유명한 쓰레기 집하장 난지도다. 믿기지 않는다. 이곳이 난지천이었다는 것이 말이다. 동유럽 체코 바츨라프 광장 같기도 하고,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 같기도 하고 크기도 규모도 대단히 웅장하다. 아름다운 꽃과 나무가 정취를 더욱 빛내고 있다.
* 난지도 하늘공원 억새축제
이름 그대로 하늘공원이다. 산정의 공원이다. 올라갈 때는 완만한 길을 따라 걸어 올라갔다. 빙그르 한바퀴 크게 돌아오른다. 서울 시가지가 다 보인다. 난지도 쓰레기를 묻어 산을 이루고, 산 아래 지하에서는 그 쓰레기를 재활용하여 가스를 생산한단다. 온통 억새다. 하늘거리며 서울을 빛낸다. 곳곳에서 노래와 춤으로 억새축제가 한창이다.
* 난지도 하늘공원 꽃밭
억새밭을 지나 돌아보고 오니 코스모스 꽃밭이 화사하다. 하늘공원을 빛내고 있다. 가을 향기를 물씬 풍긴다. 소녀처럼, 학창시절로 돌아가 마음껏 웃으며 꽃을 보았다. 끝없이 어지는 꽃잔치다. 예쁜 국화도 심어두어 향기롭다. 난지도, 그 이름은 이제 억새와 꽃으로 단장한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아닐까 싶다.
* 난지도 하늘공원 일몰
일몰은 언제나 새로운 희망으로 잠드는데 오늘 난지도 하늘공원에서 본 일몰은 더욱 찬란한 희망을 기약한다. 한강으로 내리는 듯, 억새밭 사이로 얼굴을 묻는 듯 고운 빛을 선사하며 해는 눕는다. 난지도 하늘공원의 비경을 다 본 후에 내려올 때는 갈 '지'자로 꺽어지는 계단을 따라 구비구비 걸어내려왔다.
* 가을 잔치 기념식
저녁 식사를 하기 전에 가을 잔치 기념식을 거행했다. 대전에서, 공주에서 교사로 재직하고 잇는 벗들이 거의 다 모였다. 지난 해 다녀온 중국 여행 사진도 슬라이드로 보고, 나의 시낭송으로 [갈대, 존재의 이유]와 [한반도] 두편의 시를 읊었다. 또 다른 벗은 악기연주로 자리를 빛냈다. 아름다운 나의 아름다운 행사다.
* 가을 콘서트
벗들은 예전 그대로다. 공주교대 교정에 모여 가을 축제를 벌이는 형상이다. 트럼펫 연주와 함께 정취는 더욱 무르익어 간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정담도 사이 사이 섞어 우정을 빚는다. 나를 위해 연주한다는 '옛시인의 노래'는 함께 노래까지 부르며 하나되는 시간이었다. 성악가의 악성으로 울려 퍼지는 '친구여~ 친구여~' 는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웠다.
* 보이차 교양 강좌
중국에 여행 갔을 때 설명을 들었지만 사실 보이차에 대하여는 잘 몰랐다. 그런데 친구는 보이차에 대한 자세한 설명과 함께 모든 집기를 준비하여 가져와 우리들에게 끓여서 대접해 준다. 정성껏, 아주 정성껏 달여주는 손길에 그 맛은 더욱 가슴을 훈훈하게 한다. 밤 깊도록 듣고, 마시고를 반복하며 깊이 배웠다.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 성원 콘도 조식
친구의 도움으로 얻은 훌륭한 숙소다. 아파트인데 아주 넓고 좋다. 1층이라서 창문을 열면 나무가 무성하여 전원 풍경이다. 몇몇 벗들은 반찬과 밥을 지어 우리에게 주었다. 북어국과 콩나물 무침 들 일품이다. 묵은 김치도 입맛을 돋군다. 길게 이어 종이를 깔고 먹으니 꼭 소풍나온 느낌이다. 낭만의 조식이다.
* 양재 시민의 숲 윤봉길 의사 동상
이토록 순진할까. 어린 아이 같은 이 고운 심성을 어이할까. 이곳으로 온다는 친구들을 기다리려 양재 시민의 숲에 들어서서 윤봉길 동상을 만났는데 우리도 따라 해보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조국을 위해 하늘 우러러 올곧은 시선으로 애국을 다짐하던 그 모습을 나도 너도, 모두 자청하여 따라 했다. 오늘 우린 모두 애국자다.
* 양재 시민의 숲 공원
울창한 숲이다. 여러번 온 곳이지만 오늘 따라 유난히도 깊은 나무 향기가 서려 있다. 가을 나뭇잎도 던져 보고, 아침 운동으로 모여 하는 기운동도 따라 하고, 우거진 숲속길을 걷기도 하고 상큼한 시간이다. 오전 10시부터는 한시간 동안 국산 딸기 모종을 나누어 준다하여 한 포기 받았다. 화분까지 준다. 또 다른 행선지로 이동하기 위해 서둘러 공원을 떠나왔다.
* 안산 들녘 중식
안산에 있는 식당 이름이 들녘이다. 그곳에서 점심식사를 했는데 창밖은 정말 들녘이다.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들 풍경이 식사 못지 않게 아름답다. 벗들은 한 자리에 모여 우정을 위한 건배를 하고 맛있게 밥을 먹었다. 그 옛날 우리의 어린 시절에 들에서 일하시고 잡수시던 아버지와 일군들의 새참밥 향수다.
* 시화호 갈대 습지
말로만 듣던 시화호에는 처음 왔다. 수도권 가까이에 있는데도 무심코 듣기만 하던 곳이다. 늦게 온 것에 대하여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든다. 전망대에서 본 시화호 갈대 습지는 광활하다. 전시실에서 이곳에 사는 식물과 곤충, 동물 등도 보았다. 병들어 가던 공단의 영토 한자락을 새롭게 생명의 영토로 환생시킨 내 나라의 소중한 터전이다.
* 시화호 목조다리
드넓은 갈대 습지에 목조다리를 놓아 걷게 한다. 그냥 두면 늪지로 들어오지 못할 텐데, 나무로 다듬어 놓아준 다리를 따라 습지 깊숙히 들어왔다. 꺽어지며 만들어 놓은 다리의 조형미도 대단히 아름답다. 친구들은 일렬로 줄지어 걸어보고, 커다란 쉼터에선 멀리 시화호를 응시하기도 하고 행복한 시간을 엮었다.
* 시화호 야생화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곳이다. 오이도와 이어진 물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해당화가 피어 있다. 갯바람을 쐬어야 핀다는 고운 꽃 해당화가 새악시 볼로 피어 오가는 길손을 반긴다. 야생 들국화도, 쑥부쟁이꽃도, 이름 모를 꽃들까지 갈대 사이로 고개 들어 핀다. 전시실에도 야생화가 전시되어 있다.
* 오이도 공원
오이도가 보이는 곳, 그 바로 직전에 있는 공원이다. 지나쳐 보던 곳인데 오늘은 들어와 그 전부를 보고 있다. 잘 가꾸져 있다. 시화호를 조성하며, 또한 공단이 들어오며 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조성된 근린공원이다. 물도 흐르고, 아름다운 조각품도 전시하고 들꽃까지 절창이다.
* 옥구공원 산정 낙조대
옥구공원 산정의 서해 일몰 비경을 관망하는 낙조대다. 그 말대로 해는 장관으로 넘어간다. 해발 96m의 산인데 바닥에서는 꽤 높아 보여 오름을 거부했는데 벗들의 의견이 오르자는 쪽으로 잡혀 힘들게 오른 곳이다. 사실 그리 험한 코스는 아닌데 지난 밤, 우리는 추억으로 흥겹게 밤을 지새운 탓에, 또한 <만추> 영화까지 보고 새벽 4시경에야 잠자리에 들어서 몸이 좀 고단한 것뿐이다. 낙조대 정자가 오롯하여 곧은 우리 민족의 품성을 드러낸다.
* 향기로운 만찬
친구 중에 남자 동생이 아름다운 식당을 운영하여서 이곳으로 우리를 초대한 것이다. 오이도에서 아주 가까운 곳, 시흥에 위치하여 찾기 쉬웠다. 최대의 귀빈으로 모시고는 누님의 친구들을 환대하는 그 동생이 참으로 고맙다. 복분자 술을 모두에게 따라 준다. 맛있는 식사보다도 소중하지만 정성이 더욱 고와서 이 밤, 향기로운 만찬이다. 우리의 가을 잔치는 알찬 프로그램 순서대로 이렇게 잘 매듭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