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인도 부검 시기 불투명, 농성 계속 공공연맹 합세, 16일 대규모 서울 집회 |
대책위, 10일부터 연일 대규모 추모집회 열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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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장례절차 협상"-노조 "현안도 다뤄야" 민주노총 "'노조 말살' 두산에 살해당한 것" |
영남권 노동계 참가 2차 추모대회 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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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노동자 분신, 국제 노동단체 연대 민노당 "민주·한나라는 논평도 안냈다" |
[두산 분신 4일째 : 속보 13신] 13일 유족 중대발표, 대규모 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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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발생한 창원 소재 두산중공업 노조간부 고 배달호씨의 분신자살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습니다. 그는 죽음으로 우리 노동현실을 고발했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현지 지방언론을 제외한 대다수 중앙언론은 이에 대한 보도를 축소 내지 외면해 왔습니다. 사건 발생 첫날부터 이를 비중있게 보도해온 <오마이뉴스>는 이 사건이 제대로 수습될 때까지 계속해서 심도있게 보도할 방침입니다. 9일부터 12일 오후까지의 1~12신 보도는 아래 관련기사를 참고하십시오...<편집자 주>
<13신 : 12일 오후 4시30분>
스웨덴 금속노조 대표단 현장 방문...국제금속노련과 연대 방침
9일 발생한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고 배달호씨의 분신자살사건이 국제 노동계로 번질 것으로 보인다. 유럽 등 해외에서 발전소 설비 등을 수주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국제 이미지가 실추될 것으로 보인다.
분신자살 나흘째인 12일 오후 스웨덴 금속노조 대표단 2명이 창원 두산중공업을 방문, 지원 활동에 나섰다. 스웨덴 금속노조 국제담당 '야노케 올슨' 대표와 국제담당부장 '로즈 요한슨' 부장이 방문했다. 이들은 12일 낮에 열린 추모대회에 참석하기도 했으며, 김창근 '대책위' 집행위원장을 만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야노케 올슨' 대표는 "고인을 애도한다"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생각은 한국에만 있는 근본적인 문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스웨덴 금속노조 대표단은 이번 사건을 국제금속노련에 알리고, 국제연대 활동에 돌입할 것이라 밝혔다.
스웨덴 금속노조는 1888년 결성되었으며, 40만명의 조합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노조는 스웨덴에 진출한 회사의 나라와 관련한 노동연대 활동을 하고, 노동운동이 열악한 나라는 지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스웨덴 대표단은 노동사회연구소를 방문할 예정도 갖고 있다.
금속노조 소속 160여개 사업장 지회장 참석, 13일 결의대회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 유덕상)는 13일(월) 서울 두산타워와 대한상공회의소 앞에서 상복을 입고 1인시위를 열고, 해고자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대책위는 전국 금속노조 소속 160여개 사업장에서 파업을 결의할 예정이다.
'대책위'는 13일 오후 2시 창원 현장에서 유족측의 '중대 발표' 기자회견이 있을 예정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유족들이 시신 문제와 관련해 입장을 정리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3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금속노조 소속 전국 160여개 사업장의 지회장들이 참석해 결의대회를 열기로 했다. 금속노조 160여개 사업장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파업을 동시에 결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어 13일 오후 4시에는 빈소 옆 노동자광장에서 "4차 추모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밖에 '대책위'는 16일 금속노조 전 조합원이 참석해 규탄대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18일 오후 3시 창원 두산중공업에서 '대책위' 전국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밖에 경남지역 8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지역대책위'를 구성하기로 하고 15일 기자회견을 통해 앞으로 활동 방향을 밝힐 예정이다.
이처럼 고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은 지역은 물론, 전국 노동계와 국제 노동계로 번지고 있다.
민주노동당 조사단, 회사측 조사 거부당해, "정치권에 요구할듯"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단장 이덕우)이 분신자살사건 나흘째인 12일 회사측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자 했으나 회사측의 협조 거부로 이루어지지 못했다. 조사단은 오후 2시 분신자살 현장에서 1킬로미터 가량 떨어져 있는 회사 건물을 방문했다.
조사단은 정석균 관리본부장을 만나고자 했으나 자리를 비워, 만나지 못하고 노무팀 양성식 부장을 만났지만, 속시원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양 부장이 걸어 건네 준 휴대전화로 이덕우 단장과 정석균 관리본부장 사이에 통화가 있었다.
이 단장은 "정 관리본부장은 '회사측 입장은 이미 밝혔다'며,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라 만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전화통화 내용을 전했다. 이덕우 단장은 "본부장의 주장은 경찰 수사가 종결될 때까지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며, 어떤 국회의원과 당이 와도 만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단장은 "회사측의 입장은 지금 한나라당과 민주당에서 조사단이나 국회의원이 오더라도 만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빠른 시일 안에 민주노동당에서 두 당에 요구해 진상조사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조사단은 양성식 부장과 잠시 이야기를 나누었다. 양 부장은 "민주노동당의 요구를 막무가내러 거부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회사에서는 사건이 일어난 만큼 경찰 조사가 끝나야 하고, 경찰도 변사로 보고 있는 만큼 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말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양 부장은 "이런 조사가 사태 수습에 도움이 안된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회사측의 조사 협조 거부에 대해, 이덕우 단장은 "회사는 민주노동당이 제3자라는 생각을 한다. 당이 왜 제3자냐. 정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활동을 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을 위한다고 해놓고, 노조 간부가 분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논평조차 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조사단은 이틀동안 현장에서 조사를 마친 뒤, 12일 저녁에 상경할 예정이다. | |
<제11신 : 11일 오후 4시40분>
유덕상 위원장 직대 “살해 당한 것” “특검제 요구할 것”
고 배달호씨 분신자살 사건 사흘째인 11일 오후 3시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서 민주노총 영남권본부 조합원을 포함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차 추모대회가 열렸다. 묵념에 이어 고 배달호씨와 같은 사업장에서 일했던 보일러공장 조합원 유형오씨가 고인의 유서를 낭독했다.
추모대회 참석자들은 “열사정신계승”이란 머리띠를 둘렀고, 가슴에는 “배달호 동지를 살려내라. 두산 자본 박살내자”고 쓴 리븐을 달았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참석했는데,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 신승철 김형탁 부위원장을 비롯해 부산(정의헌) 서울(고종환) 광주전남(조삼수) 제주(강봉균) 인천(염성태) 경기(김상완) 충남(이경수) 경남(손석형) 본부장들이 참석했다. 또 임수태 민주노동당 경남지부장과 이경숙 경남도의원도 참석했다.
두원중공업지회 박방주 지회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고인의 유언을 받들고 있는지. 우리를 보고 있는 열사의 뜻 받들기 위해 다짐하고 있다”면서, “시신을 빨리 처리해야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영장 발부를 번복시켜 보고자 했으나 불가능했다. 유족들은 자살인 이상 부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선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추모사를 통해, “두산재벌은 노조를 말살해왔다. 배 동지는 살해 당한 것”이라 규정하며, “제2, 제3의 배달호 동지가 나오지 않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03년에 민주노총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과제를 던져주었다. 또 다시 분신하는 일이 없도록 재벌을 응징할 것”이라 다짐했다. 그러면서 “김대중 정권의 공기업 민영화가 배달호 동지를 죽음으로 몰아갔다”고 설명했다.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은 “4조원이 넘는 한국중공업을 10분의 1이라는 헐값에 매각한 것은 특혜”라며, 철저히 파헤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는 5년전 재벌특혜, 정경유착으로 IMF를 맞았다. 이를 뿌리 뽑지 않으면 노동자의 희망은 없다.”
그는 또 새 정권인수위원회에 한국중공업의 두산 매각에 대한 특별검사제 실시를 요구할 것이라 말했다. “우리는 새 정권인수위원회에 재벌개혁을 확실히 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그 첫 대상이 두산재벌이다. 대책위를 중심으로 사회 양심 세력 모두가 일어나서 배달호 동지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할 것이다.”
이어 연단에 선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추모사에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이 죽었다. 김대중 정권이 신자유주의를 실시하더니 노동탄압정책으로 그가 죽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집회는 오후 늦게까지 계속되었으며, 참석자들은 줄을 서서 헌화를 하기도 했다.
한편, 11일 아침 한 방송에서 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다음 주에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를 만나기로 예정되어 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대책위 관계자들도 “모르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였고, 민주노동당 대변인실 관계자도 “아직까지 그런 계획이 잡혀져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의 고 배달호씨 시신 옆에는 10일까지 창원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지키고 있었으나 11일부터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노조 조합원들이 6개 동의 천막에 나뉘어 시신을 지키고 있으며, 빈소를 찾는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제10신 : 11일 오후 1시20분>
회사측-대책위 협상 난항, 회사측 제의에 대책위 다시 제의
고 배달호씨 분신자살사건과 관련한 회사와 노조측의 협상도 불투명한 상태다. 회사측은 10일 저녁 김종세 대표이사 명의로 공문을 보내, 협상을 제안했다. 회사측은 공문에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고인에 대한 정중한 장례 절차와 유가족 위로를 위해 최대한 협조할 예정"이라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측은 장례 절차와 유가족 위로금에 관해 협의할 것을 제안했다. 회사측은 '지회 사무장' 앞으로 공문을 보냈는데, "유가족으로부터 권한을 위암받아 협의에 임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같은 회사측의 제안에 대해 '대책위'는 거부 입장을 보였다. 대책위 김창근 집행위원장은 "회사측에서는 장례절차와 유가족 위로금 문제에 대해서만 협상을 하자는 것으로 이는 받아 들일 수 없다"면서, "고인이 유서에 남긴 내용도 함께 협상을 해야 하고, 명예회복은 물론 박용성 회장이 공개사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유서에서 해고자 복직과 개인 가압류 철회 등을 밝혀놓고 있다.
'대책위' 언론담당 박유호씨는 "회사측의 공문을 볼 때, '지회 사무장'으로 표현해 놓았는데 이는 전국금속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회사측 노사관의 문제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10일 기자회견을 통해, 회사측에 대해 "노조탄압 중단과 두산중공업지회 현안문제 해결" "박용성 회장 공개사과" 등을 요구해 놓고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 관리본부장인 정석균 전무는 11일 낮 한 라디오방송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47일간 장기파업은 불법으로, 원칙과 법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탄압은 없다"고 말했다. 또 정 전무는 "과거에는 임단협이 끝나면 관행적으로 가압류 등의 법적 조치가 철회되어 왔는데, 그렇게 하다보니 반복적으로 불법파업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개인 가압류 조치 철회초지 여부에 대해 정 전무는 "지난 해 파업 이후 노조측과 임단협 협상을 하면서, 임단협 종료 후 협의해 나가 마무리 짓기로 했다"며, "전향적으로 제의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시신 인도 문제에 대해서 회사측은 관여할 입장이 아니라 밝혔다.
'대책위'는 10일 저녁 회사측의 협상제의가 부당한 내용이 많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대책위 입장을 담은 답변서를 11일 오후에 보내기로 했다.
<제9신 : 11일 낮 12시30분>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 11~12일 현지조사, 회사측 협조 거부
민주노동당(대표 권영길)은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분신자살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단을 구성, 11일 창원 공장에서 긴급히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그런데 회사측에서 ‘경찰 조사 진행’ 등의 이유를 들어 현지 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마찰이 예상된다.
민주노동당은 10일 오후 긴급 조사단을 구성하고, 11일과 12일 이틀동안 현지조사를 벌이겠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두산중공업에 전달했다. 민주노동당은 사건 담당자 인터뷰와 관련 자료 수집 등의 협조를 회사측에 요구했다.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은 이덕우 당 인권위원장 겸 변호사가 단장을 맡으로, 당 주요 간부가 참여한다.
이에 대해 두산중공업은 11일 오전 공문회신을 통해, “민주노동이 자체 구성한 진상조사단의 현지 조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경찰의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당 자체 진상조사단의 현지조사는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경찰 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모두가 협력하는 것이 현재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회사측은 회신문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사태를 확대시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된다”면서, “사태가 조속히 수습되고 생산현장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줄 것을 부탁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중공업 홍보실 관계자는 "국회나 노동부 등 법적인 기관에서 조사를 요구할 경우가 아니고는 협조할 수 없다"고 말했다.
회사측에서 진상조사 협조를 거부했지만, 민주노동당 진상조사단은 11일 오후 1시 서울에서 승용차로 출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두산중공업, HSD 해고자 원직 복직 투쟁위원회'는 13일(월)부터 적극적인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수배 해고자는 13일부터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아사 단식'에 들어가리고 했다. 또 수배 상태가 아닌 해고자들은 13일부터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와 두산타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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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해고자들, "살아 있는 우리가 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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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눈물이 나옵니다 / 이렇게 가실려면 우리 보고 욕이나 하고 가지요 / 그 환한 웃음에 동지의 깊은 뜻을 저희는 몰랐습니다 / 옆에서 언제나 과묵하고 인정있는 모습이 / 다시 보고 싶은데 어떻합니까? // 가시기 전 동지가 찾아간 구속 동지들 / 좁은 감방에서 얼마나 뒹굴고 울었는지 / 며칠이 지난 지금까지 눈이 퉁퉁 부어올랐습니다 … 유서를 준비하고 몸에 얹을 기름을 준비하면서 / 왜 집안에 수도꼭지를 고치셨습니까? … 이제는 울지 않겠습니다 / 이제는 동지의 뜻에 따라 / 머리띠 다시 묵겠습니다 / 동지의 뒤를 이어 반드시 승리할게요 …."
한때 고 배달호씨와 같은 처지의 해고자였던 강웅표씨가 쓴 조시 "민주광장에서 우리의 투쟁을 지켜주소서"의 일부 내용이다. 두산중공업 조합원도 그렇고, 전국 노동자들의 마음도 그렇겠지만, 누구보다 고 배씨의 분신자살 사건에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바로 해고자들이다.
'해고자 두산중공업·HSD 해고자 원직 복직 투쟁위원회'(이하 '해복투', 의장 최병석)는 분신자살 사흘째인 11일 오전 10시 노동조합 건물 1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회의를 열고, 앞으로 투쟁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10일 저녁에는 경찰 수배자와 부인들까지 모여 서로의 '충격'을 달래기도 했다.
두산중공업과 자회사인 HSD의 총 해고자는 18명이다. 지난 해 47일간 장기파업과 관련해 해고를 당했다. 이들 중에는 경찰 수배를 받고 있는 사람이 8명, 구속자는 6명이다. 수배자들은 김창근 김춘백 강웅표 조희균 백형일 한삼수 우명식씨 등이다. 이들은 노동조합 건물 1층 사무실에서 주로 생활한다.
고 배달호씨가 분신자살한 9일 새벽, 누구보다 빨리 현장을 목격하고 사태파악에 나선 사람들도 이들이다. 수배자 한삼수씨는 당일 새벽 6시30분경 노동자광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다. 먼저 목격한 시설운영부 당직자의 연락을 받고 소방차가 달려올 무렵, 한씨는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 한씨는 "소방차 소리를 듣고 바로 현장에 도착했을 때는 마지막 옷이 벗겨져 내리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씨는 고 배씨의 분신자살 직후 현장을 먼저 발견할 것이 다행한 일인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에 회사측에서 먼저 발견했더라면 다른 방향으로 손을 썼을지 모른다. 노조측에서 먼저 알고 대처를 했기에 현장이 고스란히 보존될 수 있었고, 유서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라 말했다.
해고자와 수배자들은 "지나고 보니 고 배달호씨는 사흘 전부터 준비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7일(화) 점심시간에 사복을 입고 나타난 고인에게 해고자들이 묻자, 배씨는 "연가신청을 내놓고 구속자 면회하러 가기 때문"이라 말했다는 것. 그 길로 배씨는 구속자들을 면회했고 다음날(8일)도 월차 신청을 낸 뒤 회사에 나오지 않았다. 그리고 고인은 9일 새벽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빨리 집을 나와, '노조탄압'을 규탄하며 조합원들과 함께 했던 노동자광장에서 몸에 시너를 끼얹는 일을 감행했다.
최병석 의장은 "이번 사건은 우리 사업장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사업장의 노동문제다. 유서에도 나와 있지만 전체 조합원들이 고인의 뜻을 받들어 투쟁에 나서야 한다"라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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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8신 : 11일 오전 9시20분>
조합원 100명 시신 옆에서 밤새워, 오후 3시 2차 추모집회
두산중공업의 '노동탄압'에 맞서 분신자살한 고 배달호씨의 시신이 있는 노동자광장 주변에는 3일째인 11일 아침, 100여명의 조합원들이 주변 정리를 하고 있다. 전국에서 보내온 조화가 30여개 정도 빈소 앞에 진열되어 있고, 아침부터 민중가요를 털어놓고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는 3일째인 11일 아침 출근하는 조합원들에게 홍보물 3호를 나눠주기도 했다. "고 배달호 동지여! 편히 잠드소서!-근조"라는 문구를 넣어 '속보'를 다룬 홍보물을 나눠주었다. 두산중공업은 11일은 당초 정상 근무일이었다.
두산중공업지회는 11일과 12일 지침사항을 조합원들에게 전달했다. 대의원들은 조합원 조회를 실시하고 상황을 공유할 것과 오후 1시부터 6개 지구대 중 절반에 해당하는 3~5지구대 소속 조합원들이 천막 농성장에서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지회는 일요일은 12일도 조합원이 출근해 투쟁을 하기로 했다.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위원장 유덕상)는 11일 오후 3시 민주노총 영남권이 중심이 되어 "2차 추모와 살인 두산재벌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지회는 회사측에서 10일 보도자료를 통해 밝힌 이번 사건과 관련한 입장발표에 대해, "회사 주장대로 '이번 사태를 조기에 원만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면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입장이나 발표하지 말고 회사가 말한 이 사태의 발단과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번 사태를 조기에 원만히 해결하는 지름길이다"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두산중공업 파업과 관련한 해고자들은 18명이다. 해고자를 포함한 8명은 경찰 수배 상태에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두산중공업지회 사무실 1층에 사무실을 두고 잠자리 등을 가지면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 수배자들은 9일 새벽, 고 배달호씨가 분신사망했다는 소식을 먼저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조처를 취하기도 했다. 해고자 11명은 노조 사무실에 나와 홍보물 제작 등 적극적인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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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신 : 10일 오후 7시30분>
16일 서울 두산타워 앞에서 대규모 집회
9일 새벽 6시30분경 분신자살한 고 배달호씨의 시신이 언제 검찰에 인도 될지 불투명한 상태다. 창원지방검찰청 소속 검사와 대책위 대표단은 10일 오전 검찰청에서 만나 시신 인도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검찰은 "이미 발부된 영장을 철회할 수 있는 법적 장치는 없다"면서, 집행강행 의사를 보였다. 그러면서 검찰은 당초 부산 동아대병원에서 부검할 방침에서 바꿔, 지역인 창원병원에서 부검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리고 검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소속 담당 의사가 부검을 할 수 있는 날짜가 13일이 가능하다"며, 이날 시신을 인도해야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책위는 검찰의 방안을 갖고, 10일 오후 회의를 열어 입장을 정리했다. 대책위는 10일 추모대회를 마친 뒤,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회의를 열고, 입장을 정리했다. 대책위는 회의를 마친 뒤 "유족의 뜻에 따르기로 했으며, 유족이 어떤 입장인지에 대해 다시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고 말했다. 유족은 이전까지 고인의 시신에 절대로 칼을 쓸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대책위는 경찰과 협의를 거쳐 시신의 부패를 막을 수 있는 대책을 세워놓고 있다. 10일 아침에 '드라이 아이스'를 활용해 더 이상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장치를 해 놓았다.
대책위는 사건 이틀째인 10일 밤 조합원이 시신 보호를 위해 대기하기로 했다. 두산중공업이 소속되어 있는 금속산업연맹 경남본부는 저녁 7시부터 향후 투쟁계획 등에 대해 대책회의를 열고 있다.
한편 대책위는 오는 16일(목)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기로 했다. 현재 집회 장소로 거론되고 있는 곳은 '두산타워' 앞과 대한상공회의소 앞으로, 이미 집회신고서를 내 놓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금속산업연맹 소속은 물론, 공공연맹(위원장 이승원) 소속 조합원들도 참여할 방침이다. 또 대책위는 14일과 16일, 18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지역에서는 매일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제6신:10일 오후 4시 37분>
추모대회 열려, 권영길 대표 "현 정권 임기까지 해결을"
'대책위' 공동대표인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고 배달호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기보다 죽음을 당한 것"이라며, "두산재벌과 김대중 정권의 책임이며, 재벌개혁을 내세운 차기 노무현 정권에 분명한 입장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권영길 대표는 10일 오후 3시부터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서 열린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1차 추모와 살인 두산재벌 규탄대회"에 참석, 추모사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권 대표는 두건을 쓰고 단상에 섰으며, 영정 앞에 목례한 뒤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시작했다.
"또 한 사람의 우리 동지를 노동의 제단에 바쳤다. 누가 죽였나. 우리는 이 자리에서 무엇을 결의하고 있나.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던 재벌과 정권과 싸울 것을 결의한다. 진정 열사의 뜻을 이어받을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이 현장을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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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노조, 청원경찰과 몸싸움으로 피해 호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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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배달호씨의 분신자살 사실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오던 일반노조원들과 회사 출입구를 지키는 청원경찰과 사이에 몸싸움이 발생, 노조원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9일 오후 3시경 민주노총 마창일반노조 소속 조합원 7명(남자 4명, 여자 3명)이 현장 안으로 들어오려다 두산중공업 중문 입구에서 청원경찰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청원경찰은 40여명 정도.
몸싸움 과정에서 노조원들이 소지했던 동영상 촬영카메라가 파손되고, 또 일부 조합원들은 다치기도 했다. 여성다큐 '고함' 제작자 이옥선(창원)씨는 "무비 카메라가 파손되어 견적서를 내서 보상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민주노총 마창일반노조 부위원장 이창섭(45)씨는 전치 2주에 해당하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옥선씨는 "노조원들이 숫자가 적다보니까 들어가지 못하게 하면서, 물리적인 힘을 쓴 것으로 보인다"면서, "밀어내는 과정에서 욕설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10일 두산중공업 관계자가 전화를 걸어 보상을 하겠다고 말했는데, 그 사실을 녹음해 놓았다"면서 견적서를 첨부해 보상을 받을 것이라 말했다.
청원경찰들은 두산중공업 비상계획팀 소속. 비상계획팀 관계자는 "어제(9일) 물리적인 충돌이 있었던 게 사실인데, 그렇게 심한 몸싸움은 아니었다"면서, "카메라가 벽에 부닥치면서 파손을 입었다는 말을 들었는데 견적서를 갖고 오면 보상해 줄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부상자가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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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권 대표는 '두산재벌'에 대해 먼저 지적했다. "두산재벌이 배달호 동지를 죽였다. 그들은 민주노조를 말살하고 노동착취를 했으며, 자본의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배달호 동지를 죽였다. 전국 노동단체와 민중인사들이 배 동지의 죽음에 대해 두산 차원이 아니라 전국 투쟁의 장으로 넓혀나갈 것이다."
이어 권 대표는 "이번 사건은 김대중 정권에 책임이 있다"며, "현 정권이 그를 죽였다"고 말했다. "우리는 공기업을 재벌에 마음대로 넘길 때 노동자들을 죽이는 일이라 지적했다. 한국중공업을 두산에 넘길 때 정상적인 방법으로 넘기지 않았다. 비정상적으로, 헐값으로 한국중공업을 인수했다. 두산은 고맙게 생각하고 노조와 잘 해야 하는데, 가장 먼저 노조를 말살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김대중 정권은 오는 2월 25일이면 끝나지만, 그때까지 이 사건을 해결하라"고 말했다. "김대중 정권이 끝나더라도 두산중공업 사태에 대해 진상조사를 실시해 낱낱이 밝혀낼 것이다."
권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측에도 분명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10일 오전 민주노동당에서는 새 정권인수위측에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노무현 당선자는 재벌개혁과 노사개혁을 외쳤다. 재벌개혁과 노사개혁의 복합요소가 두산에 들어 있다. 만약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헛개혁' '사기개혁' '배신개혁'이 아닌가 판단한다. 앞으로 대책위 이름으로도 인수위원회측에 입장을 전달할 것이다."
권영길 대표는 추모사 마지막에 고 배달호씨를 전태일 열사에 비유해 설명했다. "22살 청년이 자기 몸을 불살라 노동해방의 씨앗을 뿌렸다. 그는 내 죽음을 헛되이 하지 말라고 했다. 그 후 이 땅에 수많은 노동자들이 죽거나 구속 해고되면서 민주노조를 건설해 왔다. 더 이상 위축되지 말자. 노조탄압하는 가압류를 해결하도록 투쟁하겠다."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는 1차 추모대회가 진행되는 동안, 두산중공업 조합원과 한국금속산업노조연맹 경남본부 산하 조합원을 포함해 1000여명이 모여들었다.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석영철 사무총장의 사회로 대회가 열렸으며, 사회자는 "되도록이면 박수를 치지 말자"고 주문하기도 했다. 묵념이 진행되는 동안 배씨가 남긴 유서가 낭독되었고, 추모의 노래 공연에 이어 추모사가 이어졌다. 마지막에는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향이 이어졌다.
<제5신:10일 낮 2시 20분>
시신 인도문제 놓고 검찰-노조 팽팽한 긴장
고 배달호씨의 시신 인도 문제를 놓고 경찰과 노조간에 팽팽한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노조측은 대표단을 구성해 검찰로 보낸 뒤 교섭을 벌였다. 교섭 내용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는데, 검찰은 "이미 영장을 발부한 이상 철회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조측 대표단은 검찰측과 논의한 결과를 갖고, 10일 오후 3시경 논의를 거쳐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배씨의 시신이 있는 노동자광장에는 경찰관들은 경찰차 안에서 대기하고 있으며, 조합원들은 시신을 지키고 있다.
장례준비도 서서히 진행되고 있다. 배씨가 근무했던 보일러공장 소속 조합원들은 장례식 때 쓸 만장을 제작중이다. 한 조합원은 눈물을 보이면서 "형님, 보고싶다"고 썼으며, "노동해방" "노동탄압 분쇄" "잘 가이소" 등의 글귀를 쓰기도 했다.
빈소에는 전국에서 보내온 조화가 속속 도착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노조, 창원시의회(부의장 정동화, 의원 이종엽 여월태), 노동일보, 전국농협노조 경남지부, 대동조선 노조, 마산문화방송 노조 등에서 조화를 보내왔다.
10일 오후 1시부터 조합원 600여명이 모여 노동자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있으며, 오후 2시부터는 민주노총 경남도본부 조합원들이 함께 가세해 추모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회사측, "외부세력 개입 우려" 공식입장 발표
한편 두산중공업은 10일 오전 유인물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혔다. 회사측은 유인물에서 "지난해 최장 기간의 파업과 임단협을 어렵사리 노사간의 합의로 타결짓고 새로운 화합의 노사관계로 새롭게 출발하려던 차에 이번 사태가 발생한데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또 "고인에 대한 정중한 장례절차와 신속한 사후 수습에 만전을 기하여 유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라며, "이번 사태를 조기에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더 이상의 불행이나 파국으로 치닫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그러나 외부 노동단체의 개입을 우려를 지적하고 나섰다. 회사측은 "외부 노동단체 소속의 사람들이 회사에 들어와 이번 일에 개입하고 나선 것은 개인의 불행한 사태를 외부 노동운동 확산의 계기로 활용함으로써 이번 사태를 더 큰 불신과 갈등 국면으로 몰고가지 않을까 우려되는 바이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노조측은)해고자 복직과 고소고발 취하 등을 위해 장기적 투쟁을 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회사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던 지난해 47일 파업기간 중의 불법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는 "현재 노사간에 협의 중인 개인 가압류 문제는 빠른 시일 내에 합리적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4신:10일 낮 12시 30분>
두산, 작년에도 노동자 '분신 기도' 있었다 대책위 "한국중공업 민영화 특혜 조사해야"
대책위는 1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해 11월에도 현장의 한 노동자가 노동탄압에 항의하는 뜻으로 분신자살을 기도한 적이 있다"며, "회사측에서 노동탄압을 계속해서 하기에 이런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 주장했다.
유덕상 위원장은 "이번 사건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로 책임이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해 전체 노동계가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지난 5년간 정부의 노동탄압이 얼마나 극심했는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이같은 입장을 새 정권인수위원회에도 공식 전달할 것"이라 밝혔다.
대책위는 먼저, 한국중공업 민영화 과정에 특혜가 있었다며,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백순환 전국금속연맹 위원장은 "잘 나가는 한국중공업을 민영화시켜 3500억원에 두산중공업에 인수케한 것은 납득이 되지 않으며, 두산은 그 뒤 영업을 잘해서 이익을 남기지 않고 기계를 팔아 부채를 갚았다"면서, "특혜의혹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제를 반드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백 위원장은 또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있는 박 회장은 지난해 특정 신문사를 동원해 재벌의 노동정책을 열 한 차례나 보도했다"면서, "노동탄압은 물론 주5일근무제 반대 등 우리 경제발전에 저해되는 사람으로 퇴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덕상 위원장은 시신 인도 문제와 관련, "10일 노조 대표단이 검찰과 논의를 하고 있어 그 결과가 나와봐야 향후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유 위원장은 "명백한 자살로, 자살은 부검을 하지 않는 게 관례"라며 "검찰에서 압수영장을 발부한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책위가 회사측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한 결과 회사측은 조속한 문제 해결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책위는 "회사측으로부터 공식적으로 입장을 전달받지 못했다"면서, "교섭은 빨리 이루어지는 게 좋고, 교섭이 들어오면 응할 것"이라 말했다.
대책위는 그러나 "회사측에 요구할 사항은 아직 정해진 게 없다"면서, "요구사항은 고인이 유서에 정확하게 제시하고 있어 교섭단에서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대책위는 또 고인의 죽음과 관련해 갖가지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것에 대해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대책위는 "9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고인이 빚에 쪼들리고 개인불화로 자살했다고 했는데, 9일 유족들도 밝혔듯이 이는 사실무근"이라며 "가압류 금액이 200여만원 정도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안되며, 3개월간 정직을 당해 근무를 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과 백순환 전국금속연맹 위원장, 김창근 전국금속노조 위원장, 박방주 두산중공업 지회장을 비롯해 노조 간부들이 참석했다.
경남지역 신문, 방송사는 대부분 대책위의 기자회견을 취재한 반면 중앙 언론사로는 YTN 등 일부 언론사에 그쳤다.
<3신:10일 오전 11시>
대책위, “한국중공업 두산재벌 특혜 규명 촉구” 10일부터 연일 대규모 추모집회 열기로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위원장 유덕상)는 10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두산그룹을 상대로 “노조탄압 중단과 두산중공업지회 현안 문제 해결”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밖에 “한국중공업 사유화 두산재벌 특혜의혹 규명 특별검사제 실시”와 “특별근로감독 실시와 부당노동행위 처벌” “박용성 회장 공개사과와 대한상의 회장 퇴진” 등을 요구했다.
대책위는 권영길(민주노동당 대표) 유덕상(민주노총 위원장 직대) 오종렬(전국연합 상임의장) 손호철(서강대 교수) 홍근수(자통협 상임대표) 문정현(신부) 정광훈(민중연대 공동대표) 백순환(금속산업연맹 위원장) 정현찬(전국농민회 총연맹 의장) 김영만(희망연대 대표)씨 등을 공동대표로,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장과 변호사 학계인사 등 40명을 대책위원으로 구성했다.
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당한 조합 활동을 온갖 방법으로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는 두산재벌에 대해 먼저 책임을 묻고자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두산중공업에서는 지난해 11월 중순에 또 다른 한 명의 조합원이 현장통제에 분노하여 몸에 시너를 끼얹는 불상사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현장 조합원을 얼마나 목줄을 조였으며 불과 2개월여 사이에 두 명의 노동자가 공장 내에서 극단적인 행동을 하였겠는가”라고 물었다.
대책위는 이어 “노동부를 비롯한 관계 당국의 책임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노동조합의 정당한 절차를 거친 쟁의행위에 대하여 전부 불법의 딱지를 붙여 손배, 가압류, 구속, 수배와 중형을 선고하고, 회사의 명백한 부당노동행위와 불법에 대해서는 무혐의를 내리고 조사조차 하지 않는 등 이 땅의 노동자가 살아가기에는 정말로 힘든 세상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밖에도 두산중공업의 특혜의혹 규명을 촉구했다. 대책위는 “두산중공업의 특혜의혹을 규명하는 것으로부터 새 정부는 재벌개혁의 첫 단추를 끼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는 또 배씨의 분신자살과 관련, “자신의 한 몸을 불살라 좁게는 탄압받는 두산중공업의 조합원을 생각하며, 무지막지한 두산재벌을 규탄하고, 불의의 세상에 죽음으로 항거한 ‘열사’임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향후투쟁 계획 밝혀, 10일부터 연일 대규모 집회 열기로
한편 대책위는 오늘 오후 1시 노동자광장에서 추모집회를 갖고, 오후 2시에는 '대책위' 주최로 1차 집회를 갖기로 했다. 이 집회에는 두산중공업 조합원과 금속노조 경남1,2지부와 경남본부 확대간부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어 11일(토) 오후 3시 민주노총 단위본부까지 참가한 가운데 영남권 집회를 열고, 12일(일) 오후 1시 민주노총 경남도본부가 '사수투쟁'을 내걸고 집회를 열기로 했다. 또 13일과 14일도 금속노조와 민주노총 차원의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한편, 전국금속노조는 사건 이틀째인 10일 아침 7시부터 고 배달호씨의 분신자살 사건을 담은 유인물을 나눠주며 출근선전전을 벌였다. 아침 8시 고 배씨의 근무부서인 보일러공장에 파업지침이 내려졌고, 보일러공장 소속 250여명의 전 조합원들은 전면 파업을 선언했으며, 이들은 오전 9시 고인 시신 사수를 결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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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씨 '자살여부' 놓고 노조-경찰 대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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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배달호씨 '죽음'의 자살여부에 대해 노조와 경찰측이 다른 견해를 보이면서 대립하고 있다. 경찰은 배씨의 죽음을 '변사'로 보고 수사를 위해 시신을 인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자살'이라며 배씨의 시신을 인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9일 오후 경찰은 검찰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노조측에 시신 인도를 요구했다. 경찰은 변사일 경우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해야 하며, 특히 배씨 시신의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린 흔적이 있어 원인규명을 위해서도 시신을 인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9일 영장을 발부받아 시신을 인도하려했지만 노조측의 반발로 아직 시신을 인도하지 못한 상태. 경찰은 배씨의 시신에 “촉수엄금 현장보존”이란 스티커를 붙여 놓았으며, 시신에 손을 댈 경우 ‘특수공무집행방해죄’를 적용해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찰은 시신 인도와 부검 장소로 부산 동아대병원으로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경찰의 주장에 대해 노조측은 배씨가 자살한 것이 분명하다며, 경찰의 '변사' 주장을 반박했다. 노조측은 자살 근거로 유서가 발견됐고, 또 배씨의 유족들이 고인의 친필이 분명하다고 밝힌만큼 자살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노조측은 경찰의 시신인도 요구와 관련, 경찰이 시신을 다른 지역으로 빼돌려 사태 확산을 막으려는 의도가 담긴 것이 아니냐며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배씨의 시신은 현재까지도 시멘트 바닥에 놓여져 있는 상태다. 시간이 경과할 경우 부패할 가능성이 있어, 입관 문제가 남아 있다. 이를 경우 시신에 손을 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조측은 경찰이 시신에 손을 댈 경우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보인 것은 입관 문제 등의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닌가 추측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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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10일 오전 9시>
전국 규모 대책위 구성, 오후 1시 추모 집회 예정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성명 “정부 차원 진상조사 요구” 회사측 입장 밝혀, “불행한 일 다시 없게 지혜 모아야"
노조 간부의 분신자살 사건이 일어난 지 만 하루가 지난 창원 소재 두산중공업 현장은 비통함 속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조합원 200여명이 밤새 고 배달호씨 시신 옆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였다.
고 배달호씨의 시신이 있는 현장 바로 앞에 마련된 임시빈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동료 조합원들이 둘러앉아 고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주노총과 전국금속노조, 경남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노동열사 고 배달호 동지 분신사망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위원장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를 구성하고, 오전 11시 앞으로의 투쟁방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과 전국금속노조 김창근 위원장,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장은 밤을 새워 초췌한 모습 속에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전국금속노조 두산중공업지회는 오후 1시 노동자광장에서 추모집회를 열 예정이다. 두산중공업 노동자광장에는 검은 바탕에 하얀 글씨로 쓴 “동지의 죽음을 헛되이 말라”는 현수막을 내걸어 놓고 있다.
대책위는 미리 배포한 자료를 통해,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민주노동당과 제시민사회단체가 망라되어 전국적인 범위에서 투쟁과 향후 대책을 담당하는 ‘두산재벌 노조탄압-대책위’를 구성해 두산재벌에 대한 강력한 대응 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 밝혔다.
한편 경찰은 고 배달호씨가 변사했다고 보고, 사인 규명을 위한 부검을 실시해야 한다면서 시신 인도를 노조측에 요구하고 있다. 경찰은 10일 중으로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유족들로 제반 사항을 위임받은 노조측은 유서에서 밝혀놓았듯이 자살이 분명한 만큼 부검할 필요가 없다면서 시신 인도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마찰이 예상된다.
창원 두산중공업 공장 입구는 청원경찰이 배치되어, 외부인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회사측은 취재기자들의 출입도 일일이 챙기고 있을 정도다.
민주노동당, 사회당 등 성명 “정부 차원 진상조사 요구”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분신자살 사건과 관련해 정당과 시민사회단체의 입장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9일 김배곤 부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노동자를 죽음으로 몰고간 강경대응,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진상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논평에서 “전근대적인 노사관으로 노동조합을 인정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용자측의 강경대응으로 인해 죄없는 노동자가 생명을 잃었다”면서, “정부 당국은 고인의 죽음을 그냥 넘기려 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논평은 또 “정부당국 차원에서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실시하여 사측의 부당행위에 엄격한 처벌을 가해야 할 것이다.”
한편 사회당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유서의 내용으로 미루어보아 배달호씨는 두산중공업의 악랄한 노조탄압에 깊이 분노와 절망감을 느끼고 분신한 것"이라며 "노조에 대한 극한적인 강경탄압이 노조원의 죽음을 부른 것”이라 주장했다.
사회당은 또 “두산재벌의 노조 탄압은 중공업 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도 이미 유명하다. 노조간부에 대한 경고나 구속은 물론이고, 공장 폐쇄나 유령노조 설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노조를 탄압해 왔다"며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으면서 농업개방, 주5일제 반대 등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발언을 지속한 바 있다"고 비판했다.”
회사측 입장 밝혀, “불행한 일 다시 없게 지혜 모아야”
두산중공업은 이 사건과 관련, 10일 아침 회사측에서 발행하는 사내 홍보물인 <참소리>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회사측은 “불행한 일 다시 없도록 우리 모두의 지혜 모아야 한다”면서, “회사는 고인의 명복을 빌며 뜻하지 않은 불행한 일을 당한 유가족들에게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유가족 위로와 재발방지가 시급하다”면서, “무책임하게 떠도는 유언비어에 귀 기울이거나 현혹돼서는 안되며, 그러한 행동은 결코 고인이나 유가족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냉철하게 판단하고 언행에 신중을 기하여 불행한 사태가 반복되지 않도록 모두의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회사측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모든 일을 해결해야 한다”면서, “회사는 잘못된 과거 관행을 바로 세우기 위해 지난해 뼈를 깎는 아픔을 감수하는 결정들을 내린 바 있다”면서, “개인에 대한 가압류 부분에 대해서는 2002년 임단협 합의에 따라 이미 회사와 노조간에 협재 협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고인이 돌이킬 수 없는 행동을 한 점은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회사측은 이밖에 “가슴 아픈 사건 악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고, “조속하고 원만한 사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가장 중요한 것은 또 다시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지난 날을 되돌아보고 반성하여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으는 일이다.”
<1신:9일 오전 10시>
두산 노조간부 노조탄압 항의 '분신자살'...9일 새벽 회사서 민주노총 "박용성 회장 퇴진, 근로특감 실시해야" 주장
경남 창원소재 두산중공업 노조 간부 배달호(50·마산시 회원구 회원2동)씨가 9일 새벽 6시20분경 공장에서 몸에 시너를 뿌리고 목숨을 끊었다. 노동계와 경제계는 새정권 출범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분신사건이 발생한 것에 대해 '충격'에 빠졌다.
두산중공업 소속 금속노조연맹과 민주노총은 일제히 정부의 노동정책과 두산그룹의 노무방침을 비난하면서,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의 퇴진 등을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노동정책 전반에까지 적잖은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9일 오후 4시부터 경찰과 노조원들이 시신 처리를 두고 대치중이다. 경찰은 시신 압류 영장을 발부받아 시신인도를 주장하고, 노조원들은 시신을 옮길 수 없다는 주장 속에 맞서고 있다. 경찰은 10일 영장을 집행할 뜻을 보이고 있으며, 조합원들은 사고 현장 옆에 천막 5동을 치고 밤샘농성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9일 저녁 7시30분경 창원대에서 신년특강을 마친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와 민주노동당 경남도지부 간부들도 현장에 도착했다. 유덕상 민주노총 의장 직무대행과 간부, 손석형 민주노총 경남도본부장 등이 현장에 도착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노조원 300여명이 저녁 9시 현재 천막에 남아 있다.
노조 교섭위원 배달호씨 유서 남기고 새벽에 분신자살
분신자살 경위 고 배달호씨는 평소 아침 6시경 회사에 출근했으나 이날따라 평소보다 1시간 정도 빠른 새벽 5시경 집을 나섰다. 이 회사는 8시까지가 출근 시간이지만, 승용차를 가진 직원들은 정체 때문에 빨리 출근해 아침밥을 회사에서 먹기도 한다.
배달호씨는 새벽 6시20분경 차에서 내려 몸에 시너를 뿌리고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 시설운영부 직원이 최초로 목격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초 목격자가 현장에 달려갔을 때는 배씨의 몸이 불에 거의 탄 상태였다고 밝혔다. 목격자는 바로 소방서에 연락했고, 소방차는 새벽 6시40분 경 현장에 도착했다.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불은 꺼지지 않고 있었으나 배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
이후 노조 간부들에게 알려졌고, 창원중부경찰서는 현장을 보존하고 사인 규명 등의 절차에 들어갔다. 배씨가 숨진 현장 바로 옆에는 배씨의 승용차가 있었다. 노동자의 분신 자살 사건이 발생했지만 신원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노조측은 '추정'해서 배씨라 발표하기도 했다. 승용차 안에 배씨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있었지만, 유족들이 도착한 뒤에 현장을 수습하기로 해 미루어졌다.
두산중공업 노조는 낮 12시 점심시간에 맞춰 노동자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박방주 위원장과 신천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 이재구 민주노동당 창원을지구당 위원장, 주대환 민주노동당 마산합포지구당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오후 1시30분 경 유족들이 도착하면서, 노조 사무실에서 노조 간부와 변호사 차정인씨, 경찰이 참석한 가운데 시신 수습 등에 대해 논의했다. 경찰은 '변사'라며 부검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고, 유족과 노조측은 시신을 회사 밖으로 옮길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시신 수습 문제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현장 검증부터 먼저 하기로 하고, 승용차 안의 유서 등을 확보해 분석하기로 했다.
노조 간부의 분신자살 소식이 알려졌지만, 공장은 정상 근무를 했다. 회사측 홍보실 관계자들은 이날 오전 현장에 나와 상황을 살피기도 했다.
회사 입장을 묻자 두산중공업 창원 공장 관계자는 "사인규명이 안 된 상태에서 아직 입장을 낼 단계는 아니다"면서, "노조에서는 분신자살이라고 하지만 집회장 등 좀더 공개적인 장소도 아니고 새벽에 아무도 없는 데서 자살한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이 머물고 있는 서울 사무소는 초유의 노동자 분신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서울사무소 최영천 상무는 "우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한다"면서 "고인에 대한 정중한 장례절차와 함께 신속한 사후수습에 만전을 기하고 불행한 일을 당한 유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쪽 또 다른 관계자는 "95년 이후 첫 노동자 분신이 우리 회사에서 발생해 매우 당혹스럽다"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 박용성 회장은 이날 오전 창원 공장 관계자로부터 배씨의 분실 자살 사실을 보고받았으며, 박 회장의 반응은 9일 오후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재산 임금 가압류 시달려, 정직 3개월 징계받고 지난해 말 출근
배달호씨는 누구인가 배씨는 김해 출신으로, 1981년 1월 두산중공업의 전신인 한국중공업에 입사했다. 1995년 노사대책부장과 민영화 대책위원으로 활동했으며, 노조 대의원과 운영위원을 지냈다. 2001년에는 교섭위원으로 있으면서 회사측과 단체교섭을 주도했다.
배달호씨는 2002년 7월 23일 파업투쟁과 관련해 구속되었다가 9월 17일 출소했고, 현재 집행유예(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상태에 있었다. 배씨는 회사측으로부터 재산과 임금 가압류 상태에 있었으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고 지난해 12월 26일 징계가 끝나 현장에 복귀했다.
배씨는 평소 회사측의 노조탄압에 대한 절망감과 가압류에 따른 경제적인 어려움 등으로 고통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배달호씨는 유족으로 부인 황길영(43)씨와 1남2녀의 자녀를 두고 있다. 오후 1시경 두산중공업 노조 사무실에 온 부인 황씨는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부인 황씨는 장례 등 모든 문제를 노조에 위임했다.
유서 "두산 해도 너무 한다" "법도 가진자의 법"
유서 내용 경찰과 노조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경 승용차 안에 있는 유서를 수거해 공개했다. 배씨의 유서에서 '두산중공업의 노동정책이 악랄하다'고 지적했으며, 며칠 있으면 받을 월급이지만 돈 한푼 들어오지 않을 현실을 표현해 놓았다.
"출근을 해도 재미가 없다. 해고자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고 가족들은 어떻게 지내는지? 두산이 해도 너무한다. 해고자 18명 징계자 90명 정도 재산 가압류, 급여 가압류, 노동조합 말살 악랄한 정책으로 우리가 여기서 밀려난다면 전 사원의 고용을 보장받지 못할 것이다."
"지금 두산은 사택매각 식당도급화가 노동조합과 합의사항인데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시행한다고 하니 어처구니가 없구나. 얼마전 징계자들이 출근정지가 끝나고 현장에 복귀하였지만 무슨 재미로 생산에 열심히 하겠는가. 이제 이틀후면 급여 받는 날이다. 약 6개월 이상 급여 받은 적이 없지만, 이틀 후 역시 나에게 들어오는 돈도 없을 것이다."
배씨는 법도 '가진자들의 법'이라는 표현을 썼다.
"두산은 피도 눈물도 없는 악랄한 인간들이 아닌가 나는 매일같이 고민을 해본다. 두산의 노동조합 말살정책 분명히 드러나 있다. 얼마전 구속자 선고재판에서 어처구니 없이 실형 2년이라니. 두산은 사법부까지 개입하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공정해야 할 재판부가 절차를 거쳐 쟁의행위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모든 것이 불법이라니 가진 자의 법이 아닌가."
배씨는 유서 마지막에 "더러운 세상 악랄한 두산 내가 먼저 평온한 하늘나라에서 지켜볼 것이다"고 말했다. "동지들이여 끝까지 투쟁해서 승리해주기 바란다. 불쌍한 해고자들 꼭 복직 바란다. 나는 항상 우리 민주광장에서 지켜볼 것이다. 내가 없더라도 우리 가족 보살펴주기 바란다. 미안합니다."
회사측 총 65억원 손배 청구, '다물단교육'으로 유명
두산중공업 사태 두산그룹은 2000년 한국중공업을 인수, 1124명을 명예퇴직시켰다. 2002년 산별교섭을 거부하면서 '단체협상 일방해지'라는 사상 초유의 강경 조치를 취했다. 회사측은 노조 간부 89명을 징계 해고, 22명 체포영장 발부, 총 65억원 손해배상청구와 가압류 신청 등을 단행했다.
두산그룹은 90년대 중반 '다물단교육'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그 뒤 소상제를 도입하면서 노조와 마찰을 빚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두산기계에서는 다물단을 앞세워 노조간부를 집단폭행해서 숨지게 하는 만행까지 저지른 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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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 대표 "정부 책임 크다. 노 당선자도 자유스러울 수 없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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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 "박용성 회장 퇴진" 촉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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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권영길 대표는 9일 저녁 창원대 시람관에서 신년특강을 하기 위해 창원에 도착, 곧바로 두산중공업으로 향했다.
권 대표는 이번 분신사건에 대해 "현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문제점이 바로 드러난 것"이라며, "지난번 대선 토론 때 두산문제를 거론할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진행상 제기할 수 있는 조건이 안돼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 대표는 "박용성 회장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기도 하다. 이는 두산의 문제가 아니라 재벌의 노조에 대한 문제고, 현 정부의 노동정책의 문제다"면서, "정부에게 책임이 있고 노무현 당선자도 이 문제에 있어 자유스러울 수 없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9일 즉각 성명을 내고, "박용성 회장 퇴진, 특별근로감독 실시, 노동탄압 중단 강력 촉구" 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은 "대한상의 박용성 회장이 총수로 있는 두산중공업에서 회사의 가혹한 노조탄압과 월급, 부동산까지 압류하는 손해배상소송 가압류에 시달리던 노조원이 이에 항의하는 유서를 남기고 분신자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9일 유덕상 위원장 직무대행 등 지도부가 창원으로 직접 내려가 향후 문제에 대해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 박방주 위원장은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면서, "이 문제를 가볍게 보아서는 안된다. 두산의 자본이 얼마나 악랄한가를 보여주는 것이며, 조합원의 가엾은 죽음으로 끝낼 일이 아니다.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노동계의 문제다"라고 말했다.
금속노조연맹 신천섭 수석부위원장은 "두산그룹이 잘나가는 한국중공업을 인수해 조그마한 이윤을 착취하기 위해 이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금속연맹은 150여개 지회 사업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조합원들이 검은 리본을 달 것이며, 10일부터 각 지회장들이 두산중공업에 결집해 투쟁을 벌어나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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