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고서에 보면 ‘천리마가 되기보다는 천리마를 알아보는 사람이 되라’는 말이 있다.
이는 중국 당나라시대에 유명한 문장가 한유가 한 말로 ‘천리마상유(千里馬常有), 이백락불상유(而伯樂不常有)’에서 유래됐다. 뜻을 풀이 하자면 천리마는 어느 시대에도 항상 있다. 하지만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과 같은 사람이 없다는 뜻이다.
요즘 골프장 오너들은 필자를 만나면 맘에 드는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한다.
그런 탓인지 몰라도 국내 골프장 CEO는 파리목숨으로 비유된다. 대표이사 교체주기가 평균 1년6개월을 넘기지 못해서 나온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한 곳 골프장에서 10년을 넘게 장기근속 하는 CEO들도 많다. 뿐만 아니라 골프장을 옮길 때마다 스포츠 스타와 인기연예인 팬클럽처럼 많은 골프장 회원들이 골프장 CEO를 따라 옮겨가는 진풍경이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이젠 골프장 CEO도 브랜드 시대가 됐다.
대표적인 골프장 CEO가 오성배 사장이다. 지난해 C골프장에서 지금의 크리스탈골프장으로 대표이사 명함을 바꿨다. 놀랍게도 전 골프장 회원들과 오성배 사장을 믿고 따르는 골퍼들이 대거 크리스탈밸리로 옮겨 충성도 높은 회원과 단골 내장객이 됐다.
그런가 하면 김헌수 사장은 수도권 서원밸리 골프장CEO로 성공을 거둔 뒤 지방 파인힐스 골프장으로 옮긴 뒤에도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골프장의 아이디어맨으로 통하는 김헌수 사장은 최근 또 다른 골프장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놀랍게도 김헌수 사장을 추종하는 골퍼와 회원들이 김헌수 사장을 따라 골프장을 옮기겠다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몽베르 골프장 손권용 사장은 ‘겸양지덕’의 대표적인 골프장 CEO다. 회원은 물론 내장객들과 골프장 직원들로부터도 존경과 깊은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해 클럽하우스 식당에서 함께 근무하는 남녀 직원 결혼식 주례를 본일이 있다. 신혼부부는 당연히 떠나야 할 신혼여행을 마다하고 바로 다음날 식당으로 출근했다. 이유는 바쁘게 돌아가는 골프장과 손권용 사장에게 조금이라도 은혜를 갚기 위해서 이었다.
이렇듯 이제는 어느 골프장 CEO가 아닌 골프장 전문 CEO 브랜드 시대가 왔다. 골프장 전문 CEO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이젠 분명 자신만의 경영 노하우와 상징성이 있어야 한다.
현재 CJ해슬리 나인브릿지 골프장에서 재직 중인 김국종 대표이사는 국내 골프장 CEO의 대부이자 서비스 도입의 원조로 평가 받는 조한창 사장의 뒤를 잇는 계보(적자)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안양, 세븐힐스, 이스트밸리, 서원밸리, 스타밸리 골프장을 거쳐 국내 최고 명문 나인브릿지 골프장 대표이사로 스카우트 됐다. 나인브릿지에서는 김국종 대표를 스카웃하기 위해 1년 전부터 공을 들여왔다. 김국종 대표의 화려한 이력과 성실함이 CJ기업과 잘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군 골프장 출신 송영진 사장은 유일하게 민간 골프장인 현 한맥CC 대표이사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국내 골프장의 공통된 시각은 군 골프장 출신은 민간 골프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송영진 사장은 메모 맨으로 통할만큼 매사 메모하는 습관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키워가고 있다. 일년에 다이어리를 3권 쓸 만큼 위편삼절의 표본이다.
이외에도 골프장CEO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 포레스토힐의 황병관 사장과 베어크리크 신현구 사장이 꼽힌다.
황병관 사장은 춘천골프장을 거쳐 퍼블릭코스였던 베어크리크 골프장을 국내 최고 10대 명문으로 만들어 냈고, 역시 퍼블릭 골프장인 포레스토 힐로 옮겨 퍼블릭 대표 CEO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키워가고 있다.
신현구 사장은 코오롱그룹 출신으로 우정힐스와 마우나오션에서 성공적인 운영을 평가 받은 뒤 현 베어크리크 골프장으로 옮겨 코스 리뉴얼과 소렌스탐 초청, 시각장애인 골프대회를 개최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분명한 이유와 원인이 있다. 현재 국내 골프장은 250개 이상이 영업 중에 있으며 곧 300개 골프장 시대를 맞게 된다. 골프장 CEO도 곧 300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앞으로 골프장의 성패는 골프장의 이미지가 아닌, 골프장 CEO가 만들어 나가게 될 것이다. 인사는 만사이며 명문 골프장과 성공한 골프장은 어떤 CEO를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골프장 CEO도 자신만의 브랜드 가치 창조와 상징성이 요구되는 시점에 와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