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박민숙 회장)
“회원들께 전문적,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노력합니다”
박민숙 대한미용사회 서초구 지회장
-자기 소개
안녕하세요. 서초구 8백 미용인들과 함께 미용인들의 권익과 행복을 향해 뜨겁게 매진 중인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서초구지회 지회장 박민숙입니다.
뷰티라이프의 오랜 구독자인데 이렇게 직접 인터뷰를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네요.
-서초지회의 자랑
서초구는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동네 순위 1위입니다. 3대 부촌으로 자리하는 서초구인 만큼 서초구에서의 미용업이 타 지역에 비해 이윤이 높다거나 구인이 수월할 거라는 예상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물론 미용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할 만큼의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나 정, 재계 유명인사, 연예인 고객을 보유한 높은 경쟁력의 브랜드숍이 다수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거리를 걷다 보면 100미터마다 눈에 띄는 수많은 미용실의 대부분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경쟁력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래서 우리 서초지회는 오랜 세월 미용업에 종사하며 성실하게 업장을 운영해 오신 원장님들이 진정한 미용 명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1인 미용실을 오픈하며 홀로 사업을 이끌어가는 원장님들의 패기가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원장님들의 실력에 트렌드에 민감한 감각을 더하시라고 최신유행과 기술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무료세미나를 자주 개최하고 있구요. 미용실 운영에 필요한 계약, 세금, 회계 등과 같은 전문분야에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서초지회를 어떻게 이끌어 오고 계신지.
앞서 말씀드린 저희 서초지회가 우선하고 있는 과업들을 이루기 위해서는 발 빠른 실행력과 더불어 재정적인 뒷받침이 절실했어요.
2019년 첫 지회장 취임 당시 본인과 함께 지회를 이끌어가는 신민순 국장님, 윤미연 과장님께 맨 처음 전달 드린 당부가 “우리 허리띠를 졸라 매자”였지요.
당시 서초지회의 재정상태가 많이 좋지 않았거든요. 협회 회원을 늘려서 재정을 불리기 이전에 우선적으로 협회 운영비를 감축하는 것부터 시작했어요.
업계 관련 분들을 많이 만나 뵙고 조율하면서 회원 분들에게 무료강의, 세미나 등을 준비해 놓았지만 곧바로 코로나 시국에 접어들면서 많은 계획들이 무산되었죠.
소통이 불발된 상황에 막막했지만 저는 믿었습니다, 미용인들의 생존력을요. 꿋꿋이 이겨낸 서초지회 미용인과 함께 미처 펼치지 못한 목표들을 꼭 이뤄내고자 재선에 걸쳐 다시금 서초지회장에 연임되었고, 임원 분들과 회원 분들의 든든한 격려 하에 많은 과업들을 차근차근 실행 중에 있습니다.
-소녀감성 유지비결은?
공부를 아주 잘하진 않았지만 책을 많이 읽고 글쓰기가 취미인 소녀였어요.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잘 불러서 동네 어르신들이 아주 예뻐했죠. 주로 친구들 화장해주고 머리 꾸며주며 노는 게 일상이었어요.
비록 생김새는 세월을 담아 변해왔지만 여전히 좋아하고 즐겨하는 것들이 그대로인 걸 보면 소녀감성 맞는가 보네요.
비결이랄 게 있을까요? 그저 세상에 다치고 사람에 치여도 딱지 같은 마음의 응어리를 남기지 않고 다시금 새살 같은 말랑한 마음으로 돌아가곤 하는 회복력이 좀 강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원망, 미움, 좌절, 실패 등등의 감정들을 재빨리 지워버리는 거요. 그런 감정들을 품고 있어봤자 독 밖에 안 되잖아요.
소녀처럼 꿈꿀 수 있는 마음의 여백을 남겨두는 것이 마음을 늙지 않게 하는 방법이라 생각해요.
-봉사활동을 많이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저희 서초지회 임원들과 함께 주로 고아원이나 양로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커트, 펌 등을 해드리곤 하는데요. 봉사라기보다는 ‘재능나눔’이라고 생각해요.
저희는 예뻐지고 멋져지는 기쁨을 드리고 그분들은 진심으로 좋아하고 만족해하며 저희에게 감동을 주시거든요.
미용이 그저 먹고 살기 위한 ‘기술’이 아닌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예술’이 되는 순간이죠. 참 감사한 순간이고 나눔이라서 일방적인 ‘봉사’라고 생각되지 않아요. 함께하신 분들이라면 분명 공감하실 겁니다.
-평소 미용 철학
평소, 후배들이나 직원들에게 늘 하는 말이 있어요.
“우리는 살아 숨 쉬는 사람을 직접 디자인하는 디자이너다. 의상, 신발, 시계, 안경, 악세사리 등의 디자인을 하는 직업과는 차별점이 있다. 우리는 디자인 할 대상을 직접 대면하고 현장에서 디자인해야 한다.
옷이나 신발 등등은 고객 자신이 선택하고, 맘에 안 들면 다른 제품으로 바꿀 수 있지만 우리가 디자인 하는 것은 고객, 그 자체이므로 고객이 거울을 보는 매순간 만족할 수 있도록 완벽한 작품을 바로 완성시켜야 한다.” 라구요.
실제로 저희는 고객의 헤어스타일을 디자인하면서 고객 특유의 두상, 두피, 머릿결뿐 아니라 직업. 나이, 취향, 성향, 상태까지 모든 것을 고려해서 순간적인 판단력과 창의력을 발휘합니다.
매우 어렵고 긴장되지만 그만큼 짜릿한 종합예술을 매순간 펼치고 있죠. 저는 미용업을 단순한 기술자라 생각지 않습니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무대에 선 배우처럼 고객과 함께 웃고 울며 공감할 줄 알아야 하고 새로운 진리를 찾아가는 발명가처럼 고객의 진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창조해낼 줄 알아야 하죠.
그만큼 우리 미용인은 지적인 소양, 창조적인 역량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합니다. 거창할지 몰라도 저는 모든 미용인들이 미용에 관한 자신만의 철학과 자부심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우리 스스로를 단단하게 해줄 거라 믿으니까요.
-미용계에 종사하며 흐뭇했던 일
젊은 시절의 저는 성실하고 치열하게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제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어요. 오히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을 개발하고 싶은 바램과 욕구가 커지더라구요.
새로운 기술과 트렌드에 깨어있고자 각종 대회에 출전하는 등의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됐죠. 그 중에 가장 뜻 깊은 시도가 ‘미용전문강사 자격취득시험’에 도전한 일이었어요. 사실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강사시험에 도전한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어요. 독학으로 공부하며 밤새워 연습에 매진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네요.
실기연습도 만만치 않았지만 중앙회장님 이하 선배님들, 교수님들 앞에 작품을 들고 나가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느꼈던 떨림과 희열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늦은 나이, 어려운 도전이었던 첫 시험에 높은 득점으로 당당하게 합격했고 미용계의 꽃 중에 꽃! 미용강사라는 영광스런 타이틀을 달게 됐죠. 제 미용 인생을 빛내주는 값진 경험이자 결실이 되었답니다.
-장, 단기 계획
지금 서 있는 지회장 자리에서의 남은 3년 동안 저의 소견과 임무, 해내고자 계획했던 사명들을 잘 마치는 것이 우선인 것 같아요. 박수 받고 내려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겁니다.
그 이후에는, 오래 전부터 꿈꾸던 일이 하나 있는데요. 오랜 세월 미용실을 운영하면서 맞닥뜨렸던 희노애락을 담은 책 한 권을 집필하고 싶습니다. 소소한 에피소드에 지나지 않을지라도 인생의 굴곡을 성실한 끈기로 살아내며 가정을 지켜낸 수많은 미용인들의 삶이 저의 글 한 자락에 녹아들면 좋겠어요.
저와 같은 길을 걸어오신 수많은 원장님들이 저의 글을 읽고 함께 웃고 울며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제 책에 담고 싶어요. 중간 중간 제 개인의 삶이 양념처럼 묻어난 오래 전부터 끄적여 놓았던 시들도 곁들여 맛있는 책 한 권 꼭 써 보려구요.
상투적이긴 하지만 떠오르는 태양의 찬란함 못지않게 지는 석양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전하는 미용인이자 엄마, 그리고 아내로서의 삶에 유종의 미를 장식하고 싶습니다.
박민숙 회장 프로필
2004 중앙회장상 표창
2012 중앙회장상 표창
2013 KBF 소상공인 기능경진대회 신부메이크업 은상 수상
2020년 8월 25일 서울특별시장상 표창
2022년 6월 28일 중앙회장상 표창
각종 미용대회 심사위원으로 위촉
-서초구지회 임원 경력
2008년 5월~2010년 5월 서초구 상임위원으로 활동
2010년 5월~2019년5월3일 서초구지회 부지회장으로 활동
2019년 5월31일 서초구지회장으로 당선
2023년 8월 현재 사단법인 대한미용사회 서초구지회장
<뷰티라이프> 2023년 9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