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기행>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Andalucia)<4>
스페인 전통무용 플라멩코 공연
◐ 집시 예술 플라멩코(Flamenco)
스페인(Spain)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집시와 플라멩코인데 이번 여행에서 정통 플라멩코를 감상하는 행운을 누렸다.
플라멩코는 사실 춤이라는 뜻이 아니라 ‘공연예술’을 말하는 것으로 플라멩코(Flamenco)라는 명칭은 불꽃, 열정이라는 의미의 플라마(Flama)에서 왔다는 설, 또는 붉은 홍학 플라밍고(Flamingo)에서 따왔다는 설도 있는데 그 플라멩코의 발상지가 바로 이곳 세비야(Sevilla)이다.
식당에서 저녁을 먹으며 주인에게 플라멩코 공연을 하는 곳을 물어보았더니 가까운 곳에 정통 플라멩코 공연장이 있다며 약도를 그려주는데 ‘추억의 집(Casa de la Memoria)’으로 저녁 7시 30분 공연이란다.
서둘러 저녁을 먹고 공연장으로 찾아갔는데 공연은 조그만 무대 앞에 30여 명이 앉을 수 있는 조촐한 공연장으로, 이미 발 들여 놓을 틈조차 없이 관객들이 들어차 있다. 그러나 용케도 가운데쯤에 빈 좌석이 있어 비집고 들어가 앉자마자 공연이 시작되었는데 완전히 플라멩코 춤과 음악에 빠져들고 말았다.
공연하는 예술인은 딱 4명으로 처음에는 무대와 출연자 인원을 보고 조금 실망도 했었는데...
공연이 시작되자 완전히 최정상급 기능보유자(?)들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플라멩코는 춤(Baile), 기타(Toque), 노래(Cante), 손뼉과 추임새(Jaleo)의 4가지로 구성되는데 춤이 남녀 2명, 기타 1명, 노래 1명으로 모두 4명뿐이었지만 완전히 청중을 압도한다. 화려한 의상도 아니고, 과도한 몸짓도 아닌, 절제된 동작과 춤, 노래, 기타반주가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어 공연하는 내내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이 밀려온다.
가슴을 쥐어뜯는, 피를 토하는 듯 비장한 어조의 노래(Cante), 온몸이 부서질 듯 강렬하면서도 절제된 동작의 몸짓(Baile), 현란한 발 구르기와 손가락 튕기기(캐스터네츠), 그리고 박력이 넘치는 발 구르기와 리드미컬(Rhythmical)한 박수, 거기에 신들린 듯 얹어지는 현란한 기타선율(Toque)과의 완벽한 조화는 청중의 숨을 멈추게 하고 온몸에 소름이 돋게 한다.
약 1시간 30분 정도의 공연이 끝나자 관중들은 모두 일어서서 박수를 멈출 줄 모른다.
공연 중에는 일체 사진 촬영이 금지이고 공연이 끝난 후 잠시 사진 촬영이 허락된다.
몇 번 길거리에서 녹음에 맞추어 플라멩코를 추는 소녀들을 보았는데 전연 차원이 다르다.
그네들은 푼돈을 벌기 위해 어설픈 흉내만 내고 있었다는....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 바로 옆의 자그마한 방은 플라멩코 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는데 주로 포스터와 무대 의상들이다. 숙소 주인 말대로 정통 플라멩코를 감상할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고 나의 숙원(宿願)을 풀었다.
<3> 황금탑(Torre del Oro)
황금탑 / 황금탑 외벽 / 탑 내부 / 과달키비르 강
세비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관광명소로 황금탑(黃金塔:Torre del Oro)이 있다. 이 황금탑은 시내 가운데를 관통하며 흐르는 과달키비르(Guadalquivir) 강가에 있는 자그마한 탑인데 AD 13세기 초 이슬람인들이 과달키비르강(江)을 통과하는 배를 검문하기 위해 세웠다고 하며, 강 건너편에는 은(銀)의 탑이 있어서 두 탑을 쇠사슬로 연결하여 세비야에 들어오는 모든 배를 막고 검문을 했다고 한다.
지금은 황금탑만 있는데 황금탑이라는 이름은 처음 탑을 세울 때 금 타일로 탑의 외부를 덮었기 때문이라는 설과 16~17세기 신대륙에서 가져온 금을 이곳 지하창고에 보관하였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느 것이 사실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한다.
또, 이곳은 콜럼버스(Columbus)의 신대륙 항해의 시발점이며, 마젤란(Magellan)도 세계 일주의 출발점이라고 하는 유서 깊은 곳이다. 지금 은의 탑은 없지만 조금 떨어져 건설한 다리를 건너가면 고만한 탑이 또 하나 있는데 올라가면 주변이 한눈에 보이고 두 탑 내부는 역사박물관으로 꾸며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