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션 카운슬러] <30> Q : 빅뱅 우주론은 기독교의 창조론을 지지하나요?
‘완전한 無’서 출발하는 성경적 창조 섭리 배제해
2024. 3. 28. 03:09
창조과학자들은 자연법칙을 따르는 빅뱅우주론이 왜 우주가 생성됐는지에 대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사진은 나선은하의 모습. 국민일보DB
A : ‘빅뱅 우주론(빅뱅이론)’은 현대 천체물리학에서 우주 생성의 표준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빅뱅이론의 골자는 ‘무(無)의 상태에서 큰 폭발로 우주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래서 윌리암 L. 크레이그 교수(미 바이올라대)는 빅뱅이론이 기독교 창조론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한다. 오랜지구론(점진적 창조론), 간격이론, 날-시대이론, 유신진화론 등 기독교계의 여러 창조론도 빅뱅이론을 과학적 사실로 수용한다. 그런데 빅뱅이론이 기독교의 창조론을 온전히 지지하는 것일까. 빅뱅이론이 성경의 창조론를 지지한다는 주장에는 논리적 모순과 문제점들이 있다.
창조론 아닌 자연법칙 따른 우주론
우선 빅뱅이론은 전지전능한 창조주를 완전히 배제한다.
영국의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1942~2018)은 저서 ‘위대한 설계’에서 우주를 탄생시킨 것은 신이 아니라 중력의 자연법칙에 따른 빅뱅(대폭발)이라고 주장했다. 우주의 초대칭 중력법칙이 무의 상태에서 스스로 우주를 창조할 수 있었으며, 그렇게 자발적으로 생성된 우주의 숫자는 무려 10의 500승개 정도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저명한 수학자이자 과학 철학자인 존 C. 레녹스(영국 옥스포드대)는 “우주의 자발적 창조설은 자가당착적 모순”이라고 호킹의 주장을 비판한다. 가령 물리 법칙은 어떤 물리적 현상을 설명할 수 있지만 그 법칙 자체가 어떤 것을 만들어 내진 못한다.
현대 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천문학자 앨런 샌디지(1926~2010)는 “카오스(우주 발생 이전의 원시 상태)에서 자연적으로 어떤 질서가 형성될 개연성은 희박하며, 무언가 여기에 질서를 만들어 주는 존재가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만물의 질서를 설명하려면 하나님의 존재가 전제돼야 한다고 봤다.
성경적 창조, ‘완전한 무’에서 출발
둘째 빅뱅이론은 ‘우주공간의 전체 에너지가 0인 상태’를 ‘무’로 규정한다.
약 138억년 전 대폭발이 발생한 후 지금도 우주는 계속 팽창하고 있다. 호킹 박사에 따르면 초기 우주의 크기는 ‘플랑크 길이(Planck length)’였다. 사실상 공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무’나 마찬가지다. 호킹의 ‘무’는 에너지는 없지만 중력 법칙은 있는 상태다.
하지만 하나님은 ‘어떤 것도 없었던 완전한 무’로부터 우주 만물을 창조하셨다. 빅뱅이론에서 말하는 초기 우주의 무 상태와 성경적 창조론의 전제인 절대적인 무의 개념이 완전히 다른 것이다. 따라서 빅뱅이론이 기독교의 ‘무에서 유의 창조’를 지지한다는 주장은 성립될 수 없다.
진화론에 기울어진 빅뱅이론
셋째 우주 나이를 138억년으로 보는 빅뱅이론은 자연스럽게 진화론과 결합된다.
진화론에 따르면 지구와 달은 약 46억년전에 생겼고, 지구 초기생명체는 약 38억년전에 등장했다. 호모 사피엔스의 조상들은 불과 수십만년 전에 등장했다. 진화론자들은 빅뱅 이후의 진화 과정에 신의 개입은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 창세기는 전능자에 의한 완전한 창조, 종류대로의 창조, 성숙한 인간의 창조, 6일간의 창조를 말한다. 선악과는 열매를 맺은 다 자란 나무이며 아담과 하와도 갓난아이가 아니라 성인으로 창조됐다.
빅뱅이론을 따른다면 창세기 앞부분은 사실이 아니라 문학적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성경 계시에 대한 신적 권위와 무오성 교리를 부정하는 것이 된다.
넷째 빅뱅이론은 표준모델이지만 완전무결한 이론은 아니다.
호킹 박사는 ‘위대한 설계’에서 “우주의 모든 면을 기술할 수 있는 단일한 수학적 모형과 이론은 없다”고 말한다. 빅뱅이론은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는 설명하지만 ‘왜 생겼는지’에 대해선 말하지 못한다. 실험과 관찰로는 우주의 기원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왜 우주가 생성됐나’ 설명 못해
일반 과학자들은 창조과학자들이 ‘가설과 사실을 혼동하는 오류’를 저지른다고 비판하지만 그 비판은 진화론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 스티븐 제이 굴드(미 하버드대)가 말한 것처럼 과학 그 자체는 신의 존재 유무를 말하지 않는다. 신이 없다고 말하는 것은 과학이 아니라 그 과학자의 세계관이다.
미국 신학자인 존 맥아더는 현대 복음주의 학자들이 빅뱅이론을 통해 성경의 창조론을 조화시키려는 시도를 위험하다고 비판한다. 빅뱅이론은 전지전능한 신의 존재를 완전하게 배제한 채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기 때문에 성경의 창조론과는 근본 전제가 다르다.
빅뱅이론은 하나님의 완전한 창조, 선한 하나님의 존재, 아담의 타락으로 인한 죽음 등과 관련된 기독교의 핵심교리를 부정하기에 자칫 교회 파괴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따라서 복음주의자들은 빅뱅이론이 성경의 창조론과 상충되는 부분이 많다는 점에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믿음으로 모든 세계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어진 줄을 우리가 아나니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히 11:3)
김기호 한동대 교수·기독교변증가
믿음을 키우는 팁 - 우주와 인간의 시작/ 존 맥아더 지음·부흥과 개혁사
저자는 현대의 많은 복음주의자들이 창세기의 창조 기사를 실제 역사가 아니라 진화론과 빅뱅이론의 주장을 따르고 있다고 비판한다. 창세기 앞부분에 대한 문자적이며 전통적인 이해를 지지한다.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403280309117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