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득히 강가를 바라보니 / 渺余眺兮江之汜
강물은 줄줄 흘러가는데 / 江之水兮湲湲
슬프도다 청추의 계절이여 / 悲淸秋之戒節
넓다란 강 하늘 쓸쓸키만 하여라 / 莽蕭瑟兮江天
나도 그 까닭을 모른 채 뜻을 잃고 이리저리 서성임이여 / 徘徊懭恨余不知其何故兮
우울한 시름 천 갈래 만 갈래로세 / 欝愁端之萬千
이때 경치 좋은 포구엔 기러기 울고 / 于時別浦鴻嘶
편평한 들녘 안개에 잠겼는데 / 平郊煙沒
옥우의 맑은 놀 속에 / 玉宇澄霞
추풍이 달을 보내도다 / 金飇送月
미인을 바라봄이여 어디에 있는지 / 望美人兮何許
시냇 다리 건너기 어려워 한스럽네 / 悵川梁之難越
난지가 꺾이어 향기도 시들었는데 / 蘭芷摧兮委芳
나는 이를 캐면서 부질없이 근심하노라 / 謇余采采兮懷空悠
슬프도다 세월의 수이 감이여 / 愴逝序之易邁
멀리 현주로 떠나가고 싶어라 / 思遠擧於玄洲
구슬 수레 끌면서 스스로 풀려고 하나 / 攬瑶軫而自釋
마음이 번란하여 속으로 근심하네 / 心煩紆兮隱憂
사해를 돌아보매 아득하여 끝이 없으니 / 瞻四海兮茫茫其無極些
나는 장차 단구로 돌아가련다 / 吾將歸來兮丹丘
註: 李白의 <悲淸秋賦. 맑은 가을을 슬퍼하다>를 차운(次韻)하여 쓸쓸한 가을의 정취를 노래한 부(賦)이다. 계절(戒節)이란 가을에 찬바람이 불고 서리 내리고 낙엽이 지면서 추위에 대비해야 하는 계절이란 뜻. 옥우(玉宇)는 옥으로 장식한 궁전 즉 하늘을 가리킴. 난지(蘭芷)는 난과 지 모두 향초(香草)로서 현인 군자에 비유. 현주(玄洲)와 단구(丹丘)은 선인(仙人)이 사는 곳을 말함. 李白의 <悲淸秋賦> 원운(原韻.간체)은 다음과 같음 (중국 Baidu Portal검색).
登九疑兮望清川,见三湘之潺湲。水流寒以归海,云横秋而蔽天。余以鸟道计于故乡兮,不知去荆吴之几千。
于时西阳半规,映岛欲没。澄湖练明,遥海上月。念佳期之浩荡,渺怀燕而望越。荷花落兮江色秋,风嫋嫋兮夜悠悠。临穷溟以有羡,思钓鳌于沧洲。无修竿以一举,抚洪波而增忧。归去来兮人间不可以讬些,吾将采药于蓬丘。
▼ 이백(李白)의 조각상과 悲淸秋賦를 초서로 쓴 병풍 - Baidu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