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되니 절에서는
년말처럼 분주한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년말에 기부금 영수증이
필요한 분들은
그때 해 가셨지만
오월에 필요한 분들은
요 며칠 사이로
서류를 갖추어야 하기 때문에
전화와 방문등 출입이 잦은 때입니다
엊그제 남양주를 다녀 오는 길에
입력이 안된 전화가 오는데 받으니
무슨 공단에 사는 사람으로
수수료를 드릴테니 기부금 서류를
하나 해 줄수 없는가 하는 말입니다
수수료라는 이름의 댓가를 받고
기부금 서류를 남발하였다가
혼이 난 몇몇 종교 단체도 있는데
그런 전화를 받고 나서는 한마디로
그렇게 안됩니다 하는 답입니다
당장은 박절한듯 하지만
안되는 일은 안되는 일인지라
그렇게 답할수 밖에 없음을
그 사람은 알른지 모를른지
마음이 착잡합니다
올해부터는 사찰에서도
일백만원 이상 기부금 서류를 해주면
그 내용을 일일이 적어서
세무서에 제출해야 하고
내년에는 오십만원 이상은 무조건이며
후년에는 아무리 작은 액수라도
의무적으로 알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원체 잘못 이용될
소지가 많은 사안이라
시간이 갈수록
조건이 강화되는 것은 당연한 일
실제 내용과 다르지만 않으면
아무리 많은 액수라도 상관이 없겠지만
크게 부풀려 허위로 발행하다가는
사찰이나 당사자 둘이 모두 봉변을 당할
딱한 처지임을 알면 좋겠습니다
절세를 하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과
과다한 세금을
돌려 주기 위한 방법 가운데
종교 단체등에 대한
일정 액 이상의 기부금은
기본적으로 공제를 하여 주는
서비스 제도가 있다보니
그것을 잘못 활용하여
절세보다는 탈세의 수단으로
사용하려는 사람들이 계속 생기는 한은
법이 더욱 강화될수 밖에 없겠다 싶습니다
그런 중에
꼭 해드려야 할 어느 분은
이번에 서류가 필요하지 않으신가
하고 물으니
스님 되었습니다
제가 좋아서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그것을 인연하여 약간의 경비를
되돌려 받아 무엇하겠습니까
하시기도 하고
아니면 예 스님 조금 필요한데
제가 낸만큼만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가계부를 보니 대략 이만 저만 하군요
하는 분들도 있어서 그래도 나은데
내신 액수는 많지 않은데
무조건 많게만 적어 달라며
떼를 쓰다시피 하다가 안되면
다른 절 스님은 어떠하다고
비교를 하는데 있어서는
참으로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그래도 대체로 말씀하시면
내신 액수에 조금 더 적어
드리는 것으로 마무리를 하면서도
스님 인심 참 사납다 소리를 듣는 것은
예삿일이 되었습니다 ㅎㅎ
재래 시장에도 덤의 논리가 있어서
사고 파는 재미가 쏠쏠하듯이
당신이 낸 만큼에다가
조금 덤을 얹어서 보기 좋게 해 드리면
누이좋고 매부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하며
이런 시비를 겪지 아니하고도 좋을
선교 방편은 없을지 고민합니다
투명하게 내고도
더욱 잘 사는 사회가 되고
왜 세금을 이렇게 조금 걷어 가느냐
이래서야 어디 나라를 운영하겠느냐며
국민이 나라를 걱정하는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며...
글을 마치고 밖에 나가니
연을 심어 놓은 통에 사는
엄마 말 안듣기로 유명한 청개구리가
개굴거리며 이렇게 말하는듯 합니다
스님 걱정하지 마세요
그냥 놓아 두세요
케 세라 세라
*케 세라 세라 Que Sera Sera는
스페인어로 영어로 바꿔 말하면
Whatever Will Be, Will Be란 뜻이라네요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되어 있다
고 우리 말로 바꿀 수 있으며
될대로 되라라는 뜻으로 보통 알고 있는데,
그렇게 표현해도 틀리지 않지만
어감이 부정적이라서 좀 그렇다는군요.
원효사 심우실에서
나무아미타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