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안경을 쓰고 보지 마라!(고후12:7-10)
2023.8.20 김상수목사(안흥교회)
렌즈가 깨진 안경 옆에 이런 문구가 있는 그림이 있다.
“상황을 보는 나의 눈이 문제일 수 있다”
깨진 렌즈를 통해서 본 세상은 다 어그러지고 잘못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것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나의 생각이나 가치관이 깨져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길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사람이 있다고 생각해 보자. 그럴 때 흔히 사람들은 “에이~ 재수가 없어서 넘어졌구먼!”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사실은 재수 없어서 넘어진 것이 아니고, 누구나 넘어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재수 없어서 넘어졌다고 생각하는 깨진 안경을 쓰고 본 것이다. 그러나 돌부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그것은 오히려 더 빨리 달려가게 하는 인생의 발판(Starting Block)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가 만난 상황들을 올바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게 해주는(내가 써야 할) 참된 인생의 안경은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성경말씀이다. 왜 성경말씀이 내가 만난 모든 상황들을 올바로 볼 수 있는 눈을 주는가 하면, 성경은 하나님의 말씀이기 때문이다. 세상의 유명한 고전이나 작품들은 아무리 탁월하다해도 그것들은 한결같이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들일 뿐이다. 그러나 성경은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감동으로 기록하게 하신 하나님의 말씀이다. 그래서 성경은 히브리인들은 성경을 캐논(척도, 잣대)라고 불렀다. 지금도 여전히 성경은 모든 삶의 기준이며, 척도이다.
오늘 본문 말씀인 고린도후서 12장 7-10절 말씀은 사도 바울의 신앙고백이다. 사도 바울은 자신이 처한 모든 상황을 말씀의 잣대로 해석하고, 바라보는 것을 통해서 자신이 처한 어려움들을 오히려 더 빨리 앞으로 달리는 발판으로 삼았다. 그가 어떤 상황을 어떻게 해석했는지, 본문 말씀을 다함께 읽어 보자.
“7 여러 계시를 받은 것이 지극히 크므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시려고 내 육체에 가시 곧 사탄의 사자를 주셨으니 이는 나를 쳐서 너무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라 8 이것이 내게서 떠나가게 하기 위하여 내가 세 번 주께 간구하였더니 9 나에게 이르시기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 이는 내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짐이라 하신지라 그러므로 도리어 크게 기뻐함으로 나의 여러 약한 것들에 대하여 자랑하리니 이는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 10 그러므로 내가 그리스도를 위하여 약한 것들과 능욕과 궁핍과 박해와 곤고를 기뻐하노니 이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라”(고후 12:7-10)
자신의 약점을 감추면서 각종 척들(아는 척, 있는 척 , 안 그런 척, 대단한 척 등)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사람들의 모습이다. 그런데 9절 말씀을 보면, 사도 바울은 오히려 자신이 약점들을 자랑한다고 했다. 이것은 이례적이고, 놀랍고 충격적인 고백이다. 여기서 그가 말한 “약한 것들”이란, 그동안 그가 복음을 전하다가 사형선고를 받은 것처럼 느낄 정도로 어려웠던 수많은 박해와 능욕과 궁핍을 비롯한 어려운 상황들(10절)을 비롯해서 그의 시력이 약했던 안질까지를 모두 포함한다.
그렇다면 그는 왜 자신의 약함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말씀의 눈으로 모든 상황을 해석하고 보았기 때문이다. 말씀의 안경으로 보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깨달아진다.
- 그는 자신의 약함들을 통해서 자신이 행했던 모든 기적과 능력들은 전적인 주님의 은혜였을 절감했다.
- 그는 육체의 가시 때문에 더 기도하면서 자만해지지 않고, 겸손해 질 수 있었다(7절).
- 그는 약한 것들 위해 기도하는 것을 통해서, 계속해서 하나님의 은혜 속에 머무를 수 있었다(9절).
- 그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서 또 다른 주님의 은혜들을 체험하게 되었다(9절).
- 그는 자신의 약함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후1장).
그래서 그는 “내가 약한 그때에 강함이라”(10절)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다. 하나님은 사도 바울의 약함을 통해서 일하셨다. 이것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약함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독특한 방법이다. 우리는 말씀과 믿음의 눈으로 우리의 모든 상황과 문제들을 해석하고 바라볼 때, 내 머리 속에서 번쩍이는 섬광처럼 나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과 마음이 깨달아진다. 그 순간부터 절망이 희망으로 바뀌고, 불평은 감사로 변한다. 우리들을 이렇게 만들기 위해서 하나님은 독생자를 희생시키셨고, 성령님까지 보내주셨다.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을 수는 없겠지만, 이런 면에서 볼 때 장애인 체조선수였던 제니퍼 브리커(Jennifer Bricker)의 경우는 우리들에게 믿음의 도전을 주는 좋은 사례이다. 『모든 것이 가능하다(Everything Is Possible)』(규장, 2017)라는 책에 보면, 제니퍼 브리커는 하반신이 없이 태어났다.
그녀의 친부모는 그녀가 태어났을 때, 하반신이 없는 것을 보고 다른 집으로 입양을 보내버렸다. 친부모에게 버림을 받은 제니퍼 브리커는 미국 일리노이주의 어느 믿음의 가정으로 입양이 되었고, 그곳에서 양부모의 사랑으로 일반 학생들과 다름없는 교육을 받았다.
그러던 중에 그녀는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체조종목을 보던 중에 자신보다 6살 많은 ‘도미니크 모치아누’ 선수의 모습에 반해서 체조선수가 되겠다고 결심한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무모한 도전에 우려를 했지만, 가족들은 전폭적으로 지지해 주었다. 그래서 피나는 연습 끝에 전미청소년체육대회에서 지역 예선 1위에 오르고 전국대회에서는 4위에 오르는 기적을 만들어 냈다.
그런데 그러던 중에 제니퍼에게 충격적인 일이 생겼다. 그것은 제니퍼가 그토록 동경했던 도미니크 모치아누 선수가 바로 제니퍼 자신의 친누나였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들 자매의 아버지는 원래 루마니아 출신 체조 선수였다. 그는 자신의 딸들을 체조 선수로 키우려고 했다. 그런데 제니퍼가 하반신이 없이 태어난 것을 보고, 그녀를 버린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제니퍼는 친누나인 도미니크 모치아누에게 편지를 썼고, 마침내 이들은 헤어진지 20여년 만에 다시 상봉하였다. 그 후 제니퍼 브리커는 자신의 팬과 결혼도 했고, 강연과 간증으로 믿음의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종종 내게 이렇게 묻는다.”만약 다리를 갖고 태어날 수 있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했겠죠?“ 어림없는 소리다. 하나님은 어떤 이유가 있어서 내게 이 선물을 주셨다. 나는 당당하게 ‘이것은 하나님의 선물 입니다’라고 말한다. (중략) 나는 날마다 내 몸에 대해 감사한다. 만약 내가 다리를 가지고 태어났다면 이렇게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특별한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하나님이 나를 통해 일하시는 방법이다. 하나님은 나의 독특함을 통해 일하신다. 그분은 나의 재능과 은사를 개발시켜주며 내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가르칠 수 있는 최적의 사람들과 올바른 장소에 나를 보내셔야 함을 알고 계셨다. 하나님은 그분이 하시는 일을 잘 알고 계셨다. 그분은 언제나 그렇다!“
** 제니퍼 브리커의 동영상 링크 : https://www.youtube.com/watch?v=pPH-eh02SP0
제니퍼 브리커의 생애를 보면서, 문득 언제가도 설교시간에 언급한 적이 있던 최대호 시인의 짧은 시 구절이 생각났다. 그 내용은 이렇다.
“나는 왜 나를 응원하는 큰 소리에는 힘을 내지 못했으면서, 나를 비난하는 작은 소리에는 주저앉고 아파했을까”
우리들이 깨지고 어그러진 마음의 안경을 쓰고 있으면, 나를 응원하는 소리도 비난하는 소리처럼 들린다. 사람들이 괜히 나만 미워하는 것 같고, 저주받은 인생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매사의 “탓”을 하면서 불행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믿음을 갖고 말씀의 눈으로 나를 보면, 비로소 진심으로 나를 응원하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음성이 들린다. 그것뿐만 아니라 나를 격려하는 주님의 응원의 말씀들이 눈에 들어오고, 나의 약함까지도 하나님의 축복인 것이 깨달아진다. 그러면 그 순간부터 세상이 달라 보이고, 사람들이 사랑스럽게 보이고, 심지어 내가 숨을 쉬는 공기마저도 감사하게 느껴진다. 세상이 변한 것이 아니라, 내가 변한 것이다. 이것이 주님이 나의 약함을 통해 일하시는 독특한 방식이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그러므로 우리들도 깨진 안경을 쓰고 나의 상황을 보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성경말씀의 눈으로 모든 것을 해석하고 보기를 힘쓰자. 그래서 사도 바울처럼 또는 제니커 브리커를 비롯한 많은 믿음의 성도들처럼 또 다른 많은 하나님의 능력들을 경험하고 누리며 살아가자. 주님이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