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리는 얼마 전 황당한 일을 겪었다. 휴대전화로 스팸문자를 받고 호기심에 확인버튼을 눌렀는데, 곧바로 무선인터넷으로 넘어가면서 2,990원이 결제된 것이다. 3,000원 이하의 소액결제는 이용자의 동의 없이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한 사람들의 소행이었다.
김 대리는 뒤늦게 더 결제된 것이 없나 휴대전화 사용요금을 조회해보았는데, 정보이용료가 3만원이나 결제되어 있었다. 다행히 모두 자기가 쓴 금액이었지만, 별 부담 없이 쓴 소액결제가 그렇게 많이 나올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푼돈을 우습게 생각했다가 나온 결과였다.
펀드에도 투자자들이 푼돈이라고 생각하는 보수와 수수료가 있다. 하지만 몇몇 펀드의 경우 운용기간에 따라 발생하는 보수와 수수료를 합산한 총액이 1년 정기예금의 금리 수준과 비슷하다고 하니 우습게 볼 일이 아니다.
보수와 수수료는 절대 푼돈이 아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펀드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운용사와 펀드상품을 판매하는 판매회사, 펀드를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수탁회사 등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 그들에게 보수를 지불하지 않으면 우리의 펀드는 헌신짝처럼 내팽개쳐질 것이다.
• 보수의 종류
• 보수의 종류
집합투자업자보수(운용보수) |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에 지급하는 비용 |
판매회사보수(판매보수) |
증권, 은행, 보험사 등 판매회사에 지급하는 비용 |
|
펀드를 보관·관리해주는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 |
사무관리회사보수 |
펀드의 기준가격 계산 및 보수인출 등의 대가로 지급하는 비용 |
펀드보수는 펀드운용과 관리가 어려운 순서에 따라 높게 책정되는데, 주식형펀드의 경우 연 1.8~3%, 채권형펀드는 연 0.7~1.5%의 보수가 부과된다. 한편 수수료는 투자자가 지불하는 판매비용으로, 펀드를 가입할 때 한꺼번에 지급하는 선취판매수수료와 펀드를 환매할 때 내는 후취판매수수료가 있다.
• 수수료의 종류
• 수수료의 종류
구 분 |
종 류 |
내 용 |
수익자에게 부과되는 수수료 |
선취판매수수료 |
가입시 지불 |
펀드에 가입 혹은 환매할 때 투자자가 지출하는 판매비용 |
후취판매수수료 |
환매시 지불 |
펀드에 부과되는 보수 (평가금액 기준) |
운용보수 |
연 0.5~0.8% |
펀드 평가금액에서 판매자, 운용자, 수탁자, 기타 업무 관계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비용 |
판매보수 |
연 1~1.8% |
수탁보수 |
연 0.05% 정도 |
기타 비용 |
박 부장은 지난 2년 동안 13%의 수익을 내는 두 개의 펀드에 각각 5,000만원을 가입했는데 A펀드의 보수는 2%이고, B펀드의 보수는 3.5%였다. 똑같은 수익을 올렸다면 A펀드가 더 이익이다. 보수 차이는 1.5%에 불과하지만 10년을 투자하면 10,452,652원, 20년을 투자한다면 무려 30,280,140원이 넘게 차이가 난다. 이처럼 같은 수익률이 보장된다면 보수가 싼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보수와 수수료를 절약하는 방법
보수와 수수료를 직접 계산해본 김 대리는 지불하는 돈에 맞는 서비스를 받고 있는지 의심이 들었다. 수익률이 올라도 모자랄 판에 보수와 수수료가 수익률을 깎아 먹고 있다니……. 이런 고민에 빠진 투자자들을 위한 절약방법이 있다.
1 총비용이 낮은 펀드를 선택하라. 장기간 투자할 경우 비용이 높을수록 불리해지기 때문에 총비용이 낮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국내에는 연 3.5%의 높은 비용을 받는 펀드상품도 있지만, 0.15%에 불과한 펀드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특히 운용보수보다 판매보수가 저렴한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2 투자기간에 따라 선택하라. 모든 조건이 동일한 상황에서 2년 이상의 장기투자시에는 판매보수보다 선취판매수수료나 후취판매수수료를 지불하는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3 주식펀드의 수수료 체계(클래스)를 고려하라. 동일한 펀드라고 해도 판매비용이 차등화 되어 있으니 반드시 확인을 해야 한다. 펀드이름의 맨 뒤에 붙는 알파벳이 바로 수수료의 체계를 나타내는 것이니 참고하기 바란다.
유 형 |
특 징 |
클래스 A형 |
가입시 선취판매수수료가 부과되는 펀드 |
클래스 B형 |
일정 기간 내에 환매시 후취판매수수료가 부과되는 펀드 |
클래스 C형 |
선취 및 후취수수료가 모두 없으나 높은 보수가 부과되는 펀드 |
클래스 D형 |
선취 및 후취수수료가 모두 부과되는 펀드 |
클래스 E형 |
인터넷 전용 펀드 |
클래스 F형 |
금융기관 등 전문투자자 펀드 |
클래스 I형 |
법인 또는 거액개인고객 전용 펀드 |
클래스 W형 |
Wrap 전용 펀드 |
국내에 출시된 클래스 펀드는 대부분이 클래스 A형이나 C형이다. 그렇다면 동일한 펀드에 투자할 때 A형이 유리할까, C형이 유리할까? 통상 주식형펀드의 경우 클래스 A형의 선취수수료는 1% 내외이고 총보수가 1.5% 정도로, 1년에 약 2.5%의 비용이 든다. 클래스 C형은 선취와 후취수수료가 없는 대신 총보수가 약 2.5% 부과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1년 이상 장기로 투자할 때에는 클래스 A형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고, 단기투자를 할 때에는 클래스 C형의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 더 유리하다.
[한걸음 더] 매매비용을 줄여라!
주식형펀드의 매매비용은 특히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주식형펀드 중에는 회전율이 연간 700~800%(연평균 7~8회 사고팔았다는 뜻)에 이를 정도로 편입된 주식을 자주 매매하는 펀드가 있다. 반면에 회전율이 연간 40%(연평균 0.4회 사고팔았다는 뜻) 이하로, 한번 종목을 편입시키면 거의 매매를 하지 않는 펀드도 있다. 즉, 매매회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투자자의 수익률이 깎인다.
해외 운용사의 경우 특별한 목적을 가진 펀드가 아니면 매매회전율이 100%가 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편입된 종목은 어차피 몇 년씩 보유하기 때문에 믿을 만한 기관투자가에게 빌려주고, 빌려준 값(대주료)을 받아서 매매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펀드도 많이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