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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축소 위기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를 참고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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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칭 미래형 교육과정의 골격을 입수하였습니다. 그 골격에 의하면 도덕은 사회과 안의 극히 일부로 축소되어 도덕교과가 폐지될 운명에 처해 있습니다. 5월 20일 공청회에서 확정한다고 하는데, 지하벙커에서 비밀리에 진행하는지, 현재 공청회 장소가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명박정부의 교육철학이 곧 현실화되면 대한민국의 윤리교육은 조종을 울리게 됩니다. 도덕윤리교육에 종사하는 우리 모두가 궐기를 해야 하겠습니다.
졸속 추진하고 있는 교육과정 개편작업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최근(5월4일) 작성한 '미래형교육과정 요약'을 내놓았다. 그 내용을 보면 단위학교가 5개교과군 안에서 20% 내외로 교육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고교다양화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초 중학교보다 먼저 고교교육과정을 2012년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현재 각 교과의 교과서 개발팀들이 2007년 개정교육과정에 따라 고등학교 교과서를 집필하고 있는데, 그 교과서 집필이 끝나기도 전에 금년 후반기에 새로운 교육과정을 공시하면 1년도 안 되어 또 교과서 개발 작업을 시작해야 할 판이다.
2007년 개정교육과정을 결정할 때에는 3년 동안의 여유를 갖고 민주적으로 의견을 수렴하여 마련하였다. 그처럼 오랜동안 심사숙고를 해서 결정한 교육과정이었지만 물론 문제가 없을 수 없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엇에 쫓기듯이 새로운 교육과정을 1년안에 확정짓는 것은 졸속 결정이 아닌가 생각된다.
한번 교과서를 개발하면 5년 정도 사용할 것이라 믿고 개발에 참여했던 집필자와 출판사에 피해를 주고, 국가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시수 배분에서 교과 간의 불균형이고 그 중에서도 도덕 윤리교육 비중을 대폭 축소한 점이다. 새로운 교육과정 안에 따르면 도덕 윤리교육은 사회과의 일부분으로 들어가 있는데, 종전보다 시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어느 교과 교육이나 중요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학교에서의 도덕 윤리교육은 국가의 품격과 그 구성원의 자질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결코 소홀히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요즈음 아이들이 점점 이기적이고 버릇이 없어 가르치기 어렵다는 푸념을 하는 교사들이 많다. 각종 사회적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자라나는 세대에게 민주시민으로서 비판적인 사고력과 조화로운 인격을 갖추고 인간 사회와 세계를 전체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고 통찰할 수 있는 지혜를 길러주는 것이 중요하다.
자국어를 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다는 프랑스의 인문계 고등학교 3학년에서는 프랑스어를 선택으로 돌리고, 그 대신 철학을 주당 7시간 필수로 가르친다고 한다. 프랑스어 구사능력은 프랑스어 시간이 아니라도 철학시간에 철학적이거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하여 토론과 논술을 함으로써 길러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일 것이다. 최근 독일의 베를린에서는 주민들이 윤리과목을 필수로 가르치도록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고 한다. "다양한 종교와 문화에 대해 토의하고 공동의 사회적 가치를 추구해 나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윤리과목을 선택에서 필수로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품격있는 선진국들이 왜 철학이나 윤리 교육을 강화하는지 우리의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사람들은 냉정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특히 윤리교육은 다른 교과와 달리 단순히 사회교과 안에 포함시켜 가르칠 수 없는 통합적인 교육이다. 그것은 정치, 법, 경제, 사회문화 등 사회과의 영역뿐만 아니라 의료, 생명, 환경 등 과학의 영역 그리고 문학이나 예술 심지어 체육까지도 윤리적 관점에서 고려해야 하는 전교과 통합적인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생명공학과 관련되는 윤리적인 논쟁을 봐도 윤리를 단순히 사회교과 안에 포합시켜 교육할 수 없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교육과정위원회는 공청회를 여러 차례 해왔다고 하는데, 관련단체나 기관에 알리지도 않고 비밀리에 개최하고 있는 것 같다. 이익집단의 로비나 압력에 의해 '미래형교육과정'의 체제가 좌우된다면 국가장래와 미래교육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시행착오를 겪지 않고 안정적인 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차분하게 작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믿음을 주어야 하는 정책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래서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지 않았는가.
(한국교원대 윤리교육과교수, 윤리철학교육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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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님들께서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싸이트(www.pacest.go.kr)의 게시판에
교육과정 개편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의견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5월 20일 공청회가 열리면 그 때 결정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 아래는 '항의서한 입니다.(한국교원대 조성민 교수 작성) //////
이돈희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위원장님께
부위원장님 안녕하세요?
저는 윤리철학교육학회장 한국교원대교수 조성민입니다.
부위원장님을 '교수님'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친근할 것 같습니다. 저는 70년대초 서울대에서 교수님의 교육철학을 수강한 적이 있습니다. 교수님의 강의는 저에게 교원양성 기관에서 평생 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 셈입니다. 교수님의 강의모습을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교수님에 대한 좋은 인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최근에 교수님이 부위원장으로 계시는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가 내놓은 '미래형 교육과정 요약'은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수 있고, 좁게는 도덕 윤리교육계에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그 시안대로 확정되는 경우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특히 도덕 윤리교육계의 관점에서 저의 개인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도덕교과가 사회교과로 통합되어 독립교과로 설정되어 있지 못할 때 학생들에 대한 도덕 윤리교육이 학교에서 사라지게 됨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정부가 일제고사를 통해 전국의 학교를 평가하게 되면 학교간의 성적 경쟁이 심해질 것이고, 이렇게 되면 소위 주요교과 위주의 수업을 강화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의 편파적인 교육과정 운영은 일류대학에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의 압력과 영향이 크게 작용하지 않습니까? 뿐만 아니라 사회교과 안에서 도덕 윤리교육을 한다 할지라도, 결국 성적 향상에 도움이 되는 지식위주의 수업으로 일관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도덕적으로 생각하는 지혜와 남을 배려하는 마음과 태도를 길러주는 도덕과 교육의 목표 달성은 어렵게 될 것입니다.
둘째, 학생들에 대한 생활지도나 인성교육이 더욱 어렵게 될 것입니다.
요즈음 학생들은 너무 이기적이고 버릇이 없을 뿐 아니라, 학교에서의 폭력, 따돌림, 절도, 부정행위 등으로 학생들에 대한 인성교육이나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많다고 합니다. 물론 모든 교사들이 생활지도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러나 인성교육이나 생활지도는 현재 대부분 그런 것처럼 문제성이 있는 행동이 나타나서 지도하는 사후 약방문식의 지도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러한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예방하는 교육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2007년 개정 교육과정에도 나와 있듯이, 최근의 도덕과 교육은 그러한 문제들을 최소화하도록 하기 위해, 주제를 설정하여 체계적으로 예방적인 교육을 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그처럼 도덕과 교육이 노력을 해도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오염되고 있는 상수원을 오염되지 않도록 노력하면 그나마 현상이 유지되겠지만, 오염원을 차단하지 않거나 허술하게 방치한다면 그 상수원의 물은 결국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될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각종 유해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청소년들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도록 교육을 해야만 그나마 현상을 유지할 것입니다. 지금보다 더 올바른 심성과 태도를 길러주도록 청소년을 이끌어 가려면 적어도 국영수와 같은 비중을 두고 도덕 교육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 새로운 교육과정에서 도덕 윤리교육이 더 약화된다면 학생들은 유해환경에 더욱 노출되어 ‘손으로 막을 것을 앞으로는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지 모릅니다.
셋째, 학교에서의 도덕 윤리교육과 인성교육의 기반이 무너질 것입니다.
도덕과가 독립교과로서의 위상을 잃게 되어, 현재 전문적으로 도덕 윤리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전국 수천 명의 도덕 윤리교사들의 사기와 사명감이 떨어지게 될 것이고, 이로 인해 학교에서의 도덕 윤리교육에 대한 책임감이 분산되어 결국 학교에서의 도덕 윤리교육과 인성교육의 기반이 무너지게 될 것입니다. 모든 교사들이 학생들에 대한 도덕교육과 인성교육을 공동으로 책임지면 교육이 더 잘 될 것이라고 보는 것은 착각일 뿐입니다.
넷째, 도덕 윤리교육은 사회과에 포함시킬 수 없는 특수성이 있습니다.
도덕과 내용은 사회과의 내용뿐만 아니라, 과학, 환경, 예술, 문학 심지어 체육의 영역까지도 다루어야 하는 통합적인 교육입니다. 그것은 도덕 윤리교육이 통합적인 인격을 기르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라 봅니다.
다섯째, 우리나라의 민주화 ‧ 선진국화 과정에 역행하는 교육과정이 될 것입니다.
‘미래형 교육과정의 요약’을 보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문학’을 세 개 세부영역으로 분리하여 총 15단위로 늘려 놓았습니다. 그리고 윤리는 사회문화와 통합하여 전체 5단위로 되어 있습니다. 그 시안을 따르면 윤리는 고작해야 2단위 또는 3단위 정도 가르칠 것입니다. 전국의 모든 학생들을 소설가나 시인으로 만들 작정이 아니라면 이처럼 엉성한 교육과정도 없을 것입니다. 문학작품을 많이 읽게 하여 인성교육을 한다는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문학 작품에서 도덕이나 도덕 판단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평론가들이 많습니다. 우리의 삶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어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렇게 해서 독자가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 지혜를 누군가가 길러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국어선생님이 도덕교육도 해야 한다는 뜻인가요?
문학작품을 많이 읽게 해서 우리말 구사능력을 기르게 한다는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목적이라면 윤리나 철학 시간을 그만큼 많이 늘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 있을 것입니다. 자국어인 프랑스어를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프랑스의 고등학교에서는 3학년에 올라오면 프랑스어를 선택으로 돌리고, 그 대신 철학을 일주일에 7시간(9시간이라는 설도 있음) 필수로 가르친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인생과 세계 전반에 대하여 종합적으로 통찰하고 사고할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길러주는 것뿐만 아니라, 언어 구사능력도 동시에 길러주는 것이지요. 학생들이 철학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놓고 토론하고 논술하니 얼마나 언어구사능력이 잘 길러지겠습니까? 그뿐 아닙니다. 민주시민으로서 요구되는 의사결정능력과 자율적인 문제해결능력이 길러지니,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을 또한 함양해주는 효과도 있을 것입니다.
우리아이들이 한글 구사능력이 부족하니 국어 관련 시간을 많이 늘려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운전기술은 운전학원에서 기초 기술을 배워가지고 나오면 도로주행하면서 마스터하듯이, 우리말 구사능력은 윤리나 철학 등 다른 과목 시간에 토론하고 논술하도록 하면서 학생들이 더 흥미를 갖고 기르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선진국인 독일의 베를린에서는 최근(4월) 주민투표를 통해 윤리과목을 필수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종교와 윤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자는 안과 윤리를 필수로 하자는 안을 가지고 나왔는데, ‘윤리과목은 선택으로 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한 과목’이라고 주장하는 쪽에 주민들이 손을 들어주었다고 합니다. 역시 선진국의 시민다운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품격 있는 선진국들은 도덕 윤리를 중요시하거나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OECD 국가 중에서 부패정도가 13위로, 조사대상국 14개 국가에서 최하위로 밀려난 대한민국이 윤리교육를 필수에서 제외하거나 약화시킬 때 과연 우리나라가 선진국이 되기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더욱 걱정되는 것은 최근 아시아 4개국(방글라데시, 인도, 한국, 몽골) 청소년들의 반부패인식지수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지요. 모든 교사들이 그 심각성을 깨닫고 도덕교육을 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물론 모든 교사들이 열정을 갖고 청소년들의 도덕성을 높여주면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니, ‘미래형교육과정’의 시안대로 교육과정이 결정될 경우, 국가의 장래와 청소년들의 미래가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09년 5월 17일
조성민(한국교원대교수, 윤리철학교육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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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봤습니다. 큰일 이군요
문제가 심각하네요.. 지금 예비교사분들도 이 사실을 접하고 움직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이 글을 도덕과 대표글로 청와대 등에 올려도 될까요??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