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1분 1초를 다투는 응급질환이다. 뇌의 일부분에 혈액을 공급하는 혈관이 막히거나(뇌경색) 터짐(뇌출혈)에 따라 뇌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신경학적 증상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중풍’이라는 말로도 불린다. 갑작스럽게 발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년에 걸쳐 뇌혈관에 문제가 쌓이고 쌓여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면서 발생하게 되는 질환이다.
뇌는 한 번 손상되면 완전 회복이 어렵고 낫더라도 반신마비나 언어장애 같은 치명적인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에 무엇보다 질병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치료가 중요하다. 작은 습관 하나를 바꾸는 것만으로 뇌졸중을 예방할 수 있지만 위험 요소들이 잘 알려지지 않기도 하다. 29일 세계 뇌졸중의 날을 맞아 뇌졸중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풀어본다.
◆경구피임약이 뇌졸중 원인?=경구피임약은 처방 없이 약국에서 간편하게 살 수 있어 젊은 여성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그러나 건강한 여성이라면 경구피임약 복용이 크게 무리가 없지만 뇌혈관질환을 앓고 있거나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부작용 가능성이 크다.
특히 피임약뿐 아니라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도 약으로 복용하면 그에 따른 부작용으로 간에 영향을 미쳐 중성지방 생산량이 높아지고 혈소판의 응집을 증가시켜 그 결과로 혈액이 응고되면서 뭉치는 혈전이 나타나 혈액의 원활한 흐름을 막아 뇌혈관질환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다.
조현지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는 “경구피임약 복용 시 혈전 관련 질환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은 맞지만 절대적 위험도가 큰 것은 아니며, 젊은 비흡연 여성에서는 대부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흡연이나 고혈압ㆍ당뇨ㆍ심장질환과 같은 뇌졸중 위험인자가 있을 때는 경구피임약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5세 이상 흡연자는 경우피임약을 복용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뇌졸중 위험이 높다?=스트레스가 직접적으로 뇌졸중을 일으키는 원인은 아니지만 간접적인 원인에 속한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상승하거나 혈관이 수축할 수 있다. 또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음주나 흡연의 빈도가 높아질 수 있어 심혈관계에 악영향을 끼쳐 뇌졸중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코를 골면 뇌졸중 위험이 크다던데=코골이가 심할수록 뇌졸중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알려지고 있다. 코골이는 고령이나 원래 턱이 작은 얼굴형, 편도가 비대한 사례에서 많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수면무호흡증이 있으면 반복적으로 뇌혈류가 감소하면서 뇌에 저산소증을 일으키고, 뇌혈관 내부에 변화가 일어나며 혈압을 상승시켜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특히 장기간 수면무호흡증에 노출될 경우 고혈압이나 비만ㆍ심방세동ㆍ관상동맥질환ㆍ심부전이 나타날 수 있고, 이런 질환들은 이차적으로 뇌졸중 발생을 증가시킬 수 있다.
◆응급치료가 중요한 이유=뇌졸중 중에서도 특히 뇌경색은 응급치료로 혈전용해제 투여 또는 기계적 혈전제거술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혈전을 없애 막힌 혈관이 뚫리고 피가 뇌로 공급되면 뇌 손상을 막아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치료가 늦어지면 뇌 손상이 광범위해져 혈관이 다시 열리더라도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김태정 서울대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는 “뇌경색은 치료를 빠르게 받을수록 환자들의 예후는 2배 이상 좋아질 수 있고 동맥내 혈전제거술의 경우 치료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3개월 후 혼자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가능성을 2.5배 높인다고 알려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뇌졸중은 골든타임 내 적절한 치료를 받는지에 따라 예후가 급격히 달라지는 급성기질환임을 명심하고 뇌졸중 증상을 인지하는 즉시 119 신고 후 뇌졸중센터를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예방과 재발 방지는 어떻게?=뇌졸중은 주로 노년층에게서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 비만 등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젊은 환자의 비중도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지방이나 기름기가 많은 버터나 코코넛유, 팜유를 사용한 튀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 벽에 염증을 유발한다. 이에 따라 혈관에 동맥경화반이 생기는데, 이는 뇌혈관을 막거나 손상시켜 뇌에 원활한 혈액 공급이 이뤄지지 않게 만든다. 생선 알이나 햄과 베이컨도 뇌졸중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뇌졸중을 예방하는 방법은 ▲혈압을 조절해라 ▲담배를 피우지 말아라 ▲적당한 체중을 유지해라 ▲더 활동적으로 생활해라 ▲꾸준히 심방세동을 확인하고 관리해라 ▲일과성 뇌허혈 발작이 일어났을 때 더욱더 치료에 주의를 기울여라 ▲빈혈과 같은 혈액순환 문제를 관리해라 ▲당과 콜레스테롤을 관리해라 ▲술을 조금만 마셔라 ▲저염분, 고칼륨 식사 습관을 가져라 ▲뇌졸중의 경고 증상에 주의해라 등을 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