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집회 문화가 다시 한번 진화했습니다. 마치 야외 음악 축제를 즐기듯, 형형색색의 아이돌 응원봉을 들고 나와 목청껏 노래부르며 탄핵을 외치는 10-20대 청년들이 많아졌습니다. 공동체의 분노를 해학으로 승화시키며 더 넓게, 더 폭발적으로 연대하는 남녀노소 시민들의 열정에 감탄한 외신들이 연일 보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응원봉을 들고 나온 10대 소녀팬들은 본인들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현재 군대에 있다며 ‘우리 오빠’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 나왔다고 했습니다. ‘철없이 떠드는 무식한’ 어떤 오빠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으니, 군대 지휘권을 가진 미치광이를 어떻게든 끌어내리기 위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응원봉을 들고 나온 것입니다. 같은 응원봉끼리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며 자신의 아이돌 팬덤에 더욱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는 참가자들도 있었습니다.
6시간 천하로 막을 내린 윤석열의 비상계엄은 현재 젊은이들 사이에서 조롱거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날마다 새로운 풍자 게시물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김건희의 각종 부정부패와 주가조작, 공천거래 의혹 등을 무마시키려고 검찰을 사유화한 것도 모자라, 커져만 가는 의혹이 권좌를 위협할 정도가 되자 이를 덮기 위해 계엄을 선포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은 아이러니하게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사랑꾼이 되어버렸습니다. 로맨티스트가 ‘풍선 이벤트’, ‘촛불 이벤트’, ‘꽃다발 이벤트’하는 건 봤어도 ‘계엄 이벤트’하는 건 처음봤다는 웃지 못할 조롱이 청년들 사이에 퍼지고 있습니다.
계엄은 절대로 희화화될 수 없는 엄중한 사안입니다. 대한민국을 앞서 살아온 선배 시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역사적 트라우마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악몽과도 같은 계엄이 한낱 조롱거리로 전락한 이유는 윤석열이 계엄을 도구화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은 오로지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계엄을 마치 카드 게임의 ‘조커’처럼 썼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공포와 불안 속으로 내몰았습니다. 그 대가는 톡톡히 치를 것입니다. 윤석열이 탄핵될 때까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남녀노소 시민들이 응원봉을 힘차게 휘두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끝이 보입니다.
2024년 12월 10일
조국혁신당 청년대변인 한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