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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사무은(事師無隱)
스승을 섬기는데 의문을 숨길 수 없다는 뜻으로, 배우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이 중요하다. 질문을 통해 개념은 더 명확해지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리를 깨우칠 수 있다는 말이다.
事 : 일 사(亅/7)
師 : 스승 사(巾/7)
無 : 없을 무(灬/8)
隱 : 숨길 은(阜/14)
출전 : 예기(禮記) 단궁편(檀弓篇)
퇴계 이래 남인들의 공부법은 특별한 점이 있었다. 열린 토론의 자세랄까? 권위를 존중하되 권위에 끌려다니지 않았다. 질문과 비판에 늘 열려 있었다. 성호 학파의 학통에도 이 토론의 정신은 모든 학문 활동의 근저에서 생생하게 작동했다.
남의 얘기를 듣고 풀이하는 데 멈추지 않고, 거기에 내 안목이 실려야 비로소 내 해석이 나온다. 그러자면 자득(自得)이 있어야 하고, 자득은 회의(懷疑)와 의심에서 비롯된다. 정말 그럴까? 이렇게 볼 수는 없나? 회의가 의문을 만들고, 의문이 질문으로 발전해 마침내 깨달음으로 점화되어야 한다.
기성의 권위를 그대로 따르면 내 뜻이 없다. 그렇다고 억지로 회의해서 덮어놓고 의심부터 하려 드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는 잘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태도는 더 큰 문제다.
이익(李瀷)은 퇴계의 문인 조진(趙振)이 스승의 예설을 갈래지어 정리한 책에 써준 서문 ‘이선생예설유편서(李先生禮說類編序)’에서 퇴계에 대해 이렇게 썼다. “선생은 다른 사람의 말이 비록 하찮더라도 반드시 살폈고, 좋은 점이 있을 경우 채택하지 않음이 없었다. 도덕을 이룬 뒤에도 잘못을 고치느라 겨를이 없었으니, 어찌 표정과 말에 털끝만큼이라도 인색하고 막힌 것을 보인 적이 있겠는가?”
스승의 예설을 정리한 조진에 대해서는, “의리라는 것은 천지 사이의 공변된 물건이다. 옛날도 없고 지금도 없으며, 저편도 없고 이쪽도 없으니, 사람의 높고 낮음을 가지고 이를 배척해서는 안 된다. 이 때문에 책 속의 각 조목 아래에는 여러 학설을 모아서 첨부했는데, 비록 선생의 학설과 차이가 있더라도 모두 수록하였다. 감히 경중을 가리자는 것이 아니라, 실로 선생의 포용하는 법도를 체득하여, 가만히 ‘스승을 섬김에 감춤이 없다(事師無隱)’는 뜻에 따른 것이다.”
스승을 섬김에는 범함이 없고 감춤도 없다(事師無犯無隱)는 말은 ‘예기(禮記)’ ‘단궁(檀弓)’에 나온다.
스승이 오류를 범했을 때 대놓고 반박하지 않고 예를 갖추되, 그 잘못에 대해서는 그대로 눈감지 않고 곡진하게 전달해야 한다는 뜻이다. 범하지 않겠다고 숨기기 시작하면 권위는 그때부터 무너진다.
▶️ 事(일 사)는 ❶상형문자로 亊(사), 叓(사)는 고자(古字)이다. 事(사)는 깃발을 단 깃대를 손으로 세우고 있는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역사의 기록을 일삼아 간다는 데서 일을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事자는 '일'이나 '직업', '사업'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갑골문이 등장했던 시기 使(부릴 사)자와 史(역사 사)자, 事(일 사)자, 吏(관리 리)자는 모두 같은 글자였다. 事자는 그중에서도 정부 관료인 '사관'을 뜻했다. 사관은 신에게 지내는 제사를 주관했기 때문에 事자는 제를 지내고 점을 치는 주술 도구를 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졌다. 후에 글자가 분화되면서 事자는 '일'이나 '직업'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허신(許愼)의 설문해자(說文解字)에서 정의하기로는 史자는 '일을 기록하는 사람'으로, 吏자는 '사람을 다스리는 자'로, 事자는 '직책'으로 분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事(사)는 일이나 볼일 따위를 이르는 말(~를, ~을 다음에 쓰이어)이나 또는 일의 뜻을 나타냄의 뜻으로 ①일 ②직업(職業) ③재능(才能) ④공업(工業), 사업(事業) ⑤관직(官職), 벼슬 ⑥국가(國家) 대사(大事) ⑦경치(景致), 흥치(興致) ⑧변고(變故), 사고(事故) ⑨벌(옷을 세는 단위) ⑩섬기다 ⑪부리다, 일을 시키다 ⑫일삼다, 종사하다 ⑬글을 배우다 ⑭힘쓰다, 노력하다 ⑮다스리다 ⑯시집가다, 출가하다 ⑰꽂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실제로 있었던 일을 사실(事實), 뜻밖에 일어난 사고를 사건(事件), 일이 되어 가는 형편을 사태(事態)평시에 있지 아니하는 뜻밖의 사건을 사고(事故), 일의 형편이나 까닭을 사정(事情), 모든 일과 물건의 총칭을 사물(事物), 일의 전례나 일의 실례를 사례(事例), 일정한 계획과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지속적인 활동이나 일을 사업(事業), 일의 항목 또는 사물을 나눈 조항을 사항(事項), 법률적으로 문제가 되어 있는 일의 안건을 사안(事案), 처음에는 시비 곡직을 가리지 못하여 그릇 되더라도 모든 일은 결국에 가서는 반드시 정리로 돌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필귀정(事必歸正),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어버이를 섬김에 효도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친이효(事親以孝), 삼국 통일의 원동력이 된 화랑의 세속오계의 하나로 임금을 섬김에 충성으로써 함을 이르는 말을 사군이충(事君以忠), 모든 일 또는 온갖 사건을 일컫는 말을 사사건건(事事件件), 사실에 근거가 없다는 뜻으로 근거가 없거나 사실과 전혀 다름을 일컫는 말을 사실무근(事實無根), 사태가 급하면 좋은 계책이 생김을 일컫는 말을 사급계생(事急計生), 일정한 주견이 없이 세력이 강한 나라 사람을 붙좇아 섬기면서 의지하려는 사상을 일컫는 말을 사대사상(事大思想), 자주성이 없어 세력이 강대한 자에게 붙어서 자기의 존립을 유지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을 사대주의(事大主義), 옛 사람의 교훈을 본받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사불사고(事不事古), 한 가지 일도 이루지 못하거나 하는 일마다 다 실패함을 일컫는 말을 사사무성(事事無成), 일의 되어 가는 형세가 본래 그러함을 일컫는 말을 사세고연(事勢固然), 사물의 이치나 일의 도리가 명백함을 일컫는 말을 사리명백(事理明白), 일을 함에는 신속함을 중요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사귀신속(事貴神速), 이미 일이 여기에 이르렀다는 뜻으로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말을 사이지차(事已至此), 여러 가지 사변이 자꾸 일어나 끝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사변무궁(事變無窮) 등에 쓰인다.
▶️ 師(스승 사)는 ❶회의문자로 师(사)의 본자(本字)이다. 왼쪽(지층의 겹)과 오른쪽(골고루 돎)의 합자(合字)이다. 옛날에는 언덕에 사람이 모여 살고 또 군대(軍隊)가 주둔했으므로 사람이 많다에서, '군대'의 뜻이 되었다. 또 사람의 모범이 되어 남을 이끄는 사람에서, '선생'의 뜻이 되었다. 사람이 많다는 뜻에서 '수도(首都)'도 師(사)라 한다. ❷회의문자로 師자는 '스승'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師자는 阜(언덕 부)자와 帀(두를 잡)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帀자는 '빙 두르다'라는 뜻을 표현한 모양자이다. 그러니 師자는 언덕을 빙 두른 모습을 표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師자는 본래 군대 조직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로 고대에는 약 2,500명의 병력을 일컫는 말이었다. 그러니 師자는 군인의 수가 언덕 하나를 빙 두를 정도의 규모라는 뜻이었다. 師자는 후에 '스승'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데, 가르침을 얻기 위해 스승의 주변을 제자들이 빙 둘러 앉아있는 것에 비유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師(사)는 (1)스승 (2)고대(古代) 중국의 군제(軍制)에서, 여(旅)의 5배, 곧 2천 500인을 이르던 말 (3)조선시대 때의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4)조선시대 때 세손사(世孫師)를 달리 이르던 말 (5)고려 때 세자사(世子師)를 달리 이르던 말 등의 뜻으로 ①스승 ②군사(軍士), 군대(軍隊) ③벼슬아치 ④벼슬 ⑤뭇 사람 ⑥신령(神靈), 신의 칭호(稱號) ⑦전문적인 기예를 닦은 사람 ⑧악관(樂官), 악공(樂工) ⑨육십사괘의 하나 ⑩사자(獅子) ⑪스승으로 삼다, 모범으로 삼다 ⑫기준으로 삼고 따르다, 법으로 삼게 하다 ⑬수효가 많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스승 부(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우 제(弟)이다. 용례로는 모든 행동과 학덕이 남의 스승이 될 만한 모범이나 본보기를 사범(師範), 스승으로 섬김을 사사(師事), 학예에 뛰어나 남의 스승이 될 만한 사람을 사장(師匠), 스승과 제자를 사제(師弟), 스승의 의견이나 학설을 사설(師說), 가르침의 은혜가 높은 스승을 아버지처럼 높이어 일컫는 말을 사부(師父), 학식과 덕행이 높아 세상 사람의 표적이 될 만한 사람을 사표(師表), 스승의 집을 사가(師家), 스승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를 사법(師法), 스승과 벗을 사우(師友), 스승의 은혜를 사은(師恩), 학술이나 기예를 가르치는 스승을 교사(敎師), 병을 진찰 치료하는 사람을 의사(醫師), 학교의 부탁을 받아 강의하는 교원을 강사(講師),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으뜸 장수 밑에서 작전을 짜고 군대를 지휘하는 사람을 군사(軍師), 스승과 제자가 함께 길을 감 또는 스승과 제자가 한 마음으로 연구하여 나아감을 일컫는 말을 사제동행(師弟同行), 군사를 출정시킬 때에는 엄한 군법으로 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사출이율(師出以律), 자기의 생각만을 옳다고 함을 이르는 말을 사심자시(師心自是), 스승이 엄하면 자연히 가르치는 道도 존엄해짐을 이르는 말을 사엄도존(師嚴道尊), 스승에게서 제자에게로 법이 이어져 전해 감을 일컫는 말을 사자상승(師資相承), 덕을 닦는 데는 일정한 스승이 없다는 뜻으로 마주치는 환경과 마주치는 사람 모두가 수행에 도움이 됨을 이르는 말을 덕무상사(德無常師), 좋은 일도 나쁜 일도 다 나의 스승이라는 뜻으로 세상일은 무엇이나 내 몸가짐에 대한 깨우침이 될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 임금과 스승과 아버지의 은혜는 똑같다는 말을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후세까지 오래도록 모든 사람의 스승으로 숭앙되는 덕과 학문이 높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백세지사(百世之師), 어찌 일정한 스승이 있으리오 라는 뜻으로 성인에게는 일정한 스승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하상사지유(何常師之有), 책 상자를 지고 스승을 좇는다는 뜻으로 먼 곳으로 유학감을 이르는 말을 부급종사(負芨從師), 제자는 스승을 존경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한다는 뜻을 이르는 말을 존사애제(尊師愛弟) 등에 쓰인다.
▶️ 無(없을 무)는 ❶회의문자로 커다란 수풀(부수를 제외한 글자)에 불(火)이 나서 다 타 없어진 모양을 본뜬 글자로 없다를 뜻한다. 유무(有無)의 無(무)는 없다를 나타내는 옛 글자이다. 먼 옛날엔 有(유)와 無(무)를 又(우)와 亡(망)과 같이 썼다. 음(音)이 같은 舞(무)와 결합하여 복잡한 글자 모양으로 쓰였다가 쓰기 쉽게 한 것이 지금의 無(무)가 되었다. ❷회의문자로 無자는 '없다'나 '아니다', '~하지 않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無자는 火(불 화)자가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불'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 갑골문에 나온 無자를 보면 양팔에 깃털을 들고 춤추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무당이나 제사장이 춤추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춤추다'가 본래의 의미였다. 후에 無자가 '없다'라는 뜻으로 가차(假借) 되면서 후에 여기에 舛(어그러질 천)자를 더한 舞자가 '춤추다'라는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無(무)는 일반적으로 존재(存在)하는 것, 곧 유(有)를 부정(否定)하는 말로 (1)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 공허(空虛)한 것. 내용이 없는 것 (2)단견(斷見) (3)일정한 것이 없는 것. 곧 특정한 존재의 결여(缺如). 유(有)의 부정. 여하(如何)한 유(有)도 아닌 것. 존재 일반의 결여. 곧 일체 유(有)의 부정. 유(有)와 대립하는 상대적인 뜻에서의 무(無)가 아니고 유무(有無)의 대립을 끊고, 오히려 유(有) 그 자체도 성립시키고 있는 듯한 근원적, 절대적, 창조적인 것 (4)중국 철학 용어 특히 도가(道家)의 근본적 개념. 노자(老子)에 있어서는 도(道)를 뜻하며, 존재론적 시원(始原)인 동시에 규범적 근원임. 인간의 감각을 초월한 실재이므로 무(無)라 이름. 도(道)를 체득한 자로서의 성인(聖人)은 무지(無智)이며 무위(無爲)라고 하는 것임 (5)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서 없음의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없다 ②아니다(=非) ③아니하다(=不) ④말다, 금지하다 ⑤~하지 않다 ⑥따지지 아니하다 ⑦~아니 하겠느냐? ⑧무시하다, 업신여기다 ⑨~에 관계없이 ⑩~를 막론하고 ⑪~하든 간에 ⑫비록, 비록 ~하더라도 ⑬차라리 ⑭발어사(發語辭) ⑮허무(虛無) ⑯주검을 덮는 덮개 ⑰무려(無慮), 대강(大綱)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빌 공(空), 빌 허(虛)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있을 존(存), 있을 유(有)이다. 용례로는 그 위에 더할 수 없이 높고 좋음을 무상(無上), 하는 일에 막힘이 없이 순탄함을 무애(無㝵), 아무 일도 없음을 무사(無事), 다시 없음 또는 둘도 없음을 무이(無二), 사람이 없음을 무인(無人), 임자가 없음을 무주(無主), 일정한 지위나 직위가 없음을 무위(無位), 다른 까닭이 아니거나 없음을 무타(無他), 쉬는 날이 없음을 무휴(無休), 아무런 대가나 보상이 없이 거저임을 무상(無償), 힘이 없음을 무력(無力), 이름이 없음을 무명(無名), 한 빛깔로 무늬가 없는 물건을 무지(無地), 대를 이을 아들이 없음을 무자(無子), 형상이나 형체가 없음을 무형(無形), 아무런 감정이나 생각하는 것이 없음을 무념(無念), 부끄러움이 없음을 무치(無恥),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음을 무리(無理), 아무도 도와 줄 사람이 없는 외로운 처지를 이르는 말을 무원고립(無援孤立),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음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무궁무진(無窮無盡), 능통하지 않은 것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능(無所不能), 못 할 일이 없음 또는 하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소불위(無所不爲), 무엇이든지 환히 통하여 모르는 것이 없음을 일컫는 말을 무불통지(無不通知), 인공을 가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또는 그런 이상적인 경기를 일컫는 말을 무위자연(無爲自然), 일체의 생각이 없다는 뜻으로 무아의 경지에 이르러 일체의 상념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념무상(無念無想), 아버지도 임금도 없다는 뜻으로 어버이도 임금도 모르는 난신적자 곧 행동이 막된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부무군(無父無君), 하는 일 없이 헛되이 먹기만 함 또는 게으르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위도식(無爲徒食), 매우 무지하고 우악스러움을 일컫는 말을 무지막지(無知莫知), 자기에게 관계가 있건 없건 무슨 일이고 함부로 나서서 간섭하지 아니함이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불간섭(無不干涉), 성인의 덕이 커서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유능한 인재를 얻어 천하가 저절로 잘 다스려짐을 이르는 말을 무위이치(無爲而治), 몹시 고집을 부려 어찌할 수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무가내하(無可奈何), 아무 소용이 없는 물건이나 아무짝에도 쓸데없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무용지물(無用之物) 등에 쓰인다.
▶️ 隱(숨을 은)은 ❶형성문자로 隠(은)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좌부변(阝=阜; 언덕)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㥯(은)으로 이루어졌다. 언덕에 가려서 보이지 않는 것을 뜻한다. 전(轉)하여 '숨다, 가리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隱자는 '숨다'나 '음흉하다', '수수께끼'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隱자는 阜(阝:언덕 부)자와 㥯(삼갈 은)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㥯자는 '삼가하다'나 '조급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조급함을 뜻하는 㥯자에 阜자가 결합한 隱자는 조급히 산속으로 숨었다는 뜻이다. 그래서 隱(은)은 성(姓)의 하나로 ①숨다 ②점(占)치다 ③가엾어 하다 ④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⑤음흉(陰凶)하다 ⑥쌓다 ⑦무게 있다 ⑧기대다 ⑨수수께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숨을 둔(遁), 숨을 찬(竄), 숨을 칩(蟄), 숨을 암(闇),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나타날 현(現), 볼 견(見), 나타날 현(顯)이다. 용례로는 가리어 숨김이나 덮어 감춤을 은폐(隱蔽), 숨김이나 감춤을 은닉(隱匿), 숨어 있어서 형적이 나타나지 않음을 은밀(隱密),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세속의 일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삶을 은퇴(隱退), 세상을 버리고 숨음을 은둔(隱遁), 세상을 피해 숨어 삶을 은거(隱居), 세상을 피하여 조용히 살고 있는 선비를 은사(隱士), 속엣것이 흐릿하게 보임을 은은(隱隱), 숨은 그림을 은화(隱畫), 숨겨 비밀로 함을 은비(隱祕), 동아리끼리 저희들만 알도록 특정한 뜻을 숨겨 붙인 말을 은어(隱語), 숨어서 나오지 않음을 은폐(隱閉), 몸을 숨김을 은신(隱身), 뚜렷하지는 않으나 어딘지 모르게 모양이 드러남을 은연(隱然), 딱하고 가엾게 여김을 측은(惻隱), 앉아서 은둔한다는 뜻으로 바둑을 달리 이르는 말을 좌은(坐隱), 백성이 시달려 생활하는 데 겪는 괴로움을 민은(民隱), 엎드려 숨음을 복은(伏隱), 죄인을 숨겨준 죄를 용서함을 용은(容隱), 스스로 감추고 나타내지 아니함을 자은(自隱), 속이고 감춤을 기은(欺隱), 도망쳐 숨음을 도은(逃隱), 밖으로 드러내지 아니하고 참고 감추어 몸가짐을 신중히 함을 이르는 말을 은인자중(隱忍自重), 속세를 떠나 산 속에 숨어들어도 어버이 섬기기를 게을리 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은불위친(隱不違親), 속세를 피하여 혼자 지내면서 품고 있는 생각을 거리낌 없이 말함을 이르는 말을 은거방언(隱居放言), 나쁜 점은 숨기고 좋은 점은 드러냄을 일컫는 말을 은악양선(隱惡揚善), 서로 염려하는 마음이 미침을 일컫는 말을 은지상급(隱志相及), 남의 불행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컫는 말을 측은지심(惻隱之心), 자식은 아비를 위해 아비의 나쁜 것을 숨긴다는 뜻으로 부자지간의 천륜을 이르는 말을 자위부은(子爲父隱), 스스로 은둔하여 이름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자은무명(自隱無名), 머리를 감추고 꼬리를 숨긴다는 뜻으로 일의 전말을 확실히 밝히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장두은미(藏頭隱尾), 어진 마음으로 남을 사랑하고 또는 이를 측은히 여겨야 함을 이르는 말을 인자은측(仁慈隱惻)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