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1일, 2020, 22, 23년에 이어 네 번째 부곡집 - 곧은재 - 원주 행구동 - 치악산 둘레길 1,2,3구간 - 태종대 - 집
으로 돌아 오는 45km 코스를 걸었다.
해마다 몇 개의 고정코스를 정해 놓고 반복적으로 걷는 이유는 해마다 달라져 가는 내 체력을 점검해 보기 위한 것인데
이른바 체력검사인 것이다.
그리고 은근히 체력에 변함없기를, 아니 더 나아가 더 향상된 체력을 기대해 보는 허황된 망상을 가지면서...
해마다 같은 코스를 걸으면서도 다른 생각, 다른 느낌으로 걷게 되는 것은 그때그때 보이는 대상이 달라지는 것도
이유이겠지만 어쩌면 해마다 나 자신이 달라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1. 코스 : 부곡집 - 곧은재 - 원주 행구동 카페거리 - 치악산 둘레길 1구간(행구동 카페거리~제일참숯),
2구간 (제일참숯~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 3 구간(치악산 국립공원사무소~ 태종대) - 집
2. 일시 : 2024.8.31, 06:54 - 19:29, 12시간 36분 (휴식시간 2시간 19분 포함)
7시 경 집을 나선다. 배낭이 조금 무게감을 준다.
생수 1.5리터에 다소 많은 행동식, 그리고 혹시나 하는 우려에 렌턴까지 챙겼으니 그럴만도 하다.
곧은재를 넘어 행구동으로 내려서는 경사진 바윗길에서 발을 뒤집는다.
잠시 멈춰서 발을 딛어 보는데 이상이 없는 것 같다. 조금만 더 강했더라면 큰 낭패를 볼 뻔했다.
관음사를 경유하는 코스가 변경되어 새로운 코스로 처음 진행한다.
원주얼 광장을 향하는 길목과 황골 부근의 전원주택지에는 새로운 많은 집들이 들어섰다.
달라진 풍경에 약간의 낯설음도 느낀다.
예전의 멋진 허수아비가 서있던 밭에는 천을 덮어 놓은듯한 성의없는 허수아비가 서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공사중이던 제일참숯 부지는 글램핑장으로 바뀌고 주변에 새로운 카페가 들어서 있다.
새로운 카페이니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에 땀을 식히며 수박쥬스를 마신다.
이 코스에서 세 번째 오르막길인 세재 정상에 올라 또다시 휴식을 취한다.
해가 중천에 오르니 오늘 날씨도 무척이나 덥다.
구룡캠핑장은 토요일인데도 캠핑객이 별로 없다. 피서철엔 항상 가득차 있던 곳인데...
국립공원사무소 부근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제 절반의 거리를 걸었는데 행동식과 식수가 절반 이상 소모되었다.
식당에서 준 1리터의 물을 내 빈 생수통에 채운다.
네 번째 오르막길인 수레너미재로 향한다.
아내가 힘들면 택시 불러 집으로 가라 하는데 체력검사를 도중에 그만 둘 수는 없지 않은가?
힘들어 하는 몸을 달래며 수레너미재를 오른다. '이건 어차피 연 중 한 번은 거쳐야 할 체력검사이쟎아?'
수레너미재의 산길을 나오니 한 사과농원에 사과가 빨갛게 익어있다.
횡성에서 사과가 달려있는 모습을 처음 본 것이 7~8년 전쯤 되었을까?...
그만큼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때로는 무념무상으로, 때로는 푸념처럼 힘들어 하는 자신을 달래며 태종대에 도착하여 집을 향한다.
렌턴은 준비했지만 랜턴을 꺼내기 싫어 발길을 빨리한다.
4km 남짓의 길을 빨리 걸으니 지금까지 괜찮았던 발바닥이 따끔거린다. 물집이 잡힌거다.
도로에는 몇 개 안되는 가로등이 켜지고... 집에 도착하니 날은 이미 어두워졌다.
그렇게 12시간 36분의 체력검사를 마치고선 내 자신에게 묻는다.
'지구는 오늘도 어김없이 초속 0.5km의 절반의 자전과 1년 동안 초속 30km의 한 번의 공전을 하였을뿐인데...
꼭 그렇게 비교를 해 봐야 나이 들어감을 느낄 수 있는거니?'
결론적으로 2023.6.3일 동코스의 기록과 비교해 보니 소요시간이 한 시간 정도 더 걸렸고, 2022.4.16일 기록 보다는 한 시간 반 정도 더 걸렸습니다.
근데 이건 제가 나이든게 아니고 지구의 공전 결과일뿐입니다.ㅎㅎ
*운동거리는 요즘 트랭글이 프로그램을 바꾼 후론 5km정도를 덤으로 계산해 주는 것 같더군요.
그래서 45km로 환산했습니다.
https://blog.naver.com/hrd2479/223568149127
2023년 6월 3일 동코스의 산행기입니다.
https://blog.naver.com/hrd2479/223262002825
첫댓글 다행이 발목이 다치지 않아서 체력 테스트를 하신것 같습니다. 혹 6월보다 날이 덥지 않으셨는지요? 그래서 1시간 늦어지신걸수도요!^^
항상 안산즐산하십시오. ㅎㅎ
체력에 자신이 없어져 가니 투사 심리로 저도 날씨 탓으로 돌리고 싶습니다.^^
항상 안산,즐산하세요.
아마도 날씨 때문에 그럴 확률이 높을듯 합니다 이제는 더위가 한풀 꺽인듯한데 올해 더위는 정말 살인적인 더위였습니다 벌써부터 내년 여름을 쓸데없이 걱정해 봅니다 늘 건강 하시고 안전한 산행 하세요
12만 5천 년 만에 가장 뜨거운 지구입니다.
창백한 푸른 한 점, 지구의 신음 소리... 결코 쓸데없는 걱정은 아니겠지요.
항상 건강하세요.
저도 치악산 둘레길 함 걸어봐야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중간에 카페가 생겼다하니 더 땡깁니다ㅎ
년중행사는 100세까지쭉 이어지시길 기대합니다.
조금씩 늦어지면 어떻습니까?
아직은청년의 행보입니다!!
소식 감사 합니다^^
체력이 회복되면 한 번 걸어 보실만 할 겁니다.
총 130~140km 이니 원셧 하실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할거구요.
'청년의 행보'... 주책없이 이 나이에 이런 말을 들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아집니다. ㅎㅎ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