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공중파 방송3사의 가요와 연기 부문에 대한 시상식들에 대해 공정성에 대한 의문들이 네티즌을 중심으로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우선 네티즌의 항의가 가장 많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SBS의 가요대상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내내 각종 세부 조사항목에서 1등을 차지한 유승준이 대상을 받지 못하고 네티즌 인기상을 수상하게 되자 SBS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유승준의 팬들을 중심으로 대상을 이미 선정한 상태에서 짜맞추기식으로 각종조사를 벌였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방영된 프로그램상에서는 대상 발표직전 대본이 황급히 바뀌는 장면이 여과없이 방영되었고, 다른 그룹의 멤버가 이전 바뀌기 전의 대본을 살펴보고 의아해 하는 장면과 시상대에 올라있던 많은 가수들과 MC가 대상수상자인 god를 축하하기보다는 유승준을 위로하는 모습이 비춰졌다.
현재 SBS의 게시판에는 조작이라고 주장하는 네티즌들과 god의 대상수상은 당연한 것이라는 주장들이 치열하게 맞서고 있지만 정작 SBS측에서는 공식적인 답변을 피하고 있다.
SBS의 연기대상의 경우도 방송 중간중간에 집계상황으로 보여 주었던 투표집계에서 여성중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배우가 최후에 공동으로 대상을 수상하면서 사전에 내정되어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다른 방송국도 마찬가지, 인기나 연기력보다는 기여도에 우선
특히 SBS연기대상의 경우에는 비슷비슷한 이름을 딴 상의 종류가 너무도 많아서 상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평이다.
다른 방송국도 연기대상의 경우 인기도나 연기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보다는 해당 방송국에 그동안 기여한 공로가 더 우선시 된 흔적이 많다.
각 가수별 보유팬클럽의 첨예한 감정대립으로 언제나 뒷말이 많던 가요부문에 있어 지난해는 3사의 대상타이틀을 god가 휩쓸면서 이에 반감을 느낀 다른 가수들의 팬클럽들이 반발하는 모양세가 더 심각하다.
god의 대상수상에 반발하는 네티즌들의 경우 god가 컴백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1년 전반의 활동상이나 음반판매율을 보았을 때 더 뛰어난 가수가 많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각종 방송관련 대상에 대한 공정성의 의문은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었던 것이지만 2001년도의 결과를 놓고 특히 반발이 심한 것은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을 통한 네티즌투표를 도입한 것이 그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팬클럽의 열성도만 있으면 득표율의 증가가 얼마든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중복투표에 대한 사전예방책이 전무한 상황에서 인터넷 인기 투표의 도입은 시기상조였다는 지적이다.
방송국의 공정성 확립 절실
SBS의 경우 이와 같은 경우를 예상해 한번 투표를 할 때마다 1000원을 지불하도록 했음에도 유승준의 인기가 예상외로 치솟자 당황했던 흔적이 보인다. 유승준의 팬들이 더 강력히 이번 사건에 대해 항의하는 것은 이러한 점에 기인한 바도 큰 것으로 보인다. 특히 SBS에서 유승준이 수상한 네티즌 인기상의 경우 원래 없었던 것을 마지못해 시상했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사실 방송국에서 시상식전에 이미 수상자를 내정하는 것은 관례로 인정되고 있던 터였지만 2001년도에는 공정성을 기한다는 명목하에 여러 가지 방법을 도입했다가 자신들의 예측과 다름에도 무리하게 시상한 측면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방송대상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에서 각 방송국들이 자신들만의 축제로 시상식을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공정성에 대한 재고뿐만 아니라 좀더 투명하고 다양한 루트를 통해 진정 시청자가 원하는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