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대 산에 오르기도 전에 누군가가 ‘배가 촐촐하다’며 국밥을 먹고 가자는 것이다. 별 수 있겠나! ‘금강산도 식후경인 것을! 증심사 절입구에 있는 K식당은 ‘국밥’을 먹을만하다. 원래 하산하여 한그릇씩 먹던 것을 오늘은 산에 오르면서 먹는 것이고, 국밥 두그릇의 더운 훈기에 마음도 따뜻해진다.
산행은 10시 30분부터 시작했는 데 증심사 입구에서 곧장 오르는 길은 응달진 곳이라서 지난 날에 흩뿌린 눈이 녹지 않아 초보자들은 아이젠을 착용해야 한다. 산에 이력이 있는 친구들은 등산화이면 괜찮다.
11시 40분 중머리재 올라 배낭을 풀어 져치니 어성초로 만든 술, 백세주, 묵은 김치, 굴(석화), 울금즙, 포도즙, 귤, 포도술, 따뜻한 커피와 뜨거운 물, K식당에서 사 가지고 온 돼지머릿고기 등이 쏟아져 나온다.
한껏 배불리 먹었는 데 포도시 마신 포도술은 어찌나 달콤하던지! 아마도 예쁜 친구가 직접 만들었기 때문에 달짝지근했을 터이다. 이제는 하산하기 시작하였다. 오늘 하산코스는 중머리재에서 지원동에 있는 무등중학교 방향으로 잡았다.
약3시간이 걸리는 이 길은 아주 아늑하고, 키 큰 소나무들이 즐비하고, 산길이 낙엽으로 쌓여 있을 뿐 아니라 흙길이어서 산행길로 최적 조건을 갖추고 있음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길이어서 제법 적막하기도 하지만 숲속에 젖어들면 아주 편안해진다. 또한,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 운치가 있기도 하는 것이다. 하산하고 있는 데 수원에 사는 순남이친구가 ‘산행 잘 하라!’고 소식을 보내왔다. 언젠가 함께 산행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옛적 선비들은 ‘천석고황의 병’을 앓았다고 한다. 이 풍진 세상에서 봄,여름, 가을, 겨울 사철동안 계절따라 어린 잎새를 틔우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시냇물이 흘러 내리며, 열매를 주렁주렁 맺어주며, 겨울에는 하얀 눈을 머금고 엄숙함과 장중함을 지니면서도 말없이 사람들을 지켜보며, 위로해 주는 산하(山河)야말로 우리들이 기댈 마지막 보루가 아닌가한다.
그러기에, 우리들 또한 불혹과 지천명에 이르러서야 옛 선비들이 그랬던 것처럼 ‘천석고황’의 병에 들게 되었고, 산행을 하는 우리들은 ‘산이 옆에 있어도 산을 그리워’ 하는 것이다. 세속의 사람들은 ‘나는 그대가 옆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고 립서비스(입에 발린 말) 를 한다지만....
산마루 정자에선 누워서 한가로이 떠있는 흰구름을 바라보기도 했고, 마을 위 건강쉼터에선 턱걸이를 하거나 허리돌리기, 등 때리기, 등 안마기를 부여잡기도 했다. 오후 3시 20분이 되어서야 무등중학교에 당도하였다. 그러니까 4시간 코스를 50분이 더 걸린 것은 산행하면서 중간 중간 쉬어왔기 때문이다.
몇시간 후 산수동 ‘농장다리’ 부근 ‘들꽃’이라는 곳으로 갔다. ‘들꽃’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식당은 명희고모가 운영한다고 한다. 이곳에서 덕례, 동은이는 물론 명희, 선희, 푸른하늘은 만나 흑염소요리 전문요리와 녹차즙을 곁들인 소주를 마시고, 그후 동은이 말마따나 ‘유희’를 위하여 인근 노래방에 갔던 터였다.
이형기 시인은 말하기를, ‘가야 할 때를 알고 가는 사람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라고 했지만, 광양까지 가야 할 덕례친구와 함께 아쉬움을 안고 함께하는 이 시간이 ‘유희’인가? 아니면 ‘유흥’인지를 나는 모른다.
중요한 것은 ‘HERE! NOW!(여기, 지금)'라는 것이고, 분명한 것은 지금 우리가 함께 있고, 함께 했다는 것이다. 2007. 2. 3
그시간~ 난 나주의 하늘아래 있었는데 봄빛이 다가오는듯한 부드러운 햇살에 친구들의 산행이 서울에서, 광주에서 잘 하고 있을 것 같아 가까운 광주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보낸거라네. 서울 친구들의 이야기는 오늘 전화로 듣고...가시거리가 좋을때는 멀리 지리산과 덕유산이 보인다는 무등산엘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인데 앞으로 몇년간 쉬이 기회가 올 것 같지않네그려~
첫댓글 여기는 주말에 바람이 심하게 불고 일요일에는 많은 눈도 내렸었는데...암튼 겨울에도 꾸준히 산행을 하네~부럽다!
함께 할수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준비부족으로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많네.즐거운 산행 눈에 선하네.
그시간~ 난 나주의 하늘아래 있었는데 봄빛이 다가오는듯한 부드러운 햇살에 친구들의 산행이 서울에서, 광주에서 잘 하고 있을 것 같아 가까운 광주 친구들에게 메세지를 보낸거라네. 서울 친구들의 이야기는 오늘 전화로 듣고...가시거리가 좋을때는 멀리 지리산과 덕유산이 보인다는 무등산엘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인데 앞으로 몇년간 쉬이 기회가 올 것 같지않네그려~
광주에 있는 친구들 재미있게 잘 지내는구먼...암튼 부럽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