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에게 도쿄는 “그저 내 기록 깨는 곳”
[2020 도쿄 패럴림픽]
리우 자유형 3관왕 조기성
한국 양궁은 도쿄 올림픽에서 4개의 금메달을 합작했다. 한국 선수단이 딴 6개의 금메달의 절반도 넘는다. 24일 개막한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에서는 수영이 효자 종목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때 한국이 따낸 금메달 7개 중 4개가 수영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 중 3개를 ‘장애인 수영의 박태환’이라고 불리는 조기성(26·부산장애인체육회·사진)이 따냈다. 한국 패럴림픽 역사상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건 조기성이 처음이었고, 한국 선수 패럴림픽 3관왕도 전 종목을 통틀어 그가 처음이었다.
리우 대회 때 남자 자유형 50m, 100m, 200m S4에서 금메달을 딴 조기성은 “장애인 수영의 역사가 되어 돌아오겠다”는 포부로 패럴림픽이 열리는 일본 도쿄에 도착했다. 이번에는 자유형뿐 아니라 평영에도 도전한다. 자유형과 평영은 영법 차이가 커서 장애인은 물론이고 비장애인 수영에서도 이 두 종목에 모두 출전하는 선수는 거의 없다.
조기성은 “예전에는 꼭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가 많았다. 그래서 2019년만 해도 도쿄 패럴림픽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물러나려고 했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1년 미뤄지면서 ‘수영 자체를 즐기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도쿄 비장애인 올림픽을 본 뒤 그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조기성은 “황선우(18·서울체고)의 경기를 보면서 메달을 따지 못해도 자신감 있게 자신이 원하는 레이스를 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면서 “남자 높이뛰기에서 최선을 다하고 웃으면서 결과를 받아들인 우상혁 선수(25·상무) 모습도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년 항저우 장애인아시아경기, 2024 파리 패럴림픽까지 도전하고 싶다. 나 자신과 경쟁해 내 기록을 깨는 재미를 찾았다”고 덧붙였다.
도쿄 패럴림픽 개회식 다음 날인 25일 오전 10시 25분에 50m 평영 예선에 출전하는 조기성은 “물론 메달이 목표다. 그러나 후회 없는 레이스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성에 앞서 이인국(43·경기도장애인체육회)과 조원상(29·수원장애인체육회)이 오전 10시 11분 남자 100m 접영(S14) 예선에 나선다. 이인국은 리우 대회 때 배영 100m 금메달을 차지했던 선수다. 두 선수에 이어 7분 뒤에는 강정은(22·대구장애인체육회)이 여자 100m 접영(S14)에 출전한다. 결선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4강 진입을 목표로 세운 남자 휠체어농구 대표팀도 스페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다.
도쿄=황규인 기자, 패럴림픽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