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은지 누나 좋아서 그러니까 그냥 둬."
성후와 하림이 마주치는 것부터 모든 상황을 2층에서 지켜본 진성과 현석.
"성아 누나는?"
"방에서 자고 있어. 너 다혜는 어디다 팽겨쳤냐?"
"다혜도 자."
현석의 말에 진성을 알았다는 표정을 짓는다.
"…너 아직도 다혜 좋아하냐?"
현석은 진성의 눈치를 보며 진지하게 얘기했건만 진성은 큭큭대며 웃고 있다.
"뭐야. 왜 웃어?"
"하하하하!! 아침부터 내 눈치 보더니 물어볼 게 그러였어?"
"야. 난 나름 심각하다고!"
진성은 겨우 웃음을 멈추고 숨을 푹- 쉰다.
"다혜가 날 친구로 밖에 안 느껴진다는데 붙잡아서 뭐하냐?"
"그럼 너 이제 아무도 안 좋아하는 거야?"
현석의 말에 진성은 아니라는 듯이 고개를 좌우로 젓는다.
"나 좋아해주는 사람 좋아해보려고."
"아…."
"그러면 너는?"
"어?"
"넌 아직도 다혜 좋아하냐?"
진성의 물음에 현석은 당황해하더니 피식 웃는다.
"'아직도' 가 아니라 난 처음부터 다혜 좋아했어."
"은지 누나랑 사귀었을 때도?"
"뭐?"
"은지 누나랑 사귀었던 한 달 동안에도 다혜 생각만 했어?"
현석은 뭐라고 소리치고 싶었지만 너무나도 진지한 진성 때문에 그럴 수가 없었다.
"솔직하게 말해. 술주정이라고 해줄게."
"나 안 취했어."
"그럼 취한 척이라도 해서 니 속마음 털어놔. 오늘만 듣고 내일부터 모른 척 할게."
"……."
"……."
"…그건 아니야."
진성은 '그럼 그렇지' 라는 표정으로 현석을 주시한다.
"내가 아무리 다혜를 좋아한다 해도 은지 누나랑 있을 때 다혜 생각은 안 했어."
"안 난 게 아니라?"
"뭐?"
"은지 누나랑 같이 있어서 다혜 생각 안 난 게 아니야?"
진성의 말에 현석은 할 말을 잃은 채 멍하니 서있다. 그리고 한숨을 쉰다.
"그럴 지도 모르지."
"어?"
부정할 줄 알았던 현석이 오히려 순응하자 조금 당황한 진성.
"은지 누나랑 있으니까 지루하지 않았어."
"……."
"줄곧 착한 여자만 보던 내가 은지 누나같은 여자 보는 것 자체가 기적이지."
"그럼 너 은지 누나가 너한테 고백했던 날 생각나?"
진성의 말에 현석을 풋 거리며 웃는다.
"당연하지. 그 날을 어떻게 잊어."
(회상 - 2004년 5월 12일. 강신남중 앞.)
"야- 너 오늘도 고백 받았다며?"
"고백 받으면 뭐해? 착한 여자가 아니잖아!"
"그 놈의 착한 여자는 언제까지 찾아다닐 거야?"
7교시까지 하고 하교하는 강신남중 남학생들. 그 중 현석과 진성, 그 외 세 명이 더 있었다.
"어? 교문 앞에 저거 강신중 교복 아니야?"
진성의 말에 다들 교문 앞에 시선이 쏠린다. 문자를 보내고 있는 현석은 빼고.
"그러게. 와- 여잔데 담배 물고! 그것도 교복 입고!!"
키 작은 친구의 말에 현석은 문자 보내든 걸 멈추고 교문을 보더니 인상을 쓴다.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걸 말하라고 하면
담배 피는 여자라고 말할 현석이기에 인상을 쓸 수 밖에 없었다.
"무시하고 지나가자."
현석의 말에 네 명은 고개를 끄덕이고 교문을 빠져나가려는데,
"어? 야, 설현석!"
그 때, 강신중 교복을 입은 여자가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빼고 현석의 이름을 부른다. 현석은 걸음을 멈추고 여자를 쳐다본
다. 다른 남자가 보면 반하겠지만 현석에게는 그게 아니었다. 연기가 나고 있는 담배 한 개비 때문에.
"강신남중 2학년 3반 설현석. 맞지?"
손에 들고 있는 종이와 현석을 번갈아보며 묻는 여자.
"누구신데 절 아시는 거죠?"
"뒷조사를 좀 했거든!"
"그 쪽이 뭔데 제 뒷조사를 하는 거죠?"
"그야 널 좋아하니까!!"
여자는 담배를 한 모금 피우고 연기를 뱉으면서 말한다. 그리고 담배를 다시 문 채로 현석에게 손을 내민다.
"난 강신중 3학년 12반 한은지야! 너한테 Feel이 꽂혔으니까 우리 사귀지 않을래?
(회상 끝)
몇 년 전의 회상에 빠진 둘은 히죽히죽 거린다.
"그 떄 니가 뭐라 그랬더라?"
"담배 꼬나물고 있는 여자는 질색이니까 그 Feel 버리시죠. 라고."
"큭큭큭… 아, 이게 아닌데! 얘기가 딴 데로 새버렸잖아!!"
혼자 신경질을 내는 진성을 이상하게 쳐다보는 현석. 현석의 시선을 눈치챈 진성은 괜한 헛기침을 두어번 한다.
"내가 진짜 묻고 싶은 말은!"
"?"
"은지 누나를 마음에 두고 있냐는 질문이지."
진성의 말에 현석은 깜짝 놀라 눈이 커다랗게 떠졌다.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난 ONLY 다혜라고!"
"그래?"
"그래! 나랑 한 조건 떄문에 공부하는 모습 보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 적 없고! 속 안 좋은 나 때문에 힘들게 국 끓여준다는
거 보고 기특하다고 생각한 적 없어!!"
"흐음."
"그리고 나 때문에 우는 거 보고 가슴에 못 박힌 적도 없고! 자꾸 은지 누나가 생각나서 괴로워한 적도 없고! 첫눈 오던 날 기
뻐하던 모습을 보고 가슴 뛴 적도 없어!!"
현석의 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진성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간다. 그런 진성을 모르는지 계속 혼자 흥분하며 얘기하는 현석.
"모든 걸 다 알고 나서 상처 받은 은지 누나를 보고 가슴이 찢어진 적도 없!!!"
잘하다가 갑자기 말을 멈추는 현석. 진성은 현석을 보고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씨익 웃는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
"……."
"니 마음 속에 은지 누나가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진성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 현석. 그런 현석을 보던 진성은 한숨을 쉰다.
"…내 마음엔 은지 누나는 없어."
5분이 지나서야 대답하는 현석. 현석의 대답에 진성은 그저 현석을 쳐다볼 뿐이다.
"내가 한 말 모두 술주정이다."
"……."
"니가 그랬잖아. 술주정으로 해준다고."
"…알았다.
다음날.
추운 날씨 때문에 얼마 놀지 못한 이들은 불만스런 표정으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야! 버스 몇 시에 있어?!"
"몰라… 내 기억으로는 3시 13분이었어."
어제 술을 과하게 한 탓인지 머리가 아파 진성의 어깨에 기대어 있는 성아. 진성은 애써 성아를 무시하며 '미니게임천국3'
를 하고 있다.
"너 감기 괜찮아?"
끄덕끄덕.
"안 괜찮은 것 같은데."
도리도리.
감기 몸살 때문에 말할 힘도 없는 은지는 고개로 대답하고 있다.
"어? 버스 왔어요!"
다혜의 말에 다들 일어나 버스에 몸을 실었다. 딱히 한 것도 없는데 피곤하기만 하다.
"좀 자라. 도착하면 깨울게."
"안 일어나면 야구 빠따로 때려서라도 깨우세요."
"그, 그래. 알았다.
성후의 대답과 동시에 눈을 감은 은지. 성후는 은지의 머리를 자신의 어깨에 기대게 하고는 은지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한편, 함께 앉은 진성과 성아는,
"진성아. 나 니 어깨에 기대서 자도 되지?"
"네? 저, 잠깐만요!!"
"쿨쿨. 쿠울. Zzz."
현석과 다혜는,
"현석아! 계란 좀 먹을래?"
"……."
"안 먹을 거야? 먹어봐- 내가 깐 건데!!"
"나 지금 먹을 기분 아니거든. 그냥 너 혼자 먹어."
"아… 으응."
유일하게 같은 성(性)끼리 앉은 수성과 하림은,
"우리만 남자네."
"그러게요!"
"이왕 같이 앉은 거 재밌게 집에 가자."
"네!!"
그렇게 여덟 명은 피곤한 몸을 버스에 맡겨 집으로 향했다.
프리의 주저리*
안녕하세요
프리입니다^^
약속대로 두 편을 가지고 왔습니다!!
#50편부터 주인공들은 새학년이 된답니다!!
은지는 3학년으로, 현석은 2학년, 성후는 어른이 되는 거죠!
계속 해서 현석의 마음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할 거예요!
과연 현석의 진짜 마음은 어디고 향해있는 걸까요??
첫댓글 언니 따랑해 너무잼있어 하루에 두편이 나 챙겨주는 쎈수쟁이 프리언냐!
그러니?ㅋㅋㅋ사과의뜻으로두편을..ㅋㅋㅋㅋ
재미있어요 ㅎㅎㅎ 드디어 !! 다음편도 기대할게요!! 벌써 50편이네요~
감사합니다!!내일이면벌써50편이에요+_+
은지에게로 ㅋㅋ 흐음.. 재밌어서 계속 기다려지는.. ㅋ
내일꼭올릴게요^-^이제많이기다리게안할게요ㅠㅠ
아><담편기대^^현석이는 당욘히 은지.!!ㅋㅋ아~둘이빨리 됫음좋겟네ㅜㅋㅋㅋ
담편얼른올려드릴게요^-^저도둘이잘됐으면좋겠네요ㅠㅠ
당연히 은지죠~ㅎㅎ 아~ 내일빨리되었음좋겠어요~ 언니넘 소설잘스세용~~ㅎㅎ
오늘담편올려드릴게요ㅋㅋㅋ그리고저보다더잘쓰는사람도있는걸요ㅠㅠ전아무것도아니랍니다!!
전다싫어요(?)담편기대할게요!
시,싫다구요ㅠㅠ???ㅋㅋㅋ담편얼른올려드릴게요^-^
와우~!!!다음편 기대되요~!!!ㅋㅋ
와우~!!!담편얼른올릴게요^_^
수성이랑 하림이 성 다르지 않나요?? 수성이 감씬데;;
성달라요ㅋㅋㅋ제가어디오타난게있나보네요ㅠㅠ
제 생각엔 프리님은 성별을 얘기한것 같은데.... 성(性)할때 헷갈리셨나봐요
아정말요ㅠㅠ???제가한문에좀약해서요;;;아무튼지적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