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도 ‘자가진단키트’ 도입… 누가, 어디서, 어떻게 검사할까?
철저한 국가 주도 통제로 코로나19 방역을 지휘했던 중국 정부가 감염 여부를 스스로 검사, 판단할 수 있는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新冠病毒抗原检测)를 도입했다. 전국적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기존 코로나19 핵산검사 방식 만으로는 확산세 진압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11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검사 응용 방안(시행)에 대한 통지(이하 '방안’)’에서 핵산검사의 추가 보완 방안으로 자가진단키트, 즉, 항원검사를 도입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이는 중국 셔취(社区, 지역 커뮤니티) 주민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스스로 진단하도록 허용한 최초의 정책이다. ‘방안’은 기초 의료기관의 항원검사 응용 방안, 격리 관찰 인원의 항원검사 응용 방안, 셔취 주민의 항원검사 응용 방안 등에 대해 자세히 명시하고 있다.
자가진단키트, 핵산검사 대체 가능한가?
대체할 수 없다. ‘방안’은 자가진단키트는 기존 핵산검사의 보조적 수단으로 현재 코로나19 확진 근거로 핵산검사만 인정한다고 밝혔다. 자가진단키트는 일반적으로 급성 감염기, 즉, 의심환자의 증상이 나타난 지 7일 안에 사용하며, 의심환자의 자가진단키트 결과가 양성이든 음성이든 상관없이 추가 핵산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자가진단키트 검사 결과가 양성일 경우, 의심군의 조기 분류, 신속한 관리에 유용하게 사용되나 코로나19 확진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 중국 방역당국의 입장이다.
어떠한 사람이 자가진단키트를 할 수 있는가?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기본 요구사항 및 프로세스’는 격리 관찰 인원과 셔취 주민이 자가진단키트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중 자가격리, 밀접접촉자와 2차 밀접접촉자, 입국 격리관찰, 봉쇄구역 및 관리 통제 구역 인원은 관련 부처의 관리 감독 아래 항원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자가진단키트 검사 주기는?
상황에 따라 다르다. 격리관찰인원의 경우, 격리 관찰 기간 현행 방역 규정에 따라 핵산검사를 진행하면서 첫날부터 5일간 매일 한 번의 항원검사를 실시하도록 한다.
셔취 주민의 경우, 개인 필요에 따라 제품을 직접 구매해 자가진단을 진행할 수 있다. 항원검사 결과가 음성이고 증상이 없는 주민은 추적 관찰하면서 필요 시 추가 항원검사 또는 핵산검사를 실시하도록 한다. 항원검사 결과가 음성이나 증상이 있는 주민의 경우, 가능한 빨리 발열 진료소가 설치되어 있는 의료 기관에 가서 진료를 받고 핵산검사를 진행하도록 한다. 만약 병원 진료가 어려울 경우, 외부 활동을 멈추고 자가격리를 하면서 5일 연속 하루에 한 번의 항원검사를 해야 한다.
자가진단키트 사용 시 주의사항은?
자가진단키트 사용법은 ①검사 전 준비 ②표본 추출 ③항원검사 ④결과 판독 등 4단계로 이뤄진다.
1. 검사 전 준비
먼저, 검사 전에는 흐르는 물 또는 소독액으로 두 손을 깨끗이 소독한다. 자가진단키트 설명서 및 관련 주의사항을 정독하고 일회용 면봉, 추출액 튜브 및 필터캡, 항원검사 테스트기 4가지가 모두 있는지, 파손된 것은 없는지, 사용 기한이 유효한지 확인한다. 항원검사는 14~30℃ 상온에서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지나치게 온도가 낮거나 높은 환경, 지나치게 습하거나 건조한 환경에서 이상 결과가 나올 수 있다. 항원검사 테스트기는 포장을 뜯은 후 평평하고 깨끗한 곳에 놓도록 한다.
2. 표본 추출
표본 추출 시, 14세 이상은 본인이 직접 검사하도록 한다. 검사자는 화장지로 먼저 코를 풀고 일회용 면봉솜에 손이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후 고개를 젖히고 일회용 면봉을 양쪽 코 안쪽 1~1.5cm가량 넣어 15초 이상, 각 4번 이상 회전시킨다. 2~14세의 경우 어른이 검사를 대신 진행하도록 한다.
3. 항원검사
항원검사를 위해 먼저 일회용 면봉을 용액통에 넣고 30초 이상 충분히 저은 뒤 5번 이상 면봉을 쥐어 짜내며 용액통에서 꺼낸다. 용액통의 필터캡을 눌러 닫고 테스트기 검체점적부위에 해당 용액을 수직으로 4방울 떨어뜨리면 10분 후 결과가 나온다.
4. 결과 판독
결과가 양성일 경우, C와 T 부분에 붉은색 또는 보라색 선이 생긴다. 이때, T부분의 선은 진할 수도, 옅을 수도 있으나 모두 양성으로 판독한다. 결과가 음성일 경우, C부분에만 붉은색 또는 보라색 선이 생긴다. 만약, C부분에 선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T부분 결과와 상관없이 무효로 판독한다.
자가진단키트 정확도는?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国家药监局)이 승인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민감성은 75~98%, 특이성은 95~99%다. 민감성은 ‘누락되지 않을 확률’로, 만약 핵산검사 결과 100개의 양성 샘플을 항원검사로 진행했을 때 97개의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해당 테스트기의 민감성은 97%로 판단한다. 특이성은 오진하지 않을 확률로, 마찬가지로 항원검사 결과 100개의 양성 샘플 중 3개가 가짜 양성일 경우, 해당 테스트기의 특이성은 97%다.
사용한 진단키트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격리관찰인원의 경우, 검사 결과와 상관없이 이미 사용한 자가진단키트 구성품 모두 방역 관리요원이 밀폐 용기에 담아 의료 폐기물 처리 절차를 참고해 처리한다.
셔취 주민의 경우, 판독 결과가 음성일 경우, 진단키트는 생활 쓰레기와 동일하게 일반 쓰레기로 간주한다. 그러나 판독 결과가 양성일 경우, 검사자는 즉시 질병통제센터에 자진 신고하고 해당 테스트기는 의료폐기물로 처리해야 한다.
자가진단키트는 어디서 살 수 있나?
16일 기준,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이 총 12종의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제품의 출시를 승인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모두 구매가 가능해졌다. 배달 플랫폼 메이퇀(美团)은 17일 베이징, 청두, 정저우 등에서 ‘메이퇀마이야오(美团买药)’에서 주문한 자가진단키트를 30분 안에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 밖에 톈마오젠캉(天猫健康), JD젠캉(京东健康)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도 온라인으로 자가진단키트 제품을 살 수 있다.
오프라인 약국에서도 자가진단키트를 구매할 수 있다. 상하이의 경우, 국대약방(国大药房)이 16일 상하이 최초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한 박스에 428위안(8만 2000원)으로 20개입, 개당 21.4위안(4000원)이다. 온∙오프라인 모두 자가진단키트 구매 전 반드시 실명 등록을 해야 한다.
한편, 중국 국가약품관리감독국이 출시 승인한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 제품은 총 12종으로 난징누오웨이잔(南京诺唯赞), 베이징진워푸(北京金沃夫), 선전화다인웬(深圳华大因源), 광저우완푸바이오(广州万孚生物), 베이징화커타이바이오(北京华科泰生物), 베이징완타이바이오(北京万泰生物), 베이징러징바이오(北京热景生物), 톈진보아오싸이스바이오(天津博奥赛斯生物), 충칭밍다오제처바이오(重庆明道捷测生物), 베이징러푸진단(北京乐普诊断), 저장동팡지인바이오(浙江东方基因生物), 우한밍더바이오(武汉明德生物) 제품이다.
자가진단검사 결과의 실제 용도는?
코로나19 감염 여부 판단을 위한 보조적 수단이다.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자가진단검사는 보완 수단으로 특정 부류의 선별 검사에 활용해 조기 발견 확률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항원검사 결과가 이동 시 증빙 자료로 활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향후 관련 부처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