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에는 코로나19때문에 모임 장소에 가기가 무척이나 꺼려졌다.
그런데도 며칠 전에는 나는 충남 보령지방에 있는 산골마을에 있었다.
宗家 祭主라는 지위가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아내와 나 둘이서만 시사(시향)에 참가했다.
아이가 딸린 큰아들한테는 함께 참가하자는 말도 꺼내지도 못했다.
다들 그럴 게다. 일부 사람들만 참석했고...
시골에서는 바쁘게 일을 해야 했다.
웅천읍사무소에서 인감증명을 떼어서 논 농사 짓는 사람한테 서류를 넘겨서 경작허가를 다시 했다. 햅쌀 두 가마니 반을 받았다.
남포면사무소 인근에 있는 자동차 검사소에서 엔진오일 등을 교체했다.
내 집 마당에 떨어진 은행알을 두 차례나 주웠다.
텃밭에 있는 온난대성 식물을 보호 조치해야 했다. 겨우내 냉해를 받을 수 있기에 큰 통을 뒤짚어 씌웠고, 화분 몇 개는 울안 화장실 안으로 옮겼다. 화장실에도 햇볕은 들어온다.
※ 서울 올라가야 하는 자동차(승용차)에는 짐을 많이 실어야 하기에 키 큰 화분 몇 개를 실을 수가 없었다.
내 집으로 들어오는 마을안길에 떨어진 은행잎사귀를 두 차례나 빗질해야 했다.
내 땅으로 낸 마을안길 가생이에서 자꾸만 번지는 외국식물인 '유카'의 줄기를 톱으로 잘라냈다.
날카로운 잎사귀를 피하려고 자동차는 내 윗밭 두둑으로 다가왔기에 어덕(낮은 언덕)을 조금씩 무너뜨렸다.
식물을 좋아하는 나.
니와는 달리 마을길을 지나다니는 마을사람들한테는 아닐 게다. 자칫하면 다칠 수도 있기에.
유카꽃과 줄기(사진은 임의로 퍼 왔다. '고맙습니다.')
잎사귀 끝은 엄청나게 억세고 단단고 날카로워서 크게 찔리고, 다칠 수도 있다.
일전.. 시골 다녀왔더니만 은근히 몸살이 난 것 같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시제에 참가하면서 은근히 겁을 냈다. <코로나-19>가 걱정되었기에.
다행이다. 나한테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 단지 피곤할 뿐...
요즘 나는 몸이 무거워서 힘이 든다. 낮잠을 자야 했고, 밥 먹는 양도 줄이고...
오늘은 2020. 11. 20. 금요일.
날씨가 무척이나 흐리다.
오늘 오전 낮잠을 잠깐 잔 뒤에 시골에서 가져온 은행의 껍질을 깨뜨려서 속-알맹이를 다 뽑았다.
날카로운 목질에 손톱밑이 찔릴까 싶어서 조심해야 했다.
밥맛이 조금은 더욱 날 게다. 햅쌀과 은행알, 밤을 함께 넣고 밥을 지었으니까...
오후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석촌호수로 나가서 한 바퀴 돌았다.
그새 나뭇잎이 많이도 떨어졌고, 어떤 나무에는 잎사귀 하나도 없이 앙상한 가지만 하늘로 뻗쳤다.
산책로에는 낙엽들이 마구 밟히며, 낙엽을 쓸어내는 청소부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추운데도 열심히 일하는 그분들한테 속으로 머리를 숙여서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202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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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즐감 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산행을 좋아하시는군요.
사진 속의 모습에 빙그레 웃었습니다.
여기도 유카 나무가 자라고 있어요
얼마나 강한지 가지 하나 꺾어서
화분에 심었더니 잘 자라고 있답니다.
반가워서 ...
아...
대단하게 컸군요.
제가 가진 유카는 보다 훨씬 작은데...
충남 보령지방 산골마을 ...무창포해수욕장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라서 그럴까요?
3km 정도 떨어진 곳...
위 사진 속의 유카의 날카로운 잎사귀, 꽃이 크고 듬직해서 좋군요.
빙그레 웃습니다.
또하나의 유카나무
대단하네요.
정말로 따스한 곳인가 보군요.
유카 품종을 확인해서 서해안 산골마을에서도 재배하고 싶군요.
아 보기만해도 정서적으로 도움이 되요
햅쌀과 은행, 밤을 넣고 지은 밥.
기름이 자르르 흐를 것 같아요.
맛도 물론 좋겠지요.
고향의 정기가 듬뿍 든 햅쌀밥 드시고 건강하세요.^^
예,
고맙습니다.
맛있는 밥 드시고 힘내세요
꽃 이 이쁘네요 저렇게 이쁜데도 억세고 날카롭다니 희한해라
장미보다 더 독한 미인인가 봐요 ㅎㅎ
장미보다 더 겁이 나는 식물이지요.
크고 멋진데도 잎사귀가 칼날처럼 단단하며, 길게. 끝은 정말로 뾰족해서 자칫하면 크게 질러서 다칠 수 있지요.
제법 큰 나무이지요. 뿌리에는 독성이 있어서 ... 가공해서 먹고 마실 수는 없고요.
저는 그저 울타리용으로 재배하지요.
꽃대가 무척이나 길고 크고,,, 또 추운 늦가을에도 꽃이 피니까 매력적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