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초경사 打草驚蛇] 안철수 뒤에 숨은 '보이지 않는 손'
보통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안철수는 분명히 천재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당시 최연소인 만 27세에 단국대 의대 학과장을 역임하고
우리나라에서 컴퓨터 바이러스가 뭔지도 모를 시절에 대한민국 최초로 바이러스 백신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그 이후의 과정은 생략하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니까.
아인슈타인은 자타가 공인하는 천재다.
그러나 천재라고 해서 모든 면에서 다 완벽할 수는 없다.
아인슈타인은 개와 고양이를 함께 길렀는데,
자기 집 대문에 덩치 큰 개가 드나들 수 있는 큼직한 개 구멍과
조그만 고양이가 드나들 수 있는 자그마한 고양이 구멍을 따로 뚫어 놓았다.
이건 누가 봐도 멍청한 짓이다.
고양이도 큼직한 개 구멍으로 얼마든지 드나들 수 있는데, 그 작고 불편한 구멍을 따로 이용할 리 있나.
아인슈타인같은 세기적인 천재도 이렇게 빈 구석이 있다.
안철수 교수는 어제까지만 해도 박원순 후보가 요청하면 도울 수 있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오늘은 태도가 달려졌다.
안철수 교수는 12일 10ㆍ26 재보선 지원 여부에 대해 "제가 인문학은 아는데 정치 쪽은 잘 모른다"고 선을 그었다.
장담컨데 그가 아무리 뛰어난 천재라 해도
(어느 천재든 모든 방면에서 천재인 경우는 드물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이 정도는 정치에 문외한인 안철수의 정치적 천재성을 넘어서는 경우다.
박원순에 대한 검증이 시작되자 그의 유, 무능은 차치하고라도
최소한 박원순이 도덕적으로는 깨끗하리라 믿었던 안철수로서는 박원순을 계속 지지할 명분이 약해졌고
자칫 잘못하면 그 책임이 자신에게 돌아오리라는 것을 계산할 때,
또는 박원순이 당선되더라도 그의 무능과 실정이 부각될 경우 면피할 구실을 만들어 두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을 사전에 미리 대비하여 안전망을 확보하는 방법치고는
보통 사람이 생각할 수 있는 말의 범위를 초월한 고차원적인 방어기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병법 36계 中 25계에 해당하는 투량환주偸梁換柱에 해당한다.
필요에 따라 자기 편 군軍이라도 패하게 하여, 그 주변이나 적까지도 자신의 세력으로 흡수하는 고차원의 전략.
이는 결코 안철수 같은 순수한 천재가 생각할 수 있는 전략이 아니라, 닳고 닳은 마키아벨리스트가 생각할 수 있는 지략이다.
누굴까.
어수룩한 천재 뒤에서 이런 고급한 잔머리를 빌려주는 자가.
이명박의 괴벨스인 최시중 정도라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타초경사打草驚蛇
풀 숲을 쳤더니 뱀이 놀라 튀었다.
한 번 더 쳐볼까?
2011.10.12
대한민국 박사모
회장 정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