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오전 인천 강화군 강화읍 풍물시장을 찾아 상인들에게 박용철 강화군수 보궐선거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9.27.
인천과 부산, 전남 등 4곳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을 뽑는 10·16 재·보궐선거의 대진표가 27일 확정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국회의원 선거 없는 재보선이지만 4·10 총선 이후 첫 ‘민심 풍향계’ 성격의 선거인 데다 여야 지도부 모두 새로 출범한 뒤 첫 선거란 점을 의식한 듯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조국당 조국이 직접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한 대표는 27일 인천 강화군을 찾은 데 이어 28일 부산 금정구를 방문한다.
여당 우세 지역으로 꼽히는 인천 강화군수,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에서 한 곳이라도 패할 경우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조용한 선거’ 기조를 바꿔 직접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민주당과 조국당은 이날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힘겨루기와 난타전을 이어갔다.
● 韓, 재·보선 지원 위한 첫 현장 방문
한 대표는 재·보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온 27일 강화군을 찾아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박용철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강화는 그동안 많이 발전했지만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은데 인천까지 가는 교통이 너무 어렵다”며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경선 기회가 있는데도 당을 탈당해서 출마한 경우 그건 주민들의 희망을 저버리는 명분 없는 행동”이라며 “복당은 없다”고 강조했다.
인천시장과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안상수가 국민의힘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강화군수 보궐선거에 나선 것을 강하게 비판한 것이다.
여당 관계자는 “안 후보가 무소속으로 완주할 경우 여권 표심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인천 강화군 박용철 강화군수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 참석해 박 후보의 손을 번쩍 들고 있다. 2024.9.27
한 대표는 28일에는 부산 금정구를, 다음 달 8일에는 전남 곡성군수 재선거 지원을 위해 곡성군도 찾을 계획이다.
금정구에는 윤일현 후보, 곡성군에는 최봉의 후보가 여당 후보로 출마했다.
여당 내에선 여당 지역구인 강화군과 금정구의 승리를 예상하면서도 의정 갈등 장기화와 김건희 여사 관련 각종 의혹,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불발까지 여권 내 리스크가 영향을 끼칠까 우려하고 있다.
한 친한(친한동훈)계 핵심 인사는 통화에서 “인천 강화나 부산 금정 중에서 한 군데라도 놓칠 경우 당이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조국당, 후보 단일화 난타전
민주당 재·보선 지원단장을 맡고 있는 황명선은 이날 조국당의 부산 금정구청장 후보 등록을 겨냥해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이제라도 조국당 후보의 후보 등록 자제 및 사퇴에 의한 단일화를 촉구한다”고 했다.
조국당 황현선은 “단일화하려는 상대에 대해 예의가 없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우리 당과 치킨게임을 하는 관계가 아니다”고 맞받았다. 황현선은 “민주당이 조국당을 ‘우당(友黨)’으로 생각한다면 대화 테이블부터 나와야 한다”며 “투표용지가 인쇄되기 전에 단일화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
투표용지 인쇄 시작일인 다음 달 7일까지 단일화 논의를 마치자는 것. 조국당은 민주당의 후보 등록 자체 요청에도 이날 류제성이 본후보 등록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선 김경지가 출마했다.
두 야당은 전남 영광군수 선거 운동을 위한 ‘한 달 살이’를 놓고도 공방을 벌였다.
조국당 정상진은 전날 “영광 호텔 한 달 살이 대 영광 아파트 한 달 살이, 같은 한 달 살이도 이렇게 다르다”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같은 당 조국이 단기 월세 아파트에 거주하며 선거 지원을 하는 것과 달리, 민주당 한준호는 호텔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 것을 저격한 것이다. 한준호는 이날 “작지만 깨끗해서 여러분께도 권한다. 한 달 사는데 아파트 얻고 살림 장만할 여력과 시간이 없었다”고 반박했다. 한준호가 공개한 호텔의 최저가 가격은 1박에 약 6만원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