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에 충남 당진군 고대면 황토마을 '꽃섬농원'에서 고구마 5박스를 구입했고,
자식 셋한테 나눠주니 내가 차지한 박스는 두 개.
그거 벌써 다 삶아 먹었더니만 요즉 뱃속이 허전해서 자꾸만 냉장고, 냉동고 뚜껑을 여닫았다.
아내가 눈치 채고는 옥수수 틔밥 등을 사다 놓아야 어디 그게 듬직한 고구마에 비하랴.
입만 깔깔하고.
어제는 아내가 3kg짜리 고구마 박스를 사 왔다.
아직 쪄서 먹지도 않았는데도 나는 빙그레 웃기 시작했다.
당뇨병 환자가 군것질을 좋아하면 안 되는데도...
오늘은 내 방 유리창문 너머에 있는 베란다에 기웃거렸다.
찌그러진 보온밥통에 쌀뜨물이 조금 있다. 아내가 쌀 일은 뒤에 부었다는 뜻.
작은 바가지로 뜨물을 퍼서 60여 개의 작은 화분에 조금씩 나눠서 부어주었다.
식물로서는 그 양이 하도 적어서 감질나겠지만 내가 서울 아파트 안에서 어떻게 다른 영양소를 조달할까?
방법이 없으니 고작 쌀뜨물이나 줄 수밖에...
아참, 하나 더 있다.
오늘 아내가 석류열매를 믹서기에 갈고는 즙을 짜서 김치 담는 데에 활용하였고, 찌꺼기는 음식쓰레기통에 버리려고 하기에 내가 얼른 가져와서 화분에 조금씩 나눠주었다.
마치 퇴비인 양.
화분 속의 식물한테도 이빨(치아)가 있을까?
목질의 석류 껍데기를 어찌 먹어야 하는지, 많은 시간이 흐르면 식물이 알아서 먹겠지.
지금은 1월 중순인 한 겨울.
오늘은 중국발 황사현상이 심각하여 서울 송파구 잠실 하늘이 온통 뿌이연하다.
바깥에 나갈 수도 없고, 창문조차도 열 수도 없어서 종일 집안에서만 머물렀다.
어쩌다가 한번씩 베란다에 나가서 작은 화분 속의 화초와 화목을 들여다 보았다.
당진군 황토마을 '꽃섬농원'에서 지난 10월에 선물한 '차이브', 올 1월 초에 추가로 선물한 '꽃배추', '가자니아'를 내려다 보았다.
그저 물이나 촉촉히 주었을 뿐인데 이들이 무척이나 싱싱하다.
그거야 당연히 내가 정성들여 보살펴서 그럴 게다?
이렇게 하면서 아직은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린다.
내가 고구마 잘 먹는 식충이는 아닌데도
덕분에 글감 하나 얻었다.
첫댓글 ㅎ ㅎ
윤환님~~~ 글속에 늘 "꽃섬농원"을 넣어 써주심에 늘 미소가 번집니다,,,
4월에 꼭 우리 회원님들 초대할게요~~~ 흉보실 수준이겠지만 꼭이요 😅
ㅋㅋㅋ.
나도 희망 하나 생겼군요.
올 4월에 충남 당진군에 들를 수 있는 기회가...
겸사하여 ...
당진군에는 제 고교 여자친구가 살지요.
몇 해 전 목사인 남편을 잃고는 혼자서도 노인요양원을 운영하는 친구가...
그 친구네도 한 번 첫방문도 하고요.
앗, 꽃섬지기 님이 글자 실수했네요.
'흉보실 수준'이 아니고 '홍보실 수준'인데...
저는 홍보실 수준을 기대합니다.
ㅎ.
@최윤환 그런 수준 되려면
초대 포기예요 ㅠㅠㅠㅠ
제가,,, 정리 못하는 병이라서요😭😭😭
저도 고구마 좋아하는데 지금 가서 쪄야겠어요
해남와서 고구마 심었는데 세개째 줄기에 하나 달랑 두개 달랑 뭔가 안맞았는지 안달렸어요
해남 고구마는 유명하던데.. 뭐가 .. 고구마 모종 순에 문제가 있던지, 토질에 문제가 있던지..
고구마 정말로 고마운 식품이지요. 서민 음식에는...
저도 쌀 씻은 물은 화초에 주어요~~~^^고구마 겨울철 최고의 간식~~~^^
예.. 쌀 뜨물 소중한 영양제이지요.
고구마 또 먹고 싶어유...
와~ 화분이 60개나 있으세요? 다 관리 하실려면 힘드시겠어요. ^^
전 꽃 보려고 유기질 비료랑 액비, 화학비료랑 다 써보고 있어요. 쌀뜬물은 안 써봤는데 써봐야겠네요 ㅎㅎ
바귀벌레, 민달팽이도 많아유..
시골 텃밭에서 흙 퍼 온 화분 몇개에서 야들이 증식되어서.. ㅠ.ㅠ.ㅠ.
@최윤환 저도 한번 민달팽이 증식해서 모든 새싹을 다 먹어치우더라구여.. 밤에 불을 키고 베란다에 나가니 어마어마.. 근 100가까이 잡아 베란다 밖 정원으로 던짐 ㅠㅠ 나무젓가락으로 집어서 던지세요. 화분 밑 이런데 있다 밤에 활동. 놔두면 저희집처럼 되요. 무서워유
@설야 민달팽이가 밤중에 식물 잎사귀에 올라온 흔적이 있고... 화장지로 싸서 발로 눌러서 죽이는 수밖에...
도시 아파트에서 민달팽이란... 별로이지요. 화분 속의 작은 벌레, 곤충들... 함께 하기에는 조금은 귀찮은 친구이지요.
@최윤환 맞아요. 특히 식물이 있다면 더..
베란다 밖으로 던지세요. 한마리가 아닐꺼에요. 저녁 8-9시 쯤 불을 켜니 난리가 남. 첨 한마리가 이리됐어요.
저도 고구마를 혼자서 서너박스는 거뜬히 먹지싶습니다. 친정아버지께서 살아생전,건강식으로 고구마와귤,사과는 놓치지말라셨지요.오늘도 최선생님의 한편의 수필같은 일상 잘들여다보고 갑니다
댓글 고맙습니다.
그냥 일기어요. 생활글...님의 친정 아버님은 고구마, 귤, 사과 등 자연식품인 건강식품을 드시라고 했군요.
저도 자연식품을 더 좋아하지요.
풀 한 포기, 열매 하나라도 정말로 소중하지요.
이 '꽃섬농원'의 회원 모두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식물을 사랑하며, 재배하면서 더욱 많이 배우고 익히고... 나눔해 주려는 마음처럼요.
고맙습니다.
마늘을 믹서기에 갈아서
물과 희석해서주면 최고의
영양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