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현충일을 맞아 봉화와 울진 경계인 광회 산골짜기로 귀촌한
교육대학 동기 부부네 집을 방문하고, 귀한 텍사스식 바베큐를 대접닫고 돌아왔습니다.
산뜻한 2층 미국식전원주택이 깨끗한 모습으로 일행을 반뎌맞아 주었습니다.
새 집을 사거나 남이 살던 집에 이사를 가게 되면,
티끌 하나 없이 집안 청소를 깨끗이 하게 되는데,
이를 두고 흔히 “입주 청소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딱 알맞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지요.
바로 ‘집가심’이라는, 이 경우에 꼭 알맞은 말이 있습니다.
입안을 개운하게 씻어내는 것을 입가심이라 하는 것과 같이,
‘가심’이란 말이 물로 깨끗이 씻어내는 것을 뜻하므로,
‘집가심’은 집안을 완전히 씻어내는 청소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입주 청소를 한다.”보다는 “집가심한다.”가 훨씬 우리말다운 표현이겠지요.
‘집가심’이란 말이 본디부터 집 청소를 뜻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사람이 흉한 일을 당한 집을 흉가라고 하는데, 그 흉가에 들어가 살기 위해서,
무당을 시켜 악귀를 깨끗이 가셔내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을 집가심이라 하다가,
요즘에 들어 그런 풍습이 사라지고, 집을 깨끗이 청소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습니다.
‘가심’을 응용한 말 가운데 ‘볼가심’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볼에 있는 시장기를 가셔 낸다는 말이니,
아주 적은 양의 음식으로 겨우 시장기나 면하는 일을 나타낼 때 쓰는 말입니다.
지난날 우리 선조들은 끼닛거리가 없어서 죽 한 그릇으로 많은 식구들이 볼가심을 했었지만,
요즘엔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 볼가심을 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러나 의사들은
지나치게 먹는 양을 줄이는 생활이 몸과 마음에 모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리라 경고하고 있지요.
모처럼 친구들이 왔다고 그들 부부는 새벽부터 텍사스식바베큐를 대접한다고
무려 열두시간을 수고했다네요.
식빵에 바베큐 한 조각을 끼우고 소스와 각종절임 채소를 곁들였고
맥주 한 잔 기울이니 그럴듯한 맛이었네요.
먹성 좋은 친구들도 두 조각에 배가 찼다고 하니...
고맙습니다.
-우리말123^*^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