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매우 긴 글이고.
※그 어느 누구를 위한 얘기도 아닌.
※오로지 나 자신을 위한 얘기.
※시간이 흐르면서 조금씩 사라질.. 아쉽고 또 아쉬운 그 기억들을 위해
※한 장면 한 장면, 머리 속에 이미지로 남아있는 1초라도
※수십년 뒤 이걸 읽으면서 다시 떠올릴 수 있도록...
※우리. 기억해 볼까.
※2000년 12월 15일 9시 조금 안 된 시각부터 시작되어
※2001년 2월 3일에 끝났지만
※사실은 아직도 진행중일지도 모르는 그 기억들.
ㄱ나니?
작년 겨울엔 반팔티를 입고 돌아다닌 날이 많았잖아.
지금 이 날씨에도 -교복자켓+점퍼+목도리까지 하고도- 춥다고 하는 내가.
그땐 대체 어떤 마술이 나를 불타오르게 했었는지.
수학 시간이었지, 아마?
내몫까지 대신 표 전쟁에 참전한 시연이의 전화가 온 것은.
화장실로 달려가 전화를 받으며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ㄱ나니?
그때 나 진심으로 세상에 태어난 것에 대해 감사해 했었어.
손맞잡고 "저 이렇게 행복해도 괜찮나요?” 하고 물었던 거.. ㄱ나니?
모든 표를 무사히 구했는데 31일은 한 장도 안 들어오더라며 속상해 하던 시연이.
타임월드에서 시연이와 만났었잖아.
떨리는 손으로 표 6장을 받아들던 그 순간.
기계 오류로 은행 언니가 받아적었다던 25일 표.
제일 감격스러웠던 9일표.
집에 가는 길에 못내 불안하여 속주머니 깊숙히 표를 넣고도 노심초사하던 그 길.
첫날. 처음으로 입석기차의 악명을 느끼며 상경하던 23일.
지하철 곳곳의 왠지 끌리는 사람들.
다들 같은 맘이었는지 발산 역에 내려 뛰던 사람들.
그들은 유난히 빨간 신발을 많이 신고 있었지.
택시를 타고 내린 그 곳. 줄들.... ㄱ나니?
수호대들.
남자들의 행진. 절대형님 절대충성이라고 외치던.
시연이의 25일 표를 구하고 나도 줄을 섰었지.
날이 어둑해졌을 때 우린 들어갈 수 있었어.
우리 춥다고 대관했다는 옆 체육관에서의 줄은 줄어들 생각을 안 했고
아주 오래 기다린 후 들어가던 그 순간. ㄱ나니..?
물병과 라이터를 건네주던 TRI분들. 뛰지 마세요.
대답은 네-라고 했지만 망아지처럼 펄떡거리는 나를 주체할 순 없었어.
카메라 바리케이트 안에 가방과 점퍼를 던져두고 서서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흔들거렸지.
저 앞에 펼쳐져 있던 장막이... ㄱ나니?
반짝거리는 글씨로 뭐라고 쓰여있었는지... ㄱ나니?
CB MASS와 레이니썬, 그리고 닥코의 무대.
처음 대하는 레이니썬의 음악에 당황해 했었는데.
그때 차식 씨의 그 몸짓... ㅋㅋ...
장막이 사라졌을 때 눈에 들어오던
창살. 드럼소리. 스크린의 글자들. "..다시 혼돈 속으로 돌아온다"
나 그대로 쓰러질 뻔 했잖아.
다른 공연들은 대체로 거의 가 보았는데 사전녹화는 한번도 가보지 못해서
나 그때까지도 슬램이란 건 몰랐었는데,
또 때마침 주변엔 슬램지역이 없었고.
그래서 부러질 정도로 목과 허리만 흔들었었어.
(내 옆 사람에게 가슴 가격당한 거.. 아직도 생생해.)
내 앞 사람들이 다 나보다 키가 많이 커서
무대 제대로 보려고.. 쉬지 않고 점프했던 거.. ㄱ나니?
그때만큼 키 큰 사람이 부러웠던 적이 없었는데.
컴백홈. 환상속의그대를 들으면서 거의 정신 나갔었잖아.
슬픈아픔에서.."웃음소리"라는 그 그사에 눈물이 났었고.
슬픈아픔이랑 아이들의눈으로 할 때 양 옆의 객석으로 너무 가까이 가는 바람에
사람들 어쩔 줄 몰라 하던 거... ㄱ나니?
오른쪽 무대 그 곳에 걸터앉던 그 모습.
높이 걸린 구라스포츠를 보며 찢어버리라고 발악하던 나.
그 말을 듣고 그런건지 원래 그러려고 했던건지^^; 찢으며 객석으로 던지던 그.
첫 공연.
무얼 보았는지, 순서는 어땠는지, 기억나는 게 제일 없는 공연.
그러나 시작 전의 떨림만은 생생한 그 공연.
택시를 타고 기차를 타고 오던.. 그 힘든 귀가길.
시간에 쫓기고 열기에 들떠 반팔티만 입은 채 뛰어오르던 지하철 역 계단.
미친 사람 보듯 하던 사람들의 눈길마저 즐거웠잖아.
몸 가누기도 힘든데 입석 여행이 다시 시작되었지.
결국 빈자리에 잠깐 앉았다가 그대로 잠들어버렸었어.
내릴 때 자리 주인이 안쓰럽게 쳐다보던 그 눈길이... ㄱ나니?
멀쩡한 얼굴로 태연히 집에 들어갔어.
들키지 않았고.. 방에 들어가 호주머니에서 표와 라이터를 꺼내던 그 순간.
총 6개의 라이터, 6장의 표는 아직도 상자에 소중히 누워 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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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과 함께 유일하게 허락받고 간 25일.
7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를 하고 엄마의 타박을 받으며 집을 나섰어.
가위손답게 그 날도 눈이 쌓여 있었고.
나 그 전날 독서실에서 오면서 차 위의 눈에
"가위손 서태지 콘서트 할 때마다 눈오냐" 쓰다가
차 주인이 "남 차에 써 놓으면 어떡해!" 하는 바람에 냅다 도망갔는데. 헤헷.
시연이와 함께 눈이 햇살에 녹아 질척거리던,
발산역의 그 길을 걸어갔었어.
자동차 위 쌓인 눈에 누가 "태지-메리크리스마스"라고 적어놨더라.
티켓링크 줄의 시연이와 제일은행 줄의 나.
둘다 반팔로 떨고 있었지.
무슨 종교집회의 대관 때문에 그 날은 추위를 피할 다른 체육관이 없었고
공연장에서 한참 떨어진 인도에 나는 줄 서 있었어.
붐비던 회장실.
매진된 음료수 가판대.
수호대.
입구에서 군것질거리를 팔던 노점상.
23일보다 앞쪽이던 나는 어느 구역의 바리케이트를 잡고 있었어.
그날 처음 본 코어매거진의 빨간 나시 보컬 가우씨.
"자 소리쳐 I'm Alive" 음악이 어찌나 좋았던지.
어떻게든 자리를 고수해보려 했지만 공연이 시작하자마자 뒤에서 밀기 시작하잖아.
엄청난 압력에 난 TRI손에 꺼내어졌고 맨뒤에서 맘편히 보았어.
그때 처음 슬램 구역을 만나게 되고 재미들렸지.
케익이 서핑되어 가던 모습.
"어? 케익이 서핑되어 오네."
라이터가 없다며 손가락을 달깍거리는 그에게 라이터가 몇 개씩 날아갔었지.
캐롤을... 불렀던가?
마지막축제 한 소절로 대신했던 것 같은데.
트리. 양군의 카드까지 있던. 이쁜. 트리.
공연이 끝나고.. 25일이었나, 9일이었나?
카메라 바리케이트 속에 들어가서 가방 꺼내주는 일 했었잖아.
꼬박꼬박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던 사람들.
시연이를 기다리며 밖에 서 있는데 선재언니가
여우야.. 여우야 하고 부르던 거.. ㄱ나니?
달려가서 "그 인간이.. 그 인간이.. 너무 멋있어" 하고..
울먹이던 내가... ㄱ나니?
일찍 끝난 덕분에 걸/어/가/던/ 지하철 역.
호남선 9시 몇 분 차로 대전에 도착했고 출구에 기다리고 있던 아빠.
아빠 차를 타고 돌아온 유일한 공연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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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린 9일 공연.
7일부터 충무체육관에서 얼쩡거렸어.
7일은 농구 경기를 하고 있어서 헛걸음 했고
8일... 아침부터 진을 치면서 가 있었더랬지.
TRI버스. seotaiji concert라고 써 있었던가?
무대 설치 중에 살짝 들어가 엿보기도 하면서 기다렸어.
플랭카드 만든다고 사간.. 커다란 하드보드지 11장인가를 들고.
그거 안 들어보면 모르는데 울고 싶을만큼 무거웠던 거... ㄱ나니?
결국 플랭카드는 만들지 못했는데.
거기서 윤희언니와 지연언니 자매를 알게 되었고
집에 갔다가 저녁때 다시 왔지.
뒷문엔 서울에서 온 사람들과 기자 한 분-그땐 기자인 줄 몰랐지만-이
피자를 먹고 있었어.
한조각 얻어먹으며 벨벳의 박쥐날개도 만져보고 귀신상도 쓰다듬어 보고.
대전일보의 실장이었나, 아무튼 그 아저씨^^
듣기로는 그 다음날 결국 오프더레코드 인터뷰를 하고 싸인도 받았다지.
기다리는 도중 현수막 아저씨가 오셨고
우린 도와달라는 줄 알고 트럭에서 현수막을 꺼냈는데, 가지라고 하시잖아.
그래서 플펙2개, 6집자켓현수막 1개를 얻고 막 좋아했는데.
9일. 전날 내린 눈은 녹아서 질척대는데 11시께부터는 비바람이 쳤었어.
시연이와 기다리다가 나중에 유리, 성미, 인선이..와 만났지.
그때 또 열기에 들뜬 나는,
우산도 어떤 남자에게 건네주곤 비를 맞으며 뛰어다녔잖아.
그리고 점심도 넘기지 못했었잖아.
모니터엔 공연 모습이 뜨고 하여간에서는 음료수와 사탕을 나눠주고.
참, 지현이를 만나서 놀랐더랬어.
잠깐 한눈 파는 사이에 그가 뒷문으로 들어갔다는 얘기..
막 달려간 나는 우..울었어-_-;;
울던 내게.. 스텝증 번호 125번이셨나. 그분이 뭔가를 쥐어주셨지.
상욱님의 피크라며.
그때 후기를 보면 내가 인형과 편지를 들고 있었고,
그 분이 전해주겠다며 가져가셨다는데...
근데 대체 무슨 인형이었는지 기억이 안나-_-;
편지랑 헌혈증.. 같이 넣은 건 기억나는데.
줄을 서는데, 내가 다닌 공연 중 가장 빠른 200번대였다고 기억해.
친구들 모두 모여 줄 서 있으니 얼마나 재밌던지.
모두 반팔로 서로 껴안고 있었는데.
똑같은 분장을 한 사람과 인형들이 지나다니고
주연언니는 너덜너덜해진 포스터를 들고 하여간이 어디있냐고 물었지.
이거 어쩌냐면서.
언니들은 피크를 자랑하는 내게,
자기들은 6일에 '잼잼'을 받았다며 자랑했었어.
어떻게 했냐고 묻자 그대로 해 보이던 언니들.
입장 시작.
세상에 무대와 3줄인가밖에 안 떨어져 있잖아.
우린 거의 기절하는 줄 알았지.
2층은 현수막들이 펄럭거렸고 T자 무대도 내 옆의 옆이었고.
그저 황홀할 뿐이었어.
나중에 알게 됐지만 조명 이상으로 30분 가량 지연되었던 공연.
조명이 30%작동하지 않으니 입장료도 30%환불하겠다고 말한 그.
다행히 조명은 재작동을 했다지.
오프닝 밴드가 시작되자마자 엄청나게 밀리고.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던 난. 턱을 맞아 혀가 찢어졌잖아-_-.
바로 탈출해서 맨 뒤로 갔고. 결국 난 기차놀이를 하고 말았지.
널널했던 덕분에 뒤에서 신나게 놀다가
슬픈아픔 할 땐 아가방 무대 앞에서 보고
시대유감을 부를 땐 T자무대 바로 옆으로.
그렇게 온 공연장을 헤집었는데.
ㄱ나니...?
그는 이층 어느 쪽인가를 보며.. 손을 흔들고 웃으며 아는 척을 했지.
놀라는 순간 얘기했잖아.
저기 보라고. 미국가서 바람피면 죽어?
한국에서 바람피면 죽어~….라고.
그때.. 우리를 집게 손가락으로 콕콕 찍으며 가리키던 그 모습이….ㄱ나니?
공연이 끝난 후 이층에 올라가 공연장을 눈 속에 담았더랬지.
사람들. 무대. 바리케이트.
천천히 나와 화장실 복도 앞에 주저앉아 있을 때
김실장님이 걸어오셨었어.
벌떡 일어나 실장님! 하고 불러 놓고는, 바보처럼 감사합니다만 연발하던 그 순간이... ㄱ나니?
바로 앞에서 슬픈아픔을 들으며 생각했었지.
난 정말 이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구나.
처음으로 애증이란 걸 느꼈어.
대체 당신은 누구냐며 발악하던 내가... ㄱ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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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로 떠나던 날은 하여간에서 대절한 차를 타고 갔었지.
신도극장 앞의 버스.
버스 안에서 알게 된 동민언니 수진언니.
전주에 내려 처음 공연장을 보던 그 순간... ㄱ나니?
얼어버린 눈을 밟으며 버스에서 내렸고.
모니터의 공연 모습에 흥분하고.
배를 채워보려고 들어간 빵집인데 왜 빵이 그리도 넘어가지 않던지.
또래네 언니들과 줄 서 있던 유일한 공연.
주연언니를 붙들고 오들오들 떨었었잖아.
옷 좀 입으라는 신성오빠의 말에 열정을 불사르는거야 라던 대답.
모니터를 보며 소리지르다가 상욱씨~!라는 내 외침에 주연언니가 째려봤었는데.
선재언니는 병원에서 탈출한 몸이라 온통 중무장을 하고 있었고.
입장.
신성오빠에게 서핑시켜 달라고 했고.
어느 순간… 나는 떠다니고 있었지.
서핑...
물없는 바다에 둥실 떠 있는 듯한 느낌.
조명이 비춰지고 카메라가 나를 찍는 느낌.
V자를 그리며 황홀했던 느낌.
너무 편안하고 아득하던 그 느낌이... ㄱ나니?
서핑 덕에 또래네와 떨어져 맨 뒤에 있었지.
슬램도 헤드뱅잉도 없는 지역에서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잖아.
누군가가 뿌린 주스가 눈에 들어가기도 하는등,
제일 못 놀고 온 공연이었어.
2층에서 안 들린다고 하자
정말? 알았어요, 그럼 내가 발음을 잘할께요 라던 그 목소리가.. ㄱ나니?
저거 봐. 사투린가봐. 태지야 전주오느라 욕봤대 라던 그가.. ㄱ나니?
앵콜 부를 때 오른쪽 앞에 가 있다가 눈 마주친 거 같다며 좋아했었지.
집에 오면서 전주-대전은 1시간 밖에 안 걸려 좋아했는데.
집에 들어가기가 여유로워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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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또 표를 사버려 가게 되었던 대구. 17일.
이틀 간격으로 전북-경북을 돌고 있었지.
공연장에 가는 도로에 온통 나붙었던 노란 종이. 현수막.
너무 이쁘다고 울먹이던 내가... ㄱ나니?
입맛없다는 나를 정은언니가 끌고 밥을 먹으러 들어갔었지.
그 골목. 다시 찾아간다며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아.
식성 좋은 내가 김치볶음밥을 시켜놓고 겨우 세숟갈 떴었는데.
화장실이 너무 열악해 고생했고
그 와중에 윤희언니자매는 들어가는 거 봤다면서 뛰어왔지.
수호대는 현수막을 걷었고
낯뜨거운 플래카드 하나에 난 고개를 돌렸었잖아.
대태매였던가 삼각우유였던가.
편지랑 선물 걷는다고 자루들고 돌아다녔었는데.
참, 신랑신부 사진에 태지얼굴을 합성한 그 현수막. ㄱ나니?
턱시도도 기막히게 잘 어울리던.
마음 편히, 들어가자마자 아예 맨 뒤에 서 버렸고
멀리서였지만 좋기만 하던 공연.
원타임의 쾌지나칭칭 때… 기차의 선두가 되어 온 곳을 헤집던 그 순간.
“난 놀아볼랜다!” 라며 절규하던 그 순간이.. ㄱ나니?
공연 중에 서핑하다가 떨어져 못 일어난 나를 보호하기 위해
순식간에 쳐진 원. 손내밀던 사람들... ㄱ나니?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눈물범벅이던 우리.
필승과 시대유감 때는 아예 주저앉아 눈물을 떨구었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참 많더라.
죽어서 나가자는 다짐과는 달리 왜 이리 체력이 달리던지.
구라스포츠 신문을 찢으라고 발악하는 우리에게
그가 했던 말... ㄱ나니?
이거? 흐흥 별 거 아니야.
그 말에 한 대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었는데.
불법 녹음하다가 TRI한테 걸렸었잖아.
멘트만 하겠다고 울먹이던 내게 다시 돌려주던 그 분.
얼마나 감사해 했는지.
저 행운은 앵콜 콘서트 땐.. 따라주지 않더군-_-;
마지막이니 우릴 보고 노래를 불러달라던 그가... ㄱ나니?
언제나 함께 했던..
그렇게 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우리가.. ㄱ나니?
너에게를 부를 때..
흐려진 눈 속에, 수많은 사람들 너머 보이던 그 모습.
주저앉은 나.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끝나자마자 뛰쳐나와 택시를 잡아 대구역으로 달리던 나.
같이 기차를 기다리며 알게 된, 안경이 깨졌다던 고3오빠.
구미에서 그 오빠가 내린 후
희한한 인연으로 알게 된 방실언니.
1시반이 넘어서야 집에 들어서니 엄마, 이모, 외할아버지, 외할머니 모두 기다리고 계셨고.
상기된 볼을 보며 이모는 술 마셨냐고 물었지-_-;;
애써 녹음한 대구 테이프는 꼬이고 끊기고.. 만신창이가 되었어.
살려야만 한다는 생각에 드라이버로 분해했지.
스카치 테이프로 붙이고, 자르고, 붙이고…
3시간을 씨름한 끝에 오프닝 밴드만이 손상되었을 뿐
나머지는 무사할 수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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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드라마틱했던 2월 3일.. 그 공연.
표 구하려고 제일 빠른 옆동네 게임방에서
주민등록번호 빨리치기 연습을 하던 그때.
새로 고침을 하다가 못 보는 바람에 조금 늦었지.
얼마나 정신이 없었으면 1026번을 1016번으로 봤을까.
또래네에서 5,6,7,8번이 나와서 경사가 났었잖아.
양군기획 버스로 성미와 상경했지.
일이 꼬이는 바람에 결국...
친구가 교통사고 나서 가봐야 한다는 전화까지 했던,
지금은 우습지만 그땐 절박했던 그 순간이... ㄱ나니?
서자회의 모금.
고속도로 휴게실의 온통 우리들 물결.
점심도 저녁도 못 먹은 채 줄을 섰었어.
5번을 뽑았던 희영언니.. 너왔다고 태지한테 말해줄게.
TRI에게 표를 건네고 뛰어들어가던 그 순간.
어디로 갈까 고민하는 내게 성미는 왼쪽매니아가 되자고 했고
우린 왼쪽 매니아.. 제 1구역의 뒤쪽 바리케이트 쯤에 서게 되었지.
공연 시작전이었던가..
천장에서 흰 종이 같은 게 막 떨어져 내렸었는데.
하나 붙잡고 얼마나 좋아했었는지.
오프닝밴드가 끝나고 이미 쓰러지려고 하던 내가,
그의 등장과 함께 괴력을 발휘해냈잖아.
1026번이라고는 하나 그래도 코 앞이었고,
앞의 사람들이 우르르 밀릴 때 우린 자리를 고수하면서
넓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었지.
덕분에 모든 슬램이 자유로웠고.
불법녹음 그 짓거리를 하느라 마이크를 손 높이 쳐들고 있는 날 본건지,
오렌지 때 나를 쳐다보던 그 싸늘한 눈빛... ㄱ나니?
괜히 찔린 내가 혼자 그렇게 느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눈빛에 가슴이 얼어서. 난 손을 내릴 수 밖에 없었어.
그 순간이... ㄱ나니?
컴백홈이 나와야 하는데 조명이 어두워져서,
조명사고인줄 알고 철렁했던 그 순간.
YG~ YG~ 하고 부르는 그의 말에,
YG Family가 오늘 게스트던가 하고 의아해했던 그 순간.
오른 쪽 저 옆에선 양군이 등장하고 있었지.
그 순간부터 너무 행복한 미소가 걸렸고
나중엔 얼굴 근육이 굳어 울지도 웃지도 못하고 있었잖아.
하여가를 부르는 두 사람을 보며 이게 현실이 아닌듯한 느낌이었어.
주노오빠의 빈자리는 여전히 속이 상했고.
저는 여기까지예요, 하는 말에 당황하고 있는데
다시 무대로 달려나오던 양군.
환상속의그대 때.. 광란의 슬램을 벌이다가
내 앞 카메라맨의 사투에 미안해져서 다른쪽으로 가서 슬램했는데.
컴백쇼 이후 첫 Take One도 들었고.
필승 부를 땐 얼마나 눈이 자주 마주쳤는지
나중엔 민망해서 고개를 숙이며.. 괜히 오버하던 헤드뱅잉이.. ㄱ나니?
락앤롤댄스 때는 말도 안되는듯한 윙크까지 받고 소리지르던 나.
어떡해! 나한테 윙크했어! 라던 그 외침이... ㄱ나니?
ㄱ나니 영상에서의 공백에 체력이 달려 주저앉았고
괜찮냐고 걱정하던 그 남자분.
인터넷 전쟁 땐 같이 어깨동무하고 헤드뱅잉 했는데.
자기 입안까지 클로즈업 해 보이던 그.
확성기를 들고 Take Six를 부르던 그.
웃으며 보내리라는 다짐은 Take Five에서 무너져 버렸지.
점프! 점프! 를 외치는 그를 따라
울면서.. 입가엔 미소를 띄면서...껑충껑충 뛰던 그 순간이.. ㄱ나니?
크레인을 타고 날던 그가... ㄱ나니?
재앵콜을 외치는 동안.. 스크린엔 아픈 영상들이 떴고
순식간에 통곡을 하던 우리.
성미에게 기대서 주체못하고 울던 나.
녹음된 테이프엔 노래소리보다 곡소리가 더 잘들리더군. -_-;
우리의 곡소리 앞에 나타나서는 너와함께한시간속에서를 불렀지.
빠져나가서 차에 오르더니 가는 모습까지 찍는 그를 보며
우린 그 자리에서 울 수 밖에 없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