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을 지내고 대자연은 벌써 봄기운이 완연하다. 3월에는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가 튀어 나온다는 경칩을 지나 밤과 낮의 길이가 똑같은 춘분이 있다. 우리 조상님들은 경칩 무렵에 보리 싹이 자라는 정도를 보고 한해 농사가 풍년이 될 지 흉년이 될 지를 예측하였다고 한다. 우수에 얼었던 물이 풀리고 경칩이 되면 마지막으로 언 땅이 풀려 움이 트고 싹이 나고 땅속의 벌레도 꿈틀거리기 시작하여 그야말로 날이 다 풀렸다고 표현한다. 이렇게 우주자연에 따뜻한 봄기운이 퍼져가는 속에서 이 시기가 되면 덩달아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며 새봄을 맞이한다. 그런데 비록 옷차림은 가벼워 저졌건만 반대로 우리 몸은 나른하고 무거워지기 일쑤여서 책이나 서류를 들여다보면 눈앞에 아지랑이가 아른거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지며 쏟아지는 졸음을 쫓으려 애를 쓴 적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바로 봄의 불청객 춘곤증 때문인데 이번에는 춘곤증을 예방하고 줄일 수 있는 자세를 함께 익혀보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부터
사람은 우주자연의 일부여서 밤낮이 바뀌고 계절이 오가고 해가 바뀌는 등의 자연의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밖 에 없다. 그리고 이런 자연의 흐름에 순응하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한 방법이기도 하다. 요가 또한 자연과 인체의 원리에 따른 것이므로 요가 아사나 (운동법)를 열심히 하고 요가적인 삶을 사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예를 들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건강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하나의 생활습관이다. 이미 잘 알려진 子時에서 寅時사이는 우리 몸의 세포가 재생되는 시간이므로 이 시간에 잠을 자지 않고 깨어서 활동을 하면 세포가 휴식을 통해 재충전 될 시간이 없어져 그만큼 세포의 수명이 줄어든다. 요가에서도 수리야 나마스카라사나(surya namaskarasa)하여 전 세계 요가 인들이 새벽에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서서 그 태양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기 위해 수련하는 역동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일련의 연속동작이 전해져 내려올 정도이다. 그러니 제 아무리 올빼미 체질이라고 하는 사람일지라도 오랜 습관 때문에 몸에 밴 것이지 어린 아이 적에는 반드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났다. 그것이 어른보다 자연에 더 가깝고 순수한 어린 아이의 몸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도 계절에 맞추어서 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사계절 중 겨울철에는 조금 더 일찍 자고 조금 더 늦게 일어나도 괜찮다. 겨울철은 밤이 가장 긴데 그것은 그만큼 잠을 충분히 자야만 건강에 좋다는 자연의 뜻이다. 겨울에는 날씨가 추운 것 자체만으로도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우리 몸은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다람쥐나 곰처럼 겨울잠을 자야만 살아갈 수 있는 동물도 있듯이 겨울에 잠을 잔다는 것은 다가올 봄을 대비하여 몸속의 에너지를 가능한 낭비하지 말고 축적하라는 뜻이다. 그러다가 입춘이 지나고 3월에 들어 경칩과 춘분이 오면 사람도 그 만틈 일찍 일어나서 움직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뜻이다. 아무리 늦어도 낮과 밤의 길이가 똑같은 춘분을 지나서부터는 조금씩 점점 더 일찍 일어나서 자연의 기운과 함께 하는 것이 좋다. 같은 논리로서 잠을 자야 하는 밤이 가장 짧고 활동하는 시간인 낮이 가장 긴 여름철에는 지나치게 많이 자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고 활동을 하라는 뜻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더 일찍 일어나고 조금 늦게 자도 좋다는 자연의 가르침이다. 그런데 현대 도시인들은 계절에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생활을 하기 일쑤이다. 밤 늦게 까지 일하고 늦게까지 놀고 텔레비전을 보고 밤새도록 인터넷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밤낮을 바꿔서 일하는 지업까지 있는데 이런 사람일수록 봄철에 느끼는 나른함과 피곤함은 더 심할 수 있다. 시골에 살아본 사람이라면 밤새도록 불을 켜놓은 가로등 밑의 논에서는 벼가 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 벼 같은 식물조차도 밤에는 잠을 자야 정상적인 생명활동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식물도 이러할 진데 사람을 말해서 무엇 하랴. 춘곤증에 시달리는 사람이라면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으니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조금씩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가져보자.
우리 몸도 봄 맞이 해야 한다.
춘곤증은 말 그대로 봄에 유독 피로감을 느끼는 증상인데 그에 비해 추(秋)곤 증이나 하(夏)곤 증 동(冬)곤 증이라는 말은 없다. 왜 그럴까? 전통적으로 우리는 입춘 무렵부터 새봄이 오기 시작하면 겨우내 쌓인 집안의 먼지를 구석구석 털어내고 정리하며 집 안팎을 대 청소하고 봄을 맞을 준비를 한다. 새봄과 함께 좋은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하는 입춘대길. 건양다경(建陽多慶)과 같은 글을 써서 대문에 붙이고 시간이 지나 경칩에는 흙일을 하면 탈이 없다하여 흙벽을 새로 바르거나 담을 고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세시풍속은 우리 몸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봄이 오면 우리 몸도 겨우내 쌓아두었던 몸속의 노폐물과 독소를 빼내기 위한 대청소를 시작하며 봄맞이를 한다. 이런 이유로 간장의 해독작용이 활발해지다보니 상대적으로 간과 쓸개의 기운이 약해져서 나른하고 졸리고 심하면 눈과 목에 이상이 생겨 쉽고 평소에 비해 다리에도 쥐도 잘 날 수 있다. 물론 사람의 체질과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우주자연이 주는 자연의 생명력을 내 몸에 받아들이기 위해 자신의 생활습관을 자연의 흐름에 맞추어 바꾸고 거기에 아래에서 소개하는 요가 자세를 비롯하여 적절한 운동을 해준다. 경칩에 흙벽을 새로 바르고 담을 고치는 것처럼 운동은 우리 몸의 벽이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뼈의 밀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춘곤증 없애는 요가 자세( 두 가지)
1)삼각자세(방법)
* 두 발을 어깨 넓이의 약 2배로 벌려 서서 두 팔을 양 옆으로 들어올린다. 이때 두 발끝이 팔자로 벌어지지 않게 나란히 둔다. * 오른발을 안쪽으로 약 15도 돌리고 왼발을 바깥쪽으로 90도로 돌린다. 이때 몸통과 골반이 정면을 향하게 한다. * 숨을 내쉬면서 몸통을 왼쪽으로 기울여 왼손으로 왼쪽 무릎에서부터 발목사이를 잡는다. 오른손은 하늘을 향하도록 뻗고 고개를 돌려 오른손 끝을 바라본다. 이 상태에서 고르게 숨을 2-3번 쉴 동안 잠시 버티면서 내쉴 때마다 팔과 다리에 힘을 준다. * 천천히 숨을 마시면서 팔을 들어올려 숨을 고른 뒤 왼발-오른발의 순서로 처음의 1의 자세로 되돌아온다. * 같은 방법으로 오른쪽 방향으로 한다.
삼각자세( 효과 )
* 간장과 쓸개의 기운을 원활하게 하여 피로회복에 좋다. * 하체의 힘을 기르고 다리 전체의 근육을 조율하여 각선미를 길러준다. * 다리 전체 특히 발목과 무릎관절을 튼튼하게 만든다. * 양 어깨. 골반. 척추의 배열을 바로 잡아주어 체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 * 굳어있는 어깨를 부드럽게 풀어주고 팔뚝의 군살을 없앤다. * 가슴을 확장시켜 폐활량이 좋아진다.
2) 박쥐자세 (방법)
* 허리를 똑바로 세워 두 다리를 앞으로 뻗어서 앉는다. * 두 손을 허리 뒤 바닥에 짚고 두 다리를 최대한 옆으로 벌려서 무릎과 뒤꿈치를 늘려서 다리 뒷면 전체를 늘린다. * 숨을 내쉬면서 두 팔을 앞으로 뻗어 상체를 앞으로 숙인다. 고르게 숨을 마시고 내쉬면서 잠시 버틴다. 숨을 내 쉴 때 마다 가능한 두 손을 앞으로 더 뻗어 내려가고 다리도 더 벌린다. * 천천히 상체를 일으켜 세운 다음 두 다리를 천천히 모은다.
박쥐자세(효과)
* 간장과 쓸개의 기능을 향상시켜 피로회복에 좋고 활력이 생긴다. * 골반과 고관절의 유연성을 높여 좌골신경통이나 요통을 덜어준다. * 다리에 쥐가 나는 것을 예방한다. * 다리전체의 군살을 없애고 보기 좋게 조율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