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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웜(Blueworm)-04
"너가 생각하는 그 이상이야. 지영아~ 지구의 어느 누구도 알 수 없는 생각할 수도 없는 관계란다. 나중에 너도 다 알고 이해할테니 오늘은 그 쯤하자. 응. 지영아."
"네. 알겠어요. 만나겠어요."
"그래. 김지영. 내가 사랑하는 하나 밖에 없는 내 딸. 고맙구나."
"어머니! 김지영 어머니. 그런 말하시지 말랬잖아요. 저는 영원히 엄마 편이예요."
“그래.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내 편님.”
“에구~ 엄마도... 참. 그리고 이건 가장 최신형 휴대폰이예요. 어머니가 하나 가지셔요. 모든 준비는 되었으니 사용하시면 되요. 사용설명서와 유용한 기능과 특별한 기능들을 다 적어 놓았어요. 이래야 저가 조금이나마 안심할 수 있어요. 아셨죠?”
지영은 한국의 SG전자가 미래형으로개발한 최신 컴퓨터기능의 휴대폰 티유니버스(T-universe)와 설명서가 적힌 프린트를 엄마 김선애에게 주었다.
“자. 이것. 북극곰이다. 마스코드니까 가방에 잘 달고 다녀. 알았지?”
“엄마~”
7.
한국 특이 미생물학회는 긴장이 감돌았다. 어떻게든 이 사태를 종결시켜야 한다는 윗선으로 부터의 전화는 쉴사이 없이 빗발치듯 하였지만, 무엇을 위하여 어디서 누가 어떻게 손을 대어야 할지 레이아웃은 커녕 리더조차 없어서 우왕좌왕 걱정만 하고 있었다. 개 개인 한명 한명은 유능하였다.대학교수도 있고 내과과장도 있고 전문연구위원도 있었다. 그러나 누구 하나 작금에 벌어진 사건들에 깊이 관여할 지식적 내공은 없었다.
"아~ 구세주. 김지영 박사! 어서오세요."
지영이 미생물학회 건물 5층에 있는 회의실로 들어서자 회의 탁자 상석에 앉아 있던 박정구 회장이 먼저 보고 큰소리로 외치며 반겼다.
“선생님들, 모두 안녕하시지요? 만나서 반가워요.”
김지영 박사가 큰소리로 인사하며 입구측의 빈자리에 앉자 곧 질문이 쏟아졌다.
"김지영 박사. 오늘 밤에 캐나다로 출국하신다고요. 지금 발생하고 있는 슈퍼 박테리아 건에 대해서 가장 전문적으로 연구하신 걸로 학회장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도 이미 제출한 보고서를 읽고 놀랐습니다. 저희가 도와드릴 또다른 어려움은 없습니까?"
미생물학회내의 국제협력분과 과장 조동철 박사였다. 캐나다에 있는 글로벌 미생물연구 학회에서온 협조 공문을 김지영에게 제일 먼저 알리고 파견형식으로 갈 것을 강력하게 주장한 사람이었다. 그것은 윌 케일러 박사가 보낸 것이었다. 그 협조문은 한가히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을 찾아가 신속히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었다. 한국 미생물학회 내에서는 김지영 박사를 파견하는데 100% 찬성하였으며 어제 오전중에 양쪽에 통지하였다.
"갑자기 엄청난 임무를 맡게되어 걱정이예요. 그러나 이미 한국내에서도 알려지기 시작한 재앙같은 무시 무시한 사건을 더 확산되기 전에 소멸시켜야 하는 그 미션을 완전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온 힘을 다 할 것입니다."
젊은 김지영 박사의 맑은 목소리는 힘이 담겨있어 천상의 소리같았다. 그 녀는 계속 말하였다.
"저는 이 미션이 얼마나 중대한지 미생물학자로서 잘 알고 있습니다. 미약한 저에게주어진 엄청날 수 있는 인류의 재앙을 막는 이 미션을 혼신을 다하여 완전하게 수행하고 돌아 올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김지영 박사의 마지막 말에는 비장한 각오가 담겨 있었다. 그녀의 결심을 듣는 회원 모두는숙연하였다. 물론 다른 궁금한 질문들이 있었지만 할 수 없었다. 이미 그녀가 이 사건에 잘 관여하고 있었고 학회에 제출한 보고서 만으로도 긴장되기에는 충분하였기 때문이었다.
"가지마오. 가지마오! 그래도 가려거든 내 입술에 키스라도 해 주고 떠나시오"
마주보고 선 정인영 박사가 세철빽을 김지영에게 건내주면서 신파같은 대화를 장난기 어린 미소띈 얼굴로 말했다.
그 말을 미소로 받으며 김지영 박사가 오른 손바닥을 펴서 그의 앞으로 내 밀었다. 그는 지영의 세철빽 대신 역시 오른 손바닥으로 그녀의 손을 잡았다. 잠시 이별에 대한 인사였다.
"김지영 박사님은 참 표현하기 힘든 이쁘고 매력적이며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이런 곳에서 이런 분위기로 이렇게 가까이서 자세히 보니 눈부셔 제대로 다 말할 수 없군요. 그러나 다시 이 공항에서 만날 때는 가장 잘 맞는 표현을 하겠습니다."
정인영은 김지영을 찬찬히 보며 웃지도 않고 말하였다. 그럴만도 하였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하얀색 운동모자를 쓰고 푸른색 셔츠위에 역시 흰색 면 점퍼를 입고 연회색 면 바지를 입은 모습은 청순하면서도 눈부시었다.
"예. 그 연구하신 표현의 말씀을 듣기 위하여 무사히 돌아올께요. 그런데, 그 표현이 궁금해서 어떻게 견디죠? 지금 말씀해 주세요. 네?"
"안됩니다. 그렇게 함부로 말할 그런 가치가 아닙니다. 그건 다시 건강하게 만난다는 약속입니다. 매사에 조심하셔서 조금도 아퍼지 말고 다치지도 말고 미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건강한 모습으로 이곳에서 다시 만나깁니다. 약속하지요?"
"정인영 박사님. 고마워요. 눈물이나도록 고마워요."
그랬다. 앞으로 또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이별은 지금까지 처음이었다.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이 가슴에 가득하였다. 세철빽을 김지영 박사에게 주며 다시 정인영이 축축하지만 힘있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그 미션을 위한 것 외에도 무엇이든 한국에서 제 도움이 필요하면 주저말고 해 달라고 하십시요. 이 한목숨 다 바쳐 하겠습니다."
할 것입니다가 아니었다. 하겠습니다 였다. 얼마나대단한 사랑의 표현인가. 그는 그렇게 할 것이다. 김지영은그 말을 듣고 돌아서려다 멈춰 다시 정인영의 얼굴을 봤다. 그의 눈을 보았다. 거짓이 아니었다. 가슴이 뭉클함을 느꼈다.
지영이 정인영과 그렇게 작별을 하고 출국확인을 위한 심사대가 보이는 입구를 들어서려는데 누가 길을 막았다.
"김지영 박사 아니십니까?"
지영은 의아해서 부르는 남자를 봤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 그는 입구를 같이 들어왔다.
"여전히 아름다우시군요. 전에 병원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그 때도 너무 아름다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 예. 그러신가요.”
더 이상 할말은 없었다. 30대 정도의 검은색 정장을 입었다. 손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다. 그를 뒤따라 오던 같은 차림의 동료가 그의 등을 밀었다.
“즐거운 여행되십시요. 다시 뵙길 바랍니다. “
그 남자는 하지 않아도 좋을 말들을 남기고는 다른 대기 줄을 향하여 갔다. 김지영은 특별히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남자들은 가끔 저렇게 자기를 알리고 싶어하니까. 공항같은 곳에서 작업을 해 보려고 서성대는 남자들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더구나 김지영 같은 미인을 병원에서 한번이라도 본 후 공항에서 같은 여행길이라면 참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 것이 속성일 수도 있으니까. 전혀 문제가 없었고 그 남자도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았다. 잊어버렸다.
8.
대한항공 KE-647은 벤쿠버에서 잠시 멈춘후 맑은 가을하늘 높이 날아 푸른창공을 뚫고 동쪽으로 향했다. 창가에 앉은 지영은 눈아래 숱하게 많은 맑은 눈물방울로 보이는 작은 호수들을 내려다 보며 다시 한번 블루웜의 정체와 발본을 생각했다. 그와 연계해서 환자들이 고통속에 죽어가는 모습을 떠 올리자 소름이 돋고 몸서리쳐짐을 느꼈다. 그 와중에 처음환자의 증상과 대장끝 부분의 충수돌기에서 찾아낸 푸른색의 미생물. 또 다른 환자속에서 스스로 멜트하여 숙주인 환자를 사망케하는 메카니즘. 멜트전 채취하여 알코홀병에 넣고 블루웜이라 이름지어 준 일까지...
그 블루웜이 든 가방은 이 비행기 화물칸 어디엔가 있다. 그리고 곧 만나게 될 제임스 아저씨. 지금은 해가 아직 지지 않은 오후이지만 동쪽으로 계속 갈수록 해는 지고 어둠은 깊어질 것이다. 지영은 신호음과 안전벨트를 확인하라는 안내방송에 눈을 떳다. 밖은 이미 짙은 어둠이었다. 문뜩 시간에 대한 생각이 나자 휴대폰을 꺼내 보았다. 휴대폰의 시각은 이미 시차가 자동 조절되어 밤 10시 50분을 나타내고 있었다. 약속대로라면 이제 30분후이 비행기는 날아오느라 피곤한 몸을 피어슨 에어포트 활주로에 눕힐 것이었다. 박사학위를 받고 떠나온 토론토를 몇 년만에 다시 밟게된다는 현실적 긴장감과 과거의 추억을 다시 잇는다는 생각에 긴 시간이었지만 김지영의 눈은 맑고 오히려 총명해졌다. 그녀는 심호흡을 한 후 앉은 채로 여장을 챙겼다. 비행기가 활주로에 안착하자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하였다. 앞으로 두번은 더 심호흡을 할 것이다.
9.
김지영 박사의 가방은 어깨에 맨 검정색 작은 핸드빽과 곧 찾게될 여행용가방. 그렇게 두개였다. 승객이 있는 기내보다는 화물칸에 두는 것이 간편하고 안전하다 생각하였다. 그녀는 여행가방들을 싣고 돌아가고 있는 컨베이어 옆에서 유심히 눈 앞을 스쳐가는 가방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크블루 바탕에 대각선으로 3개의 진홍색 선이 그어진 접이식 손잡이가 있는 적당한 크기의 것이었으며 쉽게 눈에 띌 것이었다. 그 여행용 가방은 토론토에 있을 때 아웃 몰에서 샀다. 지금은 브랜드가 없어진 트리플 레드였다. 그리고 손잡이에 매달린 마스코드 북극곰. 그녀는 검정색 엎퍼가죽에 미끄럼 방지 무늬가 깊게 새겨진 고무 아웃솔 첼시부츠를 신고 있었으며 늘씬하게 보이는 다리를 좌우 앞뒤로 조금씩 움직이며 초조함을 달래고 있었다.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여행용 가방들이 컨베이어에 더 늘어났다. 아마도 다른 출발지에서 막 도착한 비행기가 짐을 쏟아 놓은 것 같았다. 짐을 찾은 사람들은 직선 방향에 있는 세관 검사대를 거쳐 역시 직선 방향에 있는 출구로 빠져 나갔다. 출구는 두개였고 열감지 씨스템으로 사람이 가까이가면 자동으로 양쪽이 열렸으며 그 문 앞에는 5미터 정도 공간뒤에 가드 라인이 있고 환영객들이 모여 있었다. 그 중 이름이 적힌 팻말을 든 사람도 보였다. 김지영은 걱정은 하지 않았지만 제임스 아저씨를 기다리게 하는 것에 대하여 좀 불안하여 문 열리는 출구를 가끔보았다. 그 때 출구문이 열리며 몇 사람이 출구를 천천히 나가는 사이 흰 종이에 한글로 ‘김지영’이라고 크게 쓴 글씨를 본 것 같았다. 지영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제임스 아저씨일 것이다. 나가는 사람에 가려 더 이상 볼 수는 없었다. 찾기를 그만두고 고개를 돌리는데 세관 검사대를 막 통과하는 트리플 레드를 보았다. 천천히 굴러 출구로 향하고 있었다. 가방 중간쯤에 손바닥 크기의 눈같이 흰 북극곰이 흔들거리며 손짖하였다. 집을 떠날 때 엄마가 준 마스코드를 지영이가 직접 달아 놓은 것이었다. 지영은 얼른 고개를 돌려 컨베이어를 보았다. 몇 개의 가방만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 돌아가고 있었다. '저건내 가방이야' 지영은 본능적으로 세관 검사대로 달려갔다. 안되었다. 세관 검사대는 바뻣다. 지영은 검사대로 달려가며 출구문이 열리는 것을 봤다. 지영피켓은 있었다. 확실하게 ‘김지영’이었다.
"제임스 아저씨! 내 가방! 저 트리플레드 잡아줘요!"
힘껏 외쳤다. 그 외침을 들은듯 트리플 레드는 놀라서 움찔하다 빠르게 움직여 닫히고 있는 출구 게이트로 나아갔다. 지영은 세관검사대에 걸려 더 나아가지 못하고 발만 동동굴렀다. 세관검사대 검사원은 지영의 울부짖는 듯한 구조요청으로 즉시 비상무전기를 들고 공항경찰을 호출했다. 거의 같은 시각에 트리플레드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게이트를 나가 우측으로 돌아 앞만보며 성큼 성큼 걸어갔다.
제임스는 그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김지영임을 알았다. 그리고 트리플레드가 출구 경계를 넘어 나와 우측으로 가는 것을 보았다. 그는 환영객 무리의 뒤를 돌아 우측 가드라인이 처진 끝으로 재빨리 움직였다. 그들은 둘이었다. 제임스는 가방을 끌고 오는 그의 앞을 막아섰다. 그러자 뒤 따라오던 다른 한사람이 제임스를 밀치려 왼손을 내뻗자 제임스는 빠른 동작으로 그의 왼 손목을 왼손으로 잡음과 동시 그의 왼쪽으로 미끄러지듯 움직이며 오른손으로 그의 어깨를 수도로 힘껏 치며 그의 오른쪽으로 그를 밀었다. 그는 예상치 못한 공격에 중심을 잃고 그의 오른쪽으로 빠져 나가든 트리플레드 가방을 든 남자에게로 넘어졌다. 둘은 부딛치며 동시에 바닥에 등을지고 벌렁넘어졌다. 그 동작은 순식간이었다. 넘어진 둘은 황당한듯 급히 일어나질 못하고 입만 벌린채 의아해 하였다. 제임스는 재빠르게 넘어진 녀석이 잡은 트리플레드 가방을 빼앗아 잡고 출구 게이트쪽으로 돌아서는데 경찰이 오고 있었다. 가까이온 공항경찰이 그의 손목을 잡고 수갑을 채웠다. 그는 피할 수 있었다.
"움직이지 마라. 너를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그러자 주변에 사람들이 몰렸다. 제임스는 트리플레드 러게지를 두 다리 사이에 끼고 두리번거렸다. 김지영을 찾는 것이었다.
"Hey! Hey! Not him. You Just now release him. His's my uncle. Take them. Run and takethem!"
어느사이에 김지영이 와서 공항경찰들에게 그를 풀어주고 달려가 저 놈들을 잡아라고 외쳤다. 그 때 이미 두 사람은 기다리고 있던 승용차를 타고 있었다.
"아저씨. 당신이 제임스 리 아저씨 맞죠?"
지영은 트리플레드를 끌고 앞서 걷고있는 사람을 향해 물었다. 지영이도 여자로서는 큰 키였지만, 그가 훨씬 더 컷다. 그는 낡은 그린색 군복 점퍼를 입고 있었다. 푸른물이 가득한 것 같은 청바지를 입고 첼시부츠를 신고 있었다. 걷는 걸음걸이는 일자였다. 가끔씩 왼쪽 발끝이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기도 하였다. 머리는 검었지만, 언제 감은지 모를 정도로 부시시하였다. 그런 그가 멈춰서 돌아보았다.
"아가씨가 김지영. 그 유명한 여류시인이고 영어학원 원장인 김선애의 딸 김지영?"
지영이 가까이 다가가서 고개를 들고 얼굴을 바라보았다. 며칠 면도를 하지 않았는지 수염이 자라 있었다. 눈은 빛났지만 싱글꺼플이어서 매력은 없고 멍청해 보였다. 코와 입 제대로 잘 자리 잡아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다시 눈만보고 손을 내밀었다.
"제임스 아저씨. 정말 고마워요. 그순간 아저씨가 있어서 저들을 제압하여 블루웜을 지킬 수가 있었어요. 저, 김지영. 김선애 엄마 딸 김지영이예요.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생글 웃으며 손을 내밀어 자기를 소개하는데 어느 누가 지체하겠는가.
"그래. 맞습니다. 저는 제임스 리입니다. 김지영 박사님. 그 순간에 제가 그곳에 있어서 다행스러웠습니다. 만나게 되어 아주 좋습니다."
제임스가 내민 김지영의 손바닥을 부드럽게 잡고 말했다. 그의 말이 좀 세련되지 못하였고 표현이 서투르구나 하는 느낌을 지영은 그로부터 받았다.
"예. 저는 눈물날 정도로 반가웠어요. 처음 만남에 이렇게 큰 신세를 지다니, 참 묘해요."
"왜, 어떻게 묘한데요?"
"그 때에 아저씨가 바로 게이트 앞에 피켓을 들고 있었고 제 목소리를 듣고 바로 행동으로 옮겨 그들을 간단히 제압하고 트리플레드를 찾게 해 주신 것이 착착 계획처럼 진행된 것 같아서요."
"그렇군요. 뭘 물어봐도 괜찮을까요?"
제임스가 3층 게라지로 올라가는 에레베이터 문을 열고 지영이 먼저 들어가도록 기다리며 말했다. 2층에서 3층까지는 순식간이었다.
"어려운 건가요?"
지영이 자동차가 빽빽하게 주차된 넓은 게라지로 먼저 나가서 트리플 레드를 잘 끌고 나오도록 문을 잡고 제임스를 기다리며 다시 물었다.
"아닐겁니다."
"그럼 물으세요."
"좀 전 말하는 중에 블루웜이라고 하던데... 그것 지렁이나 박테리아 아닙니까?"
어맛! 하듯 지영은 화들짝 놀라며 제임스를 쳐다봤다. 제임스는 리모컨을 눌러 자동차 문을 열고 있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아저씨! 정체가 뭐예요?"
지영은 제임스가 트렁크에 실을려고 하는 트리플레드 러게지(luggage)를 얼른 뺏어 손에 잡고 물었다.
"하하하- 아까 그렇게 하시지 그랬어요. 어머니께서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요?"
제임스는 지영이 귀엽다는 듯 미소띈 얼굴로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말도 하지 않으셨어요. 왜요?"
지영은 대어들듯 고개를 다시 쳐들고 물었다. 제임스는 지영이가 잡은 러게지를 다시 뺏다시피 잡아 들고 자동차의 트렁크에 집어 넣었다.
"어서 타요. 가면서 말해줄테니."
"어디로 가는 건데요?"
지영의 목소리가 긴장하며 날카로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