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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밥맛이 영 없다.
밥맛이 없으면 밥을 깨잘깨잘거리고 먹는다. 하지만 나는 깨잘거리는게 아니고 꼭꼭 씹어 먹는다. 그런데 밥먹으면서 이런저런 생각하느라 느리게 먹는다. 그러니 옆에서 밥차려주는 사람(마누라)은 무슨 밥을 그리 오래도록 먹느냐고 핀잔이다.
이런저런 생각... 나이가 들수록 걱정이 느는 것이다.
다 세상살이 생각이다. 어찌 이리 답답할 수가 있겠는가?
얼마전 동창회에 갔더니 한 동창이 우리 나이쯤이면 다 고만고만 똑같아진다는 말을 해서 조금은 서글퍼지고 내놓을 것이 없는 나로서는 조금은 위로가 되었지만 왠지 씁쓸하다.
첫째는 나이 50중반에 인생살이 습작을 다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골몰하고, 두 번째는 그렇다면 어떤 습작을 할 것인가? 이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으니 밥이 목구멍에 제대로 넘어갈리가 없다.
요즘 TV만 켜면 공직자 비리문제로 시끄럽다. 인사청문회 얘기이다.
내가 직장생활할 때 연구소 인사업무를 조금했다. 연구소라는 곳이 그 회사의 브래인들이 모여 잇다고 해서 아주 중요한 조직이다. 회사의 10년 20년의 성장과 창조발전의 원동력 그리고 미래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는 조직이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뽑을 때 면접관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 당신보다 더 똑똑한 사람을 뽑아라. 그래야 당신이 편하고 당신이 후일 그 사람의 자질에 의해 회사와 단신의 장래가 전망이 밝아진다." 그러나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여러 가지 환경적 밑바탕과 각자의 선택이 있고 서로 다르며 상충되기도 한다.
요즘 인사청문회를 바라보는 시각은 역시나 무엇 눈에는 무엇 밖에 보이질 않으니 끼리끼리 노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나만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러니까 TV를 보고 있자면 인사청문회 하는 사람이나 청문회 대상인 사람이나 그리고 그 인사를 추천한 사람이나 비슷비슷 하다는 얘기이다. 참으로 답답한 정치현실이다.
정치가 그렇고, 사회 돌아가는 세상이 그렇고, 젊은 자식들 행동거지가 그렇고, 우리 자식의 자식들이 그렇고...
너~무 답답타.
우선 정치하는 사람들 꼴불견이란...
그러니까 다 정치아닌 것이 없다지만, 해도해도 너무 못한다.
내 학창시절 배운 해방 후 역사에서 언급되어진 정치 현황이나 지금의 현실이나 발전이 없다. 어찌그리 똑같은지...
오늘 서울광장에서 장준하 선생의 '겨레장'을 치렀다 한다.
사회인사·시민 300여 명, 장준하 선생 마지막 길 배웅했다.
참으로 서글픈 역사의 증인이 35년의 한을 품고 이 세상을 떠나 저 세상으로 가는 길을 배웅했다 한다.
대한민국의 정치역사, 좌경이니 우경이니, 남이니 북이니, 동이니 서니 그리고 그 시류를 흐리게하는 시정잡배들의 세몰이 비상식적 우격다짐들...
이러한 시류에 애닯고 엎어지고 터지는 것은 민초들 바닥사람들이다.
정치란 것이 무엇인가? 민초들 걱정없이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 정치인들의 하는 일거리 아닌가? 그런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리배들만 우글 거리고 서민들 등골빼먹는 데만 신경을 쓰지 세상살이 평안하고 평화롭게 하는데는 나몰라라 하는 세상이다. 그러니 100년전이나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변한게 없다. 우선 마음이 편안해야 한평생 살다가 떠나가는 세상살이가 즐겁지 않겠는가?
우선 먹고사는 생계부터 훝어보자.
내 할아버지, 아버지가 조선말기 일제강점기를 지내고 동족상잔의 전쟁을 겪고 못먹고 못입고 모아논 자산에다가 내 세대에 경제부흥을 위해 공단에 들어가 밤낮으로 잠안자고 일하며 벌어논 경제 10대국 진입 경제규모로 모아논 자산을 더한다면 내 자식대부터는 무언가 삶의 질이 바뀌고 사고의 지평을 넓혀야 하는게 아닌가? 둘만낳아 잘기르자고 했으니 애비 애미가 기른 한 두자식들 집 한채는 있고 결혼은 잘하고 직장도 번듯해야 하질 않겠는가?
그리고 우리는 노후 걱정은 없이 늙어가야 하질 않겠는가? 그러나 3대가 벌어논 대한민국은 어디간 곳이 없다. 모두 외국으로 빼돌린 뒤에 남은 것이라고는 낑낑대며 머리싸매고 궁리를 해대도 뽀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그러니 지금 내 자식대 세대들은 정~말 집도 없고 결혼도 걱정이고 자식낳고 기르느 것까지 걱정이고 그리고 한 술 더 떠서 내 세대의 부양까지 걱정을 해야하니 참으로 한심하기 그지 없다.
무엇이 잘못이고, 무엇을 잘못했기에 내 후손들이 고생을 하면서 이 한세상을 살아가야 할까?
근현대, 시대가 흘러가서 다들 똑똑하다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 똑똑함이 서민 민초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들은 없는 듯 하다. 다들 서민들 우롱하고 야바위치고 서민들의 등골을 어떻게 빼먹는가에 골몰하고 변두리에서 집적거리며 간섭하고 칼로 재단하는 재주를 부린다.
어제 공직자 재산 공개 목록을 보니 참 재주가 좋다는 생각이 절로 나더라. 물론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표현 하겠지만... 그 중에 청렴한 사람도 있긴 있더라마는......
내 시각이 부정적인 면만 바라보았을까?
자, 그러면 뒤돌아보자.
일제시대부터 잘먹고 잘설던 고관대작들과 그리고 그 자식들은 어떻게 이 한세상을 살다가 갔는가?
그리고 그 이후 전쟁을 지나 군사쿠테타를 지나 독재시대를 지나 직접선거 민주화운동을 지나 광주민주화 운동을 정점으로 지나면서 경제적 부와 권력을 누린 사람들과 그 자식들 그리고 그 자식들은 삶의 현장에서 공정하고 정정당당한 상식의 삶을 살아 왔는가? 그들 생각으로 재단된 사회에서 "내 기준이 상식이요." 한다면 어불 성설이다.
그들은 시작부터 달랐고 그리고 과정도 달랐으며 그 끝도 달랐다. 그들은 그들만의 세상에서 그들만의 룰을 만들고 그 룰에 의해 서민 민초를 재단하고 강제하고 억압하였으며 바닥사람 서민 민초를 우롱하였으며 야바위쳤다.
그들은 대대손손 이어받은 부당하고 불공정하고 불의한 정신적 물적 유산으로 인생 출발점의 시작부터 계층화의 법칙을 만들고 유리천장에 의거 그들만의 모든 우선권을 지켰다. 그리고 민초들의 머릿속을 강제로 무장해제 시켰다. 그리고 현대판 노예화의 시대를 열어 놓았다. 종속의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이것은 정치의 오류에서 출발한다.
가끔 우리가락 민요가 왜 이리 애환을 담는데 절묘한 감흥을 불러 일으키는 것일까를 생각해 본다. 서민 민초들의 삶의 현장에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이 노래인 것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 젊은 청춘, 우리들의 자식들과 그 자식들은 이 노래를 흥겨운 가락으로 진화한 새로운 우리만의 가락으로 민드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언제쯤일까...
여기 우리사회 시사적인 내용의 기사를 옮겨 실어본다.
Cover Story] 절반이 "생활비 때문에…" 생계형 알바 급증
"용돈 마련" 34% 그쳐… 첫 역전
한국일보 | 이영창기자 | 입력 2013.03.30 03:37
#대학 4학년 박모(26)씨는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충당하는 '생계형 알바족'이다. 편의점, 약물 생체시험에 참가하는 '생동성 알바' 등 안 해본 알바가 없다. 재작년에는 편의점에서 시급 3,500원(당시 최저임금 4,320원)을 받고 일하다 취객에게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지금은 학기 중에 틈틈이 논술첨삭 등 단기 알바를 하며 월 30만원 정도를 번다. 밥값 16만원, 교통비 5만원, 통신비 4만원을 제하면 용돈으로 쓸 돈은 5만원이 전부다. 자취방 월세는 부모님 도움을 받는다.
#자취를 하는 대학 4학년 김모(24ㆍ여)씨는 학업을 병행하며 교내 아르바이트로 버는 40만원으로 생활비를 감당한다. 집세(대학생 전세자금지원금 이자)와 관리비 등 20만원을 제한 나머지로 밥값, 통신비, 교통비를 감당해야 한다. 김씨는 "알바(주당 19시간) 때문에 여유 시간이 없고 체력이 달려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다"며 "학업이 주가 되어야 하는 학생임에도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월 40만원에 학업을 저당잡힌 것이다.
과거 학생들의 용돈벌이 성격이 강했던 아르바이트는 갈수록 '누군가의 밥줄'이 되어가고 있다. 스스로 생활비를 벌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음에도 학업이나 가사 때문에, 또는 상용직 일자리가 없어 상대적으로 급여가 낮은 알바만으로 생계를 감당해야 하는 사례가 느는 것이다.
알바의 생업화는 최근 각종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나는 경향이다. 아르바이트 정보 사이트 알바천국이 매년 2,000여명의 구직자를 상대로 실시하는 설문조사 결과를 주목할 만하다. "왜 알바를 하느냐"는 질문에 "생활비 때문"이라 응답한 비율은 2010년 조사에서 26.4%, 2011년 조사에서 22.5%였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서 이 비율은 37.2%로 급증했고, 올해 2월 조사에는 48.1%로 늘었다. "용돈 마련을 위해"(33.5%)라는 응답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정규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중장년층의 아르바이트 참여도 부쩍 늘었다. 인터넷 알바 구직사이트 '알바천국'에 회원으로 등록한 가입자 중 40세 이상은 2010년 3만 2,001명에서 지난해 6만 9,291명으로 2.2배 늘었다. 같은 기간 40세 미만 가입자는 1.8배 증가했다.
아르바이트 채용 사이트 알바몬의 안수정 과장은 "최근 2, 3년 새 생계형으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사람이 갑자기 늘어났다"며 "고용시장이 불안정해지고 정규직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고 평가했다.
이영창기자
슬픈 알바 공화국
시간제 노동자 62만명 7년 새 2배나 급증
일시적 노동형태 넘어 주요 고용형태로 굳어져
한국일보 | 이영창기자 | 입력 2013.03.30 03:35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중곡동 카페베네 본사 앞에 동물 탈을 쓴 젊은이들이 모였다. 아르바이트 노동단체 알바연대 회원들인 이들은 카페베네 알바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준수와 임금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알바연대는 고용노동부와 카페베네 롯데리아 GS25 파리바게트 등 대기업 프렌차이즈 네 곳을 '알바 5적'으로 규정, 매장들을 돌며 릴레이 시위를 벌여왔다.
↑ 대형마트 내 어린이 놀이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버는 대학생 A씨가 일과를 마치고 귀가 중이다. 하루 4시간 일하는 A씨의 시급은 최저임금(4,860원) 수준인 4,900원. 주5일 근무를 해 한 달 평균 40만원 정도를 번다. 최흥수기자 choissoo@hk.co.kr
알바로 통칭되는 시간제 노동자(주당 36시간 미만) 숫자는 지난 해 말 현재 62만 3,000명으로 최근 7년 새 2배 가량 폭증했다. 산업 구조의 고도화와 함께 커져온 소비 서비스산업 노동 수요의 상당 부분이 알바 노동으로 대체돼왔고, 한국의 서비스 산업은 저임금 알바노동 없이는 지탱될 수 없는 구조로 굳어졌다. 알바는 일시적ㆍ보완적 노동 형태라는 전통적 의미를 넘어 우리 산업의 주요 고용형태로 자리잡았지만, 사회적 인식과 법ㆍ제도는 그 현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알바연대의 저 시위는 익명의 알바들이 어엿한 노동 주체로서 스스로를 조직화하고, 자신들의 권익을 사회적으로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
현상적으로 알바의 문제는 역할과 대우의 비대칭 문제로 요약된다. 명목상 정규직의 보조여야 할 알바는 실제로는 정규직과 다를 바 없는 업무를 수행한다. 반면 급여는 직접 간여할 수조차 없는 법정 최저임금의 굴레에 갇혀 있고, 근로조건 역시 아무런 제도적 보호장치 없이 고용주나 단위 사업장 책임자의 자의적 기준에 종속돼 있다. 알바 노동의 양적 성장과 질적 추락은 노동구조의 기형화와 성장 잠재력 저하 차원을 넘어 사회적 비용과 부담의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
취재 도중 우리는 다수의 중ㆍ장년층 생계형 알바 노동자를 직ㆍ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청년실업 문제를 "눈높이가 너무 높아서"라는 선택의 문제로 개인화하는 기성세대에 대해 분노하는 청년들도 적지 않았다.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대기업 상권에 짓눌린 자영업자들의 세력화와 저임금 알바들의 조직화가 향후 노동 환경의 가장 두드러진 변수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영창기자
[Cover Story] 불황일수록 알바 늘려… 서비스 산업의 씁쓸한 '버팀목'
커피전문점·편의점·식당… 가는 곳마다 마주쳐
점장·매니저外 모두알바
다수 알바·소수 정규직 양분
일은 정규직과 비슷하면서 임금 수준은 절반에 그쳐
한국일보 | 이영창기자 김현정 인턴기자 | 입력 2013.03.30 03:37
"부촌 아파트에서 경비원 알바를 했습니다. 대기업 경비업체 타이틀을 달았지만, 경비원들은 하청 인력업체에서 고용한 알바였죠. 팀장들까지 알바였고 그 위 관리직 과장부터 정규직이었어요."(26세 남성 박모씨의 아르바이트 경험담)
어쩌면 도시의 하루는 서비스 업장마다 포진하고 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을 마주치는 과정일지 모른다. 출근길에 들르는 커피전문점에서 시급 5,000원 알바가 주문을 받고 커피를 뽑는다. 담배를 사러 간 편의점에는 시급 4,860원의 알바가 혼자 카운터를 보고, 점심시간 식당에는 6,000원 시급에 서빙을 하는 젊은 여성이 있다. 퇴근길 찾은 할인점 매대에서 중년 여성이 일급 5만원에 물건을 팔고, 지하주차장에선 일급 5만원에 주차 유도를 하는 청년을 만난다. 요즘 아파트에서는 50~60대 대신 젊은이들이 경비업무를 하는데, 이들 역시 100만원 초반대 월급을 받는 알바일 확률이 높다.
↑ 한 대학생이 거리에 붙은 아르바이트 모집 공고를 확인하고 있다. 채용 사이트 자료에 따르면 대학생들은 학원이나 식음료 업체를, 40~50대 중장년층은 가사도우미(여성)나 대리운전(남성) 일을 선호한다. 홍인기기자 hongik@hk.co.kr
7년만에 파트타임 일자리 2배
한국의 파트타임 노동자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산업구조가 고도화할수록 상용직(풀타임)보다 시간제(파트타임) 노동자가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다. 특히 서비스업은 계절 요일 시간에 따른 수요 편차가 심해 파트타임 고용이 많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그 경향이 산업구조 개편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서비스업 및 판매업 종사자 중 시간제 노동자(주당 근로 시간 36시간 미만)는 2005년 31만명에 불과했으나, 2012년 62만 3,000명으로 7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시간제 노동자 증가율은 경제성장률이 저조한 해일수록 높았다. GDP 성장률이 0.3%로 추락한 2009년 시간제 노동자는 10만명 늘었고, 2.0%의 저조한 성장률을 보인 지난해 9만 5,000명이 늘었다. 한편 5.2% 성장했던 2006년에는 1만 6,000명, 6.3%의 성장률을 기록한 2010년에는 4만 3,000명 증가에 그쳤다. 기업들이 불황기에 임금 수준이 낮고 해고가 용이한 파트타임 고용을 늘린 것이다.
서비스 업장의'고용 피라미드'
"아울렛 판매원으로 생활비를 벌어요. 정규직이 되면 좋지만 (집안일 때문에) 시간을 못 내니 아르바이트를 할 수밖에 없죠. 매장에 정규직도 있지만 우리와 하는 일에 큰 차이가 없어요. 그런데 급여 차는 많죠. 정규직은 기본 월급에 상여금까지 받으니까요."(45세 주부 김모씨)
실제 서비스업 매장의 고용 구조만 살펴봐도 '알바 선호' 현상은 뚜렷하다. 2009년부터 서비스산업 노동현장 실태를 분석해 온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한국 비정규직 문제의 핵심 중 하나는 파트타임 알바가 풀타임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제조업을 하던 대기업이 서비스업 프랜차이즈에 진출하면서 서비스업 고용 구조가 소수 정규직과 다수 파트타이머로 양극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가 이달 출간한 보고서에서 제빵제과 매장 고용 구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 빵집 매장에는 하루 평균 4~8명의 정규직, 2~4명의 기간제(인턴), 4~10명의 시간제 노동자들이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말에는 파트타이머 고용이 늘어난다. 소수 정규직과 다수 비정규직으로 이뤄진 전형적 피라미드식 고용 구조다.
패스트푸드 매장 역시 점장과 매니저 정도만 정규직이고 주방, 홀, 배달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파트타이머나 아르바이트 노동자다. 최근 부쩍 덩치를 키워가고 있는 제조유통 일괄형(SPA) 의류 매장의 경우도 이와 다르지 않다. 대학가나 학원가에 밀집한 스터디 카페 중에서는 매장 내에 아예 정규직을 단 한 명도 고용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
재주는 알바가 부리지만
"제가 일하던 빵집에는 풀타임 비정규직과 알바가 있었어요. 비슷한 일을 하는데 급여가 세 배나 차이 났어요. 알바에게 일을 떠넘기는 경우도 많았어요."(25세 여성 김모씨)
서비스 업종이 아르바이트 노동력에 상당 부분 부가가치 창출을 의존하고 있지만,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제공하는 급여 수준은 여전히 열악하다. 지난해 통계청 경제활동조사를 보면, 정규직이 주당 41.4시간을 일하며 월평균 246만원을 받는데 비해, 시간제는 주당 20.1시간을 일해 평균 60만 7,000원을 받았다. 정규직 근무시간의 절반을 일하지만 급여는 4분의 1만 받는다는 얘기다. 1월 서울시가 발표한 취약계층 근로실태 현장조사에서는, 조사대상 1,789개 사업장 중 218곳(12.2%)이 최저임금 미만의 급여를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금 근로조건 역시나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손님이 적을 때 쉬는 시간을 주면서 그 동안 시급을 제하는 꺾기 관행, 휴게시간 미보장, 의류 매장들이 자사 브랜드 옷을 사 입게 하는 행위 등이 지적된다.
처우가 열악하다 보니 한 곳에서 오래 남으려는 의욕도 떨어진다. 김종진 연구위원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위한 승진 사다리를 갖추지 않고 교육 훈련도 부실하다"며 "직원 교섟?잦으면 기업 입장에서 숙련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소비자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김현정 인턴기자(서울여대 영문4)
[Cover Story] 알바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부당처우 그만" 힘없는 알바들 권익찾기 위해 뭉쳤다
청년유니온·알바연대, 임금체불 등 해결 나서고 실태조사·시위 등 정부·기업 '압박'
노조 설립 번번이 반려ㆍ최저임금결정 과정서 배제… 대표성 얻기까진 산 넘어 산
한국일보 | 이영창기자 | 입력 2013.03.30 03:33 | 수정 2013.03.30 16:59
"알바들이 노조를 만든다고?"
몇 년 전이라면 엄두조차 내기 힘들었을 그 일이 2013년 한국에서 시도되고 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세력화가 무시할 수 없는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노동법 사각지대에서 낮은 임금과 불합리한 처우를 감수하기만 하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스스로 조직화하며 서서히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아르바이트에 생계를 기대야 하는 이들이 늘고 아르바이트 일자리 문제가 청년ㆍ장년ㆍ노년을 아우르는 전세대의 고민으로 확대되면서, 아르바이트 노동자 권익 보호에 특화된 '알바 운동'은 갈수록 힘을 받을 전망이다.
↑ 파리바게트를 운영하는 SPC 그룹의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 앞에서 14일 알바연대 회원들이 시급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수습 기간 파리바게트에서 최저임금 미만 시급을 받았다는 몽실(가명)씨는 순이익이 560억원인 회사가 최저임금도 안 주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괄목상대' 청년유니온
알바 세력화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곳은 바로 2010년 3월 출범한 청년 비정규직 노동조합 청년유니온이다. 청년유니온은 현재 650여명의 조합원(인터넷 회원 6,700여명)을 확보했고, 서울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충북 등 6개 광역지자체에서 노조 설립 신고 절차를 마쳐 법내노조 지위를 얻었다.
한국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인 청년유니온은 서울시에 '사회적 교섭'을 요청해 올해 1월 박원순 서울시장과 청년 일자리 정책 협약을 체결했다. 피자배달 30분제 폐지, 주휴수당(주 6일 근무시 일요일을 쉬고 하루치 임금을 받는 것) 지급 등도 청년유니온이 일궈 낸 성과다. 체임 등 처우 문제와 관련한 제보를 받아 직접 해결해 주는 업무도 진행 중인데, 한 달에 약 1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된다고 한다.
청년유니온의 활약에 기업들의 점차 긴장하고 있다. 직원 불법 사찰 사실이 드러나 호된 대가를 치르고 있는 이마트가 청년유니온 관계자의 동향까지 파악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양호경 청년유니온 정책팀장은 "청년 비정규직이 노동 당사자로서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며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많은) 업종별로 문제점을 드러내고 관련 규제를 이끌어 내는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노조가 외부 지원을 받으면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는 취지에서, 청년유니온은 조합원 회비만으로 운영 재원을 마련한다. 만 15~39세라면 구직자를 포함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 최저임금인 4,860원 이상을 월 회비로 받는다.
기치 올린 알바연대
최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곳은 알바연대다. 알바연대는 18대 대선에 출마한 청소노동자 김순자씨의 대선 캠프 조직이 중심이 되어 올해 1월 출범한 단체. 알바연대는 '최저임금 1만원 보장'을 요구 조건으로 내세우며 대기업 프랜차이즈를 상대로 근로조건 개선 및 최저임금 인상에 총력을 쏟고 있다. 이들은 GS25(편의점) 파리바게트(빵집) 롯데리아(외식업) 카페베네(커피전문점) 등 아르바이트 인력에 의존하는 프랜차이즈 본사와 감독관청인 고용노동부를 '알바 5적'으로 규정하고, 회사 본사 앞에서 눈길을 끄는 퍼포먼스식 시위를 벌이며 이름을 알리고 있다.
알바연대는 시위와 병행해 편의점 등을 돌며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상대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저임금 미만 지급 사례 등을 제보 받으면 노동관청이나 사업주를 상대로 구제 활동에 나서기도 한다. 알바연대는 가입 회원들로부터 월 4,860원을 받아 활동비를 충당한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이 비현실적 구호라는 지적에 대해 알바연대는 최저임금의 현실성이 아닌 당위성 문제를 강조하며 대폭 인상을 주장한다. 권문석 대변인은 "현재 최저임금 4,860원으로는 한 달을 꼬박 일해도 실제 쥘 수 있는 돈이 90만원 내외인데 이는 최저생계비에 턱없이 모자란다"며 "최저임금은 영세자영업자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이해가 엇갈리는 문제가 아니라 (영세자영업자의 갑 위치인) 대기업이 책임져야 할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했다.
알바도 노사정 파트너 인정받아야
기존 노조 조직이 정규직 노동자 이익만 대변한다는 지적을 받는 현실에서, 임금 피라미드의 기층을 형성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대변할 조직이 활성화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씨는 "일본의 프리터(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유지하는 청년층)족도 처음엔 조직화에 관심이 없었으나 결국엔 뭉쳐서 자민당 정권 교체에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며 "한국도 알바의 조직화를 통해 승리한 결과들이 쌓이다 보면 서서히 세력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내다봤다.
물론 알바연대나 청년유니온이 아르바이트 노동자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로서 대표성을 얻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정부는 새로운 노동단체가 협상력을 가지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청년유니온의 경우, 출범 3년이 지났고 지자체로부터 인정을 받은 상태지만 중앙 정부에 제출한 노조 설립 신고는 번번이 반려되고 있다. '구직자가 노조에 가입할 수 없다"는 이유로 청년유니온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노동자 조직을 눈엣가시로 여기는 기업들의 인식도 여전하다. 실태조사를 위해 아르바이트 사업장을 방문한 알바연대 활동가들이 문전박대를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
최저임금의 숫자를 실제 시간 임금의 상한으로 감수해야 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이 정작 최저임금 결정에 전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구조도 문제로 지적된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에 들어가는 노동자 위원 9명은 민주노총 4명, 한국노총 4명, 국민노총 1명이다.
이영창기자
[Cover Story] 최저임금 너무 짜!
시간당 4860원… OECD국가의 25~50% 수준
해마다 인상폭 싸고 진통 "정부 의지 갖고 노력해야"
한국일보 | 이영창기자 | 입력 2013.03.30 03:33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처우를 둘러싼 논란의 핵심에는 최저임금 문제가 있다. 상당수 알바들의 시급이 최저임금에 맞춰 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바의 생업화 경향이 두드러지면서 최저임금은 저소득층 복지와도 직결될 수밖에 없다.
최저임금은 근로자 위원 9인, 사용자 위원 9인, 공익 위원 9인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원회가 매해 4~6월 결정하는데, 노동자 단체와 사용자 단체의 이견 차가 커서 해마다 진통과 파행을 겪는다.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시간당 4,860원인 현 최저임금이 최저 생활을 보장해주지도 못할뿐더러 외국에 비해서도 턱없이 낮다고 강조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간 비교(2011년 기준)를 보면, 한국의 최저임금은 미화 환산 3.90달러로 호주(15.75달러), 일본(9.16달러), 미국(7.25달러) 등 주요 선진국의 절반~4분의 1 수준이다. 1인당 국민소득(GNIㆍ구매력 기준)이 한국(2011년 3만 370달러)과 비슷한 그리스(2만 5,100달러ㆍ최저임금 5.79달러), 스페인(3만 1,400달러ㆍ5.13달러)과 비교해도 적다. 그나마도 전체 임금노동자의 10% 정도는 최저임금 이하의 시급을 받는다.
낮은 최저임금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의 현재 생활 수준에도 악영향을 미치지만, 노동자 개인의 생애적 차원의 복지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생계형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이 (낮은 최저임금 때문에) 4대보험에 제대로 가입하지 못하면 그만큼 국민연금 가입 기간이 줄어든다"며 "노후에 받아야 할 연금 총액이 줄어 빈곤의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문제로 노사가 매년 싸우기 보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해 노사정이 미리 합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최저임금을 끌어 올리려는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최저임금을 인상하면 영세 사업주의 부담을 늘려 아르바이트 자리가 줄어들고, 결국엔 일자리 총량이 감소할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유경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영세사업장만 놓고 보면 현재 최저임금은 전체 근로자 평균 임금의 50%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최저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감소할 수 있어 최저임금 인상보다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확대하는 쪽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EITC는 저소득 근로자ㆍ사업자 가구에 부양가족수 및 급여수준에 따라 소득을 직접 지원(최대 가구당 200만원)하는 제도다.
이영창기자
수조원 해먹은 그대, 장례식마저 사기 쳤는가
등록 : 2013.03.29 14:18 수정 : 2013.03.29 21:08
[토요판] 표창원의 죄와벌
<7>사기꾼 조희팔과 그 일당
‘안마기 임대사업’ 대박 입소문
3만명한테 3조~4조원 빼앗아
피해자 중 최소 10명이 자살
경찰에 뇌물 5억원 뿌리고
2008년 12월 중국으로 튀어
검경은 묵인하고 비호했다
검거 책임지고 중국까지 갔던
대구경찰청 형사는 오히려
술접대만 받고 돌아와 구속됐고
김광준 검사는 2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 최소 4조원에 이르는 다단계 사기를 벌인 조희팔은 수시기관의 묵인과 비호 아래 중국까지 도주하는 데 성공했다. 그나마 재산을 탕진한 피해자들의 모임과 언론의 문제제기가 없었더라면 총체적 국가비리의 일부조차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다. <한겨레> 자료사진
대통령 선거, 국가정보원 정치개입, 북한의 핵 장난과 전쟁 위협, 일본의 우경화와 독도 도발 등 굵직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세상이 시끄러워질 때마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 이가 있다. 총 3만명에 이르는 피해자들로부터 4조원에 달하는(피해자모임 추정 피해자 10만명, 피해액 8조원) 거액을 편취한 뒤 중국으로 밀항해 떵떵거리고 살고 있는 ‘조희팔’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나마 세상이 조금 안정적일 때 그의 이름은 인터넷 검색어에도 오르고, 네티즌 수사대가 중국 내 거주 위치를 추적하고 방송 탐사 프로그램이 취재하기도 했다. 그럴수록 수사당국도 손 놓고 있을 수 없어 수사대를 현지에 파견하고 중국 공안에 협조를 의뢰하는 등 뒤쫓는 ‘시늉’이라도 해야 했다.
하지만 그의 이름은 허공으로 산산이 부서져 사라져 버린 듯 하다. 적어도 수사기관과 정부 관계 당국자들에겐 그렇다. 어쩌면 이 나라 정계와 관계, 사법계에서 힘깨나 쓰고 자리 차지하고 있는 사람치고 조희팔이 검거돼 그의 입을 통해 열려질 ‘판도라의 상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많지 않은 듯 하다. 그렇지 않고서야 몸이 날렵하지도 않고 현지 언어에 능통하지도 않으며 한국과의 연결·연락없이 장기간 버텨내기 어려운 그가 이토록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은 채 꼭꼭 숨어있을 수 있을까? 전 재산을 조희팔에게 다 털린 피해자들의 모임만 빚내서 끌어모은 돈을 밑빠진 독에 물 붓듯 공신력 없는 사설탐정들에게 퍼붓고 있는 상황인듯 하다.
의심스런 장례 동영상…청부살해 가능성도
2012년 5월, 국내 언론에 조금씩 ‘조희팔 사망설’이 보도되기 시작한다. 조희팔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서 조심스럽게 그가 숨졌음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조희팔의 비자금 및 공범자들에 대한 추적수사를 강도높게 하던 2011년 12월19일, 갑자기 조희팔 가족과 지인들이 대거 중국으로 출국했다는 것이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이 조희팔의 근거지 5곳을 압수수색한 결과 ‘조영복’ 명의의 중국 주민증(호구부), 운전면허증, 여권 등을 확보했고 조희팔의 중국 내 가명인 ‘조영복’이 중국 120(한국의 119) 응급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호송된 뒤 응급진료를 받다가 숨진 기록 및 화장 증명서도 발견했다면서 ‘조희팔의 사망’을 기정사실화했다. 곧이어 조희팔 유족으로부터 ‘장례식 장면’이라는 짤막한 동영상을 제출받아 화장 직전 관속에 누워있는 남자의 모습이 조희팔과 흡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곧 의문이 제기됐다. ‘중국’에선 돈만 주면 신분이나 사람, 주검을 얼마든지 구해 ‘위장 사망’을 시킬 수 있다는 추정이 가장 먼저 나왔다. 조희팔이 ‘조영복’이란 신분을 사용한 것이 근거가 됐다. 조희팔은 수만명 피해자가 자신 때문에 전 재산을 날리고 삶이 붕괴되는 와중에도 철저하게 건강관리를 해 온 인간이었다. 한번도 심장이나 혈관, 기타 장기에 문제가 없었을 정도로 건강했다. 또한 그의 사망 사실 여부에 따라 거액의 은닉 재산과 비자금 등의 향방이 결정되는 터였다. 그런데 그 죽음의 확인부터 화장까지 단 이틀 밖에 걸리지 않았다.
더 큰 의혹은 그가 사망했다는 ‘유일한 증거’인 동영상이다. 가족이 촬영했다고 하는데, 일기장에 슬픔과 추모의 글을 남겼다는 가족이 장례식과 화장 직전에 ‘증거 영상’을 찍어둘 마음의 여유가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것도 장례식 장면 전체가 촬영된 것이 아닌, 그곳이 장례식장이라는 것과 관속 인물이 조희팔이라는 것만 ‘증빙’하려는 의도가 명백해 보이는 그 동영상의 존재 자체가 순수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자작극’의 냄새를 강하게 풍겼다. 경찰이 확보한 ‘그의 유골’은 수천도의 화염속에 산화해 디엔에이(DNA) 감식을 할 수 없었다. 화장한 유골에서 디엔에이가 검출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과학수사계의 정설이다.
만에 하나, 조희팔의 사망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그의 죽음은 유족 주장이나 경찰 발표처럼 ‘급성질환’으로 인한 ‘병사’는 아닐 것이라는 주장 역시 제기되고 있다. 피해자모임과 일부 전문가들은 조희팔이 숨진 게 맞다면, 그가 더이상 도피생활을 계속하기 어려운 상황과 여건이 조성되면서 꼬리를 잡힐 가능성이 높아지자 그로부터 뇌물을 받거나 그와 관계를 맺은 측에서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청부살해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2012년 9월에는 중국에서 조희팔을 목격했다는 제보가 검찰로 들어와 검찰이 중국 공안당국에 ‘조희팔 생사 여부 확인’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그의 갑작스럽고 의심스러운 ‘사망’ 사건이 발생한 시점 역시 의혹을 부추긴다. 2010년 1월31일 서울 수서경찰서에서 조희팔이 회장으로 있던 다단계업체 ‘리브’의 경영고문이었던 A씨(43)를 검거했다. 수서경찰서는 조희팔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곳이기에 조희팔과의 ‘유착’ 의혹에서 자유로운 곳이다. A씨는 2008년 12월9일 조희팔이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할 때, 신고를 받더라도 출동이나 검거를 하지 말라며 경찰 간부들에게 5억여원의 뇌물을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던 자다. 조희팔은 충남 태안군 안면도 미금포항에서 보트를 타고 서해 공해상을 거쳐 중국 밀항선을 타고 도주했다. A씨는 조희팔을 먼저 보내고 다른 보트로 뒤따라 밀항하려다 높은 파도 탓에 밀항에 실패한 뒤 1년3개월간 국내에서 도피생활을 하던 끝에 검거된 것이다. 도피 기간 동안 조희팔과 연락을 지속했을 가능성이 높은 A씨로부터 조희팔의 위치나 도피생활의 특징, 그와 연계돼 협력을 주고받는 이들의 정체 등에 대한 사실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위기감을 느낀 조희팔 혹은 그 관련 세력이 조희팔에 대한 수사기관과 언론, 사회의 관심과 추적을 중단시키기 위해 ‘사망 위장 자작극’ 혹은 ‘청부 살해’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탈탈 털어 먹은 뒤 컴퓨터 시뮬레이션 따라 도주
2004년 대구에서 ‘새로운 대박 사업’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웰빙과 건강 바람이 불고 언론에서 앞다퉈 관련 기사와 프로그램을 내보내던 터였다.‘씨엔’이라는 건강보조기구 업체에서 ‘최신형 안마기 임대사업’에 투자하면 원금보장에 매일 3만5000원, 8개월에 35%의 수익금을 준다고 하자 너도나도 참여한 것이다. 실제로 이 업체에선 1구좌당 440만원씩 투자한 사람들에게 꼬박꼬박 수익금을 지급했다. 그러자 초기 투자자들이 가족과 이웃, 친척, 친구, 동창, 동호회 멤버, 회사 동료들을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현금이 부족한 사람들은 집이나 전세금 등 가능한 모든 것을 담보로 대출까지해서 동원가능한 모든 돈을 쏟아부었다. 안마기 임대라는 단순한 사업 아이템이 한계에 부딪치자 재건축, 부동산 임대, 관광·레저산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하기도 했다.
고향인 대구에서 성공을 거둔 업주 조희팔(당시 51살)은 부산에서는 ‘팰린’, 인천에서는 ‘리브’ 등 지역과 시기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회사명을 바꿔가며 사업을 확장해 전국에 걸쳐 15개 법인과 50곳의 센터를 운영했다. 그런데, 전국의 모텔이나 찜질방 등에 설치해 임대수입을 올린다는 사업구상은 허상에 불과했고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신규 가입자가 낸 돈 중에서 일부를 초기 가입자에게 떼어주는 속칭 ‘다단계(혹은 피라미드)’ 방식으로 헛된 기대만 부풀려온 것이다. 그러다 수익배당금이 지연 입금됐고, 언젠가부터는 아예 입금이 이뤄지지 않기 시작했다.
초기에 매달 꼬박꼬박 수익금이 입금되던 맛에 길들어있던 피해자들은 ‘곧 다시 입금이 재개되겠지’라는 헛된 희망에 기댄 나머지 신고를 미루다가 피해를 키우고 말았다. 대구, 부산에서만 1조원, 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 지역에서 총 1조2천억원 등, 5년 여에 걸쳐 총 3만여명이 약 4조~5조에 이르는 액수를 빼았겼다. 피해자의 대부분은 서민이었고 전 재산은 물론 가족, 친척과 지인들의 돈까지 끌어다 쓴 바람에 개인 파산은 물론 심각한 사회문제로 비화됐다.
피해자 중에서 최소 10명이 자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어설픈 사기 범죄에 이토록 엄청난 피해가 발생한 데에는 유명인사들의 찬조연설과 지지, 경찰과 검찰 등 수사기관 간부와 직원들의 뇌물 수수 및 방조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조희팔과 일당은 다단계식 수익금 지급이 중단되는 시점부터 피해자들이 의문을 품고 문제를 제기할 시점까지 소요기간을 예상하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실시해 2008년 10월말, 모든 회사 전산망을 파괴한 뒤 자산을 현금화해 챙긴 뒤 도주한 것이다. 이후 동해안, 서해안, 경기도 화성 지역 등 다양한 밀항루트를 조사, 계획한 뒤 2008년 12월9일 총 3번에 걸친 시도 끝에 충남 태안 마검포항에서 밀항에 성공한 것이다.
조희팔은 어떻게 5년여에 걸쳐 전국을 무대로 이 엄청나고 황당한 사기사건을 저지를 수 있었을까. 언론과 방송을 연일 장식한 떠들썩한 공개수배에도 불구하고 여러차례에 걸친 ‘밀항’시도를 방해없이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경찰과 검찰, 수사당국의 묵인과 비호가 있었다.
사건 초기 피해자들은 즉각적이고 철저하며 광범위한 수사를 촉구했지만, 검찰과 경찰은 각 지방검찰청이나 경찰서 단위로 일반사건처럼 수사를 진행하도록 해 논란과 분노를 자아냈다. 가장 대표적인 비호세력 중에는 얼마 전 비리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다가 ‘특임검사’라는 이상한 방식으로 검찰이 사건 자체를 빼앗아가 검찰의 ‘제식구 감싸기’ 논란을 일으켰던 김광준 검사와 대구경찰청 권혁우 총경 및 밀항을 묵인한 태안해양경찰서장 등 고위 경찰간부들이 있다. 사건 초기 피해자들의 항의로 조사를 받고 전보 조치된 권혁우 총경 등 일부를 제외하곤 이들의 혐의는 조희팔 사망 논란 이후인 2012년 5월 이후에 제기됐다. 이는 언론과 방송 등 사회여론의 관심이 집중돼야 조희팔을 둘러싼 총체적 국가비리의 ‘일부’라도 드러난다는 교훈을 준다. ‘어떤 결과라도 내놓아야’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의 분노를 잠시나마 잠재울 수 있다는 권력층 내의 판단 떄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2012년 9월에는 조희팔 수사 및 검거 책임을 지고 중국 출장까지 갔던 대구경찰청 소속 아무개 형사(경사)가 오히려 중국에서 조희팔을 만나 골프 접대와 술 접대를 받고 돌아온 사실이 발각돼 구속되었다. 김광준 당시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당시 51살)는 2012년 11월15일, 조희팔로부터 2억4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었다. 피해자모임과 언론 등에서는 경찰과 검찰 뿐 아니라 여야 유력 정치인 중에도 조희팔의 뇌물을 받고 그를 비호한 인사들이 여럿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그렇지 않고선 수조원대의 피해를 남긴 사상 최대의 사기 범죄자가 유유히 법망을 피해 활보하다가 해외로 도피할 수 없다. 또한 중국 정부와 공안에 대한 강하고 지속적인 협조요청 등을 통해 조희팔을 조기에 검거하지 못했을 리도 없다. 피해자모임에서는 “콜럼비아에서는 1조원대 피라미드형 사기사건이 터졌을 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전면적인 조사와 피해구제 등의 조치가 이루어졌다”며 정부와 정치권의 무대응을 질타한다.
대통령·국회 나서 ‘특별수사본부’설치하라
조희팔 다단계 사건 피해자와 가족들의 모임인 ‘바른가정경제 실천을 위한 시민연대’는 지금 “조희팔이 성형을 하고 여러 곳의 근거지에서 호화롭게 살고 있다는 정보원의 제보를 들었다”고 주장하며 조희팔 생존설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초기의 미진한 수사와 대처, 밀항 방치, 뇌물 및 유착으로 인한 중국과의 국제공조 미약, 경찰과 검찰의 지나친 경쟁과 힘겨루기 등의 문제에 비춰볼 때 기존의 일상적 수사방식과 체계로는 ‘조희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고 정의를 구현하기 어렵다.
조희팔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다. 억울함과 절망감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10여명의 자살 피해자와 자신과 가족, 친인척의 삶이 송두리째 파괴된 생존 피해자의 절규가 대한민국의 하늘을 찢고 땅을 울리고 있다. 이들은 오직 조희팔과 일당의 검거, 비호 유착 공직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단죄 및 남아있는 범죄 수익의 몰수를 통한 피해구제, 그리고 정부 차원의 피해자 지원책 마련을 바란다.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조희팔의 생사 여부를 확인하는 것과 조희팔과 함께 도주한 공범들의 소재 확인과 검거, 송환이다. 그들의 입을 통해 뇌물 수수 및 비호 공직자들 전체의 명단과 신원을 밝혀내야 한다. 현재의 ‘일상적인 수사체제’로는 안된다. 기존의 경찰과 검찰을 뛰어넘고 그 벽을 허문, 이탈리아의 ‘깨끗한 손’ 혹은 홍콩의 ‘염정공서’(ICAC, Independent Commission Against Corruption)같은 강하고 청렴하며 결코 타협하지 않는 동시에, 최고의 전문성을 갖춘 수사관과 검사, 판사의 연합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대통령뿐 아니라 국회의 결의와 협조도 필요하다. 대한민국, 과연 그런 역량을 갖추고 있는가?
글 표창원
다시 잠든 장준하... "정부 진상규명만 남아"
오마이뉴스 | 입력 2013.03.30 15:02
[오마이뉴스 이주영,유성호 기자]광복군 소속 독립투사 출신으로 박정희 정권 시절 유신 반대투쟁을 벌이다 숨진 채 발견된 장준하 선생의 유해가 7개월여 만에 다시 땅속에 묻혔다. 지난해 8월 장 선생 묘소 옹벽이 폭우로 무너져 이장하는 과정에서 실시한 감식 과정에서 두개골 함몰 골절이 발견돼 타살 의혹이 재점화됐다. 앞서 1975년 장 선생이 숨진 채 발견됐을 당시 경찰이 '추락사'라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으나 사인 논란은 계속돼왔다.장준하기념사업회는 '장준하 암살의혹 규명 국민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를 꾸려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대책위의 의뢰를 받아 정밀 감식을 벌인 이정빈 서울대 의 법의학 명예교수팀은 지난 26일 "장 선생이 머리 가격에 의해 숨진 뒤 추락했다"는 결과를 발표했고, 대책위는 28일부터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해 그간 치르지 못했던 장 선생의 장례예식을 '겨레장'으로 진행했다.사회인사·시민 300여 명, 장준하 선생 마지막 길 배웅
▲ 서대문 형무소로 향하는 고 장준하 선생 운구행렬30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고 장준하 선생 겨레장 발인제를 마친 운구행렬이 서울광장을 떠나 노제를 지내기 위해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성호
장례 마지막 날인 30일 오전 9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발인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장 선생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부인 김희숙씨 등 유족 20여 명이 참석했다 한명숙·정세균·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 이부영·노회찬 전 의원,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 등과 시민 300여 명도 함께했다.장 선생의 장남 호권씨, 차남 호석씨, 손자 현욱씨는 태극기를 두른 관 앞에서 절을 하며 예를 갖췄다. 추모객들도 정숙한 분위기에서 고개를 숙이며 애도했다.유족과 추모객들은 발인제를 마치고 운구차량을 따라 서울광장에서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까지 추모행진을 했다. 장 선생의 영정을 든 손자 현욱씨 뒤로 대형 태극기와 100여 개의 만장 깃발이 이어졌다.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앞에 운구행렬이 도착하자 곧이어 노제가 열렸다. 서대문형무소는 장 선생이 유신 시절 징역 6개월을 선고 받고 수감 생활을 곳. 유족과 추모객들은 잠시 묵념하며 그를 추모했다. 몇몇 유족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한완상 전 부총리는 추모의 말을 통해 "그동안 우리는 장 선생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기 두려워 가만히 있었다, 지하에서 장 선생이 얼마나 억울함에 사무쳤을까 싶다"며 "이제 감식 결과 진실이 밝혀지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한 전 부총리는 "깨진 두개골의 외침에 정부는 정의롭고 공명차게 진실을 밝혀야 한다"며 "장 선생 사인의 진실규명이야말로 통합과 화해의 새정치"라고 강조했다.파주 장준하공원에 유해 안장... "정부 진상규명만 남았다"
▲ 고 장준하 선생 노제, "질곡의 세월 모두 잊고 편히 잠드소서"3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고 장준하 선생 노제가 열린 가운데, 부인 김희숙씨와 장남 장호권씨, 유가족이 영정사진을 모시고 당시 투옥된 독방을 둘러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유성호
이어 추모의 말을 전한 배은심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장은 "장 선생의 의문사가 타살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아직도 진상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는 의문사가 많이 남아있다"며 "이번 기회에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는 다른 의문사 사건들의 진상도 다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배 회장은 "땅 속에 묻혀있던 장 선생을 비롯해 유가족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가슴 아픈 삶을 지내왔는가"라며 "이제 장 선생이 모든 걸 다 내려놓고 쉴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를 믿고 편히 영면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이날 사회를 맡은 윤인중 목사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이 자리를 끝으로 장 선생은 편히 하늘나라로 가실 것"이라며 "앞으로 정부가 사인을 둘러싼 진상을 밝혀내는 일만 남았다"고 강조했다.노제를 마친 뒤 유족들은 영정을 들고 장 선생이 투옥됐던 형무소 독방을 둘러봤다. 장준하 선생의 유해는 이날 오후 2시 경기 파주시 장준하공원에 안장됐다.
北 "우리 존엄 훼손하면 개성공단 폐쇄"(3보)
연합뉴스 | 입력 2013.03.30 18:50 | 수정 2013.03.30 19:21
(서울=연합뉴스) 윤일건 기자 = 북한은 30일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괴뢰역적들이 개성공업지구가 간신히 유지되는 것에 대해 나발질(헛소리)을 하며 우리의 존엄을 조금이라도 훼손하려 든다면 공업지구를 가차없이 차단·폐쇄해버리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대변인은 "지금 북남 사이에는 아무러한(어떠한) 대화통로도 통신수단도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라며 "이로 하여 남측인원들의 개성공업지구출입도 극히 위태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개성공업지구의 운명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형편"이라며 "그런데 지금 괴뢰패당과 어용언론은 개성공업지구 출입이 간신히 이루어지는 데 대해 '북한이 외화수입 원천이기 때문에 여기에 손을 대지 못한다'느니, '북한의 두 얼굴'이니 하는 헛나발을 불어대며 우리의 존엄까지 모독해 나서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국방 "北도발시 美본토 전력까지 동원해 제압"
연합뉴스 | 입력 2013.03.30 18:08 | 수정 2013.03.30 18:25
(과천=연합뉴스) 심인성 이준서 기자 = 김관진 국방부 장관은 30일 북한의 잇따른 대남(對南) 위협조치와 관련, "북한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면서 "도발시 우리의 모든 전력뿐 아니라 미국 본토의 전력까지 동원해 일거에 제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 워크숍에서 북한의 동향 및 대응태세를 보고하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복수의 참석자가 전했다.
김 장관과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이에 앞서 지난 28일 가진 첫 전화통화에서 "도발로 인해 초래되는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할 것이며,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양국이)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재산공개]'빚쟁이' 박원순, '재테크 귀재' 최교일‥
아시아경제 | 김봉수 | 입력 2013.03.29 09:00 | 수정 2013.03.29 10:35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지난해 정부 고위 공직자 중 최고의 '재테크 귀재'는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공개된 정부 고위공직자 2012년도 재산변동사항 자료에 따르면 최 지검장은 지난해 약 20억원 가량의 재산이 늘어나 총 재산이 120억원 가량에 달했다. 최 지검장이 이렇게 돈을 많이 번 것은 월급 저축외 다수 종목에 투자해 놓은 주식ㆍ펀드 등에서 나온 배당 소득과 보유하고 있는 건물의 평가액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영주 출신으로 고대 법대를 나와 검찰에서 엘리트코스를 밟고 있는 최 지검장은 본인 보다 재테크에 훨씬 능한 부인 덕분에 재산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최 지검장의 부인은 지난해 약 10억원 어치에 달하는 67개 상장주식 종목에 매수ㆍ매매를 반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5개 비상장 주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최 지검장 본인도 아주캐피탈ㆍ삼성생명 등 상장주식과 트레져씨티유동화1-1 8만주 등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다. 최 지검장은 지난해 이들 주식과 펀드 등을 통해 배당받은 돈으로 약 2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어 김기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15억8000여만원의 재산을 불려 2위를 기록했고, 임명규 전남도의회 의원이 14억6000여만원의 재산이 늘어나 3위를 차지했다. 한명관 대검 형사부장이 건물을 상속받아 8억3000여만원의 재산을 늘려 9위(총18억7000여만원), 최근 승진한 박찬우 안전행정부 차관이 토지ㆍ건물을 상속 받아 7억8500여만원을 늘려 10위 등에 각각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반대로 재산이 줄어든 사람들 중 1위는 장태평 한국마사회 회장이 차지했다. 장 회장은 13억9500여만원이 줄어든 3억275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채무 증가와 이혼에 따른 재산 분할로 재산이 많이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진영욱 한국정책금융공사 사장이 토지 매도 및 토지가액 변동을 이유로 8억6900여만원, 전운배 고용노동부 기획조정실장이 주식 매도로 7억7900여만원의 재산이 각각 줄었다고 신고해 2위와 3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밖에 정일영 교통안전공단 이사장(-7억7800여만원ㆍ4위ㆍ총13억6100여만원), 최창식 서울 중구청장(-7억2200여만원ㆍ6위ㆍ23억9000여만원) 등은 어머니ㆍ부모의 재산을 각각 신고하기를 거부하는 바람에 재산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편 전체 공개 대상자 중 재산이 가장 많은 사람은 진태구 충남 태안군수로 230억600여만원을 신고했다. 이어 이재녕 대구시의원 124억8500여만원, 배용태 전남도 행정부지사 119억7900여만원 등의 순이었다. 최교일 서울중앙지검장은 119억7100여만원으로 4위, 김기수 전 청와대 비서관이 86억8400여만원으로 10위를 각각 차지했다.
광역자치단체장의 경우 가장 부자는 강운태 광주시장(39억9200여만원)이 1위, 염홍철 대전시장(24억8800여만원)이 2위, 박준영 전남도지사(22억8100여만원)이 3위를 각각 차지했다. 반면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유한식 세종시장 등은 가장 가난한 광역자치단체장으로 꼽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억940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꼴찌였다. 박 시장은 선거보전금 일부 기부와 펀드 상환 등을 이유로 전년 대비 오히려 2억8400여만원이 감소했다. 이어 송영길 인천시장이 월급을 모아 전년 대비 1900여만원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3억900여만원을 신고해 두번째로 가난했다.
시ㆍ도 교육감 중에는 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이 38억3900여만원의 재산을 신고해 1위를, 고영진 경남도교육감이 21억3700여만원으로 2위를,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이 22억6000여만원으로 3위를 각각 차지했다. 가장 재산이 많이 늘어난 교육감은 나근형 인천시 교육감(2억2200여만원 증가)이었다.
김봉수 기자
국정원 조직적 대선개입 의혹 짙어져
■ 경찰 '댓글녀'외 직원 추정 1 명 수사
국정원 계속 말바꿔… 원세훈 '지시 말씀'도 논란
한국일보 | 강철원기자 김경준기자 | 입력 2013.03.27 03:45
국가정보원 여직원 김모(29)씨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26일 또 다른 국정원 직원으로 추정되는 남성을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국정원이 인터넷상에서 조직적으로 대선 개입 등 정치활동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를 받거나 혐의가 드러난 국정원 직원은 김씨 한 명밖에 없었다. 그러나 경찰이 김씨 외에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정황상 국정원 직원이 맞다'며 댓글 작성자가 더 있음을 확인함에 따라 복수의 국정원 직원들이 대선 개입에 동원됐다는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그간 국정원은 김씨가 댓글을 단 이유와 경위에 대해 수시로 말을 바꿔 '꼬리를 자르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사건이 불거진 후 처음에는 댓글을 작성하지 않았다고 했다가, 지난 1월 말 김씨가 댓글을 작성했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정상적인 대북심리전 활동'이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이후 국회에 출석해서 "게시글 작성은 김씨의 개인 의견 표명"이라고 했다.
국정원은 그러다 지난 18일 민주통합당 진선미 의원이 2009년 2월부터 올해 1월 28일까지 25차례에 걸쳐 국정원 내부게시판에 게시된 '원장님 지시 강조 말씀'을 공개하면서 원 전 원장의 사건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국익을 위한 정상적 업무지시"라고 또 다시 말을 바꿨다.
진 의원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지시 강조 말씀'을 통해 4대강사업과 한미자유무역협정(FTA) 등 이명박 정부의 주요 정책을 홍보하고 종북좌파의 사이버 선전ㆍ선동에 적극 대처할 것을 주문했다. 게시물에는 '종북 세력들은 사이버상에서 국정 폄훼 활동을 하는 만큼 선제 대처해야 함', '외부의 적인 북한보다 오히려 더 다루기 힘든 문제가 국내 종북좌파들(전교조와 민주노총 지칭). 우리 땅에 발붙이고 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국정원 직원들을 대선 등 정치 현안에 조직적으로 개입하도록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검찰도 원 전 원장을 출국금지 조치하면서 국정원의 정치 개입 의혹 등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문건 내용이 국정원의 정치중립 의무를 위반했는지, 정부와 여당에 유리한 여론 형성 목적으로 작성됐는지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국정원법 9조는 국정원장이 직위를 이용해 특정 정당·정치인에 대해 지지ㆍ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런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특정 정당ㆍ정치인에 대해 찬양·비방하는 내용의 의견ㆍ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를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또 국정원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에게 이 같은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도 정치 관여로 보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그러나 "국정원 활동의 특수성 때문에 다른 사건에 비해 법 적용이 까다롭다"며 "유사한 혐의로 사법처리된 전례도 많지 않아 신중한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김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