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둘이 들어섰다. 둘은 목례를 하더니 서동수와 김동일 옆으로 다가와 옆자리에 앉는다. 미리 정하고 온 것 같다. 김동일이 골라놓은 것이다. 김동일이 서동수의 눈치를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각하께선 포커 안 치시지요?”
“예, 안 칩니다.”
여자한테서 시선을 뗀 서동수가 대답하자 김동일이 머리를 끄덕였다.
“포커 치시면 돈 다 잃으시겠어요.”
“왜 그렇습니까?”
“포커페이스가 안 되시니까요.”
그제야 말뜻을 알아차린 서동수가 따라 웃었다.
“그렇군요, 너무 좋으면 감추기가 힘듭니다.”
서동수가 머리를 돌려 여자를 보았다.
“천사처럼 순결하고 곱구나. 네 이름이 무엇이냐?”
“예, 박성녀라고 합니다.”
“이름 같은 얼굴이다.”
서동수가 머리를 조금 젖혀 여자를 보았다. 눈도 조금 가늘게 떠서 작은 글씨를 보려는 듯한 표정이다. 아름답다고 하는 것보다 곱다는 표현이 어울렸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다. 쌍꺼풀이 없는 맑은 눈, 검은 눈동자, 눈꼬리는 살짝 솟았으며 곧은 콧날 밑의 입술은 작지도 크지도 않다. 윤기가 흐르는 피부, 웃음을 머금은 것 같은 눈과 입의 박성녀는 소매 없는 진주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젖가슴의 볼륨이 컸다. 쭉 빠진 몸매, 긴 머리가 어깨를 덮었다. 그때 김동일이 말했다.
“우리 북한에서 날리던 악극단과 무용단, 서커스단이 모두 한랜드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지요.”
“들었습니다.”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박성녀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박성녀가 순순히 서동수의 품에 안긴다. 그렇다. 북한의 유명한 극단은 모두 한랜드의 유라시아 클럽과 전속 계약을 맺고 거액의 계약금을 받은 것이다. 거기에다 북한 당국은 성과급제를 도입하여 극단의 구성원은 그 능력에 따라 엄청난 연봉을 받는다. 그러니 신바람이 안 일어날 수가 없다. 김동일의 시선이 박성녀에게로 옮아갔다.
“저 동무도 인재반 연수생입니다.”
“인재반 연수생이라니요?”
“남한의 TV 탤런트 연수생과 비슷하지요. 우린 국비로 양성해서 돈벌이를 시킵니다.”
“그렇군요.”
“지금은 반반씩 이익금을 나누는데 시간이 지나면 3대7쯤의 비율로 혜택을 더 줄 예정입니다.”
“잘하시는군요.”
“경쟁률이 1000대1이 넘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박성녀를 보았다. 박성녀는 이제 미래가 보장된 것 같다.
“네 특기가 뭐냐?” 서동수가 묻자 박성녀는 바로 대답했다.
“영어, 러시아어, 중국어를 합니다.”
“오, 대단하구나, 네 꿈은 뭐냐?”
“예, 유라시아 클럽에 들어가 고급 손님을 모시는 것입니다.”
서동수가 숨만 들이켰을 때 김동일이 헛기침을 했다.
“노래나 춤, 서커스 등 연예나 체육 부문뿐만 아니라 어학이나 과학기술로 해외 진출을 시키는 것입니다. 인재반에는 외화벌이를 위해 수백 개 직종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습니다.”
“과연…….”
박성녀는 유라시아 클럽 취업을 목표로 양성하는 인재인 것이다. 서동수가 박성녀의 허리를 더 끌어안으면서 물었다.
“넌 3개 외국어 외에 또 무엇을 교육받고 있느냐?”
그때 박성녀가 선녀 같은 얼굴로 웃었다.
첫댓글 즐감요!!!!
즐감요
굿,,즐감,,,
잘 읽고 갑니다^^
즐감요~
즐감하고 갑니다 .
늘 감사합니다.
즐독! 감사합니다.
재밌게 잘읽었습니다
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