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이 주춤거리나? 맑은 하늘 밝은 햇살 따슨 햇볕 간혹 비도 좀 재려주면 정말 땡큐겠다
아침 밥 지어 청국장에 한술 청국장이 짜서 물을 좀 부었건만 그래도 짜다 뭐 어쩔 수 없지 집사람이 다음에 끓일 땐 무만 넣어 끓이자고 청국장 자체가 짜니까 김치를 넣으면 안되겠단다 그도 괜찮겠다
오늘은 병아리 장의 닭들을 밖으로 한달여를 가두어만 두었더니 불쌍해 보인다 저들도 자유를 느끼고 싶을건데... 모이를 먹지도 않고 나가 버린다 역시 자유가 좋은가 보다
건조기를 끄고 문을 열어 두었다 이렇게 해서 하룻쯤 숙성시킨 뒤 다시 한번 말려야겠다 이번엔 환풍구를 열고 말려서인지 색깔은 그런대로 괜찮다
오늘은 일찍 친절한 신경외과 다녀 오기로 어제 허탕 쳤으니 오늘은 가서 주사를 맞고 와야겠다
병원에 가니 아홉시 반 이미 많은 분들이 대기하고 있다 접수하니 31번째 치료 받으려면 최소 시간 반은 기다려야 할 듯 병원 뒤에 있는 옛 철길을 산책코스로 만들었다 거기나 한바탕 걷고 와야겠다 40여분을 걷고 병원으로 향하는데 산책길에서 순태 형님을 만났다 순태형님 집이 이 근처 아파트라 산책 나오신 것같다 너무나 반가웠다 뵌지가 한 이년 넘은 것같다 여전히 건강해 보이신다 별 다른 일 없으시다고 오늘은 내가 치료 받으러 와 같이 하지 못하니 언제 시간 내어 시골에나 오시라고 시간 만들어 보잔다
조사장에게 전화 내일 장성 바둑 대회에 나가자고 그동안 두지 않아 자신이 없단다 이기려고 나가는게 아니라 참여하는데 의미 있지 않겠냐고 자네와 내가 한팀인데 자네가 빠진다니 팀을 이룰 수 없다고 한참을 망설이더니 그럼 그렇게 해보잔다 내일 11시 30분에 바둑휴게소에서 만나자 했다
병원에 들어가니 내 앞에 여섯분이 남았다 30여분 가령 더 기다려 내 차례 허리와 골반쪽이 많이 아프다니 협착으로 신경이 눌리기 때문이란다 오른쪽 어깨와 왼쪽 팔꿈치도 아프니 진찰해 달라고 3월경 닭장 내려가다가 발이 강돌이 개줄에 걸려 넘어진 뒤 어깨와 팔꿈치가 아프기 시작했는데 여름에 좀 나아진 것 같더니 요즘 들어선 통증이 심해진다 여기저기 다 볼 수 없고 일단 어깨부터 보잔다 초음파로 아픈 부위를 살펴보더니 인대가 파열되어 그 속에 물이 차 있단다 이거 그대로 두면 어깨 수술을 해야할 것같다고 파열된게 꽤 오래 되었단다 굉장히 아팠을건데 어떻게 참았냔다 그저 견딜만해서 지금껏 버텨왔는데 요즘 들어 많이 아프다했더니 물이 차 오르니 그럴거란다 주사기로 물을 빼낸다 물이 빠지니 벌어졌던 인대가 오므라 드는 듯이 화면에 보인다 오늘은 덜 아플 거란다 1주나 2주후에 다시 와 치료 받으란다 허리치료보다 어깨치료가 우선이란다 그렇게까지 나빠졌나? 괜히 참고 있다가 병만 키워 버렸다 다음엔 팔꿈치도 진료 받아야겠다 팔꿈치도 인대 파열일 것같다 무엇에 걸려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져 본게 처음이었던 것같다 이도 나이탓일까?
허리에 주사를 맞으니 고관절쪽이 짜릿하면서 아프던게 좀 사라진다 작년엔 두 번 맞고 견디었는데 올핸 세 번째 이게 나을 수는 없을까?
차를 길가에 세워 놓았는데 차를 타려고 보니 주변에 불법 주정차 단속 카메라가 있다 어? 예전엔 저게 없었는데... 무려 세시간을 세워 두었으니 불법 주정차로 신고 되었겠다 에이 알았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해 두었을 건데... 올해 병원다니며 불법 주정차로 두 번이나 신고당했다 앞으로 주차할 땐 불법 주정차 구역인지를 잘 살펴보고 주차해야겠다
집에 오니 어느새 12시가 훌쩍 병원 갔다오니 오전 시간이 다 가버렸다
동생에게 전화 치료를 받았냐고 하니 오전에 치료 받고 집에 가려고 터미널로 가고 있단다 의사샘이 눈이 심하게 건조하다고 눈 안에 염증이 많이 있어 그게 더 건조하게 만든다며 그 염증을 다 긁어 냈단다 2주 후에 다시 한번 오라했다고 좀이라도 좋아졌으면 좋겠다
집사람이 메주콩을 씻어 솥에 담궈 놓잔다 모레 메주콩을 쑤려는데 이틀 정도 물에 담가 두면 좋단다 메주콩 한말이라 솥 두 개에 쑤어야한다기에 솥을 먼저 씻었다 무쇠솥은 안 쓴지가 꽤 오래 되어 기름칠을 해두었어도 바닥에 녹이 나 있다 수세미로 싹싹 닦아 내었다 메주콩도 양은 솥보다 무쇠솥에 쑤면 더 맛있단다 은근하게 삶아지기 때문일까?
두 솥을 닦아 놓으니 집사람이 메주콩을 깨끗하게 씻는다 기계로 잘 고른 콩이니 대충 씻어도 되지 않겠냐고 하니 그게 아니란다 씻은 걸보니 먼지가 많이 나온다 마지막 채로 거르는데 못도 보인다 세상에 깨끗한 줄 알고 대충 씻었더라면 큰 일 날뻔 역시 이런 건 집사람이 잘 안다
메주콩을 솥 절반 정도씩 넣었다 넣은 콩높이보다 물을 2-3센티 정도 되게 부으란다 이러면 콩이 잘 불린다고
탁자에 있는 장갑등을 정리 장갑을 한번 쓰고 던져 놓으니 수십컬레가 짝도 없이 널려 있다 모두 짝을 찾아 접어 두고 짝을 찾지 못하고 넘 낡은 건 버렸다 워낙 정리정돈관 남이라 항상 주변이 지저분하다
집사람이 유트브를 찾아 보더니 콩을 이틀이나 담궈 두면 안된다고 했단다 콩을 씻어 건져 놓으라 했단다 그래도 콩이 불은다고 내동아짐과 아산아짐에게 다시 물어 본다 내동아짐은 하루 전에 불리라 하고 아산아짐은 이틀 불려도 괜찮다고 두 분이 다르다 집사람이 생각해 보더니 넘 오래 불리는 건 맛이 없을 것 같다고 그래 콩의 진국이 빠질 수도 있겠다 콩을 바구니에 건져 놓는게 좋겠다 해서 모두 바구니에 건져 덮어 두었다 내일 저녁 무렵 솥에 넣고 쑤는게 좋겠다고
용해 동생 전화 동생이 눈 아프다는데 어떠냐고 빨리 낫지 않아 걱정이라고 올핸 내 송산일기에 새우나 조개 잡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고 한다 70 넘어서면서 새우 잡거나 조개 캐는 일이 힘들어지기 시작했다고 그도 좀이라도 젊을 적 한때였던 것같다 이제는 힘들면 하기 싫다 운동도 마찬가지 그래서 노인이 되면 근육량이 줄어드는가 보다 용해동생도 폐가 석고화되는 병을 앓고 있어 바깥 활동이 어렵다 나에게 형은 시골생활을 즐겁게 하고 있는 것 같단다 즐거움이 있어야 삶의 질이 높단다 아프다는 것은 삶의 질을 떨어뜨려 그게 힘들다고 맨날 집에만 있으니 아무런 즐거움이 없단다 오래 사는게 좋은 것이 아니라 생이 짧더라도 즐겁게 살다가는 것이 좋겠다고 좀이라도 회복되면 얼굴이라도 보자고 했다
오늘은 바둑 모임 일찍 나가 볼까?
문사장 전화 가물치 좋은게 한 마리 있다며 회 떠 먹으면 어떻겠냐고 구미가 당긴다 회 떠먹고 뼈와 머린 고아 먹어도 좋을 듯 그러나 내일 바둑 대회에 대한 이야길 해야하니 바로 들어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단 모임에 나가서 상황 보고 전화한다고 했다 다른 일 없으면 일찍 들어 와 가물치 회나 먹어야겠다
김사범님과 한수 내가 백 초반 포석에 흑을 잡아 우세한 바둑 그대로 천천히 두어가야하는데 또 하나 잡아 던지게 만들려 성급히 공격했더니 흑에게 회생의 빌미를 제공 그래도 워낙 좋은 바둑이라 웬만하면 이길 것같다 안이한 생각으로 따라 두다가 아차차 선수를 뺏기며 그만 흑에게 외세를 주어 버렸다 그런 걸 보지 못하다니 비틀어 보는데 이미 판세가 틀렸다 흑 대마를 세 개나 잡았어도 모두 놓고 따먹게 되니 집이 크질 않다 김사범님에게 10여집을 져 버렸다 이 좋은 바둑을 진다는 것은 아직 바둑 두는게 어설프다는 거겠지
회원들이 나오질 않아 김사범님께 내일 11시 반에 바둑휴게실에서 만나자 하고 집으로 문사장에게 전화하여 집에 오라 했다 가물치회 떠먹고 머리와 뼈는 고아 먹어야겠다
집에 와 약초를 몇가지 옷나무 가시오가피와 열매 밤 대추 마늘을 넣어 푹 고았다 여기에 가물치 뼈와 머릴 넣어 고아야겠다
문사장이 가물치를 가져와 회를 뜬다 가물치회는 무 넣고 회무침하면 가장 맛있다 그렇지 않고 회로 먹어도 괜찮다 가물치는 디스토마 유충이 있어 손질할 땐 조심하는게 좋다 깨끗이 씻은 뒤 뜨거운 물로 겉을 소독해 주는게 좋다 팔팔 끓는 물에 담그면 유충이 거의 죽는다고한다 바닷가 분들은 민물회를 먹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같은 육지 사람들은 어릴 적 먹은 경험이 있어 좋아한다 강진 처가에 갈 때마다 처남께서 가물치를 많이 잡아 주어 유독 더 가물치회를 좋아한다 처가 다녀오면서 커다란 가물치 한마리를 가져오면 회무침하여 지인들 불러 잔치 회무침하고 뼈와 머리를 고아 놓으면 모두들 환상이란다 이젠 옛이야기 되어버렸지만 어쩜 그때가 넘 좋았다 가버린 세월 되돌릴 수 없다 그래서 지금을 더 충실히 재미있게 살고 싶다
민물회를 좋아하다 보니 건강 검진에 디스토마 걸렸다고 약이 좋아 바로 치료했지만 검진할 때마다 검출 되긴 한다 바닷고기 회도 좋아하지만 민물고기 회도 참 맛있다
집사람은 입에 대지도 않는다 맨날 집에 사람 불러들여 먹고 마시니 보는 것도 힘들겠지 허나 이도 힘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 내가 아무리 좋아도 힘없으면 하기 싫다
둘이 먹기엔 꽤나 많은 양 다듬이돌 방망이보다 크다 보니 회가 많다 문사장보다 내가 더 좋아해 많이 먹었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다 서로 집사람에게 잘하자는 말 나이들어 남는게 옆지기라고 그러나 넘 이무럽다고 우린 함부로 한다 더 아끼고 사랑해주어야 할 사람이 옆지기 아닌가 아직도 난 그러지 못하면서 문사장에게 충고만 했다
가물치 고은 물도 한잔 가시오가피 열매를 넣었더니 고은 물이 빨갛다 푸르륵 한번 고은거라 진한 맛이 없다 문사장은 그래도 괜찮다고 몇 번 더 고으면 진한 맛 우러나겠지
막걸리를 꽤 마셨건만 하루 일과 정리하고 난 뒤 유트브에서 드라마 몰아보기 두편을 시청하고 났더니 12시가 다 되간다 와 내가 이리 늦게까지 드라마를 본 적 없었는데... 오늘은 웬일 주사를 맞고 와 허리와 골반이 좀 편해져 늦은 시각까지 앉아서 드라마 볼 수 있었나? 더 이상은 무리라며 잠자리에 들었다
여기저기서 꼬끼오 울어대는 소리 아침을 부른다 님이여! 날씨 좋아 늦가을 정취 즐기기 좋겠네요 오늘도 행복 가득한 미소로 평안한 하루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