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의 산행에서 난 최소 그 길을 두 번 걷는다.
실재로 길을 걷는 것이 그 첫번째이고 산행기를 쓰는 것이 두번째 걷는 것이다.
처음 가는 길을 걸을 땐 그 길을 탐색하는 과정이 있으니 세 번 걷는 것이 되겠다.
그런데 이번 산행은 한 번으로 끝낼뻔 했다. (오늘 (11일) 겨우 산행기를 쓴다.ㅠ)
지난 6일, 치악산 둘레길(130km)의 5번째 완주를 위해 4구간으로 나누어 두번째 구간인 4~7코스
(태종대~용소막 성당 : 42km)를 걸을 계획이었다. 전 날 일기예보에 종일 30%의 강수확률을 예보했지만
구름사진을 보며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나름 판단한다. (아니 희망한다.)
그러나 전날 밤 이웃에서 초청한 막걸리 파티를 마다할 수 없어 절제하며 3잔으로 끝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새 막걸리가 트러블을 일으킨다.
밤 새 화장실을 세 번 들락거리니 아침 출발이 한 시간이나 늦는다.
태종대에서 말치까지는 4.1km, 말치에서 내려다 보는 이른 아침 풍경이 산뜻하다.
청옥계곡에서 흘러 나오는 계곡물이 유별나게 맑다.
우든 브릿지라는 캠핑장이 새로 들어서고 그 옆의 예전의 황금캠핑장은 문을 닫은듯 폐건물이 되어가고 있다.
우든 브릿지에서 300여 미터를 더 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배향길로 꺾어 들어선다.
배향길은 초치까지 이어지는데 좌우로 번갈아가며 맑은 계곡물이 흐른다.
초치를 300여 미터 앞두고 오른쪽을 보니 예전에 없던 새로운 임도가 나있다.
고도 700미터가 넘는 곳까지 왜 길을 낸 것일까?
4구간 (노구소길 : 태종대~초치 12.9km) 종점인 초치에 오르니
5구간 (서마니강변길 ; 초치~황둔 하나로마트, 10.4km) 종점인 황둔 하나로마트 까지 가는 길이 세 군데로 나뉜다.
서마니 강변변길(10.4km)로 가는 길과 내가 나름 개척했던 황둔 초등학교로 빠지는 오솔길
(벤치가 놓여 있는 길,약 4km 추정), 그리고 이번에 새로이 지정된 등로(오른쪽으로 오르는 길)가 있다.
새등로를 선택한다. 새 등로는 새로난 임도와 연결된듯 하다.
갈지자로 내려가는 임도를 따라 가는데 뒤에서 웬 차소리가 들린다.
옛날 형태의 산악용 지프차에 중년의 부부가 타고 있다.
궁금증과 반가움에 어디서 오시느냐고 물으니 황둔터널에서 오는 길이란다.
이 길이 새로 뚫렸다는 소식에 탐방을 왔단다.
황둔터널이 어딘지는 모르지만 모든 길은 서로 연결되어 있으니 그러는가 보다 하고 만다.
황둔리에서 이른 점심을 먹고 6구간(매봉산 자락길 ; 황둔리~석기동, 14.3km)을 향한다.
탈출로가 없어 만반의 준비가 필요한 길...
피노키오 캠핑장을 관통하여 7km 정도의 오르막이 계속되다 매봉정에서 휴식을 취한다.
이때까지는 내 희망대로 날씨가 괜찮았는데 3km 더 전진하여 물안정에 다다를때 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탈출로가 없어 석기동까지는 4.3km를 더 가야하는데 마음이 급해진다.
우의를 꺼내어 걸쳐 보지만 마음은 이미 찬 비에 젖어 잔뜩 움츠려든다.
역시 오늘은 무리였나보다. 막걸리에 잠 못자고 이제 비까지...
7코스는 포기하고, 석기동에서 탈출을 하기로 하고 걷는 도중에 안흥택시에 전화를 한다.
석기동에서 큰길로 내려서니 신림터널이다.
비에 젖었던 탓일까? 전 주에도 약간의 감기기운에 힘들었는데 이번 주에는 감기를 된통으로 앓으며
포기했던 산행기를 이제야 겨우 써본다.
나이 70, 어떤 이에게는 숫자에 불과할 수 있으나 또 어떤 이에게는 운동능력이나 심리적 변화를 알아차리는
능력이 현저히 더디어져 무모한 결정과 시도를 반복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기도 하는 것 같다.
https://blog.naver.com/hrd2479/223614895155
첫댓글 홧팅입니다.
감사합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블로그 이웃 신청했습니다.ㅎㅎ
그 열정에 찬사를 보내드립니다.
항상 안산즐산하십시오.^^
이웃이 되어 주심에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
한번 뵙고싶습니다
반갑습니다.^^
그리고 영광입니다.
나이에 너무 연연하지맙시다ㅎ
뭐~누구든 살다보면 더해지는숫자...
(다만 나이를 깜박하고 무리하면 탈날수는 있을지언정)
올해 한것 내년에도 할수있고 후년에도 당연히 해야하지 않겠습니까~
(까먹고 ㅎ)
치악산 둘레길 언젠가는 걸어보겠습니다~
동치악의 겨울이 다가오고있습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시간, 숫자... 인간이 편리하고자 만들어낸 표준들이 굴레가 되어 의식을 통제하게 되네요.
체력 회복 되시면 예전처럼 호쾌한 산행 이어가시길요...^^
전원생활에 체력도 좋아지셔서 인생 70부터라고 하듯이 새롭게 더 힘찬생활 기원합니다
힘든 치악길 넘 수고 많으셨구요
감기 조심 하시구요
감사합니다. 항상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