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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전혀 문제가 될 게 없는 한복 논란
지난 2월 4일,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한복을 입고 나온 조선족 동포
[주권연구소] 서울 경복궁, 전주 풍납문 등 전국 곳곳 유명 관광지 인근을 걷다 보면 저마다 아름답고 멋진 한복을 입고 오가는 사람들이 많다. 이런 풍경을 보면서 ‘와 화사하다, 한복 참 곱고 예쁘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을 듯하다.
한복을 입고 멋짐을 뽐내는 한국인, 외국인들을 보며 우리 마음속에서는 ‘한복은 우리의 것’이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부풀어 오른다. 하긴, 우리 겨레의 고유 복장인 한복을 입은 사람들을 직접 마주치고 어찌 자랑스러운 마음이 절로 들지 않을까.
그런데 최근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뜻밖의 ‘한복 논란’이 불거졌다. 올림픽 개막식에서 조선족 동포들이 댕기 머리를 땋고 한복을 입고 나왔는데, 중국이 한복을 중국의 것으로 삼으려 이른바 동북공정·문화공정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올림픽, 그중에서도 개막식은 전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지구 규모의 국제행사다.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한족과 조선족을 비롯한 56개 민족 대표들이 전통 복장을 입고 중국 전역에서 모였다. 그런 중요한 무대에서 동포들이 ‘조선족’이라는 이름으로 한복을 입고 주인공으로 나선 것이다. 우리 겨레가 중국에서 자신들의 정체성을 지키며 당당히 살고 있음을 선포한 장면이었다.
자랑스러운 봉준호와 방탄소년단… ‘베이징올림픽 한복’도 마찬가지
일부에서는 조선족이 중국이 주최한 올림픽에서 한복을 입은 게 잘못됐다고 주장하는데, 그렇다면 우리 동포들이 민족의 고유 복장인 한복이 아닌 ‘중국식 치파오’를 입고 나와야 했을까? 개막식에 참가한 조선족 동포들이 중국식 복장을 입고 나왔다면 그때는 지금과는 또 다른 논란이 터졌을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는 우리 민족의 문화가 세계에서 인정받으면 크게 환호하고 열광했다.
지난 2019년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 미국 아카데미상 4관왕을 거머쥐었을 때,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의 노래가 미국 빌보드에서 잇달아 1위를 할 때 많은 한국 사람들이 칭송하고 환호했다. 이후 세계 곳곳 외국인들 사이에서 우리말을 공부하고 한복을 입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소식에도 많은 한국 사람들이 열광했다.
이처럼 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국제무대에서 우리 문화가 널리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우리는 환호한다. 또한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우리나라, 우리 민족의 문화를 내세우고 즐기는 세계인들을 보며 기분 좋은 벅찬 감정도 느낀다.
수십 곳을 훌쩍 넘는 국가와 지역이 참가하는 올림픽은 앞서 살펴본 사례보다 훨씬 더 많은 세계인의 눈을 사로잡는 국제행사다. 조선족 동포들이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입고 등장한 맵시 있는 한복 역시 올림픽을 즐기는 세계인들에게 널리 각인됐다.
이런 관점에서 베이징올림픽에 등장한 한복을 바라보면 좋을 듯하다.
‘한복은 한민족의 전통문화’ 중국도 공식 인정했다
지난 2월 8일, 주한중국대사관에서는 “중국 조선족과 한반도 남북 양측은 같은 혈통을 가졌으며 복식을 포함한 공통의 전통문화를 가지고 있다”라면서 “이러한 전통문화는 한반도의 것이며 또한 중국 조선족의 것으로, 이른바 ‘문화공정’, ‘문화약탈’이라는 말은 전혀 성립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중국을 대표하는 검색 포털 ‘바이두’에서도 예전부터 일관되게 한복을 “조선족의 고유 복장”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우리 민족의 고유 복장으로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 이렇듯 중국 정부가 한복을 중국의 것으로 삼으려 한다는 주장에는 근거도, 실체도 없다.
한복 논란과 관련해 지난 2월 12일, 이국봉 상해교통대 교수는 유튜브 채널 CEC에서 “어떻게 보면 (중국이) 대단하다는 생각도 든다”라며 “일제강점기 때를 생각해보면 일본은 우리를 창씨개명한다고 하고 우리 말을 못 쓰게 하는 문화 말살을 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소수민족의 언어를 쓰게 해주는 것”이라고 짚기도 했다.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 거주하는 조선족의 인구는 80만여 명으로, 중국 전체 인구 14억 명에 비교하면 무척 적은 숫자다. 그런데도 중국에서 조선족을 사회의 일원으로서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이처럼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는 우리 문화가 ‘대세’다. 요 몇 년 사이 연변 조선족 자치주에서는 외부에서 유입된 한족의 비중이 부쩍 높아졌다. 이미 한족의 인구(60%대)가 조선족(30%대)의 인구를 한참 앞질렀다. 하지만 연변은 지금도 엄연히 조선족의 자치주로서, 조선족이 자치권을 행사한다. 이는 중국이 조선족을 존중한다는 뜻이다.
조선족, 민족 자주와 항일의 자랑찬 역사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조선족들은 구한 말과 일제강점기 시기 경상도, 함경도 등지에서 중국으로 건너갔다. 조선족은 일제강점기 당시 중국 주민들과 연대해 항일 무장투쟁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모든 일에 솔선수범하고 부지런한 조선족들은 오랫동안 방치돼 황무지였던 간도 땅을 개척해 논과 밭을 일궜다. 조선족들은 중국인들과 어울리며 농사 비법도 전수했다. 중국에서도 이런 조선족을 향한 감사함을 절절하게 느꼈다.
일제 패망 이후 1953년, 조선족은 중국 내 소수민족 최초로 자치권을 인정받았고 만주와 간도의 일부인 연변에 뿌리를 내렸다. 만약 중국 당국이 조선족을 중국인으로 동화시켜야 할 눈엣가시로 여겼더라면, 조선족의 자치권을 아예 빼앗고 한복도 입지 못하게 했을 것이다.
연변은 먼 과거 고구려, 발해의 강토였고 우리 민족의 활동 무대였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있다. 중국 방향에서 갈 수 있는 민족의 성산 백두산도 바로 이 연변에 있다. 문익환 목사와 윤동주 시인의 고향으로 알려진 명동촌도 마찬가지다. 문익환 목사와 윤동주 시인의 일가친척 일부는 오늘날까지 조선족의 일원으로서 연변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중 수교가 이뤄지고 양국관계가 본격 발전한 1990년대부터는, 양국을 잇는 조선족들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한반도와 중국을 잇는 조선족이 없었다면 양국의 경제·문화 교류가 결코 지금처럼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매해 9월 3일, 연변에서는 조선족 자치주 성립을 기념해 성대한 행사가 열린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구촌을 덮치기 이전까지는 중국 중앙당국, 몽골 등 곳곳에서 조선족 자치주 성립을 축하하는 행렬이 줄을 잇기도 했다. 이 또한 중국 안팎에서 조선족의 권리가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반면 일본에 사는 재일동포들은 일제가 패망하고 70년 넘는 세월 동안 일제강점기 버금가는 차별과 모진 탄압을 받고 있다. 조선학교 학생들이 ‘치마 저고리’를 입고 전철을 타면 일본인들이 면도칼로 찢는 등 무차별 테러도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서 일상용 사복을 따로 준비해서 집으로 돌아가기 전에 옷을 갈아입는 학생들도 있다. 이렇듯 일본에서는 우리 동포들이 한복조차 입지 못하는 차별이 만연하다.
오늘날 중국 동포들, 그러니까 조선족들은 올림픽 무대에 나와 한민족으로서 당당히 한복을 입는다. 이야말로 중국의 조선족 동포들과 재일동포들이 처한 처지의 결정적 차이점이다.
이 밖에도 다른 나라에서 핍박받는 소수민족과 조선족의 상황을 비교해보자. 예를 들면 미국의 소수민족인 선주민(인디언)은 미국 내 경제, 문화 등 모든 측면에서 가장 뒤떨어진 인디언 보호구역 귀퉁이에 내몰려 고립됐다. 하지만 조선족은 고유한 복장도, 거주지도 보장받으며 중국과 한반도를 넘나들고 있다.
극우세력이 악랄하게 부추기는 혐중 정서
조선족 사회에서는 한국에서 한복 논란이 왜 벌어졌는지 의아하다는 여론이 높다.
지난 2월 7일, 노컷뉴스 보도에 따르면 조선족 사회에서는 한복 논란을 바라보며 “그럼 한복을 입지 말고 뭘 입어야 한다는 것일까요?”,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조선족” 같은 반응이 나오고 있다. 당사자인 조선족 동포들이 아무런 문제가 될 게 없다고 말하는 점을 주목해봄 직하다.
반면 최근 한국에서 벌어지는 혐중, 반중 여론은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 한복 논란은 대선과 올림픽이라는 중요 행사와 맞물려 조장된 측면이 강하다. 특히 한복 논란에 불을 지피고 확산시킨 것은 국힘당으로 대표되는 극우 적폐세력이다.
지난 2월 9일, 윤석열 국힘당 대선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번 개막식에 한복뿐 아니라 강강술래, 윷놀이 등이 마치 중국 문화인 듯이 고스란히 방영된 것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크다. 이번 문제의 핵심은 대한민국 역사를 중국에 예속, 편입시키려는 동북공정의 일환”이라며 혐중, 반중 몰이에 가세했다.
지난 2월 10일, 이준석 국힘당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국 문화를 자국 문화인 양 왜곡하고 스포츠의 공정성을 무너뜨리는 중국에는 한마디로 못하면서 야당에게만 극대노하는 선택적 분노는 머리로도, 가슴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라고 했다. 혐중, 반중 정서를 선거에 악용하려는 저열한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렇듯 국힘당은 대선 국면에서 혐중, 반중 정서를 극대화해 표를 끌어모으려는 저열한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혐중, 반중 정서 부추기기와 관련해 중국에서 한복을 ‘중국의 한푸’로 왜곡하려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한푸’는 그저 한복을 중국식 한자 발음으로 읽은 것뿐이다. 표음문자인 한자 표기 체계상 중국에서는 한복을 한푸로 표기하고 발음할 수밖에 없다. 이를 두고 중국에서 한복을 중국의 한푸로 왜곡한다는 건 그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이다. 잘못된 사실관계를 끌어들여 우리 민족과 중국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악랄한 수법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러한 혐중, 반중 정서에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나 정부·여당에서 중국에 ‘유감’을 표명하는 모습도 문제다. 불필요한 한중 갈등이 인위적으로 조장되고 한복 논란이 커질수록 조선족 동포들에게 피해가 될 뿐이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여당에서는 극우 인사들이 혐중, 반중 여론을 부추기는 행태를 작심하고 비판, 우리 국민에게 한복 논란의 진실을 전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시금 생각해보면, 올림픽 개막식에서 우리 조선족이 입고 나온 한복의 가치가 새삼 더 크게 와 닿게 된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선보인 한복은 분명 환하고 눈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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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이 공개한 첨단핵능력, 최고로 강한 대미압박<연재> 한호석의 진보담론 (133)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헥커 소장의 충격적인 보고서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 식프릿 헥커(Siegfried S. Hecker) 국제안보협력센터(CISC) 소장이 2010년 11월 20일에 보고서를 발표하였다. ‘북코리아의 영변 핵시설단지 왕복여행(A Return Trip to North Korea’s Yongbyon Nuclear Complex)’라는 제목의 보고서다. 지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경악과 충격을 안겨주고, 전세계 주요언론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는 헥커 소장의 일곱 번째 방북결과가 그 보고서에 담겨있다. 줄거리는 이렇다.
첫째, 2012년 11월 12일 헥커 소장과 그 일행은 녕변 핵시설단지 안에 있는, 실험용 경수로 시설물 공사현장을 방문하였다. 경수로 시설물 건축공사는 2010년 7월 31일에 착공되었고, 경수로는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북측은 그 경수로를 “순전히 고유한 자원과 기술로” 건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 헥커 소장과 그 일행은 녕변 핵시설단지 핵연료가공공장에 있는 우라늄농축시설을 방문하였다. 그 시설은 길이가 100m 정도가 되고 높이도 꽤 높은 건물이다. 그 시설 안에는 장차 경수로에 연료로 사용될 저농축우라늄(low enriched uranium)을 생산하는 원심분리기(centrifuge) 2,000기가 설치되어 있었다. 2009년 4월에 착공하여 아주 최근에 완공된 그 시설은 “미국의 현대적 시설과 맞먹는” “초현대식(ultra-modern)” 시설이었다. 그 시설에서는 저농축우라늄을 연간 8,000kg 생산한다. 북측은 “순전히 고유한 자원과 기술로” 그 초현대식 우라늄농축시설을 건설하여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에서 헥커 소장은 북측이 자기에게 보여준 초현대식 설비를 목격할 때 너무 놀라 “어리벙벙(stunning)”하였다고 자기 소감을 표현하였다.
세계 각국에서 가동되는 대형 경수로 발전소들이 많고, 새로 건설 중인 경수로 발전소들도 많은데, 북측이 착공한 조그만 경수로를 주목하는 까닭은, 헥커 소장이 전해준 것처럼, 북측이 2012년 완공을 목표로 경수로를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측이 이미 세상에 공표한 대로, 북측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탄생 70주년을 맞이하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정했으며, 모든 국책사업을 2012년까지 완료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따라서 북측이 2012년까지 경수로를 건설하는 목표를 세운 것은 당연하지만, 경수로 건설기간을 2년으로 잡아놓은 것은 놀랍다. 경수로 건설경험이 풍부한 원전기술강국들도 경수로를 2년 동안 건설하지 못하는데, 경수로를 건설해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 북측이 2년 동안 경수로를 건설하겠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보고서에서 헥커 소장은 북측이 2년 동안 경수로를 건설하겠다고 자기에게 말한 것은 “터무니없이 낙관적(unreasonably optimistic)”이라고 회의적으로 평가하였다. 그러나 그가 만난 북측 핵과학자는 2009년 4월에 북측이 경수로 건설 계획과 우라늄농축 계획을 발표하였을 때, “헥커 박사 당신을 포함하여 누구도 우리가 한 말을 믿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경수로를 2012년까지 건설하겠다는 말이 결코 빈말이 아니라고 강조하였다.
헥커 소장은 북측이 자력으로, 초고속으로 완공한 초현대식 우라늄농축시설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이 있다. 북측이 초현대식 우라늄농축시설과 경수로 시설물 건축공사현장을 공개함으로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붙들고 있었던 ‘전략적 인내’를 한 방에 날려 보낸 것이 더 놀라운 것이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미 양자회담을 회피하기 위한 구실로 앞에 내세운 6자회담을 산산조각 나게 만든 것이 더 놀라운 것이다.
장기 국책사업을 어떻게 2년에 끝낸다는 말일까?
소형 경수로를 자체 기술로 건설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손꼽을 정도인데, 그 가운데서 북측이 건설 중인 경수로와 거의 동일한 경수로를 자체 기술로 건설하는 나라는 아르헨티나다. 아르헨티나의 경수로 건설경험을 살펴보면, 2012년까지 경수로를 건설한다는 북측의 계획이 얼마나 놀라운 것인지 알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국립원자력에너지위원회(CNEA)와 첨단기술기업 INVAP가 자체 기술로 건설하고 있는 소형 경수로는 카렘(CAREM)-25다. 카렘이란 중앙 아르헨티나 규격 요소(Central Argentina de Elementos Modulares)의 머릿글자를 합성한 것이다. 카렘-25의 출력용량은 100메가와트(MWt)와 27메가와트(MWe)다. 100메가와트란 열출력(thermal output)이 100메가와트(megawatt thermal, 약칭 MWt 또는 MWth)라는 뜻이고, 27메가와트란 전기출력(electric output)이 27메가와트(megawatt electric, 약칭 MWe)라는 뜻이다.
헤커 소장은 위에 나온 자기 보고서에서 북측 관계자로부터 그 경수로가 열출력 100메가와트(MWt) 수준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하면서, 자신이 평가하는 전기출력은 25-30메가와트(MWe)라고 밝힌 바 있다. 통상적으로, 열출력 100메가와트급 경수로는 25-30메가와트의 전기를 출력하게 된다. 이런 정황을 보면, 북측이 건설 중인 경수로와 아르헨티나가 건설 중인 경수로는 신통하게도 규모가 똑같다.
그렇다면, 아르헨티나가 카렘-25를 건설하는 공사기간은 얼마나 될까? 일반적으로 원자로를 건설하는 공정은 개발(development)→설계(design)→시공(construction)으로 이어지는 3단계를 거치는데, 아르헨티나가 카렘-25를 개발하기 시작한 때는 1984년이었고, 설계작업을 마치고 각종 관련설비들을 시험한 뒤 착공한 때는 2006년이었고, 현재는 2014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경수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여 완공하기까지 무려 30년이 걸렸다. 경수로만 개발, 설계, 시공한 것이 아니라, 경수로에 들어갈 핵연료인 우라늄을 생산하는 농축시설까지 자체로 개발, 설계, 제조했기 때문에 30년이나 걸린 것이다.
그렇지만 경수로와 우라늄농축시설만 만든다고 해서 모든 건설능력을 갖춘 것은 아니다. 경수로 발전설비를 가동시킬 자동운전설비도 만들어내야 하며, 터빈설비도 만들어내야 한다. 경수로 발전소에서 돌아가는 터빈이 간단한 가공품목으로 보이지만, 지금 발전소 터빈을 자체 기술로 만드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기계제작공업이 최고 수준에 올랐다는 기술강국 몇 나라뿐이다. 터빈을 깎는 초정밀 가공기술은 아무나 개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처럼 기술적 난제들이 겹겹이 가로놓인 경수로 건설공사를 북측이 2년에 끝내겠다고 하였으니 실로 놀라운 일이다.
아르헨티나가 카렘-25를 건설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은, 독일과 캐나다로부터 중수로(heavy water reactor)의 설계, 시공, 운전 기술을 전수받은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원자로 두 기를 가동하고 있는데, 독일 기업 씨멘스(Siemens)가 1974년에 건설한 350메가와트(MWe)급 중수로와 캐나다 기업 캐나다원자력(Atomic Energy of Canada)이 1984년에 건설한 600메가와트(MWe)급 중수로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는 씨멘스가 2011년 완공을 목표로 750메가와트(MWe)급 중수로 한 기를 건설 중이고, 캐나다원자력도 740메가와트(MWe)급 중수로 한 기를 건설 중이다.
만일 아르헨티나가 독일과 캐나다로부터 중수로 건설경험을 전수받지 못하였다면, 경수로를 자체로 건설하는 국책사업을 추진하지 못하였을 것이다. 그런데 원전기술강국으로부터 경수로 관련기술을 전수받기는커녕, 다른 나라의 경수로 실물을 구경하지도 못한 북측이 2년 동안 경수로를 만들겠다고 하였으니 어찌 놀랍다고 아니할 수 있을까!
경수로는 녕변 핵시설단지 안에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북측은 아르헨티나가 갖지 못한, 결정적으로 우월한 두 가지 요인을 갖고 있다.
첫째 요인은, 흑연감속로(graphite-moderated Magnox reactor)를 자체 기술로 건설한 경험이다. 북측은 1980년 7월 녕변 핵시설단지 안에 5메가와트(MWe)급 실험용 흑연감속로를 건설하는 사업에 착공하여 1985년 8월에 시운전을 하였고, 이듬해에 가동하였다. 실험용 흑연감속로 건설에 착공하여 완공하기까지 6년이 걸렸다. 경수로 건설과 달리, 흑연감속로 건설은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우라늄농축시설을 따로 건설하지 않아도 되므로 건설기간이 그처럼 단축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경수로는 흑연감속로와는 전혀 다른 기술로 건설하는 것이다. 녕변 핵시설단지에 있는 흑연감속로는 오래 전에 낡은 기술로 건설한 것이고, 지금 건설 중인 소형 경수로는 원전기술강국들이 앞 다투어 개발 중인 새로운 기술로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수로 건설을 아무리 초고속으로 추진하여 공사기간을 단축한다 해도, 경수로 설계기술을 개발하는 기간만 대략 5년이 걸린다. 공사기간 산정에서 개발기간을 제외한다고 해도, 설계기간 5년에 제작기간, 시험기간, 시공기간을 더하면, 실제 공사기간은 10년으로 훌쩍 늘어난다.
둘째 요인은, 이제까지 북측이 진행해온 대형 국책사업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처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명령을 내리면 인민군 건설자들과 노동자, 기술자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역량을 총집중하여 무서운 속도로 공사를 진척시켜 무조건 완공 목표일에 공사를 끝내는 ‘결사관철의 사업작풍’이다.
그렇지만 북측의 경수로 건설에서 결사관철의 정신이 작용한다고 해도, 다른 나라에서 10년이 걸리는 방대한 공사를 2년에 끝내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처럼 상상하기 힘든 신비스러운 현상에는 반드시 그럴 만한 특별한 사연이 있는 법이다. 북측이 세상에 전혀 알려주지 않은 특별하고 신비스러운 사연은 무엇일까?
그 사연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한 가지 정보는, 북측이 녕변 핵시설단지에서 진행 중인 경수로 시설물 건축공사를 마치고, 준공된 그 건물 안에서 소형 경수로를 제작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원래 소형 경수로는 시설물 건축공사가 끝난 건물에서 제작하는 것이 아니라, 건축공사에 착공하기 전에 다른 곳에 있는 공장에서 제작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제작된 소형 경수로는 대형 화물차에 실려 건축공사를 마친 시설물로 운반되고, 다른 관련설비들과 연결, 조립하여 완공된다.
이러한 공정을 살펴보면, 북측의 소형 경수로는 미국군 첩보위성의 감시를 받고 있는 녕변 핵시설단지가 아니라, 미국군 첩보위성이 전혀 파악하지 못한 어느 공장에서 제작되는 것이다. <로동신문> 2010년 11월 13일부에 실린 정론 ‘조선을 알려면 똑똑히 보라’에 나온, “위력한 첨단무기들을 꽝꽝 만들어내는 백두산 병기창”은, 백두산에 실제로 있는 병기창이 아니라 미국군 첩보위성의 감시망을 따돌린 비밀병기공장을 뜻하는데, 북측의 소형 경수로도 당연히 그런 곳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다.
위의 정보를 종합할 때 드러나는 사실은, 북측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어느 공장에서 이미 소형 경수로를 만들어 놓았고, 지금은 그 경수로를 설치할 시설물 건축공사와 관련설비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북측이 이번에 헥커 소장과 그 일행에게 공개한 초현대식 우라늄농축시설이 동일한 경우를 말해 준다. 이를테면, 2009년 4월 14일 북측 외무성이 “경수로 발전을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발표한 뒤에 우라늄농축시설 건설에 착공하여 18개월만에 완공한 것이 아니라, 오래 전에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곳에 이미 만들어 놓았던 우라늄농축설비를 녕변 핵시설단지 안에 지은 새로운 시설물로 옮겨 조립, 완공한 것이다.
그러므로 2012년에 경수로 시설물 건축공사가 끝나고, 터빈과 운전설비 등이 제작되면 곧바로 소형 경수로가 현장으로 운반될 것이다. 이렇게 해석하지 않으면, 2년 만에 경수로를 건설하겠다는 말은 전혀 이해되지 않는다.
중요한 사실을 말해 주는 아르헨티나의 소형 경수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정의한 바에 따르면, 소형 경수로는 전기출력 용량이 300메가와트(MWe) 이하의 경수로를 뜻한다. 이것을 소형 규격 원자로(small modular reactor)라 한다.
소형 경수로를 건설하여 수출하려는 원전기술강국들의 개발경쟁이 치열하다. 이를테면, 미국 기업 웨스팅하우스(Westinghouse)가 주도하고 국제 관련기업들이 참가하여 2015년에 완공할 목표로 건설 중인 제3세대 소형 경수로는 전기출력 용량이 100메가와트(MWe)다. 프랑스 기업 아레바(Areva)가 개발한 소형 경수로는 전기출력 용량이 100-300메가와트(MWe)다. 일본 원자력에너지 연구원(Japan Atomic Energy Research Institute)이 개발 중인 소형 경수로는 열출력 용량이 50-300메가와트(MWt)이며, 전기출력 용량이 30-100메가와트(MWe)다. 러시아는 초소형 경수로를 개발하는 중인데, 열출력 용량이 18-45메가와트(MWt)이며, 전기출력 용량이 4-18메가와트(MWe)다. 이 초소형 경수로의 핵연료 장입주기는 8-10년이며, 수명은 약 50년이다.
그런데 만일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라면, 300메가와트급 이하의 소형 경수로가 아니라 500메가와트급 이상의 대형 경수로를 건설해야 한다. 그렇다면 소형 경수로는 무엇에 쓰는 것일까? 소형 경수로는 바닷물을 가지고 민물을 만드는 담수화 공장(water desalinization plant)에 설치하거나 대형 쇄빙선(icebreaker)에 추진동력원으로 탑재하는 것이다. 소형 경수로를 설치한 담수화 공장은 물이 부족한 중동지역에서 건설 중이고, 소형 경수로를 탑재한 쇄빙선은 북극해 항로를 중시하는 러시아에서 만든다. 북측은 물이 부족한 나라가 아니므로 담수화 공장을 만들 필요도 없고, 북극해를 오갈 것도 아니므로 핵추진 쇄빙선을 만들 필요도 없다.
북측 관계자는 헥커 소장에게 실험용으로 소형 경수로를 만든다고 말했지만, 위에서 논한 것처럼, 이미 실험단계를 뛰어넘은 북측이 이제 와서 실험용 경수로를 다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렇다면 북측은 왜 새삼스럽게 실험용 경수로를 만들려는 것일까? 프릿처드 소장이 언론에 전해준 말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그가 북측에서 만난 경수로 건설 책임자는 “건설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비교적 소규모의 경수로를 우리 힘으로 지으려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건설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경수로를 짓는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 그 말은, 다른 원전기술강국들이 보유한 경수로 건설능력을 북측도 보유하였음을 실물로 입증하기 위해 소형 경수로를 건설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외부에 공개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경수로 건설능력을 가진 북측이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경수로 건설능력을 외부에 공개하려는 의도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북측은 군사용 소형 경수로를 건설하는 능력을 외부에,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미국에게 입증하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것처럼, 군사용 소형 경수로는 핵추진 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에 탑재된다. 핵추진 항공모함이나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국제협약의 규제를 받지 않으므로, 건조능력만 있으면 어느 나라나 건조할 수 있다.
인민군이 핵추진 항공모함, 함재기, 순양함, 구축함으로 편성되는 항모강습단을 보유할 필요는 전혀 없으므로, 북측의 군사용 소형 경수로가 쓰일 곳은 핵추진 잠수함밖에 없다. 다시 말해서, 북측이 소형 경수로 건설능력을 입증한다는 말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능력을 입증한다는 뜻이다.
소형 경수로 건설능력과 핵추진 잠수함 건조능력을 등치시키는 것은 확대해석이 아니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아르헨티나의 상황을 보면 확대해석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발행부수 16만 부를 자랑하는 아르헨티나의 주요 일간지 <라 나씨온(La Nacion)>이 2010년 6월 4일에 보도한 기사 한 편이 군사전문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 보도기사에 따르면, 닐다 가레(Nilda Garre) 아르헨티나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핵추진 잠수함 개발계획을 밝힌 것이다. 요점은 아래와 같다.
첫째, 아르헨티나가 건설 중인 소형 경수로 카렘-25는 2013년부터 가동되는데, 아르헨티나 해군은 카렘-25가 가동된 때로부터 2년이 지난 2015년까지 소형 경수로를 통상동력 잠수함에 탑재하여 핵추진 잠수함으로 개조할 것이다.
둘째, 카렘-25는 아르헨티나 해군이 보유한 통상동력 잠수함 TR-1700에 탑재될 것인데, 그 잠수함을 핵추진 잠수함으로 개조하는 작업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것은 아르헨티나가 앞으로 5년 뒤에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게 된다는 뜻이다. 핵보유국이 아닌 아르헨티나가 2015년에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면, 비핵국가로서는 처음으로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아르헨티나의 상황이 말해 주는 것은, 소형 경수로를 건설한 나라가 통상전력 잠수함을 개조하여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측은 소형 경수로를 무엇에 쓰려는 것일까?
전세계에서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군사강국은 핵보유국들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다. 특히 인도는 러시아와 프랑스로부터 핵추진 잠수함 설계기술을 전수받아 핵추진 잠수함 아리한트(Arihant)호를 건조하는데 성공하여 2009년 7월 26일 진수하였다. 1982년부터 핵추진 잠수함 개발사업을 추진해온 인도는 27년 만에 소원을 성취한 셈이다. 인도는 2025년까지 핵추진 잠수함 다섯 척을 건조하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 중이다. 5,500t급 핵추진 잠수함 아리한트호에는 전기출력 80메가와트(MWe)급 소형 경수로가 탑재되었다. 이 핵추진 잠수함 한 척을 건조하기까지 들어간 총경비는 29억 달러(3조7,000억 원)다. 이처럼 인도가 아시아에서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자, 전세계 핵추진 잠수함 보유국은 여섯 나라로 늘어났다.
남측은 중국, 인도에 이어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려고 애쓰고 있다. <월간조선> 2009년 7월호 보도에 따르면, “핵추진 잠수함용 원자로를 건설하라”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1994년 국방부는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기 위한 480억 원에 이르는 비밀예산을 편성하였고, 3,000t급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여 2008년까지 아홉 척을 작전배치하려는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남측 국방부는 이 계획을 일정대로 진척하지는 못하였으나,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한국일보> 2006년 1월 4일 보도에 따르면, 2006년 1월 1일 출범한 남측의 방위사업청이 국방부로부터 넘겨받은 잠수함 전력증강사업에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척당 1조 원 이상 들어가는 차기잠수함(SSX) 세 척을 개발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는데, 척당 1조 원 이상 개발경비가 들어가는 차기잠수함은 핵추진 잠수함 이외에 없다.
그렇다면 북측은 핵추진 잠수함 건조기술을 가졌을까? 인민군 해군이 운용하는 잠수함들 가운데 외부에 알려진 가장 큰 잠수함은 1,830t급이다. 미국군은 이 잠수함을 로미오급(Romeo class) 잠수함이라고 부른다. 북측은 1,830t급 잠수함 26척을 운용하고 있다. 이 잠수함은 길이 76m, 수상속도 시속 24km, 수중속도 시속 28km, 최장 순항거리 14,400km이며, 533mm 어뢰발사관 8기, 어뢰 14발, 기뢰 28발을 장착하였다.
중요한 것은, 북측이 1,830t급 잠수함을 자체 기술로 건조하였다는 사실이다. 북측은 독자적인 잠수함 건조기술을 보유한 잠수함 강국이다. 독자적인 잠수함 건조기술을 아직 보유하지 못한 아르헨티나가 2015년까지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려는 것이나, 북측보다 늦게 잠수함 건조기술을 확보한 인도가 2009년에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한 것을 보면, 잠수함 강국인 북측이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할 충분한 능력을 이미 보유하였음을 알 수 있다.
2010년 10월 10일 평양에서 진행된 인민군 열병행진에 등장한 6축12륜 발사차량에 탑재된 중거리 미사일은 차량에 탑재한 발사관만이 아니라 잠수함에 탑재한 발사관에도 장착되는 위력적인 미사일이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그 중거리 미사일은 북측이 옛 소련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 R-27을 개량하여 사거리를 연장한 ‘무수단 1호(Musudan-1)’다. 첨단장치와 부품들이 집약된 잠수함 발사 미사일과 그 발사관은 군사과학기술을 고도로 발전시킨 나라에서만 만들 수 있다.
인민군은 ‘무수단 1호’를 차량 발사용과 잠수함 발사용으로 개발하여 작전배치하였다. ‘무수단 1호’를 대량생산하는 북측은 2005년에 차량 발사용 ‘무수단 1호’ 18기를 이란에 수출하였다. 차량 발사용 ‘무수단 1호’는 200킬로톤(kt)급 핵탄두 3기를 장착하고 3,800km를 날아가는데, 잠수함 발사용 ‘무수단 1호’의 사거리는 그 보다 짧아 1,000km로 추정된다.
중요한 것은, ‘무수단 1호’를 탑재하는 강력한 수중전략무기가 핵추진 잠수함이라는 점이다. 해수면에서 100m 정도 아래 바닷 속에서 무거운 중거리 미사일을 수중발사하는 잠수함은 수중배수량이 적어도 5,500t급 정도가 되어야 한다.
영국의 권위 있는 군사전문지 <제인스 디펜스 위클리(Jane’s Defense Weekly)> 2004년 8월 3일 보도에 따르면, 북측은 벌써 1990년대에 잠수함용 미사일 발사관을 만드는 기술을 확보하였다. 당시 <로이터(Reuters)>와 <아에프페(AFP)> 같은 통신사들도 위의 보도기사를 인용하여 보도한 바 있다.
1980년대에 1,830t급 잠수함을 20척 이상 건조한 기술과 경험을 쌓은 북측이 1990년대에 잠수함용 미사일 발사관을 개발한 것은, 5,500t급 핵추진 잠수함 건조기술을 개발하였음을 뜻한다. 미국과 군사적으로 정면 대결하는 까닭에 강력한 전략무기를 절실히 요구하는 북측이 핵추진 잠수함 건조능력을 확보하였으면서도 10년이 넘도록 핵추진 잠수함을 건조하지 않았다면 그것이 도리어 이상한 일이다. 인도군이 핵탄두를 탑재하고 해저 100m에서 발사되어 700km를 날아가는 잠수함 발사 미사일 사가리카(Sagarika, K-15)를 14년 동안 개발한 끝에, 2008년 2월 26일 첫 시험발사에 성공하였고, 2009년 7월 26일에 진수한 5,500t급 핵추진 잠수함 아리한트호에 그 미사일을 탑재하였으니, 사거리 1,000km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개발한 인민군도 그 미사일을 탑재할 5,500t급 핵추진 잠수함을 이미 건조하였다고 보아야 이치에 맞다.
북측 국방위원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2년의 시간을 주었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남중국해에 있는 섬 하이난다오(海南島)에 핵추진 잠수함이 드나드는 지하 잠수함 기지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도 동해 어느 해안에 축성된 해안동굴식 잠수함 기지를 잠항상태로 드나들면서 미국군 첩보위성의 감시망을 완벽하게 따돌리기 때문에 세상이 그 존재를 모르는 것이다. 북측이 인민군이 보유한 비밀병기에 대해 썼던 특정한 표현을 빌리면,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은 “세계가 전혀 알지 못하고, 우리가 아직도 밝히지 않은, 우리 인민도 본 적이 없는 실로 뛰어난” 전략무기인 것이다.
핵추진 잠수함의 군사전략적 가치는 흔히 항공모함에 비견된다. 그러나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은 미국군의 미사일방어체계(MD)를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항공모함보다 더 큰 군사전략적 가치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두말할 나위 없이, 인민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것은 아시아와 태평양의 군사정세를 뒤바꾸는 엄청난 사변이며, 특히 북측과 군사적으로 대치한 미국은 본토의 군사전략거점이 불의의 시각에 정밀타격을 받을 수 있는 치명적 위험을 느끼게 된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프릿처드 소장이 이번에 북측에서 만난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과 리근 외무성 미국 국장은 “평화협정과 북미관계 개선이 이뤄지면 6자회담에 복귀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북측이 6자회담 복귀 용의를 표명한 것에 강조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한반도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강조점을 찍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서, 북측은 소형 경수로를 설치할 시설물을 짓고 있는 공사현장을 그에게 처음으로 보여주면서,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미관계를 정상화하는 한반도 근본문제를 또 다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제기한 것이다. 이번에 북측이 한반도 근본문제를 또 다시 제기한 것을, 위에서 분석한 내용을 가지고 다시 표현하면, 북측이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였음을 암시하면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한반도 근본문제를 해결하라고 또 다시 강박하기 시작한 것이다. 북측이 경수로 건설 착공을 공식 발표하지 않고, 비공식 통로를 통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통보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헥커 소장이 이번에 발표한 자신의 보고서는 의미심장한 맨마지막 문장으로 끝나고 있다. “북측의 고위관리는 매들린 올브라이트(Madeleine K. Albright) 국무장관의 평양방문을 성사시킨 2000년 10월 (북미) 공동코뮈니케가 좋은 출발점(good place to start)이라고 우리에게 말했다.”
북미관계의 과거경험을 돌아보면, 북측은 한반도 근본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85년 11월 5일 녕변 핵시설단지 안에서 50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 건설공사에 착공하였고, 1995년까지 완공할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였으나, 1994년 10월 21일 북측과 미국이 제네바에서 조인한 기본합의에서 미국이 한반도 근본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하자 50메가와트급 흑연감속로 건설을 중단한 바 있다. 당시 북측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한반도 근본문제 해결에 응할 시간을 1985년부터 1994년까지 10년 동안 주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북측이 2년 만에 소형 경수로를 건설하겠다고 하였으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 주어진 시간은 2년밖에 되지 않는다. 더욱이 제네바 기본합의에서는 미국이 북측의 흑연감속로 동결을 보상하여 경수로를 지어주겠다고 공약하였으나, 이제는 북측이 자체로 경수로를 건설하는 중이므로, 미국의 경수로 보상책은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되었으며, 오직 평화협정 체결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선택하느냐 마느냐 하는 갈림길로 끌려가게 되었다. 그것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에게 마지막 선택의 갈림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이전처럼 정세를 오판하여 한반도 근본문제를 해결하자는 북측의 제안을 이번에 또 다시 거부한다면, 2년이 지난 뒤 인민군 핵추진 잠수함이 태평양을 건너 미국 본토를 향해 다가간 뒤 해수면에 갑자기 떠오르는 위협적인 해상기동을 감행할지 모른다. 얼마 전 이란이 우라늄농축시설을 가동하였을 때 정밀폭격을 들먹이며 강하게 반발하였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가, 북측이 첨단핵능력을 공개하며 최고로 강한 압박을 가하는데도 무거운 침묵을 지키고 있는 까닭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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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9544
출처: http://www.jajusibo.com/20220
첫댓글 핵융합 관련 기사가 미제에서 나오는군요.....이유가 무엇일까?
북한이 앞으로 할일은 전산업의 자동화를 실현하여
사람은 관리만하는 기술을 개발해야하죠.
원래 사회주의란 게 인간을 행복하게 살게하는 사회적 약속아래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산업을 신속히 자동화해서
사람이 막노동을 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죠.
그렇게 생산된 물품은 그냥 공동분배해야 비로소 자동생산효과를 얻는 거죠.
만약에 인간노동이 들어가면 인간서열차가 발생하므로 반드시
사회주의를 지키고 싶으면 전산업의 자동화는 필수조건으로 보이죠.
출처: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482757
NYT "北, 영변 새 경수로 시험가동…북미 정상회담 쟁점될 듯"
중앙일보
입력 2018.03.28 08:34
북한이 최근 완공한 영변 핵실험장 새 경수로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게 상업용 위성사진에 포착됐다. 이 경수로가 시험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북한이 평안북도 영변 핵실험장에서 새로운 경수로를 완공했으며 시험 가동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규 실험용 경수로(ELWR)는 연 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파악된다.
NYT는 지난달 25일 영변 핵실험장의 신설 경수로 굴뚝에서 연기가 올라오는 게 상업용 인공위성에 포착됐다며 이 같은 분석을 내놨다. 위성 촬영 사진을 판독한 결과 북한이 지난 수년간 건설해온 경수로가 지역 전력망을 연결하고 사전 시험 가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앞서 지난 16일 군사정보 저널 '제인스 인텔리전스 리뷰'(Jane's Intelligence Review)도 같은 사진을 근거로 북한이 새 경수로를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알렸다. 전기출력 25~30㎿ 규모로 파악되는 이 경수로는 작은 도시의 전력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 경수로가 사용후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 과학국제안보연구소에 따르면 이 정도 규모에선 연 20kg의 플루토늄을 생산 가능하며 이는 현재 북한이 연중 생산하는 플루토늄 추정치의 네배나 된다.
출처: https://news.v.daum.net/v/20220214152501398
"北 영변 핵시설서 열 감지..플루토늄 생산 정황도 포착"
송영찬
입력 2022. 02. 14. 15:25수정 2022. 02. 14. 15:26
북한이 영변 핵시설의 5MW 원자로를 가동 중이라는 흔적이 상업 위성사진을 통해 추가로 포착됐다.
북한이 영변 핵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는 정황이 또 다시 포착됐다. 핵무기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우라늄 농축 시설 뿐 아니라 플루토늄 확보를 위한 핵심 시설에서의 활동도 감지됐다. 지난달 모라토리엄(핵실험·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잠정 유예)을 해제한다고 밝힌 이후 핵 활동 움직임까지 본격화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올리 헤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에 영변 핵시설 관련 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일부 공개하고 “2월 1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보면 영변 우라늄농축공장 단지 여러 곳에서 눈이 녹은 모습이 관측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분리기 설치 공간에 육불화우라늄을 넣고 빼는 공급소와 통제실을 포함하는 부분에 눈이 녹았다”며 “이곳은 시설이 가동 중일 때만 가열된다”